[취재수첩] 렛츠런파크 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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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13

“정부와 공공기관이 약속을 저버렸다.” 한국마사회 공모사업으로 조성되는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 개장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6년가량 늦어지고 있다. 개장시기가 수차례 연기되자 마사회에 대한 시민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을(乙)인 경북도와 영천시는 마사회의 눈치만 보고 있다.

경북도·영천시는 사업부지 제공, 레저세 30년간 50% 감면 등을 내세워 전북 장수군 등 6개 지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2009년 12월 유치에 성공했다. 최종 후보지 선정 후 마사회·경북도·영천시는 금호읍 성천·대미리, 청통면 대평리 일원 147만4천㎡(44만6천평) 부지에 3천657억원(마사회 3천57억원, 경북도 300억원, 영천시 300억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신규 경마장을 조성, 2014년 개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경북도는 개장 5년 후 연간 레저세 1천56억원, 영천시는 조정교부금 등 연간 200억원의 세수가 증대된다고 홍보했다. 또한 연간 경제유발효과 1천500억원, 지역관광객 60만명, 인구 증가(인원 1천500명),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의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러한 경제효과 기대로 영천시민은 마사회에 대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2013년부터 부지 매입, 진입도로 개설, 이주단지 조성 사업 등에 900여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3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겠다던 마사회는 부지 선정 후 8년여간 지반조사, 건설기본계획 수립용역 시행,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등에 고작 30억원을 투입한 것이 전부다. 조성사업이 지연되자 현재 마사회에 대한 시민의 반감은 커지고 있다. 일부 시민은 갑질하는 마사회를 찾아 집회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마사회·경북도·영천시는 사업 지연 이유로 사업부지(공유재산) 내 영구시설물 축조, 사업시행자 지정, 레저세 30년간 50% 감면 등의 문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업 주체인 마사회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영천-청도)은 지난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렛츠런파크 영천의 당초 개장 목표 연도가 2014년에서 2016년, 2019년으로 늦어지고 있는데 2020년 개장도 어려운 게 아니냐”며 마사회의 사업추진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또한 “마사회가 3천억원이 넘는 사업을 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인지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업지연에 대해 당시 국감장에 나온 현명관 마사회장은 “영천시·경북도·마사회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면 현재 3가지 문제를 1개월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사업 지연도 못마땅한 상황인데 마사회가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렛츠런파크 영천의 주요 시설 규모를 당초보다 축소하면서 시민 분노는 극에 달했다. 관람대는 2만명에서 1만명 규모로, 경주로는 3면에서 2면으로 축소됐다. 마사도 1천100칸에서 480칸으로 줄였다고 이만희 의원은 지적했다. 마사회는 공공기관으로서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조성 사업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유시용기자<경북부/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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