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 대화는 미국 북한의 협상과 궤를 같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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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9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거의 동시에 북·미 고위급회담이 취소돼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6일(현지시각) 중간선거 직후 국무부 성명을 통해 8일 예정됐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고위급 회담의 연기를 발표했다. 국무부는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라며 대화의 큰 틀은 깨지 않는다는 점을 일단 강조했다. 한국 측도 큰 변화는 아니라고 낙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측이 먼저 연기하자고 했다고 미국 측이 설명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내막을 들여다 보면 여러 변수가 포착된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면서도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말을 7번이나 반복했다. 이는 핵시설 폐쇄 등 북측의 일부 유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핵리스트 제출과 사찰·검증에 대한 보장이 없다면 북한이 요구하는 선(先) 제재조치 해제는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은 또한 한국이 비핵화의 최종적 성과가 없는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의 연이은 개최와 철도·도로 연결 등의 사업을 진척시키는 것과 대비된다. 미국이 남북 간의 앞서가는 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변수다.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벌써부터 북핵 문제에 대한 청문회 등을 예고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내 일각에서는 북한 인권문제까지 들고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문재인정부도 이러한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여기에 맞는 적절한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를 떠나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유럽을 순방하면서 남북 평화무드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북한 핵폐기가 우선이라는 냉정한 반응이 돌아온 데서도 이는 확인될 수 있다.

우리로서는 남북간 평화무드를 조성하고 동시에 북한 비핵화도 완성해야 하는 두마리 토끼를 쫓는 임무에 마주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정치적 정세를 정확히 읽어내면서 남·북·미 3각 대화를 이어나갈 협상의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현실적으로 미국이 주도권을 쥔 UN의 대북제재를 감안한다면, 북·미 간 대화의 진척도를 잘 헤아려 남북 대화의 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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