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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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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뻔한 TK지방선거에 '영주시장 투표'가 주목되는 이유
6·1지방선거의 사전투표가 끝나고 이틀 뒤이면 본투표이다.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며 4년을 기다려왔지만 이번 지방선거도 대구·경북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뻔한 선거'로 끝날 공산이 크다. 특히 4년 전 선거에서만 해도 드문드문 보이던 야권인 민주당 후보의 선전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를 이뤄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치르는 첫 선거인만큼 보수 텃밭 TK 유권자들이 정권 안정을 위해 힘을 몰아주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대구·경북 전체 선거구 중에서 기초단체장 3명·광역의원 37명·기초의원 11명·기초 비례 24명 등 무투표 당선자(총 75명)가 무더기로 나온 것이 그 방증이다.독주하는 여당을 견제할 만한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없으니 선거 열기는 식고, 투표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 무용론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 많이 거론된다. 그러나 지방자치는 꼭 필요한 풀뿌리 민주주의 핵심 중의 하나이다. 과거 중앙정부에서 내리꽂던 임명제 단체장 시절과는 다르게 지역 밀착형 행정,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살림에 대한 고민은 아무래도 지역민의 표를 받아야 하는 리더가 더 많이 하지 않을까. 이미 뿌리내린 민주 시스템을 더 잘 가꾸어 가는 것은 우리 유권자와 출마자 모두의 몫이다. 선거판을 바꿀 큰 파도는 아니지만 '조용한 선거'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작은 변화의 조짐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이번 선거에서 1020세대 청년의 도전이 크게 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대구 기초의회 예비 후보 195명 가운데 40세 미만 청년은 25명(12.82%)이다. 선거법 개정에 따라 처음으로 10대 후보(1명)가 탄생했고, 20대 후보가 4명이나 포진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대구 기초의원 후보자 가운데 40세 미만 청년은 모두 18명으로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20대 후보는 단 1명이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선 40세 미만 13명(6.31%)이 후보로 나섰다. 당시에는 20대가 1명도 없었다. 이들의 도전은 어떻게 될는지.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더 많은 신인이 발굴돼 대구·경북의 정치가 젊어지고 혁신되길 바란다.뻔한 TK선거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보수정당(국민의힘)의 공천=당선'으로 여겨지는 TK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의 5선 도전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이다. 영주시장 선거가 그것이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박남서 후보와 경북도의회 문화관광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황병직 후보가 1대 1로 맞붙은 이곳에서 주목되는 것이 황 후보의 정치이력이다. 황병직 후보는 정치입문 처음부터 정당을 노크하지 않았다. 기초(영주시의원 2선), 광역(영주지역구 경북도의원 2선)을 모두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선됐고, 이번에 다시 무소속으로 시장직을 노크했다. 지방자치제도를 한 걸음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국민의힘 텃밭에서 무소속 도전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것이다. 영주 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이 어디로 흐를지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진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하영순·서병일 경북도 해외자문관, 세계한인교민청 창립대회 참가
하영순 독일주재 경북자문관(대한노인회 독일지회장·왼쪽)과 서병일 영국주재 경북자문관(전 주영한인회장)이 17~19일 2박3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등에서 열린 세계한인교민청 창립대회에 참가했다. 세계한인교민청은 전 세계 각지에 사는 750만명 가량의 재외 동포가 정권과 이념에 영향을 받지 않고 조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해외동포 상호간 연대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민간 외교조직이다. 청장은 국제전문가 이춘근 박사가 맡았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350여 명이 참가했다. 하영순·서병일 두 경북도자문관은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여러 해 동안 경북자문관 회의가 열리지 못해 아쉽다"며 "언제 어디에 있든 고향 대구경북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이영란의 스위치] 송상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검수완박 법안은 위헌…헌법은 검사 수사권한을 전제로 구성"
일제강점기와 해방정국에서 정치인, 교육자, 언론인으로 활동하다가 암살된 우파 정치인인 고하(古下) 송진우(1890~1945) 선생의 손자인 송상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호주 멜버른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한국법을 가르쳤다. 한국인 최초로 뉴욕대 법대 석좌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사법기구 수장을 역임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초대 재판관 ·재판소장으로 12년간 일하며 국제형사정의를 통한 세계평화 구현의 최후 보루 역할을 다한 것. 법조계의 최고 원로인 송 교수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정권 이양기'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밀어 넣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등에 대해 물었다.▶나라를 뒤흔든 '검수완박'입법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절차나 내용상 너무 지나치고 무리하다. 또한 급하게 억지로 한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검찰의 수사권을 전부 없애는 입법례가 별로 없다. 정책의 문제이므로 공청회도 하고 많은 이해관계자를 소집해 논의한 다음 결정지었어야 한다. 헌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헌법은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구성되어 있다. 헌법적인 전제를 무시하고 있으므로 그 부분을 헌재가 위헌 판결할 것으로 본다. 헌법재판소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이 많지만 사태를 본질적으로 보는 법률가라면 위헌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문재인 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의혹 등의 검찰 수사도 물 건너가나."해석상 이미 수사해서 손을 댄 것은 계속 검찰이 사건을 종료할 것이다. 새로 개정된 법률 조항을 보면 뭘 어떻게 하라고 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운영하는 사람의 해석 여지가 많다. 새로운 사건의 경우는 검찰이 자기 권한으로 수사해서 4개월내에 완결시키고, 이미 착수한 것은 해석상 4개월 지나도 종결 짓고 손을 털 수 있을 것이다."▶위헌 판결이 나면 어떻게 되나. "개정법률은 무효가 되고 헌재 판례 취지에 맞게 다시 입법해야 한다. 시간적으로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찬반 논란도 클 것이다. 헌재가 가부간 빨리 결단해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 입법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므로 빨리 판단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헌재가 조속히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면 2년 후 국회의원 선거때 국민 의견이 반영될 것 같다. 헌재가 위헌 판결을 내려도 민주당이 국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한 헌재판결의 취지대로 입법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결국 힘없는 일반 서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다."▶제자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 처음으로 대통령으로 취임했는데."이 정부는 어렵사리 선거에서 이겼다. 국민의 정권 교체 희망이 여론조사에서 누차 표명되었으므로,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인데 간신히 이겼다. 이거는 뭔가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소속정당을 비롯하여 주변 시스템을 재점검해 봐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새 정부는 실패할 자유도 없는 정부이다. 제가 아는 윤 대통령은 털털하고 소박하고 정직한 인물이다. 아주 잘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어려움이 있으면 솔직히 국민에게 알려서 같이 걱정하자고 하는 방법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87년 체제 이후 가장 성공적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인물이라고 믿는다."제자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조언"전문성·경험있는 좋은 인물 발탁하되자신을 과신하는 사람들은 쓰지 말라질 수 없는 선거였는데도 간신히 이겨주변 시스템 재점검 경고로 생각해야" 조부 송진우 선생 일대기 재출간"할아버지는 한반도 공산화 막아내고대한민국 토대 닦은 선각자이자 정치가이 책이 왜곡된 독립운동·해방전후史바로잡는 역사적 자료 될 것으로 기대"▶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제안하면."좋은 사람을 발탁해서 써야 한다. 결국 인사가 만사, 성공의 요체이다. 전문성과 능력있고 현장 경험 많은 사람을 기용해야 한다. 능력이 있더라도 '세상이 나 중심으로 돌아 가야 된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쓰면 안 된다. 자신을 과신하는 사람 중에는 스스로의 손에 흙을 묻히면서 앞장서는 사람이 적다. 또 어려운 사람에게 한 번도 다가가 본 일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은 통솔력, 실무집행력, 조직장악력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다."▶최근 송진우 선생 일대기를 다시 펴냈는데.