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 ‘재정비’ 바람] 인적 쇄신·공간 혁신·콘텐츠 강화

  • 최미애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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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2   |  발행일 2019-01-02 제5면   |  수정 2019-01-02
전문공연장 살리고 창작인프라 늘리고…새판 짜는 대구 문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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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로 진출하는 ‘뮤지컬스타’ 오디션 장면.

‘새 술은 새 부대에.’ 2019년 대구 문화계에 대대적인 혁신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인적 쇄신은 물론 공연장 인프라를 재정비해 지역 문화판을 새롭게 바꿔나갈 예정이다. 지역 예술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문화계의 인적 구성을 재정비한다. 현장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들의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 지역에서 운영 중인 문화예술 관련 공간들도 각자 특화된 콘텐츠를 강화해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적 쇄신

인적 쇄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문화를 움직이는 것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먼저 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경북도와 맞바뀐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에 김호섭 국장이, 경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에 한만수 국장이 각각 임명됐다.

올해 재단 출범 10주년을 맞이하는 대구문화재단 역시 인적 혁신으로 재도약을 노린다. 특정인에 의해 대구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선 정규직 간부를 모두 없앴다. 3개 본부장 자리를 모두 개방형으로 바꿔 재단 내 파벌을 없애기로 했다. 또 대구예술발전소장을 없애고 대신 예술기획감독을 신설했다. 예술기획감독은 대구예술발전소 행정은 맡지 않고 오로지 대구예술발전소 전시 및 공연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올해 출범 10주년 대구문화재단
본부장직 개방형 전환 파벌 없애

문예회관 팔공홀 올 8월 문열어
1천석 규모 중형 복합공연장으로

간송미술관 기본실사·설계 돌입
생활문화공감센터 상반기에 착공



예술인의 지위 향상과 창작 환경 개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대구시는 지역 예술인 활동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의 예술인에게 맞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3년마다 ‘문화예술인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 예술인들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실태조사 이후 대구시는 경력단계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상반기 예술인복지지원조례를 제정한다. 조례를 바탕으로 창작공간별 지원 특성화 방안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인적 혁신의 목표는 결국 예술가여야 한다. 예술가가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생기면 새로운 예술가들 역시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 혁신

오래된 공간들은 재정비되고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는 8월 1년8개월간의 공사를 거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대구시민회관이 클래식 전용홀인 대구콘서트하우스로 재개관하면서 시의 각종 공공 행사장으로 기능을 대신했다. 이번 팔공홀 리모델링을 거쳐 전문공연장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게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계획이다. 잔향을 높여 음향시설을 보완하고, 이전보다는 무대 전환이 용이해지도록 시설이 개선됐다. 출연자 대기실과 공연장 로비 공간도 정비해 관객과 출연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팔공홀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콘서트하우스, 계명아트센터 등 대형공연장과 달리 1천석 규모의 중형 복합공연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공연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어울아트센터도 본격적으로 공연장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함지홀에 설치된 최신 영사시설을 활용해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상영하는 ‘아트영화페스티벌’을 오는 8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116석 규모의 소극장인 오봉홀에서는 소극장 운동 시리즈를 진행한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일어난 소극장 운동 정신을 일깨워 예술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주로 실험극을 무대에 선보인다.

대구시의 문화인프라 구축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의 경우 올해 초 지명설계 공모를 실시해 당선자를 선정한다. 이후 대구간송미술관 기본 실사 및 설계에 들어간다. 대구대표도서관 건립과 함께 가칭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관’ 역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남구 캠프워커 헬기장에 조성되는 대구대표도서관은 올해 착공한다. 대구대표도서관 건립으로 중앙도서관 자리에 조성될 예정인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관’은 올해 초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 평가에 들어간다. 평가 이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수집하고, 타 기관 및 개인이 갖고 있는 기록물을 위탁 받는 절차에 들어간다.

내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대구생활문화공감센터는 올해 상반기 공사에 들어가고, 하반기에는 운영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생활문화 관련 동아리가 상시 사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 연습실과 소공연장 등이 생활문화공감센터에 마련될 예정이다.

◆특화된 문화공간

각 공연장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가 강화될 전망이다. 대구의 공연장 인프라는 서울 다음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각 공연장의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수성아트피아는 올해 발레 중심 공연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오는 2월 카를스루에 국립 발레단의 ‘카르미나 부라나’, 5월 뮤 발레단의 ‘늑대와 빨간 두건’, 11월 대구경북발레페스티벌, 12월 국립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등이 무대에 오른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사업도 진행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재단 설립 이래 처음으로 국제 성악콩쿠르인 ‘대구인터내셔널오페라어워즈’를 열 예정이다. 아시아 및 유럽의 유수 극장들과 음악 예술 교류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한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실력있는 성악가들의 해외 유명 극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콩쿠르의 취지다. 유튜브 비디오 링크 심사, 유럽(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 및 아시아(대구) 예선을 거쳐 오는 8월28~31일 본선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도 5회째 진행 중인 뮤지컬 스타 등용문 ‘딤프 뮤지컬 스타’를 중국·대만 등 중화권 뮤지컬 인재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처음으로 현지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구현대미술가협회로 정식 위탁된 수창청춘맨숀 역시 올해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찾아간다. 수창청춘맨숀이 갖고 있는 공간의 특성을 살린 전시와 공연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지난해 큰 호응을 받았던 ‘수창청춘극장’은 올해도 계속된다. 수창청춘맨숀의 다중공간을 활용해 무용과 연주가 결합하기도 하고, 시각예술과 연주가 결합된 공연도 선보인다. 수창청춘맨숀의 올해 기대작은 ‘청춘아트로드 뮤지엄’이다. 수창청춘맨숀이 갖는 장소의 특징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말 완전히 폐쇄된 자갈마당 앞길, 수창청춘맨숀 테라스·복도가 전시와 공연의 공간이 된다.

달성문화재단은 벽화마을 마비정의 장소적 특성에 기반한 ‘그라피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와 연계해 진행되는 축제로 미술과 관광이 결합된 프로그램이다. 오는 5월 열릴 예정이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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