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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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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TK 대선 기상도
흔히들 정치를 살아있는 생물이라 하고, 특히 한국의 정치는 예측하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정치 환경이 변화무쌍하고 민심(여론)의 기류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그만큼 짐작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리라. 20여년 여의도 정치를 취재하면서 대통령선거를 불과 9개월 남겨둔 요즘처럼 그 말에 공감 가는 때가 많지 않았다. 정치권의 대선 풍향계가 요동치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도 목도하게 된다. 여야 진영의 모든 후보와 그를 돕는 이들은 부디 백범 김구 선생의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를 늘 유념하시길.되돌아보면 야권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민 밉상에 '인물난'을 고민했는데 지금은 표정이 많이 폈다. 오랜 패배의식을 떨쳐내고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에 전율을 느낀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이기고 전당대회에서 극적인 '이준석 현상'을 만들어낸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이준석 당대표'의 등장은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혁명적인 사건이다.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의 '선수교체' 요구에 호응한 대구경북지역 국민의힘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호사가들은 소신투표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의 유권자들의 변화로 읽는다. 호남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전략적 투표가 영남에서도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일면 타당한 분석이다. 보다 분명한 것은 탈원전과 부동산 문제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내로남불, 위선, 편가르기에 대한 심판을 MZ세대와 지역 유권자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그렇다면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탄생시킨 '이준석 현상'이 세대교체를 넘어 정권교체까지 가져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여러 작품에서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준 김진명 작가는 차기 대선에서 보수 우파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여당이 입법·사법·행정을 일방 독주하는 것을 국민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킹메이커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우파 승리 가능성이 70%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대선의 박근혜-문재인 대결에 이어 이번 선거는 유례없는 진영 간 대결이 될 것으로 정치평론가들은 보고 있다. 중간지대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준석 현상에 힘입어 꼰대 이미지를 벗고 유능한 개혁 정당 이미지를 갖춰가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 보수 우파가 한층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대선전은 지뢰밭 속에서 달리는 경기다. 어디서 무엇이 터져 방향을 바꿀지는 아무도 모른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안동 출신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도지사가 출마 선언을 하고 곧바로 고향을 찾았는데 TK 유권자들을 흔들어 놓기 위한 방편이다. 이 대목에서 다시 한 번 TK 유권자들의 선구안에 기대를 걸게 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후보군으로는 '장외 최대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당내 윤희숙 의원 등이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과 기대로 정권 교체 열망을 이뤄낼지 주목된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이영란의 스위치] 이주강 前 한국서각협회 이사장, "서각은 무상무념의 종합예술…평정심으로 칼 들고 각에 임해야"