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는 중국이 왜곡하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특히 송진우 선생이 중심인물로서 활약하신 항일독립운동사와 해방전후사가 국내에서 많이 왜곡됐다. 또한 한반도의 분단 책임을 남한의 우파 정치 그룹에게 떠넘기고, 김일성은 독립운동가였다는 허위사실을 내세우면서 북한은 정통성 있는 건국을 했으나 남한에서는 이승만을 중심으로 친일적인 정부가 수립되었다는 등의 어불성설이 학교현장에서 가르쳐지고 있다. 스탈린의 괴뢰정부인 김일성정부 수립을 정통성 있는 건국으로 평가하고, 1948년 총선거를 통하여 대한민국을 세운 것을 단순한 정부수립으로 폄하하는 사관(史觀)은 시정되어야 한다. 고하 선생은 너무 일찍 암살당했지만 해방정국에서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아내고 당시의 지도자인 이승만 등과 협력하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한 선각자인 정치가이다. 이 책이 왜곡된 근현대의 항일독립운동사와 해방전후사를 바로잡는 역사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송진우 선생에 대한 기억이 나나. "할아버지댁이 서울 비원 옆 원서동에 있었다. 그곳에선 내가 왕이었다. 할아버지와 감히 겸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거든. 네살부터 할아버지가 한글을 가르쳐 주셨고, 사서 3경을 외우게 하셨다. 나는 뜻도 모르고 암기하라고 하니까 외는 거다. 잘했다고 칭찬하시는 것이 좋았다. 할아버지가 국내 독립운동의 구심점에 서 계셨던 터라 일제 왜인들의 탄압과 감시가 심했고 어머니가 늘 입단속 시키던 게 떠오른다."▶아시아인으로서 첫 국제사법기구 수장이 되었는데. "2002년 신설기관에 갔기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국제형사재판소장으로 선출됐을 때 하늘이 주신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여겼다."▶우크라이나를 침범한 푸틴은 어떻게 되나. "현재 국제형사재판소 소추관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강대국의 최고 지도자를 전범으로 몰아서 당장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잡아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다. 다만 국제형사재판소가 발부한 구속영장은 공소시효가 없다. 조사 결과에 따라 종국에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처벌로 판결이 날 수도 있다."▶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1972년 모교인 서울 법대에 교수로 갔다. 다들 내게 '금수저'라고 보는데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어 집 근처에 있는 어려운 노인들을 도왔다. 3년 정도 지나니 소문이 났는데 정치하려고 저런 쇼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투표권이 없는 어린 아이들을 돕는 것으로 방향을 돌렸다. 어린이를 돕는 일을 50년간 했는데, 그중 유니세프에는 30년동안 봉사했다. 이제 나이도 먹고 할 만큼 했다 싶어 지난해 유니세프에 현금으로 1억원을 기부한 뒤 한국위원회 회장 자리를 물려주었다. 한국 유니세프의 세계적 위상이 대단하다. 원조를 받는 나라였는데 지금은 남을 도우면서 기부금액 순위가 세계 3등이다. 국민이 자부심을 크게 가지시길 바란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송상현 명예교수= △1941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대학원 졸 △미 코넬대 법학박사 △14회 고등고시 행정과(1962), 16회 고등고시 사법과(1963) 합격 △1972~2007년 서울대 법대 교수, 학장(현재 명예교수), 1989년 이래 미 플로리다대, 하버드대, 콜럼비아대 등 교수 △대학골프연맹 회장(1992) △2003~2015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및 소장 △2012~2021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최근 송진우 선생의 일대기인 '독립을 향한 집념'을 펴낸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항일독립운동사와 해방전후사가 많이 왜곡되어 있다"며 "새 정부가 역사를 바로잡는데 앞장서기 바란다"고 출간 취지를 밝혔다.
조명희 국회의원·이효정 세계한인여성협회 총재
대구 출신의 비례대표인 조명희 국회의원(국민의 힘)과 세계한인여성협회 이효정 총재는 오는 27일 오전10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열고 대한민국의 최대 난제인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1천만 세계한인가족이 한국의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이날 심포지엄은 'K-Home & Life 세계한인문화 복지재단 ' 출범식을 겸해 열린다. 대선과정에서 국민의 힘 선대위 재외국민본부 부위원장을 맡았던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재외동포들의 숙원인 '재외동포청(가칭) 설립'을 공약했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가 검토하고 있고, 주무 부처인 외교부가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며 "다만 재외동포청이 설립되기까지 여러법안을 개정해야 하는 등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앞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모색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게되었다"고 심포지엄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우수한 한인여성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한인여성협회 는 "인구가 곧 국력인 시대이다. 온 지구촌이 인구감소 위기에 처했고, 특히 대한민국의 저출산은 전 세계도 우려할 정도"라며 "그런데 다행히 우리들에게는 재외동포 1천만 세계한인 가족이라는 민족적·문화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위대한 국가적 자산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더 늦기전에 모국은 인구증가책, 인구늘리기 제1순위로 재외동포들을 선택하여 정책적 ·전략적 인도적 포용정책을 펴야 한다"라며 "400만 세계한인여성들은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해외한인의 귀환을 돕기 위해 'K-Home & Life 세계한인문화 복지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라면서 "이 재단에서는 ▷역이민 2세들의 정체성 함양 교육시스템 개발 ▷모든 자산을 들고 영구 귀국하는 무연고 무의탁 해외 세계한인들의 정착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월요칼럼] 윤석열정부의 성공조건
내달 10일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권력 인수 작업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윤석열정부 탄생의 일등 주역인 지역민 사이에서는 한 달간의 인수위 활동을 지켜보면서 어느 정도 기대를 갖는 분위기이다. 특히 역대 정부에서는 처음으로 인수위내 지역균형발전특위를 설치하고 윤 당선인이 직접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윤 당선인이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당선감사 인사를 하면서 지역 숙원인프라 확충 등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지방순회가 끝나는 대로 5월 초 새 정부의 국정과제 발표와 별도로 지역 발전 계획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 발전 관련 공약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 구체적 계획을 내놓기를 기대한다.물론 민주당에서는 윤 당선인의 지역방문을 6·1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고 폄훼하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최고 권력자가 지역민과의 접촉점을 넓히려는 시도는 많을수록 좋다. 흔히들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한다. 대통령이 '소멸'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지방의 현장을 방문해서 그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이 바로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윤 당선인과 차기 정부가 처한 정치적 현실은 녹록잖다. 새 정부는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여소야대 국회를 상대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이 석권하고 있는 지방권력을 바꿔 놓지 못한다면 대통령의 위치마저 위태로울 수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새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지만, 불과 24만7천77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맘 놓을 형편이 아니다. 나아가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현재의 '거여' 상황에 변화를 줄 수 있는, 1년여 후에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가 아닌가.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새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지난달 경제전문가 518명, 일반국민 1천명을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으로 '새 정부 우선 국정과제'를 물은 결과 경제전문가의 46.9%가 '경제성장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를, 32.2%가 '지역균형발전 및 사회적 통합 강화'를 꼽았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위는 '경제성장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29.2%)였고, 2위는 '지역균형발전 및 사회적 통합 강화'(22.0%)였다. 전문가와 시민 모두 균형발전을 위한 중점과제로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자생력 강화'를 지목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실행력을 담보하지 않고선 새 정부의 성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사이다.'내로남불'과 편가르기에 지친 많은 국민이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워줄, 청년들의 빼앗긴 꿈과 희망을 되찾아줄 대통령을 간절히 열망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민은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한 윤석열 당선인의 약속이 지켜질 것을 믿고 있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이영란의 스위치] 두진문 한국구독경제연합회장 "삼성전자까지 뛰어든 구독경제 서비스 소비혁명 끝판왕 될 것"
