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공약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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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1

상주 경천섬에 유채꽃이 한창이다. 21만㎡에 이르는 경천섬의 절반 가까이를 유채가 덮고 있다. 그 장관을 보려 사람들이 몰린다. 평소에 텅 비어 있던 넓은 경천섬 주차장에 차가 꽉 들어찬다. 상주시 도남동 낙동강 중간에 위치한 경천섬은 4대강 사업의 산물이다. 원래 강 중간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하중도(河中島)였다. 수변식물이 우거지고 고라니 같은 초식 동물들이 뛰어다녔다. 하류 가까운 곳에 상주보가 건설됨에 따라 수몰될 처지였다. 섬을 살리기 위해 3m 높이로 흙을 쌓았다. 그 위에 나무를 심고 화단을 만들어 공원을 조성했다.

본격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후보 간 공약 다툼이 치열하다. 정제된 것인지 의심가는 공약이 경쟁적으로 발표된다. 후보가 많으니 공약도 다양해 유권자들은 뭐가 뭔지 분간하기도 어렵다. 이슈가 되는 사드나 북핵 같은 안보 관련 공약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재원 조달 계획 없는 공약 남발은 여전하다. 어떤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어떤 공약은 실천했을 때 국민행복에 도움이 될지 의심된다.

하중도가 경천섬이 되면서 생태계는 사라졌다. 갈대나 버드나무·고라니 대신 유채꽃과 정자·시멘트 산책로가 생겼다. 접근이 어려웠던 섬에 다리를 놓아 누구든 갈 수 있게 해놓았다. 상주보가 생기면서 강바닥의 금모래는 자취를 감췄다. 대신 펄인지 슬러지인지 모를 침전물이 쌓여간다. 수심을 알 수 없는 어두운 색의 물은 과거에 흐르던 맑은 물이 아니다. 토목공사가 국가 경제를 부흥시키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반도 운하 공약을 지지한 결과다.

장미 대선은 증세없는 복지를 내세운 후보를 밀었다가 맞게 된 불행이다. 세금을 더 걷지 않고도 복지를 늘릴 수 있다는 말을 믿은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 모순은 담뱃값을 파격적으로 올려 흡연율 높은 농민과 노동자들에게 세금 바가지를 씌우고도 실천을 못한 공약(空約)으로 귀결됐다.

공약은 신뢰의 문제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이 남발하는 공약을 보노라면 국민과의 진지한 약속이 아니라 ‘집권만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라는 심중의 표출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더 곤혹스러운 일은 내 손에 쥘 붓뚜껑이 공약의 신뢰성보다 후보에 대한 편견에 따라 움직일 것 같은 불안이다. 알고서 당하는 일은 두 번 다시 겪지 않겠다는 각오에도 불구하고….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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