미목 이주강(전 한국서각협회 이사장) 서각가는 전통 속에서 분명히 살아 있으나, 나무에 뭔가를 새기는 기능 정도로 취급받으며 존재감이 없던 서각(書刻)을 예술영역으로 당당히 대접받게 만든 서각계의 최고 원로다. 1960년대 효성여대 학보사를 거쳐 영남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하다 육아를 위해 퇴사한 이 전 이사장은 10여 년의 경력단절 끝에 서예를 배우며 각(刻)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많은 이의 편견으로 냉대를 받았지만, 함께 시작한 동료와 함께 서각(書刻)이라는 용어를 세우는 등 40여 년간 쉬지 않고 실력을 연마하고, 제자들을 정성으로 길러내 뭇사람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이 전 이사장이 구심점이 된 대구·경북 서각계는 회원 수와 실력면에서 타 지역을 압도하면서 대한민국 서각계를 주도하고 있다. 서울 수운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서각대전 심사장을 찾은 이 전 이사장을 5일 인터뷰하고, e메일·전화통화 등을 통해 보충했다.서체·목재 등 선택에 '고뇌의 시간'옛 현판 보수·복원하고 목판 재현도30대 중반에 서예 배우며 서각 심취천대·수모 감내하며 40여년간 외길기능서각 편견 딛고 예술 인정받아전통 계승과 대중화에 최선 다할 것▶서각은 어떤 예술인가."서각이란 '글씨를 새긴다'는 뜻으로 활자가 생기기 전부터 나무나 돌, 거북의 등, 동물의 뼈 등에 새겨 보존되고 이어져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은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 민족과 선조들의 얼이 깃든 궁궐·사찰, 전국에 산재한 서원의 현판과 편액·주련 등을 보수 복원하고, 삼국유사나 팔만대장경 등을 목판으로 재현시키는 등으로 전통서각의 맥을 잇고 있다. 요즘은 순수서예나 서각의 흐름을 과감히 탈피하고 글씨와 각을 조형적으로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현대서각 인구도 많이 늘고 있다."▶어떻게 입문했나."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던 30대 중반쯤에 서예학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초등생 아들과 함께 계헌 이상태 선생 문하에서 서예를 하면서 서각을 접했는데 마치 '신세계'를 본 듯 심취하게 되었다. 서각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는데 계헌 선생이 홀연히 사라지셨다. 서각에 대한 갈증으로 수소문 끝에 청사 안광석 선생을 만나게 되었고, 다년간 서울을 오가며 전통 서각의 진수를 오롯이 사사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1979년 미목서각연구실을 개원했다. 작업공간을 마련하려고 연구실을 열었는데 작품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밀려들었다."▶어떤 매력에 끌렸나."서각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을 못한다. 전각이 서예의 꽃이듯 서각은 전각을 포함한 종합예술이다. 그냥 글씨를 새기는 것이 아니다. 서각을 하기 위해 먼저 하고자 하는 작품내용을 선택하고 자전을 참고해 서체를 정한 후 배자(配字)하여 글씨를 쓴다. 그리고는 어울리는 목재에다 각을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준비하는 동안 많은 고뇌와 시간과 노력이 더해진다. 하지만 몰입하는 동안은 아무 생각도 없고 심지어 배가 고픈 줄도 모른다. 한자리에 앉아 한 작품을 하기 위해 몇 날을 매달린다. 그런데도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으로 일을 하다 보면 즐겁고 행복하다. 어떤 이는 서각을 노동이라 여긴다. 왜 이리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묻는데 그럴 땐 그저 웃음으로 답한다."▶자신의 서각작품 특징을 설명하면."자필 자각으로 주로 갑골문·전서 등을 작품화해왔다. 암각화에 새겨진 갑골문은 서각의 근본이 되는 각본으로 서각인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내 작품이 고급지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데 그것은 채색 방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구리(銅)를 부식시켜서 나무채색에 쓰는 데 나만의 세계가 있다. 한 작품에 세 가지 이상의 색깔을 쓰지 않으면서 다른 곳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나무 채색 과정에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시골에 사니까 가능할 수도 있다. 채색할 때 온도 습도 조절이 매우 중요한데 천연염색하듯 시간과 공을 들인다."▶서각이 예술 영역으로 자리잡기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서각은 오랫동안 한낱 기능으로만 치부되었다. 정말 좋아하는 서각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해 많은 수모와 서러움을 감내해야 했다. 기능서각이 예술작품으로 인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일념으로 작업했다. 1985년에 미목서각회를 설립하고 창립기념일 전후 격년제로 전람회를 하고 있다. 1992년에는 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에서 개최하는 서예대전(제12회)에서 전국에선 처음으로 서각 공모전이 개최되었다. 이후 각 공모전에 서각이 확산했다. 계명대 미술대학 서예과에서 서각특강을 시작으로 1997년 대구예술대 서예과에서 전국에서 최초로 학점이 인정된 서각을 강의했다.(1997~2009) 그러나 불행하게도 전국의 각 대학에서 서예과가 폐과되면서 대학교에서의 서각 강의는 끝났다. 하지만 각 대학 사회교육원과 문화단체 등에서는 서각학습이 꾸준히 이어지고 서각 수준도 향상되고 있다."▶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한 번은 대학원 은사였던 서경보 선생에게 각을 하기 위해 어려운 한자문장 공부를 청했더니 천민이 하는 것이라며 "대학에서 강의를 줄 것이니 그만두라"고 했다.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인 남편은 "여자는 살림이나 잘하면 된다. 취미로 헬스 클럽을 다니라"며 처음부터 반대했다. 오기가 났다. 혹시 책이라도 잡힐까 빈틈없이 살림하면서 회원들과 작품을 열심히 했다. 미목서각회원전을 처음으로 1987년 대구백화점 전시실에서 열어 빅히트를 쳤다. 이문열 소설가 등 많은 유명인이 대구까지 관람 오니 대구백화점 측에서 전시회를 1주일 연장할 정도였다. 그제야 서각 입문을 반대했던 은사인 서경보·심재완 박사가 "자네에게 졌네"하셨고 이후 많이 도와주었다. 반대했던 남편은 서예·서각의 동반자가 되어 함께 길을 걸어오고 있다."▶대구에 있으며 전국 조직을 관할하는 한국서각협회 이사장 활동도 했는데."자리 욕심이 없는데 떠밀리다시피해서 출마했다. 심부름꾼이다 생각하고 봉사했다. 