코로나 팬데믹과 디지털 가속화 속에서 우리 가까이 성큼 다가온 '구독 경제(購讀經濟·subscription economy)'라는 용어를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구독'이라고 하면 으레 신문 ·잡지 구독을 떠올렸다. 그런데 어느 날 사이버 공간에서 이 말을 접하곤 신기했던 생각이 난다. 샐러드 등 먹고 마시는 것을 구독하고, 꽃과 화장품도 구독하는 구독경제는 대체로 1개월 단위로 정해진 돈을 내고 정기적인 서비스나 물품을 이용하는 상거래 시스템을 말한다. 이전부터 있었지만, 새롭게 주목받는 유통 서비스이다. 세계적인 IT전문 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이 되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중 75%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진문 한국구독경제연합회장을 18일 서울벤처대학대학원에서 만나 '구독경제'에 대해서 들었다. 두 회장은 웅진코웨이 사장과 한샘리빙클럽 사장을 지내는 등 일상화된 구독경제의 한국형 모델의 원조라 할 만한 인물. 최근 '성공하는 구독경제 원픽'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정기 배송·렌털의 개념인 구독경제 차·술·커피 등으로 영역 급속확장 행복·효율 추구 MZ세대 취향 한몫 경쟁 승부처는 감동적 비포 서비스 신뢰 통해 충성고객 확보해야 생존 '원픽 플랫폼' 조만간 선보일 예정 많은 사람이 좋은 구독서비스 받고 창업으로 돈도 많이 벌게 하고 싶어"▶'구독경제'라는 용어를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구독 경제라는 뜻이 뭐냐면 일정한 금액을 내고 내가 필요한 서비스나 필요한 물건을 내가 정해진 시간에 받는 것이다. 거기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멤버십이라고 해서 넷플릭스, 멜론 등 회원제가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신문이나 우유 배달과 정기 배송, 세 번째가 렌털. 이 세 가지를 합해서 '구독 경제'라 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의했다."▶구독 서비스 분야의 예를 들면."요즈음 젊은 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차를 여러 개 선택한다. 여름에는 오픈카, 놀러 갈 때는 SUV 등. 달마다 종류를 바꿔가면서 고급 외제 차를 빌려 타는 자동차 구독은 초기 투자에 발 묶이지 않고 다양하게 써볼 수 있는 장점이 매력이다. 여러 술집이나 커피집을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술 구독, 커피 구독도 있다. 쿠팡, 네이버, 카카오 이런 데가 다 구독 경제를 하는 거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구독'을 시작했는데 대부분 국민은 모른다."▶삼성전자가 구독서비스에 나섰다고."미국의 S&P 지수를 내는데 삼성이 정말 안 나왔다. 그러니까 10년 동안에 애플 등 세계적인 회사가 400%에서 1천% 올랐는데 삼성은 116%밖에 주식이 안 올랐다. 이유를 분석한 결과 삼성은 데이터가 없는 회사이기 때문이었다. 삼성은 혁신 잘하고 빠르고 디자인 기능 다 좋은데 사용자가 없는 거다. 유저가 없는 회사는 가치가 안 나간다. 카카오톡이 은행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 삼성은 유통회사에 물건을 줘서 쉽게 풀어 전 세계를 장악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하나도 없는 거다. AS 할 때 데이터가 생기는 건데 그때는 너무 늦다. 그래서 삼성전자도 작년에 두 가지를 시작했다. 하나는 정수기 사업에 나섰고, 가전제품을 홈쇼핑으로 직접 팔기 시작했다. 고객을 자기들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구독경제가 급속히 영역을 넓혀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MZ세대의 취향이 한몫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요리를 하거나, 청소 등 집안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끼고 출퇴근 시간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껴서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는 데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개성이 돋보이는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소비를 즐긴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 여러 회사의 모델을 용도에 따라 빌려 쓴다. 변화를 추구하고 그것이 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1인 가구 증가 역시 구독경제와 떼어놓을 수 없다. 나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효율적인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구독은 필수다. 구독경제가 팬데믹을 거치면서 소비혁명의 끝판왕으로 성장하고 있다."▶구독경제에는 언제,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그건 하나의 운 같다. 웅진출판사에서 엄청난 판매성과를 올리면서 초고속 승진을 했다. 1990년대 말 오너에게 물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설득했고, 영업사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웅진코웨이 대표가 됐다. 그런데 덜컥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졌다. 나라가 부도 나고 엄청나게 만들어놓은 정수기는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티코자동차 한 대 300만원 할 때 정수기가 159만원 할 정도로 비쌌다. 제조회사 사장과 협의해서 '그러면 빌려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한 달 2만~3만원을 받고 관리까지 해주는 '웅진코웨이 정수기 렌털'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 파고를 넘었다. 지금 구독경제 시장이 렌털 시장만 1년에 한 44조, 멤버십과 정기 배송이 한 40조 규모. 앞으로 100조 규모로 올라간다. 일본이 800조 정도 된다고 한다. 미국은 다 구독 렌털로 되어있다."▶구독경제에서 성공하려면 뭐가 제일 중요한가. "개인별 맞춤을 고려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편하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 큐레이션은 기본이다. '감동적인 비포(사전) 서비스'는 구독경제의 승부처로, 신뢰를 통해 충성고객을 형성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알아서 고객의 취향에 맞게 상품을 추천한다지만 여전히 2%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휴먼터치가 필요하다. 기술과 휴먼이 결합해야 구독경제가 완성된다는 말이다."▶구독경제 아이템 중 보다 유망 분야라면. "구독경제의 미래시장으로 주목하는 것은 시니어 시장이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실버산업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서비스와 플랫폼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계속 공부하고 있다."▶늘 앞서가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 같다."정수기 렌털 서비스부터 유전자 분석 기반 맞춤형 화장품까지, 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왔다고 자부한다. 이미 남들이 하는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먼저 미래를 읽고 시장을 개척한 사람만이 리드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상품, 새로운 물질,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쉽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많은 분이 깨우쳤으면 좋겠다."▶'영업의 전설'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는데. "교사로 일했는데 봉급이 너무 적어 장남 노릇을 할 수가 없었다. 영업을 해야 세상에서 성공하는 데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983년 웅진출판에 입사하며 세일즈맨의 길을 걷기 시작해 보통 3, 4년 걸리는 실적을 불과 10개월 만에 달성하는 등 책 ·식품·화장품·정수기 등을 무서운 속도로 판매해 당시 영업기록을 다시 썼다."▶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고객의 필요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그 만족은 회사의 수익이 되어 반드시 돌아온다. 영업의 기본은 사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실패한 경험은."2001년 내 영문명 이니셜을 따서 정수기 렌털회사 JM글로벌을 창업했다. 출발은 좋았으나, 자금운용에 문제가 생겨 1년여 만에 부도를 맞았다. 당시 직원들 인건비와 세금을 다 정산하고 나니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다. 가족들의 사랑으로 다시 힘을 얻었다."▶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저는 남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창직이나 창업을 많이 했다. 창업하고 창직은 다르다. 창업은 업이 있는 걸 리노베이션 하는 것이고, 있는 것을 새롭게 혁신하는 거다. 창직은 없던 직업을 만드는 거다. 그래서 제가 지금 두 가지를 만들어 이름을 만들었다. 하나는 '원 픽'이다. 원 픽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픽' 하는 것이다. 원 픽을 2018년에 상호 상표 등록도 해놨다. '원 픽 플랫폼'을 조만간 론칭해서 많은 사람이 좋은 구독경제 서비스를 받고, 돈도 벌게 하고 싶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직업 '원 큐'를 성공시키겠다. '원 큐'는 넘버원의 큐레이션이라는 의미이다. 지금은 하도 선택할 게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다. 일반인들도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두진문 회장=△1959년 출생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명예 경영학박사 △신생활그룹 총괄 부회장(2018), 한샘리빙클럽 사장(2004), 웅진코웨이 개발부문 사장(1997)구독경제의 한국형 모델의 원조격이라 할만한 두진문 회장은 원픽 플랫폼을 조만간 론칭해서 많은 사람이 좋은 구독경제 서비스를 받고, 돈도 벌게 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영란의 스위치] '人文을 공부하는 기업인' 윤동한 한국콜마그룹 회장 "이순신은 인내로 난관 극복…尹도 여소야대 인내의 리더십 필요"
