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보공약 발표해 색깔론 돌파…안철수, 사드 찬성 당론 사실상 확정

  • 정재훈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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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4   |  발행일 2017-04-24 제4면   |  수정 2017-04-24
거세지는 보수표 쟁탈전
洪, TK서 지지세 결집 확인
충청·수도권 공략 주력기로
劉, 임진각 방문 등 안보행보
文 겨냥 ‘주적 공세’도 계속
2017042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반도 비핵평화구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안보공약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는 핵심전력을 최우선 확보하고 강력한 국방개혁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5·9 장미대선’의 공식 선거운동기간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각 후보들이 ‘보수표 쟁탈전’에 나선 모양새다. 보수의 핵심 의제인 ‘안보’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색을 내세우는 등 보수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안보’ 논란 정면돌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최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각 후보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고 있지만 이를 정면돌파하면서 국정운영이나 안보 분야에서 안정감을 보인다면 오히려 중도층을 흡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판단이다.

여기에는 최근 진보층이 문 후보에게 결집하며 ‘콘크리트 지지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자신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잇단 보수표심 공략 행보에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한 데다, 최근의 안보관 공세를 ‘색깔론’으로 응수하면서 진보층의 결집이 더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2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튼튼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문재인의 담대한 한반도 비핵평화구상’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안보공약을 발표했다. 송 전 장관 회고록 공세는 ‘이념공세’ ‘색깔론’으로 규정하면서 반대로 자신은 실제 국가 안보를 어떻게 끌고 갈지 청사진을 보이면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남풍’ 확인한 홍준표 ‘북서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지난 21일 포항, 경주, 영천을 돌며 대구·경북(TK) 민심 잡기에 집중하며 보수결집에 나섰다. 지난 1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 TK 방문이다. 예의 보수의 적자(嫡子) 이미지를 강조했다. 홍 후보는 “TK를 중심으로 지지세가 뭉치기 시작했다. 대선을 해볼 만하다”고 했다.

홍 후보 측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싸늘했던 보수 민심이 TK를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홍 후보의 TK 지지율은 26%를 기록하며 직전 여론조사(8%)에 비해 치솟았다. 즉 TK를 중심으로 ‘동남풍’을 탄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보수결집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홍 후보 측의 기대감이다.

홍 후보는 앞으로 동남풍을 바탕으로 충청권과 수도권으로 ‘북서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홍 후보는 이번주에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한 번도 가지 않은 강원권까지 훑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사드 찬성’ 명확히 한 국민의당

국민의당은 안보 문제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성을 공고히 하며 보수표 구애에 나섰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23일 사드 배치에 대해 “소속 의원 39명 가운데 34명이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당론이 다른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됨에 따라 당론이 사실상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론 변경은 아직 안 됐지만, 당의 입장이 그렇게 가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해 안 후보는 찬성하고, 당론은 반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려고 했다”며 “하지만 선거운동 때문에 의총 성립이 어려워 서면으로 39명의 의원 전원에게 의견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서면 의결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서면 의결을 할 수 없고, 지금 한자리에 모일 수 없어 당론 의결을 할 수 없다”며 “원내대표로서 (현실적 여건상) 의원총회를 개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안보 행보’ 가속도 낸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는 23일 임진각을 방문하는 등 ‘안보 행보’에 가속도를 냈다. 최근 ‘송민순 문건’과 ‘북한 주적’ 논란 등 안보 이슈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다. 유 후보는 이날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평화의 발’ 동상에서 묵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과 바른정당 국가안보특별위원장인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육군 중장 출신인 황진하 전 의원 등이 동행했다. 평화의 발은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폭발 당시 작전에 참여했던 장병의 전우애와 헌신적인 군인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작됐다.

바른정당은 이날 일정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국군통수권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기막힌 상황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위를 위해 최전방을 지키는 이들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인권결의안이나 주적 문제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진보 후보들의 안보관이 매우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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