협회의 묵은 난제를 해결하고 단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대구 출신인 후임 이사장이 훌륭하게 일을 해주고 있다."▶각(刻)이 격리가 많은 코로나 시대 특히 좋은 예술인 것 같다."그렇다. 서각은 '도(道)'라고 규정할 수 있다. 서각가의 손을 거치면 쓸모없는 나무도 예술품으로 되살아난다. 평정심으로 칼을 들고 나무를 대하고, 각에 임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을 늘 체험하고 있다. 지금 내 나이 팔십을 바라보는데 친구 대부분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고, 심심하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것이 없다. 서각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앞으로의 계획은."내 인생의 절반 이상을 무상무념의 서각에 빠져 살았다. 그러나 남은 세월도 서각 속에 묻혀 살고 싶다. 서각은 평면적인 서예보다 입체감이 있고, 또 다양한 색상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미술적인 요소, 회화에서 느끼지 못하는 설치작업까지 가능해 독자적인 예술의 한 장르로 독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중독성 습관으로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오늘도 책을 본다. 자전을 뒤적이고 집자하고 붓을 잡고 각도를 잡는다. 우리 전통 서각의 소중함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한편 서각의 대중화를 위해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이주강 서각가= △1943년 대구 출생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미목서각연구실 대표(현) △대한민국 서각대전 초대작가 심사 운영위원장 △국제각자연맹 부회장 △국제각자예술공모대전 초대작가 심사 운영위원장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 심사위원장 ◇주요 작품=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와 해인사 성보박물관 대비로전 등의 현판·주련 약 50점 △달구벌대종 현판, 사천시민대종각 상량문 △박정희 대통령 생가 현판 △동화사 파계사 성전암 현판 및 주련 다수 △삼성현 역사문화공원 역사문화관 내 '원효불기'미목 이주강 서각가는 "편견으로 냉대 받던 서각이 꾸준한 학습과 실기를 통해 차츰 인정받게 되었다"며 "앞으로 서각문화재 보수 복원 제작을 위한 국가공인 자격증을 인정받고 관리하는 업무를 위탁받음으로써 서각이 한층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요칼럼] 최재형 감사원장도 '별의 순간' 잡나
신·구 세력 간 '혈투'양상을 보이면서 유례없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차기대선 관리를 맡을 당 대표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더불어 최재형 감사원장을 대선주자로 언급하고 나섰다. 현직 감사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최재형 대망론'이 부상하는 이유는 현 정권과의 갈등 속에 대권 1위 주자로 등극한 윤 전 검찰총장과 닮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정권의 압박 속에서도 월성 1호기 사건을 원칙대로 감사하고 친정권 인사에 대한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하는 등 야권 대선 주자로서 기본을 갖췄다는 평가다. 게다가 고교 시절 장애인 친구를 업어서 등교시키며 함께 서울대에 입학해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사연, 두 딸을 키우면서 두 아들을 입양해서 키운 일화, '대한해협 전투'를 승리로 이끈 최영섭(예비역)대령의 아들로 군 복무를 충실히 해냈다는 점 등에서 보듯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를 실천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키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관련 수사와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로 국민의힘 진영을 초토화시키다시피했다는 점에서 야권지지자들 사이에서 최 원장 차출론이 한층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정중동 행보를 해온 최 원장도 최근 들어 미세하게 움직이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에 의해 대선 주자로 부상한 데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언론을 향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치입문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음으로써 대선등판론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 최 원장의 자서전 발간도 추진되고 있다는 후문이다.만약 그가 대선 출마에 생각이 있다면 감사원장을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는 것이 맞다. 감사원장의 자리가 엄정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오해와 공방에 휩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차기 대선 캘린더를 감안해도 시간이 많지 않다. 최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대선(내년 3월9일) 90일 전인 12월9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최 원장 임기는 내년 1월1일까지다. 