"역사속엔 실패·성공사례 무궁무진유사한 경험과 모델도 찾을 수 있어젊은이들 구체적 인생 계획 세우고독서 통해 많은 간접경험 하길 바라경제는 흐름이고 물꼬만 터주면 돼새 정부 단기 성과 의식하지 말아야尹당선인 상황판단 탁월해 잘할 것"기업 운영에 매진하던 한국콜마그룹 윤동한 회장의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하면서 시간이 많아진 그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 나가고 있다고나 할까. 청소년 시절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후 신문기자가 되려는 꿈을 꿨으나 대입 시험을 불과 40일 남기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장남으로서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인생 항로를 완전히 바꿨던 윤 회장이다. 기업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이순신 학교'를 운영하고, 최근 출간한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내면서 역사와 지리에 해박한, 인문(人文)을 공부하는 기업인으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윤 회장은 지난 2월에는 영남대 총동창회장을 맡아 지역 공헌을 위해서도 한 걸음 더 내디뎠다. 서울 서초동 한국콜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 서울사무소에서 21일 윤 회장을 만났다. 윤 회장은 지난해 이 빌딩을 신축 완공하면서 마치 화룡점정하듯 두 마리의 황소 조각상을 입구에 세웠다. 그의 경영철학인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메시지를 회사 밖으로 꺼내 더 널리 전하려는 듯.▶왜 이순신인가."한국사를 둘러싼 '도전과 응전'의 많은 인물 중에 유독 이순신 장군만이 영웅보다 격이 높은 성웅(聖雄)으로 불리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충무공이 어떻게 수많은 전쟁에서 전승을 했고, 23년의 군 생활 중에 15년을 육군으로 지낸 분이 전투방법이 다른 수군 생활에 어떻게 적응했으며, 명량해전 같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긴 원동력이 무엇인지 의아하게 생각돼 많은 문헌 등을 찾아보고 연구했다. 공부해 보니 이순신은 단순히 용감하게 싸우고, 훌륭한 전술로 전투를 승리로 이끈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을 예측하고 이를 미리 대비해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우보천리가 한국콜마의 경영철학으로 알고 있다. 이순신 정신과도 맞닿아 있나."그렇다. 차근차근 꾸준히 하면 결국 도착은 누구보다 먼저가 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삶이 우보천리 정신을 실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잘 알려지지 않은 '이순신의 사람'을 세상에 알리는 등 책 쓰는 재미에 푹 빠진 듯하다."수 년 전 이순신 장군의 호를 딴 여해재단을 만들어 이순신학교 운영 등 이순신 리더십을 전파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연구와 탐사를 계속하면서 이순신이 성웅이 되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던 것을 알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류성룡, 정걸, 초계 변씨 등 세 사람이다. 이순신의 멘토를 조명한 '80세 현역 정걸 장군'과 충무공 어머니인 초계 변씨를 다룬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이상 가디언) 등 두 권의 책은 나왔고, 곧 서애 류성룡 선생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 생각을 모으고 있다. 앞서 경영인 시각으로 문익점 선생을 새롭게 조명한 '기업가 문익점'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 등 두 권의 경영에세이집도 발간했는데 교보문고 상위에 랭크되는 등 독서가에서 꽤 인기를 얻었다."(웃음)▶대구가톨릭대 대학원에 국내 첫 이순신학과가 개설되었는데."이순신을 연구하는 석박사통합과정이다. 여해재단에서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대준다. 경영학 박사 학위가 있지만 나도 신입생으로 등록했다. 석좌 교수로 강의도 하면서 '이순신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하나 더 딸 예정이다. 그리고 여기서 배출한 연구자들과 함께 '이순신학회'를 꾸릴 생각이다."▶검사 출신인 윤석열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순신'의 어떤 점을 본받으면 좋을까."이순신 장군의 모든 의사 결정과 행동의 밑바탕에는 '백성 중심'이 있었다. 윤 당선인도 국민과 국가가 중심에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순신 장군은 인내와 1년 정도의 준비로 여타 '수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력을 만들었다. 그리고 난관과 반대를 인내로 이겨냈다. 윤 당선인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인내하며 국정을 펼칠 필요가 있을 것 같다."▶'코로나 이후'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조언하면."경제는 흐름이다. 물꼬를 터주는 일만 하면 된다. (윤 당선인은)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탁월하니까 잘될 것으로 본다. 다만 단기성과를 의식하면 안 된다."▶기업 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경제인이 많다."기업활동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일터를 제공하여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들이 신나게 일하게 하기만 하면 된다. 돈은 사후 성과를 측정하는 수단일 따름이다.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더 효율적인 유통 단계를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불어난다. 나도 이걸 깨닫는 데 제법 오랜 시일이 걸렸다.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기업인들을 격려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독서광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시간이 되나."매월 한 차례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공부모임을 20여 년 운영하고 있다. 공부는 경영을 하기 위한 것이다. 기초 체력을 위해 책으로 경험하고 모방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내게 책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상의 방법이다."▶역사공부에 천착하는 이유는."유사한 경험과 모델을 역사를 통해서 찾을 수 있다. 역사 속에서는 실패와 성공의 사례가 무궁무진하다."▶한국콜마의 사내 독서문화도 특별하다고 들었다."신입 사원부터 CEO까지 1년에 최소 책 6권을 읽고 독후감을 낸다. 사업장 11곳에 사내 도서관인 북카페를 운영하면서 책을 빌려준다. 전자책과 오디오북도 이용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생각이 정리된다.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는 능력도 키워진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우리 회사 직원 모두가 소중한 인재다."▶어떻게 해서 창업하게 되었나."대입 시험을 불과 40일 남기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린 시절 사학과에 진학해 신문기자가 되려는 했는데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서울대 상대에 시험을 봤다가 낙방하자 재수하지 않고 당시 2차였던 영남대에 진학했다. 졸업하고 농협을 거쳐 대웅제약 부사장까지 했다. 사장 제안을 뿌리치고 나와 창업했다. 사회에 진출하면서 기자가 되려는 꿈을 이루지 못하는 대신 내 회사를 일구겠다는 계획을 실천한 것이다. 그사이 국회의원 출마 제안 등 정치입문을 요구받기도 했는데 다 물리쳤다. 선택하고 집중해 회사를 이 정도로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많은 부모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자식들에게 권한다. 맞는 말이다. 다만 나는 지금은 '자신이 지금 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한다.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다."(웃음)▶인생을 설계하는 젊은이를 위한 덕담을 더해주면."꿈을 가지고 꿈에 접근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독서로 간접 경험을 많이 하길 바란다."▶대구경북의 1인당 GRDP가 30년 가까이 전국 최하위다. 지역 발전을 위한 조언은."대구경북이 더 잘할 수 있는 업종을 골라서 집중 지원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쉽게 모방되지 않는 분야, 예컨대 기술과 생명이 중심이 된 업종이 좋겠다."<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윤동한= △1947년 경남 창녕 출생 △1970년 계성중·고,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1990년 대웅제약 부사장 △1990년 한국콜마 창업 △2014년 보건의 날 국민훈장 동백장 수훈 △2014년 다산경영상 수상 △ 2016년 5월 영남대 개교 69주년 기념 '자랑스러운 영대인' △2017년 사단법인 서울여해재단 설립 △2018 한국의 경영자상(한국능률협회) △2019년 한국의 100대 CEO(매경이코노미) △한국콜마 회장(현), 서울여해재단 이사장(현) 영남대 총동창회장(현)자수성가한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인생을 설계하는 젊은이에게 "어떤 사정 때문에 꿈꾸던 길을 가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이 지금 하는 것을 사랑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성실히 나아가다 보면 누구보다 먼저 큰 성취감을 느낄 날을 맞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월요칼럼] 윤석열 인수위, 지방소멸 멈출 큰 그림 그리길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청사진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했다. 오는 5월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50여 일간 운영될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일하는 정부' 기조를 바탕으로 새 정부의 국정 비전과 과제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인수위'는 과거에는 없었던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산하에 설치해 지방소멸 대응에 나선다고 한다. 대구·경북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된 윤 당선인이 정권 출발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다고 아니할 수 없다. TK지역은 물론이고 부산·경남, 충청, 강원 그리고 윤 당선인 지지세가 약했던 호남지역까지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위 위원장은 지방문제 최고 전문가인 고령 출신의 김병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도 균형발전의 핵심 열쇠인 재정분권 실현을 주장하는 등 균형발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특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일단 균형특위는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인적 자원 육성, 교육, 재정 세제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위가 목표를 넓게 제시한 것은 지역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펴낸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228개 중 105개(46%)가 소멸위험지역이고 이 중 97곳(92.4%)이 비수도권이다. 2020년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50.2%), 인구의 데드크로스가 시작됐다. 매년 지방의 청년 10만명가량이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있다. 국토의 11.4%에 불과한 지역에 인구가 밀집하다 보니 수도권의 지가와 주택가격은 크게 올랐다. 환경과 교통 문제도 심각하다. 반면 인구급감으로 지방의 소멸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학은 위기를 맞고 지역 상권도 활력을 잃고 있다. 