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기금유용 해명 또 거짓 정황

  • 서정혁
  • |
  • 입력 2019-03-25 07:39  |  수정 2019-03-25 09:33  |  발행일 2019-03-25 제6면
부구청장 주재회의땐 언급 흔적 없어
영남일보, 업무노트 추가확보
지난해 8월9일 부구청장 주재
간부회의에서 논의 했다지만
그날의 업무노트엔 전혀없어
13일 구청장 주재회의땐‘기록’
20190325
대구 달서구청 측이 ‘나눔기금 사용’과 관련해 지난해 8월9일 부구청장 주재 간부회의에서 논의했다고 해명했지만 직원·간부 업무노트에는 이와 관련된 메모가 어디에도 없었다.(필적을 통한 직원 신원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원본 대신 그래픽 처리했다.)

대구 달서구청이 나눔기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두 번째 내놓은 해명 역시 거짓임을 보여주는 정황이 포착됐다. 시민단체는 구청 측의 말바꾸기와 거짓 해명이 계속되자 26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기금 유용 의혹이 불거진 후 달서구청은 지난 2월20일 열린 구의회에서‘구청장은 해당 내용을 전혀 몰랐고 이번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청장 주재 회의(2018년 8월13일)에서 기금 사용이 논의됐다는 직원 업무노트가 공개(영남일보 2월25일자 6면 보도)되면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구민을 대표하는 구의회에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구청은 다시 ‘해당 내용은 8월13일 구청장 주재 회의가 아닌 8월9일 부구청장 주재 간부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이다. 당시 회의 후 국장들이 각 부서에 내용을 전달하지 않아 13일에 뒤늦게 전달된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하지만 최근 영남일보가 추가 확보한 직원 및 간부 업무노트 3권을 확인한 결과, 부구청장이 주재했다는 회의(8월9일)에선 ‘기금 사용’과 관련해 어떤 메모도 나오지 않았다. ‘마라톤 보고회 일정’ ‘선사문화체험축제-언론’ ‘강창공원 아이스크림 300개 무료 제공’ 등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반면 나흘 뒤 구청장이 주재한 간부회의(8월13일)에서 나온 전달사항에는 기금 사용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다.

기금 사용에 대한 메모는 사흘 뒤인 16일자 업무노트에도 나온다. 부구청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기금 사용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등장한 날이다. 13일 구청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기금 사용이 논의된 후 16일 부구청장 회의에서 다시 한 번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정원재 부구청장은 지난 22일 달서구의회 제261회 임시회에서 “수첩이 없어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 부구청장실에서 해당 내용을 보고받은 적은 있다”고 밝혔다.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21개 시민단체는 기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달서구청이 의회에서 밝힌 해명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26일 검찰 고발을 예고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구청장 간부 회의에서 성금 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직원 수첩 10개를 확보했다. 진실을 밝히려 할 때마다 구청의 말바꾸기와 거짓이 계속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며 “구민을 대표하는 구의회에서 ‘거짓일 경우 사퇴하겠다’고 한 구청장과 일부 국장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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