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이영란 기자
전체기사
[월요칼럼]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정치
우리 국민이 갖는 정치판에 대한 실망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의 그 모습은 정말로 후진국 뒷골목 수준이다. 경제적으로 세계 1등 국가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기업가들에 투자를 읍소할 정도이고, 문화는 세계를 펄펄 나는데 정치판과 그 주변은 여전히 수준 낮은 무리만 득실거리는 것인지.정기국회 기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한주 내내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과 뉴욕 방문에서 터져 나온 '비속어 발언'과 조문외교 논란 공방으로 보냈다.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나오며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발언의 진실 여부가 정치권의 핫 이슈가 된 것. 국가원수가 정말로 '××들'이라는 용어를 썼다면 바람직하진 않다. '××들'이 대통령에게 기대되는 품격있는 용어는 아니지 않는가. 전체 발언의 진실 여부 규명은 차치하고, 윤 대통령이 이번을 계기로 오랜 세월 입에 밴 검사의 말을 버리고 살짝 돌려서 말하는 외교적 수사를 체화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도어스테핑 등에서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말' 때문에 지지율 하락을 겪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그렇다고 민주당이 사소한 실수를 말꼬리 잡듯 오래 붙잡고 늘어지는 것은 국익을 해치는 일이다. 특히 외교 안보 문제와 연관해서는. 10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한, 한 번도 없었던 세기의 장례식에서 일어난 윤 대통령의 조문 차질은 '아쉽다'라고 표현하면 될 가십성 사건인데 '외교 참사'로 키우는 것은 너무 과해서 되레 민망할 정도이다.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도 밀어붙이고 있다. 진보 성향인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현재 정치는 국적을 포기하고 당적을 중요시하는 패거리 정치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패거리 정치를 또다시 폭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해 '이재명 대표의 각종 사법 리스크 방어에 올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당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당에 힘이 실릴 리가 없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열쇠를 쥐고 있는 여야 정치권이 대통령 부부의 사소한 실수와 옷차림에 집중하고,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한국경제는 물가, 환율, 금리가 동시에 치솟는 '3고(高)'로 신음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등 외교 안보는 여전한 난제이다. 이런 엄중한 시점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벌어지는 공방이 가치 있다고 보는 국민이 누가 있을까. 먹고 사는 문제, 더 크고 명분 있는 어젠다를 두고 경쟁에 나서길 바란다. 지도자의 역량 확보와 미래에 대한 정치권의 진중한 고민과 통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대한민국 공헌대상' 봉사부문 대상
'고래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이종선 젠텍스 대표가 '제4회 대한민국 공헌대상' 봉사 부문 대상자로 선정돼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수상한다. '세계청년리더총연맹'이 제정한 이 상은 과학, 입법, 봉사 등 총 10개 부문이다. 이 대표는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단지에 본사와 사업장을 두고 섬유제품을 전문으로 개발·생산하고 있다. 해인복지재단·보광명장학재단을 지원하는 등 나눔 생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홀몸 노인을 돕는 '신나는 봉사대' 조직을 주도했다. 한편 이 대표는 그림 공부에도 도전해 대구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대상(202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수채화 분야 우수상(2019년)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늘 겸손한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앞으로 '신나는 봉사대'를 더 키워서 대구경북지역에 (사람들의) 손이 안 닿은 곳을 찾아 열심히 봉사하러 다니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이종선1
[이영란의 스위치] '디자인계의 BTS' 극찬 받는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 "아르떼뮤지엄 2호점 경주에 설립하려 했지만 아쉽게 거절 당해"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LED 전광판에 '파도(WAVE)' 영상을 전시하고, 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초대형 폭포 'Waterfall-NYC'와 물로 만들어진 고래 형상의 퍼블릭 미디어아트 'Whale #2'를 올려 '디자인계의 BTS'라는 극찬을 들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는 영주 출신이다. 그는 영주 대영고와 서울대 경제학부를 거쳐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하다가 2007년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면서 디스트릭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우여곡절 끝에 30대 중반에 자본잠식 상태의 회사를 떠맡게 된 그는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오랜 적자의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켰다. 