보육 요양 등 공공서비스도 사정이 나빠지고 지역발전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 최근 여당에서는 '지방소멸 대응 특별법안'이, 야당에서는 '지방소멸 위기대응 특별법안'이 발의되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여·야가 한마음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입법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현재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강보영 회장 등이 중심이 되어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세제와 재정 등 여러 부처가 연관된 법안이고, 수도권-비수도권의 이해관계도 상충하는 문제가 있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방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인수위 균형특위가 현재 국회 행자위에 상정되어 있는 지방소멸대응법을 보다 꼼꼼히 살펴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기대한다. 아울러 특위는 각 지방의 현안을 검토하는 것과 더불어 대한민국 지방발전 밑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지방분권 개헌도 고려하길 바란다. 국가균형발전이 지속성 있게 추진되고 진정한 지방화 시대를 열려면 헌법 전문에 '자치와 분권 강화'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 필요하다. 모쪼록 윤 당선인이 치고 나온 균형발전 카드가 국정운영 성공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이영란의 스위치] '사학 바로 알리기 앞장' 홍택정 경산 문명중·고 이사장 "私學의 대한민국 발전 기여 공로 인정 않고 자율성마저 뺏으려 해"
박근혜 정부가 만든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로 불거진 대한민국 역사전쟁의 한복판에 섰던 경북 경산 문명중·고의 홍택정 이사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 당시 현장을 고스란히 기록한 '문명고, 역사지키기 77일 백서'와 새마을운동의 역사성을 되돌아보는 '대통령과 쇠똥소령'이라는 책을 연이어 펴내면서 이른바 역사바로세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사학법 개정 반대를 주도하면서 '대한민국의 사학' 바로 알리기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열린 '국가 발전을 위한 사학의 자율성 강화 국회 대토론회'에서 발표자로 참가한 홍 이사장을 인터뷰했다.▶국정 역사교과서 문제로 전국적 인사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사학문제를 들고 나왔다."올해 3월부터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 1차 시험 시도교육청 강제 위탁 및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기구 격상 등이 시행된다. 이는 정부가 사학의 자율성과 인사권을 빼앗는 것이다. 문명중·고를 포함해 경북의 사학계는 2017년부터 5년간 이미 참여법인 공동관리로 채용시험제도를 마련해 교사를 채용하는 등 인사를 투명하게 해 왔다. 왜 정부가 나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공성을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나와 모든 것을 국가가 주도하려는 것은 사회주의식이다. 이래선 국가경쟁력만 떨어뜨린다."▶문재인 정부에서 국가 주도의 교육정책과 표준화된 교육 과정 틀이 강화되었다는 건가."그렇다. 사학은 고유의 건학이념이 존중될 때 의욕이 넘치는 적극적 투자와 변화가 이루어진다. 지금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 사학의 공로를 인정하고 자율성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찾기 힘들다. 세계적인 야구선수 류현진·박찬호·추신수, 그리고 골프선수 박세리,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등은 스스로 자신의 장점과 재능을 일찍 파악하고 키워나가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분출돼야 하는 교육에 있어서 획일적이고 경직된 국가 주도는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고 급기야 낙오하게 된다. 맞춤식 개인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국가 주도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손쉬운 국가 주도는 다양성을 말살하고 참여의식을 저하한다. 마침내 문재인 정부가 사립학교를 사립학교가 아닌 정의가 없는 기형의 학교로 만들어 버렸다."▶문명교육재단은 어떤 곳인가."1908년 증조부 홍석표, 홍규표, 김우곤 등 8인이 재산을 출연해 문명보통학교로 개교했다. 1945년 광복 전에 법인에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공립화돼 잊혔다. 선친 홍영기께서 칠곡초등과 이서고등공민학교(현 이서중·고교) 설립 준비위원으로 계실 때 6·25가 발발했다. 이서고등공민학교에 후퇴한 국군들이 주둔하게 되자 33명의 학생들이 학도병을 지원했다. 담임교사로서 보호자를 자임, 공병 병과로 동반 입대해 전사자가 3명에 불과했다. 그 후 10여년 군생활을 마치고 예편해 귀향, 농촌계몽 운동을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과거 조부님이 설립한 학교를 찾아 1966년 학교법인 문명교육재단으로 조직 변경해 문명중·고를 설립했다. 이후 1992년 운문댐 건설로 경산시 백천동으로 이전하였다. 본교야말로 순수 민간이 설립한 민족학교라 자부한다."▶언제부터 학교에 투신했나."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좀 자유주의자다. 아무 데도 얽매이기 싫고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생각이 커서 사업을 하다가 조금 성공을 해서 살 정도가 된 40대 초반인 1992년쯤 은퇴했다. 그런 제게 선친이 감사하게도 학교 재단을 맡기셨다. 이사장은 월급 한 푼 못 받는 무급이다. 예를 들면 1만원짜리 이상 밥을 먹지 않고 검소하게 생활한다. 학교에 친족 채용이 전혀 없다. 무고한 진정 등으로 감사를 여러 번 받았지만 단 하나의 티끌도 나온 것이 없다. 선친은 한번 물면 안 놓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집념과 추진력이 대단한 분이셨다. 그런 DNA를 좀 물려받았는지 부당한 압력에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정당한 일일 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한 것은 민족 사학이라는 자부심이 작용했나.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 대상 1호'로 찍어 박근혜 정부가 만든 국정 역사교과서를 백지화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연구학교'로 지정되고 철회된 것도 한때의 소동으로 끝났다. 그런데 지난해 개편된 검정 역사 교과서 8종을 보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한 교과서는 우리 현대사 기술에서 '독재'라는 표현을 27회, 북한에 대해서는 한 번만 언급했다. 북한이 내놓은 주장 그대로 '유일(唯一) 체제'라고만 쓰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폭격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은 빠져있고, 북한 정권을 평화주의자로 비치게 해놓았다. 불과 3년밖에 안 지난 촛불 집회를 '21세기형 민주혁명'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마주 서서 웃고 있는 전면 사진도 나온다. 대신 보수 쪽 전직 대통령들은 수의 입은 모습도 실려있다. 국정 교과서가 나쁘다고 폐기했으면 더 좋은 교과서가 나와야 하지 않나. 이런 교과서를 만들려고 그 난리를 쳤는지. 겨우 고교교사 2인과 교수 1인이 집필자인 검정에 비해 국정은 27명의 전공 석학들이 역사·문화·경제 등 분야에 걸쳐 완벽한 교과서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이 국정교과서를 읽어 보았는지. 언제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맞짱 토론을 하고 싶다."▶당초 '국정화' 추진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국정역사 교과서의 등장은 좌편향 왜곡된 8종의 검정교과서의 문제점 때문이다. 본교는 검정과 국정을 비교 연구하는 연구학교를 신청했다. 그럼에도 국정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호도해 민노총과 전교조, 농민회와 장애인 단체까지 교장실에 난입하고 입학식까지 무산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합법적인 과정을 거친 학교의 선택에 대해 단 한 번의 토론도 없었고,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이란 절차를 외면하고 불법폭력으로 포기시키려 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었다. 건학이념을 구현하며 학교의 정당한 학사진행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경영자로서 당연한 선택을 했다."▶'문명고, 역사지키기 77일 백서'를 발간했는데."학교 경영의 책임자인 나는 분노를 참으면서 '광란의 77일'을 지켜봤다. 당시에 입만 벌리면 '법치'니 '민주적 절차'라고 떠들던 전교조·민노총 등의 세력이 학교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 그때 있었던 사실을 기록으로는 남겨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최근 발간한 '대통령과 쇠똥소령'이라는 책도 주목을 끄는데."청도군 운문면 방음동을 중심으로 농촌계몽운동을 처음 시작한 공로로 1968년 첫 5·16민족상을 받은 선친(홍영기 문명교육재단 설립자)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면서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해 봤다. 선친 쇠똥소령 홍영기는 평생을 국가와 사회를 1순위에 두고 사셨다. 선친의 활동상이 신문지상을 통해 널리 알려지며 KBS는 '인간승리' '기적은 없다' 등 수편의 다큐로 제작해 방영했다. 새마을지도자 연수원에서 성공사례도 여러 번 발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선친께 친서를 보내 격려해 주시기도 했다. 올해 97세인 모친은 선친을 내조하느라 정말 죽을 고생하셨다. 이런 과정을 더듬어 들어가다 보니 새마을운동의 역사에 오류가 발견되었다. 새마을운동 역사 연구를 하게 될 후학들이 이 책을 지침서로 삼기를 바란다."▶왜 그렇게 역사 문제에 천착하나."역사는 대한민국 정체성의 뿌리이기 때문이다."▶학교 재단 운영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개인과 국가의 정체성이 확고한 애국시민 양성이 목표다. 상대를 존중하고 불의에 항거할 줄 아는 정의로운 사람, 약속을 지키고 행동에 책임지는 사람으로 양성하고 싶다. 진학 성적도 중요하지만 학교 폭력이 없는 유기농 교육을 하는 학교가 목표다. 부수적으로는 경거망동 말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다. 사실 우리 학생들은 성적도 아주 괜찮은 편이다. 작년에도 서울대 둘이나 가고 올해도 하나 가고 카이스트·포스텍도 간다. 그래도 나는 학교에 오면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특별활동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동물원을 만들어서 닭도 키우고 토끼·개도 기르게 한다. 넓은 도서관에서 다양하고 많은 책을 볼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고르고, 수학여행도 직접 기획한다." (홍 이사장은 학생들의 원고를 묶어 발간한 교지 '문원'을 필자에게 건네며 자랑스러운 듯 흐뭇한 웃음을 던진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홍택정 이사장은?