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적당량을 매일 꾸준히 습관처럼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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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8   |  발행일 2017-08-18 제34면   |  수정 2017-08-18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작심365일’

책 ‘고수들은 건강하다’(저자 이길우)에는 운동에 대한 이런 글이 나온다. “현대인들은 쉽게 건강하려고 애쓴다. 건강은 바라지만 수고하려 하지 않는다. 기계는 오래 쓰면 닳고, 망가진다. 인간의 몸도 나이가 먹으면 약화되고 고장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기계와 달리 스스로 원상태로 복원하려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그런 능력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 얻어지는 귀한 것이다.” 이 말을 곱씹으며 운동을 한다면 운동이 한결 쉽고 재미있어질 것이다.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지” 하고는 작심삼일로 그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운동. 늘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굳은 결심으로 도전하지만 막상 시작하기가 쉽지 않고 시작한 뒤에 이를 이어가기는 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운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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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의 매력에 빠져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됐다는 오동욱 연구위원. <오동욱 연구위원 제공>


◆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연구위원

‘하루 30분 걷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말에 시작
3년째 밤 9∼10시면 신천 완상하며 산책·사색
최근 과욕 부리다 ‘발’병…“무리 말아야” 조언



“짬을 내어 신천으로 산책을 나가던 것이 습관이 돼 3년 전부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의 거르지 않고 신천을 걷고 있어요. ‘하면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반드시 해야 할 일’ ‘안 하면 찝찝한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찌들어가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동욱 연구위원 역시 그랬다. 연구하는 게 주된 업무다 보니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고,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헬스클럽 등 실내에서의 운동보다는 바깥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고 싶었다. 그래서 재미 삼아 시작한 것이 신천 산책이었다.

“저녁을 먹은 뒤 한 시간쯤 쉬었다가 밤 9~10시쯤 신천을 걷습니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기만 해도 많이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는데 건강 외에 덤으로 얻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신천을 다시 보게 됐다는 말을 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자원이 많은 매력 넘치는 공간이 바로 신천이란다. “수달, 왜가리, 수양버들, 각양각색의 꽃 등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자연·문화명소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신천입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 그 계절의 냄새를 가장 그윽하게 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나에게 신천은 비타민 같은 공간입니다.”

3년 넘게 거의 매일 신천을 걷다 보니 진귀한 풍경들도 많이 봤다. 특히 수달의 모습을 몇 차례나 본 것은 그에게 잊지 못할 멋진 기억이다. 늘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신천의 풍경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도 매력이라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도중 신천을 걸으면서 봤던 멋진 풍경을 찍은 사진을 자랑했다. 그의 말대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천의 색다르고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했다.

그는 운동을 통해서 정신건강도 찾게 됐다고 했다. “몸이 아플 때는 참지 못해서 바로 병원을 찾아가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그냥 참아버리지요. 이럴 때 자연을 벗 삼아 운동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여유롭게 사유하고 때로는 멍 때리기도 하지요. 철없는 상상도 하고요. 이런 시간이 내 마음을 열어 나를 만나게 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성찰하고 내일을 위한 일을 계획하고…. 운동을 하면서 머리를 비우기도 하고 때로는 채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운동을 할 때 과한 욕심은 버리라고 조언했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최근 족저근막염이 생겨 운동을 못 하고 있다는 그는 운동할 때도 욕심은 화를 부른다며 지속적으로 하되 무리해서 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산책 전후에 충분하게 스트레칭도 해줘야 한다는 말을 곁들이면서.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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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해외 산행도 자주 간다는 박준형 원장은 가까운 일본을 많이 찾는다고 했다. 일본 산행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박준형 원장 제공>


◆ 박준형 박준형치과의원 원장

10여년 전부터 어딜 가든 車 대신 걸어서 이동
출퇴근 등 하루 3∼4시간씩 걷고 주말에는 산행
애주가답게 “술맛 위해 운동”…동기 부여 강조


대구 중구 시내 중심가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준형 원장은 하루에 3~4시간을 걷는다. 박 원장은 병원까지 걸어서 출퇴근하고 점심시간에도 틈만 나면 걷는다. “수성구에 사는데 병원까지 걸어가면 50분 걸립니다. 점심때 병원 인근에서 40분, 퇴근길에는 신천둔치에서 1~2시간 운동을 합니다. 제가 봐도 운동에 조금 미친 듯합니다.” 자칭 ‘걷기 전도사’라는 그는 어디를 가더라도 차보다는 걷기를 택하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즐겨 이용한다.

이처럼 운동에 흠뻑 빠진 이유가 궁금했다. “2000년대 초에 동기들끼리 산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마침 화왕산 억새축제가 열렸는데 너무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후로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까지 열심히 산행을 다녔지요.”

산행에 빠지다 보니 진료를 해야 되는 평일에 산을 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병원과 집 주변을 걷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10여년 전부터는 아예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으며 대부분의 이동을 걷기로 해결하고 있다. 주말에는 산행을 하는데 토요일은 진료를 마치자마자 오후 산행을, 일요일은 오전 산행을 한다.

“산을 타면 묘한 희열을 느낍니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 만족감이 기쁨이 되지요. 걷기는 산행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만족감과 재미를 줍니다.”

박 원장이 이처럼 운동에 매달리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술을 좋아하는 그는 “오랫동안 술을 마시고, 술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고 했다. 그는 거의 매일 2천~3천㏄의 맥주를 마신다는데 군살이 하나도 없다. 먹는 것보다 많이 걷기 때문이란다. 이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술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도 했다. 술을 많이 마셔서 살이 찌거나 다른 병이 생기면 술 때문이라 탓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술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자는데도 “치맥을 하자”며 인터뷰 장소를 맥줏집으로 정했다. 채식을 즐겨 하는 박 원장은 맥주와 함께 먹는 치킨이 유일하게 채소보다 맛있게 먹는 고기라며 ‘엄지 척’을 했다. 그러곤 운동을 지속적으로, 또 재미있게 하려면 “동기 부여와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동기부여와 목표설정을 확실하게 해두면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자신을 다잡을 수 있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과욕을 버리라는 말도 곁들였다. 무리하게 산행을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1년 가까이 높은 산은 가지를 못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며 “운동은 처음 빠져들기가 쉽지 않지만 한번 재미 붙이면 조금만 더 하려는 욕심이 생겨 몸에 무리를 주기 쉽다. 절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많이 걸을 경우 신발 등도 잘 체크해서 발과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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