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섭의 세계 명품시장 기행] ■ 스페인 보케리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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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6 00:00  |  수정 2018-10-16
농수축산물 특화굛맛집 많아 하루평균 방문객 3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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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물 특화시장이면서 문화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스페인 보케리아 시장 입구 전경. 아래 사진은 여장한 남성으로 흰색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고 있다.

 스페인의 경제 중심지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라람브라(La Lambla) 거리 중간지점에 있는 보케리아 시장(Marcat de la Boqueria)을 보기 위해서다. 1836년에 개장된 보케리아 시장은 220여 점포들로 이뤄진 농.수.축산물 특화시장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30만명에 이르고 바르셀로나 현지인은 물론 북유럽.아랍.아시아.아프리카 등 세계 각양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넘친다. 누가 보더라도 세계적인 명품시장이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예사롭지 않는 일이 펼쳐진다. 건너편 건물 3층 베란다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여인이 구경꾼들에게 가끔 입맞춤 포즈(사례)를 취하면서 살랑살랑 춤을 춘다. 주변에서 보던 사람 모두가 즐거워한다. 그 여인은 여성이 아닌 여장(女裝) 남성이라는 사실을 안 사람은 더욱 재밌어 하는 것 같다.


1836년에 개장…점포만 220여개
시장입구 춤추는 女裝 남성 눈길
소문난 식당 많아 10여명씩 대기

취급 상품별로 점포 색깔도 달라
제품 진열은 건축물처럼 독창적

시장 안을 돌아보자. 가게마다 5~6명의 판매원들이 고객응대와 호객행위를 하느라 정신 없다. 말린 과일점, 견과류점, 정육점, 생선점, 채소점 등이 그렇다. 식당마다 10여명씩 줄을 서 기다린다. 소문난 맛집이 많기 때문이다.
 

시장 입구에서 좌측 끝 골목으로 들어가면 ‘마싯따’라는 간판이 보인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음식점으로 김밥, 김치볶음밥, 불고기백반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또 우측 끝 골목 안 코너에서 2명의 악사(樂士)가 경쾌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며, 그 옆에서는 피카소(Picasso) 그림을 담은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보케리아 시장은 방문객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하는 일을 많이 한다.
 

뿐만 아니라 장보기, 요리 재료 및 소비생활의 이해, 요리기술 습득, 요리, 요리한 음식 가져가기 순으로 진행되는 ‘초등학생 요리교실’도 운영한다. 시장 이미지를 개선하고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본다. 그리고 방문객들이 갖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소포장 먹거리가 매우 많은데 인기 또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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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장식과 상품진열 및 포장도 예사롭지 않다. 과일점의 경우 과일을 탑 같이 건축물 같이 쌓아놓고 있다. 상점들이 저마다 독창적으로 상품을 진열하고 있어 어느 곳 하나 똑같은 곳이 없다.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후손답게 그 솜씨가 수준급이다.
 

점포의 색깔만으로 원하는 상점이나 상품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 또한 특이하다. 즉, 과일과 채소류 취급점은 녹색, 육류 취급점은 빨간색, 그리고 생선 취급점은 파란색 등으로 구분돼 있어 누구라도 쉽게 상점 위치나 취급 상품을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외에도 지하철역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높은 점, 가격표시제를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는 점, 그리고 농굛축굛수산물점 상인들이 신선도를 생명처럼 중요시하는 점 등도 이곳의 특징이라 하겠다.
 

보케리아 시장은 먹거리.살거리들이 넘치고 재미까지 많아 거래의 장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까지 충실히 하고 있는 시장이다. 혹 누가 “세계 최고의 명품시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번에 “스페인의 보케리아 시장”이라고 답할 것 같다. 우리나라 전통시장, 특히 문화관광형 시장들이 벤치마킹할 요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보케리아 시장이야말로 진정한 문화관광형 시장의 모델이라고 할만하다.  장흥섭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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