= △1946년 청도 출생 △마산고·영남대 졸업 △문명 중·고등학교 이사장(2008년부터 현재까지) △사립 경북법인협의회 회장(현) △국사문제연구소 이사(현)홍택정 문명중·고 이사장은 "정부가 사학을 왜 이렇게 천대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국 교육의 조강지처가 사학이다. 광복이 되고 나서 나라에 큰 기여를 했는데 그 조강지처를 버리려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란의 스위치] '국내 최고 癌 권위자' 박재갑 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 "팬데믹 시대…세포주은행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 근간 될 것"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을 지낸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의 명함은 '엣지'있다. 목을 꺾은 담배를 들고 있는 그의 캐리커처와 함께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 운동화 출근 생활 속 걷기 운동, 건강검진'이라는 글이 이름 위에 적혀 있다. 모든 국민의 '안녕'을 위해 헌신한 그의 평생을 엿볼 수 있다고나 할까. 여러 공직을 거쳐 2013년 서울대 의대 교수 32년을 정년퇴직한 후 현재는 생명과학 분야 연구개발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세포주를 국내외에 원활히 공급하는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유화, 민화, 서각, 판화, 전각, 조각, 도예, 서예 등을 두루 섭렵한 '취미 부자'로 살고 있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예술'은 그 수준이 아마추어의 경지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이사장을 최근 서울대병원 내에 있는 한국세포주은행에서 만나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 시대, 현대인의 열망인 '웰빙(Well-being)'에 대해 물었다.▶명함이 이색적이다."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모두 운동화 차림이다. 발이 편해야 몸이 제 역할을 다한다. 오래전부터 생활 속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자는 의미로 '운출생운(운동화 신고 출근하는 생활 속 걷기운동)'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건강 특히 각종 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국가적으로 담배의 제조 및 매매 금지가 시행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금연운동을 맹렬히 전개하고 있다. 그 내용을 명함에 담았다."▶활발한 신체 활동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제 전공인 대장암을 예로 들어보겠다. 예전엔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고기를 덜 먹고 섬유질 성분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그랬다. 하지만 요새는 콘셉트가 바뀌었다. 교과서에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체 활동 증진으로 돼 있다. 운동이 주요 질병을 얼마나 줄이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했더니 암 사망이 10% 줄고 심혈관·뇌혈관 질환이 20~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 어마어마한 숫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건강기능식품도 암 사망률을 1%라도 낮췄다고 공식적으로 증명된 게 없다. 또 어떤 비타민도 암 사망률을 낮췄다고 증명된 게 없다. 운동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전 세계 항암제 검사용 세포주 중 7.4% 공급분양 가능한 세포 종류는 글로벌 상위 5위 내제약·바이오벤처 등 생명과학 산업 성장 지원운동화 신고 하루 30분 이상 빨리 걷기만으로암 사망률 10%, 심·뇌혈관 질환 20~30% 감소너무 짜고 달지 않게…건강하려면 식사도 중용"▶운동을 어떻게 어느 정도 하면 될까."전문가 심포지엄에서 내린 결론인데, 운동화 신고 하루에 30분 이상만 빨리 걸으면 된다. 빨리 걷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만 그 사람이 약간 숨이 찰 정도, 그게 그 사람한테 빨리 걷는 걸음이다. 모든 운동의 장점이 거기 다 녹아 있다."▶'운출생운' 캠페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2010년 국립중앙의료원장 때 당시 우리 국민 5대 질병 사망률을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됐다. 모든 국민이 운동화를 신고 햇빛이 좋을 때 나가 30분 이상 빠른 걸음으로 걷는 생활을 일상화하면 질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건강하게 살려면 '너무'라는 글자를 피하는 게 좋다. 너무 짜지 않게, 너무 달지 않게, 너무 기름지지 않게, 너무 고기만 먹지 않게, 너무 채소만 먹지 않게. 식사는 중용이다. 극을 피한다면 건강에 좋다."▶금연운동에서 한 걸음 나아가 담배의 제조 및 매매 금지를 요구하고 있는데."담배를 파는 거 자체가 사기다. 담배 속에는 발암물질이 70종이나 들어 있다.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몸에 들어가서 내 몸의 유전자를 바꾸는 특징이 있다. 우리 몸의 유전자를 바꾸는 발암물질이 한 종만 검출돼도 난리인데 그렇게 많이 들어있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담배를 제조하고 팔게 하느냐 말이다. 국가적으로 담배의 제조 및 매매 금지가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 및 2대 원장을 역임하면서 TV나 각종 언론 매체에서 빈번하게 나오던 흡연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캠페인을 벌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다. 그리고 국가에서 해주는 건강검진만 꼬박꼬박 받으면 장수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이제 인류의 최대 적인 암을 정복한 나라라고 할 수 있나."현재 암 관리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다. 그러나 1995년 내가 서울대 암연구소장을 맡았을 당시 암 예방이나 치료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 그때 이미 미국은 암법, 일본은 암 극복 10개년 계획을 통해서 국가가 관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할 일은 바로 이거다 했다.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입안하고 국가암검진사업 확대와 암관리법 제정, 지역 암센터 설치 등 국내 암 치료 및 관리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데 앞장섰다. 그 후로 국립암센터 초대 및 2대 원장, 국립중앙의료원 초대 원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세포주 은행'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1982년 지도교수가 본인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 능력이 떨어졌다는 실험을 해보라 지시한 게 발단이 됐다. 그 과정에서 실험에 쓰이는 세포주가 모두 수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평생 세포주 개발을 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막상 연구에 들어가니 지도해줄 사람이 없었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우리가 은행 역할을 하는, 1991년에 한국세포주은행을 포함하는 비영리 공익법인 한국세포주연구재단을 만들었다. 이게 유엔 산하 WIPO(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세계지적재산권기구)로부터 '미생물 특허에 관한 부다페스트 조약상의 특허 미생물의 국제 기탁기관'으로 승인받았다. 현재 한국세포주은행이 제공하는 세포주가 전 세계 항암제 검사용 암 세포주 총 1천46종 중 7.4%에 해당하는 77종에 이른다. 분양 가능한 세포 종류는 글로벌 시장 상위 5번째 안에 든다. 생명과학 한다고 하는 제약회사, 식품회사, 바이오벤처할 거 없이 전부 우리한테 세포주를 가져간다."▶코로나 팬데믹으로 '세포주 은행'의 위상이 높아졌을 듯하다."좀 과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 마음속에는 생명산업계의 포항제철과 한국전력을 합한 것의 주식을 100% 다 가진 알부자라는 그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물론 밖으로 표시는 안 하지만 그만큼 속으로 흐뭇하다. 향후 이 세포주 은행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의 근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지금은 예술가로서의 활동이 활발한데."2011년 국립중앙의료원장 사표를 내니 아내가 '바쁘던 사람이 놀면 안 된다'며 취미활동을 권했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 당시 딸이 다니던 홍익대 평생교육원에 입학해 그림을 배웠다. 처음엔 유화를 그렸다. 이어 비단 채색·민화를 배우던 중 펜화와 펜담채의 세밀한 선에 매료됐다. 이것저것 관심 두고 배웠지만, 종래엔 자연에 가까워지는 게 순리인지 묵향 가득한 서예가 좋다. 서각도 너무 매력적이다. 남은 삶은 서예와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일평생 어려움 없이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한 것 같다."내 뜻대로 된 것보다는 주위 환경이나 주위의 권유나 부모님이나 여러 가지 주위 상황이 저를 만들어준 것 같다. 상주박씨인데 조선시대 사화로 멸문지화를 당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충청도로 이주했고 그 이후로 정치 쪽으로는 절대 가지 말라는 것이 집안의 불문율처럼 내려와 정주하게 됐다. 부모님은 늘 '이 자식아, 배곯지 않으려면 공부 열심히 해'했다. 한 번도 돈 벌어라, 성공해라, 출세해라, 이런 용어는 쓰신 적이 없다. 의대 가고 교수 되고, 국립암센터 원장·국립중앙의료원장에 이르는 과정도 비슷하다. 뭔가 되려고 안간힘을 쓴 적이 없고 그저 처한 환경 속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어려움에 처한 주변에 조언한다면."꿈보다 해몽이라고 아무리 나쁜 꿈을 꿔도 해몽을 잘하면 저는 좋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저라고 브레이크가 걸리고 안 되는 일이 왜 없겠나. 그러면 늘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해몽을 잘하면 어디나 천국이다' 스스로 주입한다. '평범하지만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라는 것은 진리다."<논설위원 yrlee@yeongnam.com>◆박재갑= 1948년 청주 출생, 경기고·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서울대 의대 교수(1981~2013년), 서울대 암연구소장, 국립암센터 초대 및 2대 원장, 아세아대장항문학회 회장, 국립중앙의료원 초대 원장 겸 이사회 의장, 세계대장외과학회 회장 등 역임. 국민훈장 무궁화장(2018), 한국세포주연구재단 이사장(현), 한국종교발전포럼 회장(현), 서울대 명예교수(현)오래전부터 '운출생운(운동화 신고 출근하는 생활 속 걷기운동)'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식사법과 관련해서는 "중용이 좋다"며 "너무 짜지 않게, 너무 달지 않게, 너무 기름지지 않게, 너무 고기만 먹지 않게, 너무 채소만 먹지 않게 극을 피한다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안문제연구소 자선경매행사 '비나리' 11일 오후 7시 온라인 진행
