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의 별의별 이름들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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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5   |  발행일 2018-01-05 제35면   |  수정 2018-01-05
일제강점기부터 본격적으로 소비
생긴 모양과 지역 따라 달리 불려
‘자산어보’엔 배학어·벽문어 기록
‘동국여지승람’에는 고도어로 적혀

고등어는 평균 6년밖에 살지 못한다. 고등어의 새끼는 ‘고도리’라고 하는데 사실 예전에는 고도리가 바로 고등어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었다.

지금 우리가 먹는 간고등어는 진짜 간고등어와는 거리가 있다. 진짜 간고등어는 소금을 들이부어 만들기에 밥숟가락만 한 살점으로 밥 한 그릇을 먹는다고 할 정도로 염도가 높았다. 고등어는 역시 자반으로 먹던 청어와는 달리 조상들이 즐겨 먹던 생선이 아니었다. 포획하기 어려운 데다 야간에 불을 밝혀서 잡아야 했는데 과거에는 불을 밝힌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비용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상하는 것도 문제였다. 또한 무명이 주재료인 힘없는 그물로는 고등어를 대량 포획하는 게 불가능했다.

고등어가 본격적으로 소비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 ‘등이 높고 통통하다’고 이름 붙여진 ‘고등어(高登魚)’. 순조 때 정약용이 쓴 ‘자산어보’에는 복부에 반점이 있는 경우 ‘배학어’, 없으면 ‘벽문어(碧紋魚)’로 불렀고, ‘동국여지승람’에는 칼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고도어(古刀魚)’로 불렸다.

경상도·전라도 등지에서는 ‘고등어’, 강원도에서는 ‘고망어’, 함남에서는 ‘고동어’, 함북에선 ‘고망어’라 한다. 특히 부산에서는 ‘꼬등어’, 안동에서는 ‘고디’라 한다. 지방에 따른 방언으로는 고동어, 고망어 등이 있으며 크기에 따라 고도리, 열소고도리, 소고도리, 통소고도리가 있다. 일본에서는 사바(鯖), 중국에서는 태파어(台巴魚), 대패어(黛覇魚), 청화어(靑花魚), 청어(靑魚) 등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종류는 태평양고등어와 망치고등어(점고등어). 등쪽의 무늬 바로 아래에 점이 일렬로 있는 것이 망치고등어다. 수입 고등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다. 외국산은 등쪽 빛깔이 짙은 청록색이고 물결 무늬가 굵으며 복부는 백색(국산은 은백색)이 뚜렷해 쉽게 국내산과 구별된다.

야간에는 오징어처럼 물 속에 수중등을 넣어 고등어를 유인하여 잡는다. 일반적으로 새우와 멸치를 먹는 데 비해 제주도 근해 고등어는 해초를 먹어 최상품으로 친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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