국민의힘은 11월9일까지 대선 후보를 뽑기로 한 만큼 경선 일정은 8~9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수사에 근거 자료를 제공한 최 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최 원장이 거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외부적인 상황이 주어지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킹 메이커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별의 순간'이라는 것은 사실은 순간 포착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는 여권의 움직임에 반발해 직을 던지고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김진명 작가는 차기 대선은 진영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많은 보수우파 지지자들은 최 원장이 자유민주 진영을 위해 '별의 순간'을 잡을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이영란의 스위치] 정은경에게 자리 물려주고 대학 돌아간 정기석 前 질병관리본부장 "정부의 코로나 대처 점수는..."
박근혜정부 마지막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종식과 관련,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다"며 국제 공조와 협력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대구 출신인 정 교수는 2016년 초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창궐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후속대책 마련을 위해 발탁했던 호흡기질환 권위자. 취임 후 감염병 대응체계 정비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던 중 박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이후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사직을 요구받았다. 1년6개월 정도 일하고 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는 대학으로 돌아갔다.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정 교수를 지난달 20일과 지난 21일 두 차례 서울시내에서 인터뷰했다.비수도권에 공공의대 세워도환자 따라 의사도 서울 갈 것코로나 백신 확보 제때 못해文정부 방역정책 중대한 실패접종 초기 65세이상 보류시켜AZ 불신 촉발 결정적 계기로▶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대처를 평가하면 몇 점이나 될까."10점 만점으로 보면 5점 정도."▶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가."가장 큰 문제는 방역정책에 정치적 고려를 지나치게 한 것이다. 발생 초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3개월만 막았더라면 대만·베트남 등과 같이 청정한 국가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천800여명의 사망자를 내는 희생과 관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국제관계는 수시로 변하고, 또 그런 관계를 수시로 변화시키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므로 3개월 후 입국재개하고, 그간의 마찰은 외교로 푸는 것이 바람직했다. 2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 소비쿠폰 발행, 광복절 임시공휴일 등으로 사람 간 접촉을 촉진한 것, 3차 유행 전에도 다시 소비 쿠폰 발행으로 잘못된 메시지를 국민께 전달한 것, 방역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질병관리본부(청)에 일임하지 않은 것, 백신 확보를 제때 못한 것은 중대한 정책 실패다. 한마디로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국제 정세에 어두워서 생긴 일이다."▶잘한 것은."'3T 대응 즉 Test(진단)·Trace(역학조사)·Treatment(환자관리)'로 이어지는 초기 대응은 K-방역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모든 국민이 일상을 되찾는 시기를 언제로 전망하나. "이르면 내년 봄. 그 이유는 11월 말 70% 접종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겨울철 발생하는 각종 감염병과의 혼선을 빚지 않기 위해, 또 변이 바이러스 출연 및 대처, 70% 달성 미비 등을 고려해서 예상하는 것이다. 마스크 벗는 것은 백신 맞은 사람들끼리는 좀 더 이른 시기에 가능하리라고 본다."▶백신접종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잘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효능이 우수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부작용, 사망 보도가 매우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정부가 관리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개인은 미디어로 접종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어 거의 모든 환자가 의사들에게 백신 접종 여부를 문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을 맞을지 말지 망설임이 매우 높은 상태라 걱정스럽다."▶접종 대상 순위 설정이 잘못되었다는 지적도 있는데."순위설정은 잘못된 수준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안전성이 확실한데도 효능에 의문을 가지고 초기에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보류한 것은 매우 안타깝다. 그때야말로 정무적 감각이 필요했을 시기였다. 