(사)치안문제연구소와 헌정회가 공동으로 여는 자선경매행사 '비나리'가 11일 오후 7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장기화로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보니 우리 주변을 돌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치안문제연구소는 이런 사각지대를 조금이라도 돌보는 차원에서 자선경매행사를 진행하여 특히 범죄피해자가족들을 돕는 행사를 열게 되었다. 가장먼저,미국 토론토에서 활동하며 야구의 본고장에서도 주가를 드높이고 있느 류현진선수가 동참의 뜻을 전해왔다.류현진선수는 본인이 직접입었던 유니폼과 모자,싸인볼등을 직접전해 주었으며 더불어 행사축하영상에서 자선행사의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되었으며 모쪼록 성황리에 행사가 마무리돼 범죄피해자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했다. 야구선수 이대호와 한동희는 야구배트와 싸인볼을 기부했으며 가수 김종서,조항조,한서경씨등도 본인들의 애장품을 전달했다.자세한 기부사항은 http://www.youtube.com/channel/UC6hqmQZWkbssjbaTEwHvAiA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사단법인 치안문제연구소는 1973년 경찰청산하의 사단법인으로서 금번 경매를 통한 수익금은 전액 경찰청을 통해 범죄피해자가족들에게 전달될예정이다. 문의 02 -333-5700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월요칼럼] 안철수의 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양강 구도를 흔들며 이번 대선에서 대체하기 힘든 상수가 됐다.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선 안 대표의 정치운명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일단 오는 14일 대선후보 등록일을 목전에 두고 윤 후보와 안 후보 측 사이 후보 단일화 관련 협상은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인다. 정권교체 여론이 꾸준히 과반을 기록한 가운데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은커녕 완주하겠다는 의지만 더 과시하고 있다. 안 후보에게 단일화는 뼈아픈 '실패의 기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단순히 '목소리'만 키우는 것으로 치부하기 어렵다.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충돌을 거듭한 끝에 출마를 포기한 적이 있다. 한때 모든 청년들의 희망으로,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간철수'라는 오명(汚名)을 얻었고 '철수(撤收) 정치'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 나선 안 후보는 석패하고도 오 후보 선거를 적극 지원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선거 때나 선거 뒤에나 안철수를 적극 끌어안지 않았다.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과정에서 안 후보를 철저하게 고립시켰다. 선거 이후 당권을 쥔 이준석 대표는 양당통합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대선전 합당이 무위로 돌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대선 도전에 나선 안 후보의 지지율이 5%대에 묶여있다가 극적으로 반등하게 된 것은 주지하다시피 국민의힘 당내 분란 등에 따른 '윤석열 대안 '효과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에서는 설 연휴를 전후해 윤 후보 쪽 상승 국면이 계속되면서 이른바 '안철수 고사 작전'을 통해서 사실상의 단일화 효과를 계속 작동하게 하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권교체 민심이 52%인데 윤석열 후보 지지도가 38% 전후에 머문다는 사실은 안 후보가 가진 충성도 높은 5%의 지지율의 가치를 키운다. 안 후보는 이준석 대표 등의 단일화 반대 목소리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비용을 언급하며 "보통 (단일화 논의의) 마지노선을 (선거) 40일 전으로 본다"라며 단일화 시한이 지났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후보등록일인 13~14일,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 그리고 사전투표일과 본투표일 등 아직 4번의 마지노선이 남아 있다.안 후보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정권교체의 주역으로 나서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됐든, 공동정부·협치 내각을 위한 협상이 됐든 명분 있는 '변화'를 주도해 주길 바란다. 불투명한 명분으로 대선 완주를 고집하거나, 별다른 명분 없이 '중도 사퇴'를 택하거나 할 경우, 어느 쪽이든 정계 퇴출 수순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 후보는 그동안 뿌리 깊은 양당 구도를 깨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노력의 의미가 적지 않지만, 계란으로 바위 깨려는 시도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안 후보가 바라는 대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보려면 안 후보가 국민의힘과 합당을 통해 힘을 키우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 이번에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의 바람을 수렴하면서 △DJP 연대를 벤치마킹한 공동정부 구성 △서울 종로 보궐선거 출마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분 확보 등 전략적 선택을 통해 실익을 얻기 바란다. 정권의 한 축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때 차차기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이영란의 스위치] '지방소멸대응특별법' 제정 앞장 강보영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장 "지방소멸 방지법은 대한민국 소멸 방지법…대선공약 포함 급선무"
강보영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 대표회장)이 오는 29일부터 취임 4년차 임기 마지막 해를 시작한다.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700만 대구·경북 출향 인사들의 모임. 그는 '코로나19사태' 때문에 보다 많은 고향민을 만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3년 오롯이 '턴어라운드'(Turn Around·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위한 여건을 만드는 데 바쳤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 특별법안(지방소멸 대응 특별법)' 제정을 위한 노력이 그것. 얼마 전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참석시킨 가운데 토론회를 열고 당선되면 지역소멸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강 회장을 지난 13일 서울 용산에 있는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지방소멸 대응 특별법 국회 통과'를 이뤄내고 그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데 올 한 해도 전방위 활동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양한 시도민 행사에 참석해보면 수도권에 있는 출향 인사 넘쳐나'지방소멸 심각성' 인식한 계기로 전국 향우회장단 만나 합심 제안 한국시도민연합 결성해 공동대응 의원 입법으로 특별법 국회 제출 본회의서 원안통과 최선 다할 것▶임기 마지막 해가 시작됐다. '임인년'을 맞는 소회가 남다르겠다."전임 류목기 회장을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임부회장을 맡아 시도민회와 연을 맺었다. 그러는 가운데 각종 시도민회 행사에 나가보면 서울·수도권에 있는 출향 인사들이 정말 많이 모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역에서 행사할 때보다 훨씬 많았다. '서울로 다 올라오는구나. 이거 참 사회적으로 문제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제가 류 회장의 뒤를 이어 제14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퇴직자들이라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후 3년 내내 이 문제에 천착했다. 올 상반기 내 지방소멸대응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싶다."▶지방인구 유출과 서울·수도권 비대화가 국가 최대 현안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 국토 면적의 7%에 불과한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50.2%가 살고 있다. 그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런 나라는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한국은 전체 인구 5천만명에 100만명 넘는 도시가 10개나 될 정도로 도시집중도가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대로 가면 영남과 호남, 특히 경북과 전남은 2040년 소멸한다. 강원·충청 등 다른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호남을 중심으로 전국의 비수도권이 적극 힘을 합해 지방소멸에 대응해야 한다."▶〈사〉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을 결성한 것도 그 연장선인가."그렇다. 서울에 결성되어 있는 전국 시도민회는 정치적으로 혹은 이념적으로 생각을 달리하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소멸 문제의 심각성은 모두가 공감하리라 생각했다. 2019년 1월 취임 후 전국 7개 도와 4개 광역시 향우회 회장단을 일일이 만나 힘을 합칠 것을 제안했다.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호응했다. 그래서 2019년 하반기 전격적으로 사단법인 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을 결성, 행정안전부 직할 법인으로 등록하고 광주전남향우회 회장과 더불어 대표회장을 공동으로 맡았다."▶구체적으로 어떻게 활동을 펼쳤나."문민정부(김영삼정부) 이후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저출산 대책, 전통시장 살리기, 농어촌 살리기 대책 등으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인구절벽은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으로 몰리는 인구 흐름을 끊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주는 한편 3년 동안 월 1회 이상 정기 모임을 갖고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해소해 지방으로 많은 사람이 내려가게 하려면 보다 실효성 있는 귀향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어떤 귀향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지방의 정주 인센티브와 놀거리,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지면 턴어라운드 운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우선 고향에 정착하는 개인에게는 소득지원을 하고, 지방 정착 기업에는 세제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저렴한 비용으로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손쉽게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중요하다. 