불과 1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작년 초만 해도 직원들 봉급 줄 걱정을 해야 했던 그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가능하다니"라며 스스로도 놀라는 눈치이다.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등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고 있는 불혹을 갓 넘긴 이성호(42) 대표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본사 대표실에서 만났다.▶'디스트릭트'를 간단히 소개하면. "2004년에 설립한 회사다. 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 회사다. 2007년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면서 디스트릭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09년 군 복무가 끝났지만, 입대 전 다녔던 삼일회계법인에 돌아가지 않고 디스트릭트에 남았다. 당시 이 회사의 사업인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이라는 아이템에 관심 있었고, 일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역량이 마음에 들었다. 입사 하자마자 회사가 어려워졌다. 2015년부터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당시 디자이너 출신이었던 회사 공동창업주들이 2016년 대표이사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회사가 살아났다. 사실 30대 중반에 회사 대표가 됐지만 회사 재정 상태가 직원 봉급 주기도 빠듯할 정도였다. 기업으로부터 주문이 없을 때는 매출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기술력이 있어도,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되려면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사업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로 사업을 넓힐 수 있는 접점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우리 기술력과 브랜드를 세계에 알려야 된다고 판단했다. 아르떼뮤지엄 개관을 추진했다. 이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한때 봉급 주기도 힘들 정도로 위기변화 모색하다 아르떼뮤지엄 탄생코로나에 막혀 해외로 못간 사람들제주도 몰리며 사업 터닝포인트 돼타임스스퀘어 영상 후 세계적 주목현재 글로벌社 디지털 영상도 제작"▶2020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등장한 파도와 지난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등장한 102.5m의 대형폭포, 그리고 물로 만든 고래 영상은 큰 화제를 모았다."우리 회사를 국내외에 알린 계기가 됐다. 시연 이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우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다수의 세계적인 회사와 계약을 체결, 해당 브랜드를 광고하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아르떼뮤지엄 제주 등 상설 전시장도 여러 개 오픈시켰는데. "코로나 초기에는 팬데믹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됐다. 해외 관광길이 막히자,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뮤지엄 관람객이 늘기 시작했다. 꽃, 폭포, 정글, 파도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콘텐츠도 팬데믹으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점차 입소문을 탔고, 매출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여수, 12월 강릉에서도 각각 문을 열었다. 여수는 하루 평균 1천400명 이상, 강릉은 3천100명 이상, 제주는 2천500명 이상이 계속 오고 계신다. 8월 말까지 총 관객이 3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지막으로 2023년 '아르떼뮤지엄 부산'을 개관하기 위해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향인 경북에 상설 전시장이 한 곳도 설치되지 않아 아쉽다."사실은 제주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뒤 두 번째는 경주에 뮤지엄을 열 계획이었다. 보문단지 주변과 경주문화엑스포의 넓은 빈 공간이 최적지라고 보고 관계자들을 접촉했다. 그런데 모두 다 거절당했다. 아쉽고 당혹스러웠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여수·강릉·부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강릉은 시장께서 직접 회사를 방문해 유치 의사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었다.""유교·선비 등 지역문화 재가공 없이그 자체로 앞세우면 사람 끌기 어려워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서 보는 노을 등젊은 층에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름다운 포인트 알릴 방법 찾았으면"▶디지털아트가 세계인을 사로잡는 또 한 분야의 K컬처가 되겠다. "홍콩을 시작으로 향후 5년 이내 전세계 주요 도시에 30여 개의 아르떼뮤지엄을 설립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뉴욕, 중국 청두와 선전 등이 내년 아르떼뮤지엄 설립 후보지이다. 