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딤프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55일’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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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5   |  발행일 2017-06-15 제31면   |  수정 2017-06-15
[영남타워] 딤프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55일’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이 총괄 제작한 ‘뮤지컬 55일’이 올해 다시 관객과 만난다. 2015년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의 주제 공연으로 초연된 이후 3년째다. 올해는 모두 8회에 걸쳐 공연된다. 오는 20일 칠곡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 2회 공연을 시작으로, 23~24일에는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4회 선보일 예정이다. 9월22~23일에는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오프닝 공연 및 특별공연 2회가 마련된다. 첫해 1회, 둘째 해 3회와 비교할 때 공연 횟수로만 봐도 더욱 풍성해졌다. 내용도 한층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9월 공연은 시즌2 형식으로 제작, 시즌 1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스토리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형식과 내용을 떠나 올해는 더욱 뜻깊은 해다. 뮤지컬 55일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특별공연으로 초청돼 23~24일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4회 공연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뮤지컬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딤프에 초청된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 지역에서 제작한 뮤지컬이지만 지역이라는 한계를 딛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뮤지컬 55일은 영남일보 부설기관인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이 제작한 작품이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에서 발굴한 칠곡의 낙동강전투 스토리가 원작이다. 칠곡지역에서 벌어진 낙동강전투는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격전으로 기록되어 있다. 1950년 8월1일부터 9월24일까지 55일간 벌어진 전투로, 수세에 몰린 아군이 전세를 역전시킨 혈전이었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은 2010년부터 칠곡의 낙동강전투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단순히 이야기를 축적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처음부터 다양한 시청각 매체를 통해 유통시키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 첫 번째 장르가 ‘55일’이라는 제목의 영남일보 연재물이었다. 연재한 시리즈는 2012년 같은 제목의 책으로 출판됐고, 2014년에는 ‘다큐 55일’이라는 영상물로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뮤지컬 55일은 신문 연재물-출판-영상에 이은 또 다른 장르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일 소재의 스토리를 다양한 장르로 발전시킨 원 소스 멀티 유스(One-Source Multi-Use)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지역신문들의 한 해를 결산하는 지역신문콘퍼런스에서 수상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콘퍼런스에서 심사위원들은 “뮤지컬 55일은 지역신문이 지역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싱크 탱크 역할을 하면서, 향후 콘텐츠 페이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뮤지컬 55일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에서 발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청춘과 민간인들의 실제 이야기가 작품의 중심 줄거리다. 특히 칠곡 369고지에서 전사한 국군 1사단 소속의 최승갑과 남편의 생사도 모른 채 50년 동안 기다린 아내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감동적이다.

뮤지컬 55일은 올해 딤프 무대에 서며 새로운 이력을 쌓는다. 3년 만의 성과다. 국제뮤지컬페스티벌로 성장한 세계적인 축제의 장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뜻깊을 수밖에 없다. 비약일 수도 있지만 ‘촌동네’에서 제작한 작품이 글로벌 작품과 같은 무대에 서는 셈이다. 보잘것없는 지역의 스토리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역의 문화가 성공하려면 원천 소스인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로 확장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곳간에 쌓아두면 무용지물이다. 스토리텔링이 난무하는 시대에 깊이 고민해봐야 할 화두다.

백승운 (사회부 특임기자 겸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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