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통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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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9   |  발행일 2017-05-29 제30면   |  수정 2017-05-29
[기고] 교통벨트

2010년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매년 100만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교통정체가 심각하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보이는 한국 최고의 목조건물 봉정사와 성리학의 성지 도산서원 역시 자동차 교통여건이 최악이다. 열악한 교통상황에서 해마다 1천만 관광객이 찾아오게 되면 차량통행이 어려워질 것이므로 하루빨리 1천만 관광시대에 걸맞은 교통벨트를 갖추어야 한다.

안동지역의 관광자원은 24개 읍·면·동에 골고루 산재해 있으므로, 지역별로 관광벨트화하고 이를 활성화시킬 교통벨트를 구축해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하회마을은 병산서원·도청·가일·소산 등으로 벨트화하고, 다른 관광지도 동서남북 지역별로 벨트화하여 자가용 없이 24시간 자유롭게 관광객들이 순차적으로 연계 이동할 수 있도록 관광벨트 순환운행 교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관광벨트는 편리성과 경제성이 있어야 하므로 안동역과 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대중교통을 우선적으로 구축하고 여건에 따라 시티투어나 셔틀버스, 모노레일, 공용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구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신도청소재지로서 이제 곧 KTX 고속전철과 사통팔달 고속버스가 달려오는데, 연간 1천만 관광객이 자가용을 몰고 온다면 안동의 교통이 정체되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므로 대중교통이나 관광버스 등으로 관광벨트를 순환여행 하도록 유도해나가면 관광객들이 훨씬 편리하고 상쾌한 자연의 기운을 마시면서 유서 깊은 안동관광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회마을은 해마다 실경뮤지컬이나 탈춤축제 등 행사기간과 휴가철 및 연휴에는 많은 관광객 자동차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풍산 소산마을까지 2~3㎞ 정체되곤 한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대중교통인 시내버스가 오도가도 못하여 예약된 공연관람을 못하는 것은 물론, 하회마을 안에 있는 관광객들이 시내버스가 들어오지 못하여 예약된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지 못하고 늦은 시간에는 하회마을에서 억울하게 민박까지 하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하회마을 입구의 외통수 길이 막혀버린 상상을 초월하는 교통대란 시간에는 택시도 경찰차도 들어가지 못하니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런 기막힌 일이 일년에 단 하루라도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교통 없는 관광은 상상할 수 없다. 1천만 관광시대는 그냥 오지 않는다. 풍부한 관광자원을 교통벨트화 전략으로 블록화 하고 거기에 맞게 스토리텔링을 접목하여 저비용 고효율 관광이 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하회마을 관광객들이 소산마을을 수도 없이 지나치면서 청음 김상헌 선생(1570∼1652)의 ‘가노라 삼각산아’ 시비가 있는지 몰랐고, 병산서원 만대루 비경을 보고 싶어도 길이 험하여 갈 수 없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안동관광은 눈으로 보는 관광이 아니라 정신문화를 공유하는 차원 높은 관광이다. 1천만 안동관광의 미래를 위해서는 자가용보다는 자유롭게 걷고 춤추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유교문화 전설 속으로 홀연히 떠나보는 그런 고품격 관광시대를 열어나가자. 김휘태 (안동시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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