해외에서 전시의 콘텐츠 티켓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 사업 중에 하나로도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가 문화와 관광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데 조언할 게 많을 듯하다. "영주가 제 고향인데 유교·선비 문화 이런 것을 재가공 없이 그 자체로 앞세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것은 젊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소재는 아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 인성 교육을 위해서 손잡고 데리고 갈 순 있겠지만 사람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사진 찍을 수 있을 만한 곳에 많이 간다. 아르떼뮤지엄이 잘 되는 이유도 거기 가서 사람들이 가상의 자연을 보면서 안식을 얻는 목적도 있긴 하겠지만, 사실 멋진 사진들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석사의 무량수전 앞에서 보는 노을 등 아름다운 포인트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면 좋겠다."▶이 대표의 고향인 영주를 포함해 지방 소도시가 소멸 위기에 처했다. "좋은 대학은 대부분 도시에 있으니까 그냥 다들 때가 되면 영주를 떠난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남아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좋은 대학 나오는 게 인생 최고의 솔루션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좋은 대학이라고 남들이 얘기하는 데 가서 생활을 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영주에 있어도 정말 재능이 있고 끼 있는 유튜버는 서울 좋은 대학 나온 샐러리맨보다 훨씬 행복하고 돈 많이 벌고 살 수 있지 않나. 세상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지방에 사는 것도, 그리고 좋은 대학에 가지 않아도 기회를 평등하게 가져갈 수 있을 만한 길이 많이 열렸다."▶아들에게 좋은 대학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나. "첫째가 지금 7살인데 그 애가 대학 갈 때쯤이 되면 좋은 학교 나온 거가 정말로 별 의미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직업이라는 것도 그렇다. 앞으로는 어떻게 자라왔는가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학교를 통해서만 사람이 성장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사실 학교 안 가도 성장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 후배들에게 도시에 가야지만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도시든 지방이든 더 중요한 거는 결국 본인이 내적으로 얼마만큼 잘 성장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어렵게 공인회계사가 됐는데 보장된 길을 걷지 않았다. 다른 선택을 하게 될 때 그 기준이 있었나."직감에 많이 의존했던 것 같다. 논리적인 것, 남이 얘기하는 거 들으면 판단이 어렵다."▶앞으로 계획은."아르떼뮤지엄을 해외 주요 도시에 확산하는 것만으로도 회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우선 그걸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를 잘 만드는 역량만 있으면 사업의 기회는 굉장히 무궁무진하다. 5년 후는 5천억원 매출을 예상한다. 3, 4년 뒤에는 국내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도 안 될 것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해 글로벌기업으로 키우겠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이성호 대표=△1980년 영주출생 △영주 대영고, 서울대 경제학부, 서울대 대학원 석사 입학(제적) △삼일회계법인, 디스트릭트코리아 대표이사(현), 공인회계사(현)지난 2년간 제주, 여수, 강릉에 아르떼뮤지엄을 설립해 자본잠식 상태이던 회사를 일거에 일으켜 세운 이성호 디스트릭트대표는 경북의 관광지에 상설 전시장이 한 곳도 없어 아쉽다는 지적을 받자 "제주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뒤 두 번째 뮤지엄을 경주 보문단지 주변과 경주문화엑스포 공간에 설립하려고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거절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영란의 스위치] 정치입문 10년…보수정당 대표 꿈꾸는 안철수 의원 "2024년 총선도 중도 싸움…국힘의 부족한 중도표 내가 가져오겠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내달이면 의사이자 사업가로서의 삶을 뒤로하고 정치에 입문한 지 10년이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쉽지 않은 정치세계에서 부침을 거듭하며 그의 표현대로 하면 '농축성장' 했다. 급기야 그는 올 연말쯤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집권 여당 대표를 거머쥐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치입문 10주년을 한 달 앞둔 19일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안 의원을 인터뷰했다. 그의 10여 년 정치 과정을 취재해 온 필자가 보기에 이날 안 의원에게선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함이 전해졌다. 10년 전 최전성기였던 '안철수 현상'의 와중에서 만난 그와 비교해도 확실히 다른 자신감도 보인다. 10년간 야당을 하다가 정권교체라는 과실을 따고, 집권 여당의 주요 인물이 되기까지 쌓은 '경험치'와 '여유' 때문일 수도."모든 선거를 당대표로서 지휘한 경험 10년간 쌓인 농축성장의 자산 활용해 국민이 원하는 정치 모습 만들어 갈 것 전대 개최시기 관련 '1월派' 보도 잘못 국감 등 고려 11~12월 가능하다고 봐 혈세로 자기편 먹여 살리는 정치 안돼 국가자원 배분 순위 조금만 조정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지금 국가 최대 현안은 지역균형발전 저출산·고령화 예산 균형발전에 써야"▶정치 입문 1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내달 19일이 만 10년이다. 2012년 정치에 입문, 무소속으로 출마해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그 이후 기호 3번을 달고 4년 만에 38석의 국민의당, 제3당을 만들었다. 