특히 귀촌이 활성화되려면 의료시스템이 잘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는 의사와 간호사를 데려오려면 대도시보다 월급을 두 배나 더 줘야 하는 데 누진세까지 물어야 하는 형편이다. 대도시와 같은 조건으로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특별법을 의원입법으로 추진했는데."토론 과정에서 턴어라운드 운동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사업이 여러 영역에 걸쳐 있고 특정 지역과 연관된 만큼 정부 제안보다 의원 발의로 근거법을 만드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여당인 민주당 서영교, 야당에선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우리가 준비한 법안을 다듬어 대표 발의해 주었다. 올 2월에 상임위를 통과시키는 등 가능한 이른 시간 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도록 활동을 해나겠다."▶특별법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인데."법안이 여러 부처와 관련이 있어 통과까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국회 통과 과정 중에 손질 당해서 최종 법안이 통과되어도 지방에 별 도움이 안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도 있다. 어쨌든 우리는 서울시민이기도 하지만 사라져가는 고향과 줄어가는 대한민국의 인구에 대해 대응하려면 일단 지방소멸 대응법안 국회통과를 반드시 성사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대선에서 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역균형 개발 관련 법이야말로 줄어드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탈모 문제도 대선공약에 포함되었다고 하는데 지역소멸방지법이 대선 공약에 올라갔다는 소식은 아직 안 들린다. 누가 대선에 당선되더라도 꼭 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이미 제정된 지방균형발전법 등과 중복된다는 이야기도 나올 터인데."현재 법에 따라 설치되어 있는 지방관련 기관들이 실효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지방소멸대응법을 통과시키고, 그 법을 토대로 대통령 주관의 국가 중앙위원회(가칭)를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갖고 지방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 있어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해소해 나갈 수 있다. 지방 문제는 정부의 여러 부처와 관련된 만큼 지금과 같은 기구로는 정부와 조율할 때 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향후 계획이 있다면. "국회에 제출된 지방소멸대응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손질되어 알맹이가 빠지면 법안이 통과되어도 아무 의미가 없다. 대한민국시도민회연합 회장단은 이것을 막기 위해 다시 한번 역량을 결집할 것이다. 그리고 법이 통과되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아끼지 않겠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강보영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은 지방소멸대응법 제정과 관련 "대선에서 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역균형 개발 관련 법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이 대선 공약에 올라갔다는 소식은 아직 안 들린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월요칼럼] 역대급 혼탁 대선판…TK유권자라도 깨어있어야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3월9일 대통령선거와 6월1일 지방선거가 열리는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 이후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이끌어야 할 비상시국의 리더를 뽑아야 하는 중요한 선거이지만 정치혐오 현상이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릴 정도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본인과 가족의 신상 문제가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보와 보수 양단의 정치 유튜브 채널의 무차별 폭로 대리전도 한몫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국민의 힘에서는 당 대표와 낙선한 대선 당 경선 후보가 공개적으로 자당 후보를 연일 공격하는 이상한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 무엇이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대선'이다.'묻지마 폭로전' 속에서 대선 후보의 지지율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보름 전에만 해도 윤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서갔으나, 연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 텃밭인 TK에서도 윤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아예 TK에서 '야당 후보 교체' 여론이 가장 높게 나오기도 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 이상인데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으로선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국민의힘은 크게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대구·경북이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되도록 표를 몰아준 것은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도하라는 것이었다. 결코 그 힘을 바탕으로 대선후보 및 측근들과 파워게임을 벌이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계속해서 선대위 해체라는 무리한 주장을 이어가면서 자당 후보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저런 문제가 터져도 여당 후보를 공격하는 일에는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정치를 잘 모르는 선남선녀들조차도 '이 후보가 민주당이 심어둔 X맨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의문을 던지겠는가.모두 중앙선대위 자리 한 자리씩을 차지한 지역의 의원들이 자기 선거처럼 지역구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얼마 전 이재명 후보의 '매타버스'가 경북을 찾았을 때 안동시의회 김호석 의장, 영주시의회 이재형 의원 등 경북지역 무소속 전·현직 지방의원 38명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재명 후보를 자신들의 지도자감이라고 진정으로 믿고 지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 보수 성향으로, 자신들이 속한 지역의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 표시다. 눈앞 집토끼를 놓치면서 어떻게 지난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대구·경북의 선거율 80% 지지율 80%를 재연해 낸다는 것인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이 이재명 후보의 말대로 격전지가 된다면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다.새해 우리 지역민들이 완수해야 할 가장 큰 사명은 이 나라 정치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다해온 TK정치를 올곧게 세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유권자들이 오롯이 깨어 있어야 한다. 대구·경북의 유권자와 국민의힘 당원들은 정권 교체를 목표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 당 대표를 만들어냈을 만큼 전략적으로 진화했다. 대선을 두 달 남짓 남긴 지금 다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더 늦기 전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TK 특단대책을 내놓고 지역민의 마음을 다시 사길 바란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현역 장군, 리더십에 관한 번역책 출간
야만스러운 부족 훈족(The Hun)을 통일시키며 로마 제국을 위협에 떨게 만든 흉노의 왕, '아틸라'의 리더십을 추적한 번역서가 현역 장성에 의해 출간돼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 계성고를 졸업하고 육사에 진학해 46기로 임관한 뒤 27사단을 시작으로 전후방, 작전사, 육군본부 및 합동참모본부 등의 지휘관을 거쳐 현재 합동참모본부 사이버·지휘통신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원태 장군(육군 준장)이 그 역자. 김 장군은 "매일 아침 영어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군사 자료를 조금씩 번역하던 도중, 미 합참(SEAC)의 리더십 추천도서 목록 1호가 '흉노의 왕, 아틸라 - 리더십의 비밀'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의아한 생각에서 원서를 구입하게 되었다"며 "읽어나갈수록 아주 간결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리더십의 틀을 설명한 점에 매료되었다"라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미군의 대부분은 알지만, 한국군의 대부분은 잘 모르는 인물이 바로 '아틸라'"라며 "어느 날 문득 들었던 명언 한 구절, 누군가가 얘기해 준 마음에 새길 만한 조언 한 구절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군 후배들이 '아틸라'에게 영감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 장군이 바쁜 군 생활 속에서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중국 최고의 병법서로, '손자병법' 등이 포함된 '무경칠서(武經七書)' 7권을 한자사전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해 냈다. 소령이었던 2003년 한 강연에서 처음 이 책을 접하고 '현역 군인으로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 12년 동안 일일이 한자사전에서 글자를 찾고 해석문을 정리했다고 한다. 한학 전공자가 아닌 군인이 틈틈이 시간을 내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무경칠서' 7권을 번역·출간하자 국방일보가 대서특필하면서 '철저한 군인 정신으로 무장된 집념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흉노의 왕, 아틸라 - 리더십의 비밀'과 '무경칠서(武經七書)' 7권을 번역·출간한 김원태 장군.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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