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이 먼저다 .1] 지역 불균형과 문재인정부 균형발전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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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경모기자
  • 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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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돈 쓸어담는 ‘수도권 블랙홀’…대한민국 공멸의 늪 깊어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지난해 5월11일 청와대에 ‘자치분권비서관’과 ‘균형발전비서관’을 신설했다. 청와대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비서관 자리가 생긴 것은 1995년 지방자치가 본격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어 7월엔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5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며 지역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엔 전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 1천대 기업 본사의 74%가 밀집된 상황에서 중앙집권적 국가 운영 방식이 지속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강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영남일보는 창간 73주년을 맞아 문재인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을 5회에 걸쳐 집중 살펴본다.

국론분열 부르는 수도권 집중

국토면적 12%에 인구 50% 밀집
1천대 기업의 본사 73.6%가 몰려
벤처기업도 10곳 중 6곳 자리 잡아
작년 신규투자금액 75.8% 쏠림
임금·문화 등 모든 분야 격차 극심


벼랑끝 지방 살릴 균형발전

文정부, 분권·혁신·포용 가치 기반
지속가능한 균형발전으로 대전환
지역 주도 ‘자립적 성장기반’ 목표
3대 전략·9대 핵심과제 ‘밑그림’
이르면 이달 구체적 추진계획 발표


◆숫자로 본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LH(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1970년 28.3%에서 2016년 49.7%로 높아졌다. 또 1천대 기업 본사의 73.6%(2016년 기준), 고용보험 신규 취득자 수의 60.8%(2017년 기준)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금융 역시 수도권에 몰려 있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예수금 68.3%, 대출금 60.1%, 어음교환액 88.9%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주요 신용카드사 개인회원 사용금액의 81%(2015년 기준)도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천·경기는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대부분 지방은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실물과 금융부문 모두 수도권 집중도가 매우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고사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재 운영 중인 중소기업 창업 투자사 126개 중 116개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몰렸다. 이외 지역엔 대구·경북·광주에 각각 1개, 부산 5개, 대전 2개뿐이다.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도 마찬가지다. 전체 104개 중 서울 등 수도권에만 63개가 있다. 더불어 벤처기업 3만5천985개 가운데 서울에 8천420개, 인천·경기 1만2천554개 등 수도권에 58.2%가 자리잡았다.

이처럼 돈과 기업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역별 투자 비중도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신규 투자금액 2조3천803억원 중 75.8%인 1조8천30억원이 수도권 내 기업에 집중 투입됐다. 돈이 있는 곳에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리기 마련이다. 수도권에 이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지역 인재유출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수도권으로 몰리는 지역 대졸 인재

강동우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최광성 한양대 응용경제학과 박사과정, 최충 한양대 경제학부 부교수가 노동경제논집에 최근 게재한 ‘지역이동이 대졸자의 임금 변화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대졸자는 연봉이 최대 223만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9월과 2010년 2월에 졸업한 2·3년제 대학졸업자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1차 조사와 추적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비(非)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이들은 월임금이 47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상으로만 평균 월임금 변화를 분석해 보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직한 이들은 첫 직장에서 189만원을 받았고, 두 번째 직장에서는 214만원을 받아 25만원 더 올랐고,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직한 이들은 177만원에서 200만원으로 23만원 늘었다. 또 비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직한 이들은 162만원에서 187만원으로 25만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이들은 180만원에서 227만원으로 47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나 임금상승폭과 절대 금액이 가장 컸다. 직장이동 임금효과를 제외하고 지역이동에 따른 효과만을 따로 두고 비교한 결과,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순수한 지역이동 월급 상승효과는 17만~18만6천원(연간 204만6천~223만7천원)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모든 결과를 종합해보면 첫 직장이 수도권인 대졸자가 비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되면 임금상승 효과를 누릴 수 없지만, 비수도권 대졸자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면 10%가량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이러한 경제적 이유로 대졸자가 수도권으로 몰리고, 지역 인재유출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또 “청년층이 첫 직장을 떠나는 주요 이유는 임금수준 등 근무여건에 대한 불만족임을 고려하면 신규 대졸자의 수도권 집중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역인재 유출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에서 임금 수준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임금격차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의료,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균형정책 방향

문재인정부는 지난 2월 균형발전위원회,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며 “분권·포용·혁신의 가치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국가균형발전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을 통해 지역이 국가적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고 국민 모두가 잘사는 나라로 힘껏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역주도 자립적 성장기반 마련’을 국가균형발전의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3대 전략과 9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3대 전략은 △안정되고 품격있는 삶 △방방곡곡 생기 도는 공간 △일자리가 생겨나는 지역혁신이다.

‘안정되고 품격있는 삶’을 위한 3가지 핵심과제는 △지역인재·일자리 선순환 교육체계 △지역 자산을 활용한 특색있는 문화·관광 △기본적 삶의 질 보장을 위한 보건·복지체계 구축을 선정했다. ‘방방곡곡 생기 도는 공간’ 달성을 위한 핵심과제로는 △매력있게 되살아나는 농산어촌 △인구감소지역을 거주강소지역으로 △도시재생 뉴딜 및 중소도시 재도약이, ‘일자리가 생겨나는 지역혁신’을 위한 3대 핵심과제는 △혁신도시 시즌2 △지역산업 3대 혁신 △지역 유휴자산의 경제적 자산화 등이 채택됐다. 법령 정비를 통한 실행력 제고 방안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의 헌법적 가치 강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을 통한 균형발전 지원체계 재정립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혁신도시특별법 개정 등이 제시됐다.

또 거버넌스 구축 등 조직 정비 방안으로는 △균형발전 상생회의 제도화 △지역혁신체계 구축 △글로벌 정책협력 거버넌스 구축 △정부 국정과제와 융복합 연계 시행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산 정비를 통한 실행력 제고방안은 △지역발전특별회계 개편 △계획계약(포괄지원협약) 제도 본격 추진 △균형발전총괄지표 개발 및 지역차등 지원 등이다.

균형위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시·도별 자체 발전계획을 수렴해 이르면 이달, 늦어도 11월엔 구체적 지역균형발전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자료 제공=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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