그 어렵다는 제3당에서 10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지난 70년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제가 유일하다. 또 모든 전국 선거를 당 대표로서 지휘해 본 유일한 의원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이 압축을 넘어 농축 성장의 경험을 하게 해주셨다. 이 자산을 잘 활용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중단없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그 어느 때보다 표정이 밝다."2020년 1월에 귀국하면서 정권 교체를 위해 제 모든 걸 다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있었던 총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고,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경선 패배를 바로 승복하고 오세훈 후보 당선을 적극 도왔다. 또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어쨌든 정권교체를 성공하게 하고, 마지막으로는 합당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일구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제가 참전해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해서 3연승을 거두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렇게 다시 역사의 물꼬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 데 대해 굉장히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집권 3개월 만에 여당이 비상체제가 됐다."우선 비대위 성격을 규정하자면 지금 당내 구성원 마음이 서로 갈가리 찢어져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안정형 화합형'이 되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비상사태를 수습하는 것이다. 이준석 변수는 법원에 맡기고. 그러면서도 여당이 해야 할 일,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데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두 번째로 할 일이다. 세 번째로는 안정적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해 다음 지도부를 출범시킬 임무가 있다."▶안 의원이 전당대회 시기로 내년 1월을 선호한다는 보도가 있었다."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제가 '내년 또는 1월 파(派)'라고 쓴 기사가 나온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저는 예산안이 12월 초 통과되니까 그즈음 전당대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전에 한편에서 미리 당원 명부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가 9월 하순까지니 그 일정을 고려해 11월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그 일정을 넘기는 거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공론화를 해서 결정되길 바란다."▶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당원들이 왜 '안철수'를 지지해야 하나."결국은 총선에서 이기고 집권하기 위해서다. 보수와 중도가 결합한 그런 정당이 돼야 이길 수 있다. 총선이든 대선이든 중도 싸움이다. 지금 민주당도 중도 쪽을 포섭하려고 난리이다. 국민의힘이 가장 부족한 점이 중도를 가져오는 힘인데 '안철수'가 중도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또 지금 총선은 대선후보급 당 대표끼리 싸움이다. 그럼 답은 명확하지 않나."▶인수위원장으로서 전 정부 문제를 점검하고 윤석열 정부가 나아갈 주춧돌을 놓았다."인수위원장 역할을 한 것은 저한테는 너무나 좋은 경험이다. 국정 전반을 들여다본 것도 사실은 처음이다. 국정과제를 정하면서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담았다."▶그런 측면에서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한 것은 그동안의 정치적인 선택에서 가장 잘한 것으로 봐도 되겠다."정치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2년 반 동안 노력이 결실을 본 거다."▶국정 지지율이 왜 빠졌다고 보나."정당 지지율은 35%, 대통령 지지율은 25%라는 조사가 있다. 그렇다면 중도층 말고도 정당 핵심 지지층 중에서도 한 10% 빠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분들은 왜 지지하지 않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하고 잘못한 거는 처벌해야 한다. 그건 적폐청산이라고 볼 수가 없다. 지난 정부에서 하다가 못한 수사들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도 별로 진척이 없다. 저의 집안 어르신들이 영주·예천·안동에 많이 사시는데 이분들이 그걸 답답해 하신다. 그런 것들을 제대로 하면 지지율이 원래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안 의원의 뿌리가 영주?"'순흥 안씨'다. 저희가 문중에서 막내 쪽이다. 그래서 항렬이 굉장히 높다. 제가 26세 손인데, 안중근 의사, 안창호 선생님이 다 26세손이라고 한다. 죄송한데 같은 항렬이어서 (제가) 안창호 선생님, 안중근 의사의 동생이 돼 버린 거다. 그분들에게 진짜 폐가 안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늘 한다." ▶본인이 꼽는 단점 하나를 말하면. "제 마음 표현을 잘 못하는 거다. 경상도 사나이라 무뚝뚝해서 속으로는 막 고맙고 그런데 이런 거를 표현을 잘 못한다."▶가장 잘하는 것은."일을 악물고 끝까지 해내는 거. 마라톤 완주를 여러 번 했다. 4시간 안에 드는 거 아마추어가 어렵다."▶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단 한 가지를 꼽으면.