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대구오페라단 창단…계명·영남·시립오페라단 이어져 세계화 날갯짓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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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7   |  발행일 2018-04-27 제34면   |  수정 2018-04-27
■ 한국오페라 70주년과 대구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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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오페라단이 2009년 선보인 오페라 ‘투란도트’.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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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 렉처 오페라 ‘라 보엠’<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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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의 2016년 첫 기획 작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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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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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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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을 연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입구.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영남일보 DB>

◆대구오페라의 역사 = 대구오페라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듯하다. 일제강점기부터 서양음악이 싹트고 뿌리내린 곳이 대구이다. 대구는 박태준, 현제명, 하대응, 김진균 등 한국음악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걸출한 작곡가들을 배출해낸 곳이다. 1952년 효성여대, 59년 계명대, 69년 영남대 순으로 음악과가 신설되면서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은 음악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페단은 1972년 4월 대구오페라단이 지역 첫 오페라단으로 창단됐다. 대구오페라단은 지역에서 오페라가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 단체라는 의미가 있다.

대구오페라단은 창단 당시에는 대구오페라협회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대구오페라협회는 김금환 선생이 초대 회장을 맡고, 이점희 홍춘선 성기용 남세진 김원경 남정희 등이 회원으로 활동했다. 75년 12월 대구오페라단으로 이름과 기구를 개편했고 73년 창단 공연으로 푸치니의 ‘토스카’를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강당에서 공연했다. 이때부터 이점희 선생이 단장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77년 계명대 교수 및 동문들로 구성된 계명오페라단이 창단됐고 84년에는 영남오페라단이 만들어졌다. 민간오페라단은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꾸준히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가 힘든 데도 불구하고 영남오페라단은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대구를 대표하는 오페라단이다.

영남오페라단은 창단하던 그해 6월 대구시민회관(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푸치니’를 무대에 올린 데 이어 85년 푸치니의 ‘라보엠’,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을 공연하며 현재까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89년에는 한국소오페라단도 결성됐다.

대구에서 서서히 불기 시작한 오페라의 바람은 92년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창단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토대로 대구의 오페라는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당시만 해도 오페라는 민간오페라단의 주도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공공기금의 조성과 지원이 미비하던 시기여서 민간오페라단이 제작한 오페라의 경우 영세성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시립오페라단의 출범으로 안정적인 예산 집행이 가능해졌고 공연물 제작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전기획을 할 수 있었으며 조직의 전문성을 꾀해 수준 높은 오페라 제작이 가능해졌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은 92년 10월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벌였다. 성악가 김완준이 초대 단장을 맡았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은 연간 2회 공연을 펼쳤으며 최고 수준의 성악가, 연출가, 제작진을 투입해 작품을 만들었다. 창단기념 오페라로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으며 이후 ‘가면무도회’ ‘일 트로바토레’ ‘돈 지오반니’ 등의 외국 작품은 물론 창작오페라 ‘춘향전’ 등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지역의 수준을 뛰어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대구가 오페라의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98년에는 로얄오페라단이 창단돼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비롯해 작은음악회를 다양하게 열었다. 민간오페라단이 늘어나면서 90년대에는 지역오페라가 한층 성숙해졌다.

대구, 한국 서양음악 뿌리내린 곳
작곡가 박태준·현제명·김진균 등 배출
시립오페라단 출범, 안정적 예산 집행
수준 높은 오페라 제작, 획기적 발전
외국작품·창작오페라 다양하게 소개 

대구오페라하우스 유럽식 극장시스템
국내외 다양한 작품 소개, 경쟁력 높여
국제오페라축제 9∼10월 38일간 개최


◆지역오페라를 대표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단일 공연장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오페라 전용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03년에 개관된 것은 한국오페라 역사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8년간의 준비 끝에 문을 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축하공연을 겸한 개관 기념공연으로 창작오페라 ‘목화’를 제작, 무대에 올렸다.

오페라하우스는 2013년 재단법인으로 체제를 바꾸고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났다. 대구시 사업소로 있던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사>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대구시립오페라단 3개 조직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현재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대한민국 유일의 프로듀싱 시어터(제작극장)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국립오페라단의 경우 단체만 있고 서울예술의전당 내 오페라하우스는 극장만 있는 것에 비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자체 극장을 가지고 작품을 기획·제작하며 유통까지 직접하는 유럽식 제작극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별관 개관과 함께 아카데미 영역을 확대 운영해 오페라극장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의 오페라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세계의 뛰어난 오페라를 한국에 소개함으로써 우리 오페라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기획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2003년 10월 처음으로 열렸다. 국립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 영남오페라단의 ‘나비부인’,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토스카’ 등을 공연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국내외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평균 좌석 점유율 84%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 전통·공연예술부문 국고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A) 등급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5·2008·2009년 음악분야 3위, 2006년 음악분야 1위 및 전체 3위, 2011년 음악분야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14년 1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메인공연 객석점유율 94%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 오페라도시 대구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미리보기=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9월14일부터 10월21일까지 38일간 열리며 메인 오페라 4편과 오페라 콘체르탄테 1편, 소극장오페라 4편이 무대에 오른다. 메인 오페라는 베르디의 ‘돈 카를로’와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토레’다. 일 트로바토레는 이탈리아와 합작오페라다. 국내오페라단과 합작으로 창작오페라도 선보일 계획이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독일 도이체 오퍼 베를린과 합작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를 공연한다. 소극장오페라로는 바랍의 ‘버섯피자’, 박창민의 ‘놀부전’, 페르콜레지의 ‘마님이 된 하녀’와 창작오페라 1편이 준비됐다.

삼성창조캠퍼스 광장 등 시민이 많이 모이는 광장에서 광장의 구조와 환경을 무대세트로 삼아 오페라 ‘라보엠’ 2막, ‘사랑의 묘약’ 2막 등을 공연하는 광장오페라도 선보인다. 부대행사로 아마추어 성악콩쿠르, 오페라오디세이, 프레콘서트, 찾아가는 오페라산책, 백스테이지 투어 등도 진행한다.
▨ 도움말= 대구오페라하우스, 영남오페라단, 김완준 전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 책 ‘대구음악사’(저자 손태룡)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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