접종 보류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신이 싹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그동안 메르스·사스 등 전염병이 계속 이어졌는데. "사스(2003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를 경험하면서 가장 큰 수확은 우리 국민의 감염병에 대한 인식 개선, 개인정보 보호보다 집단의 감염병 억제가 더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점이다. 아울러 질본의 대비태세 강화 등으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대한 문화적, 제도적, 기술적 준비가 잘 되어있었다고 본다."▶코로나19 종식이란 말은 끝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과학계가 코로나19에 대해 파악한 것은 지난 1년 동안의 경험 축적이 전부다. 코로나19 기원설을 두고 의과학계에서는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된 수많은 감염병 중 한 가지로 보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특정 나라가 코로나19를 극복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국제 공조와 협력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들 중 몇몇은 자신의 병상 일기를 꼼꼼히 적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국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과학적 접근'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에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가장 큰 숙제로 보고 있는데."지역 간 의료 불균형은 실제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북대병원에 있는 의료진의 실력이 서울대병원보다 못한 분야는 거의 없다. 일부 분야는 더 우수할 수도. 그런데도 무조건 서울로 서울로 가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 보장 비율을 올리면서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의 전체 의료진이 모두 대구에 가서 병원을 하나 세우더라도, 10년, 20년이 지나면 대구 사람들은 또다시 서울로 갈 것이다. 유능한 의료진이 서울로 가는 이유는 각 지역에서 보람을 못 찾는 것도 큰 이유다. 어렵게 진단한 후 본격적인 치료를 하려하면 서울로 가겠다고 할 때 맥이 빠지는 환경에서는 보람을 찾기 힘들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응급질환에 대한 치료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문제를 일소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은 불가능하다. 다만 최대한 노력은 계속해야 하겠다."▶포항은 포스텍 내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도시 활성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다."포스코에 연구중심의대 설립은 매우 필요한 듯하다. 다만 연구만 하는 의대란 있을 수 없다. 의대는 진료, 연구, 교육의 3륜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발전한다. 지금처럼 환자가 서울로 대구로 가버리는 포항에서 임상 경험이 필요한 연구중심 병원은 효율이 떨어진다. 환자와 상관없는 연구는 의대외 타 대학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 포항으로 간 수도권 인재들은 (수련을)마치고 나면 다시 수도권으로 복귀할 것이다. 실제 경제적 이득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모든 세대를 막론하고 웰빙, 힐링, 건강이 화두다. 100세 시대 세대별 건강관리 비법은."20세 이하는 소아 비만 방지, 건전한 정신 건강, 신체 활동 증대로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30대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길들여서 평생 습관으로 고착시켜야 한다. 40·50대라면 만성질환이 생기는 생애 전환기에 접어들므로 정기검진, 적극적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60대 이상은 자신의 병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만성질환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체력관리가 더 중요하다. 여기에 성인용 백신을 신경 써서 접종할 것을 권한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정기석 교수= △1958년 대구 출생, 경북고·서울의대 졸업, 서울대대학원 의학박사(내과학) △한림대성심병원장·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의료원장 역임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현).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학회지(TRD) 편집위원장, 2022년 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 서울대회 회장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신의 건강관리 노하우와 관련해 우선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려고 한다면서 화내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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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까지 전공의 복귀해야"…전문의 취득 늦어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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