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려고 정치하는 거를 막는 것이다. 여의도 정치에서 제일 환멸을 느낀 게 그 부분이었다. 정치라는 게 무엇인가 저도 고민은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정치학 교과서 딱 펼쳐보니까 '정치는 권위에 의한 자원 배분이다'라는 구절이 나왔다. 와닿더라. 정치가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부분이나 우선순위를 조금만 조정해 주면 굉장히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그걸 고치는 데 관심이 없고 어떻게든 세금 가지고 자기편 먹여 살리는 일을 하는 그런 정치는 진짜 없어져야 한다."▶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지역 균형 발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저출산·고령화이다. 이것이 지역 불균형 발전 때문에 생긴다. 많은 젊은이가 수도권으로 올라오는데 직장도 좋은 데 못 찾고 집도 못 구하니까 결혼을 못 한다. 서울의 출산율이 0.6대라고 한다. 저출산·고령화 예산을 지역 균형 발전에 써야 한다. 제가 독일에서 얼마간 살았는데 어디를 가도 잘 살 수 있게 돼 있었다. 대구경북을 포함해 지방이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안철수 의원△1962년생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펜실베이니아대 공학석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단국대 의과대학 의예과장, 안철수연구소 창업자 겸 대표이사, <주>AhnLab 이사회 의장,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제19·20·21대 국회의원안철수 의원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 제가 내년 또는 '1월 파(派)'라는 보도가 있는데 오보라며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해 11월 또는 12월이 가능하다고 본다. 비대위가 공론화해 시기를 정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안철수 의원실 제공)
[월요칼럼]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가
가능성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1% 정도의 희망으로 '플러스 정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가 동행하기를 원했던 바람(영남일보 7월3일자 월요칼럼)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내부총질 문자 파문'의 변수가 터지고, 배현진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이 기폭제가 되어 국민의힘은 비대위 전환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9분 능선을 넘어 9일이면 비대위 구성이 의결되고 비대위원장 선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비대위 전환을 주도하는 친윤그룹이 화살을 맞고 있다.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거머쥐고 마음대로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부담만 안겼다는 것이다. 국정지지율은 윤 대통령 취임 당시의 절반 수준인 24%까지 곤두박질쳤다.이준석 대표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센 비난이 이어진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징계를 당하고 밖에서 당과 대통령에 대해 공격하는 양상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꼭 지난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시킨다"며 "여태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중재를 해보려고 여러 갈래로 노력했으나 최근의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뼈아프게 새겨야 할 내용이다. 친이준석계 인사로 꼽히는 국민의힘 정미경 최고위원도 지쳤는지 '당 대표로서 손을 놓을 것'을 권유했다. 이 대표의 가능성에 주목해온 사람들을 돌려세운 것은 이 대표의 세 치 혀와 성급한 행동이다. 나이는 젊으나, 이 대표의 정치 구력이라면 정치에서 기다림과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다. 노년에 접어든 한 시인이 젊은 날을 회상하며 발표한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구를 담은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정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소식에 '명예로운 결말보다 후회 없는 정치'를 언급했는데 미래의 어느 날, 그가 이즈음을 회상하며 앞서 소개한 시구를 되뇌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스쳐 간다.다른 듯 같은 여야의 권력투쟁으로 국민의 정치환멸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대위가 확정되면 여당과 야당, 대안을 표방하는 제3당에는 모두 당 대표가 없는 그야말로 이상한 여의도 정치가 펼쳐지게 된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당·2당·3당 모두 비대위 체제로 접어드는 희한한 정치상황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자문부터 해 보는 게 옳았다. 나라를 위해 잘하라고 세금으로 정치 자금을 대주고 있는데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은 공천이라는 '잿밥'에 정신이 팔려있다.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감염병 위기로 세계가 공포에 휩싸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핵전쟁과 3차 대전 발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정치의 시간은 멈춰 있다. 흔히 정치인은 유권자들의 기억력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선거가 1년 반 이상 남았으니 지금은 맘대로 하다가 총선 직전 지지율을 끌어올리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을 법하다. 그러나 SNS상에 올라오는 윤 대통령과 여의도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분노를 보고도 그렇게 안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이영란의 스위치] 국제정치 전문가 이춘근 박사 "우·러 전쟁 선악 관점서 보면 안돼…우리에게 어느 나라가 더 중요한가"
유튜브 방송 '이춘근TV'를 통해 얽히고설킨 국제정치의 행간을 읽어주고 있는 국제전략전문가 이춘근 박사가 최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쳐 시선을 끈다. '이춘근TV'는 현재 34만5천여 명이 구독하는데 '국제정치' 부문에서 독보적이다. 그런 그가 국민, 특히 젊은이에게 국제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최근 '국제정치학개론 교실수업'을 시작했다. '강대국 사이에 끼여 살아야 하는 한국인에게 국제정치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 5월 민간 주도로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기반을 세우겠다는 취지로 창설된 '세계한인교민청'(이하 교민청)의 초대 청장을 맡아 200여 개국의 해외 동포를 연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집필과 방송을 통해 지식을 전파해 온 학자가 직접 사회를 바꿔보겠다고 '행동'에 나선 듯하다. 지난주 미국의 조야를 살피고 돌아온 이 박사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11월 美 중간선거 공화당이 압승할 것민주당 지지하던 교포 대부분 돌아서패권국 지위 평화롭게 양보한 적 없어中 경제·정치발전 함께 가야 번영 지속통일 지원 힘·의지 있는 국가 美 유일줄타기 말고 한미동맹 한층 강화해야▶2020년 집권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성과를 평가하는 중간선거가 오는 11월8일로 예정되어 있다.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지금 상황으로 보면 민주당 전멸이다."▶어떤 근거냐."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이다. 교포를 포함해 소수 민족이 대부분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거의 돌아섰다. 민주당이 소수 민족의 주머니를 두둑이 해 주는 정책으로 표를 모았는데 근데 지금 주머니를 텅텅 비게 만든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일 년이었다. 기름값 등 값이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물건값은 올랐는데 월급은 안 오르니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중산층 이하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이것도 좀 바뀌었다. 옛날에는 소상공인, 기업가 이런 사람들이 공화당이고, 민주당은 그냥 대개 가난한 사람이 지지하는 정당으로 쳤다. 이제 거꾸로 바뀌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나온 남자는 다 공화당이고, 대학교 나온 여자는 다 민주당으로 보면 된다. 그래서 11월 선거 전에 대통령 사임하라는 이야기가 민주당 내에서 나올 정도이다."▶예측대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면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 정세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미국 외교 정책은 한마디로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같다. 바뀔 일 없을 거다. 외교는 거의 다 같은데 나는 미국 공화당이 더 낫다고 본다. 공산주의에 더 강경하다. 그렇지만 민주당도 강경하지 않는 건 아니다. 민주당도 중국, 북한 싫어한다."▶미국은 자유주의적 패권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중국에 대한 포용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 듯하다. 현재 중국의 경제력을 약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대중국 정책의 변화는 없을까. "그렇다. 바이든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전쟁할 것'이라고 대답했다."▶중국도 대만은 절대 포기 안 한다는 입장 아닌가. "중국이 대만을 뺏을 수 있을 때 건드릴 것이다. 그런데 대만은 우크라이나랑 다르다. 육군이 바로 가서 싸우는 게 아니다. 해군 군함을 타고 육군이 건너가야 된다. 전쟁하려면 30만명은 가야 되는데 30만명을 배로 나른다고 생각해 보자. 배가 몇 척이 필요하겠나. 게다가 군함 50척 병력 2만7천여 명의 미군이 대만해 옆에 있다. 여기에 일본도 중국이 대만 침공하면 참전하겠다고 선언했다."▶대만에서 전쟁이 난다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 "미국이 도와달라고 그러겠지."▶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이 곤혹스럽다. "이것만은 꼭 말씀드리겠다. 이 세상 어떤 패권국도 자신의 지위를 도전자에게 평화적으로 양보한 적은 없었다. 이게 국제정치의 진리 중 진리이다. 2차 대전, 1차 대전 등 모든 큰 전쟁은 도전자에 대해서 챔피언이 가서 막은 전쟁이다. 하물며 미국이 평화롭게 자기 자리를 중국에 양보한다고? 미국이 더는 중국이 크지 못하도록 막고 나섰다. 그게 경제다. 우리의 경우, 우리나라에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나라는 어딘가라는 설문에 국민 89%가 미국이라고 답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중국은 내수 기반이 탄탄하니 미국의 방해에도 계속 발전하지 않을까. "경제 발전과 정치 발전이 항상 같이 가야 지속 가능하다. 미국의 유명한 학자가 민주주의는 산업화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산업화됐는데 민주주의가 안 오고 있다. 중국이 민주주의를 하면 나라가 쪼개진다. 독립하려는 소수민족을 꽉 쥐고 있으려니 지금과 같은 권위적인 리더십이 발휘된다. 그러나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 자유를 계속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발전 로드맵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이 계속 번영하려면 민주화돼야 한다. 그러려면 홍콩에 명실상부 일국양제를 실시해야 하고, 위구르와 티베트를 독립시켜야 한다. 그것을 하지 않으려는 한 중국의 미래는 암울하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망은."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나는 다른 사람하고 견해가 아주 다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선과 악의 감성적인 관점으로 봐서는 분석이 안 된다. 쉽게 얘기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중 어느 나라가 우리한테 더 중요하나 생각해 보길 바란다. 도움을 주든 뭐를 하든 우리가 더 크게 생각하고 따져야 할 나라는 러시아다."▶이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당선을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차기 미국 대선은 어떻게 전망하나."차기 대통령 선거에 트럼프가 다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정치 참모로 활약한) 딕 모리스가 요번에 '더 리턴'이라는 책을 썼는데 트럼프가 출마 선언하는 순간 공화당 후보로 확정이 되고, 본선에서 100% 승리한다고 전망했다."▶최근 민간차원의 교민청을 설립하는 등 해외 교포 조직화에 힘쓰고 있다. 왜 이런 일을 하나."교민청은 국가 주도의 재외동포재단과는 다른 단체로,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겠다. 북한 주민에게 해방과 자유, 복음을 전하고 자유 통일을 이루는 데 해외 교포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이 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740만명 정도의 해외 교포 중 300만명이 미국에 있는데 기독교 자유주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게다가 내가 유학했던 40년 전과 달리 교포들이 많은 부를 축적했고, 미국 내에서 영향력도 커졌다. 많은 교포 자녀가 하버드·예일·육군사관학교도 나오고…. 그러니까 교포 2세들이 미국의 엘리트가 되고 있는 거다. 이런 사람들이 고국을 위해서 정말로 뭔가 하고 싶어 한다. 이들의 힘을 잘 활용하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한 국제협력에 대해 조언하면."우리나라의 모든 문제는 국제 문제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된다. 통일 문제 역시 국제 문제이다. 그런데 그거를 우리 민족끼리라고 접근했으니 틀린 거다. 우리나라 모든 문제의 원천이 분단이다. 그 분단의 원천은 국제 정치인 거다. 우리 민족이 분단한 건 아니다. 국제 정치적으로 분단됐기 때문에 해결책도 거기서 찾아야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통일을 지원해 줄 의지와 힘이 있는 나라가 미국 하나밖에 없다. 중국도 일본도 우리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일본은 지금 미국 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다.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이 중국하고 북한 아니겠나. 그러나 통일을 원하는 세력의 힘이 크면 클수록 평화 통일의 가능성이 커진다. 거기서 우리가 줄타기 하면서 양쪽으로 다 이익을 보겠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한미동맹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이춘근 박사△195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텍사스대학 정치학 박사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자유기업원 국제문제연구실장·부원장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현) △저서 '전쟁과 국제정치'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국가전략' '격동하는 동북아시아'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등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국제전략 전문가 이춘근 박사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 등으로 민주당의 인기가 바닥 수준이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오는 11월8일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는 민주당이 완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튜브 이춘근TV 캡처〉
한상진 교수 부부 '기능성 이상운동증후군 극복기' 책으로 펴내
진보진영의 대표 원로 학자로 평가받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그의 아내인 안동 출신의 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공동으로 최근 전공과는 동떨어진 '근육이 마구 떨리는데 마음의 병이라니!'라는 책을 출간했다.'어느 사회학자 부부의 이상운동증후군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아내 심 교수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원인이나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는 특이질환인 '기능성 이상운동증후군(Functional Movement Disorders)'의 고통을 견디면서 이겨낼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했던 순간들을 기록했다.기능성 이상운동증후군의 증상은 극심한 근육 경련과 마비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 아직 발병 원인이나 치료 방법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며 스트레스성 또는 심인성 질환으로 논의될 뿐이다. 이 책의 1부와 3부는 환자인 아내인 심영희 교수의 글이다. 1부에서는 병의 발단과 병세의 진행, 여러 증후와 더불어 검사와 진단,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등의 요양 과정을 담았다. 3부에서는 걷기를 통해 회복기로 넘어가는 투병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2부는 환자를 간호한 남편인 한 교수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아내의 투병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과 당시 저자들의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표현한다. 출간 후 이 책은 환자와 간병 가족의 입장에서 체험적이고 밀도 있게 다룬 최초의 저술로 평가받아 미국에서도 출판하게 되었다. 심 교수는 경북여고, 서울대를 거쳐 한양대 사회학과 및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여성학회 회장,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한상진 교수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원장,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초빙교수, 중국 베이징대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자 중민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부부책 표지
[이영란의 스위치] '巨野 협상 창구'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민생·경제법안 더이상 방치 안돼…제헌절 이전 국회 정상화 최선"
김천을 지역구로 둔 재선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의 국회 입성 첫 소감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책임의식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13일 기준으로 44일째 거대 야당을 상대로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 나서고 있는 그는 그 소신을 고수 중이다. 국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법안 발의를 강조하는 등 진심을 담은 아주 섬세한 입법을 강조하면서도 '불의' 앞에는 그 어떤 것도 참지 않는 강단과 뚝심의 원칙주의자, 송 수석부대표를 지난 11일 오후 국회에서 인터뷰 했다."거대 야당 검수완박 법안 완성 위해 院구성과 무관한 사개특위 밀어붙여 국민에 해가 되는 일 절대 수용 못해 대구·경북의원들 희망 상임위 토대로 선수·전문성 등 고려해 골고루 배정 통합신공항 국비 최대화 정부와 협의 주변도로 조속한 구축도 다각적 노력 여러 요인 겹쳐 대통령 지지율 하락 장기적 시각으로 문제 해결해 나가고 국민 체감 정책 펼치면 다시 오를 것"송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로 발탁되었을 때 언론에서는 '국정 현안에 해박한 정책전문가로, 소탈한 성품에 추진력까지 갖춰 공식·비공식 루트로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당 안팎의 평가를 전했다. 그러나 현 상황은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의석 수를 무기로 밀어붙이려는 민주당과의 대화가 녹록잖은 것이 사실. 그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막 항해를 시작한 윤석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훼손돼서는 안되는 '원칙'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몰표를 몰아준 대구경북민을 향해 "상대적으로 중앙정치 무대에서 지역 정치인의 역할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지역 의원끼리 자주 만나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것이 더 필요한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초대형 복합위기 상황에서 국회가 2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다."고물가와 그로 인해 나타나는 고금리와 고환율,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고유가 등 '4중고(高)' 위기로 민생과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비상한 상황이다. 하루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짓고 국회를 정상화해 방치된 민생 법안들을 처리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것이 단 한 건도 없다. 매우 당혹스럽고 국민께 송구한 맘 크다."▶현재 여야협상 상황을 설명하면."민주당은 후반기엔 국민의힘이 갖기로 한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양보한다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걸고 '검수완박 완성'을 위한 사법개혁특위를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요구만 하고 있다. 민생과 직결되는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은 미루고 원 구성 문제와는 무관한 조건을 제시하며 국회 정상화를 막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으로서 어떤 경우라도 대화와 타협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와 나라, 무엇보다 국민에게 해가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하지 않을 방침이다. 두 번의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은 안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현재 내놓은 '사개특위안'은 검수완박을 위한 것이니 받을 수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다만 여야 수석부대표가 협의를 계속해 오는 17일 제헌절 이전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는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원내수석부대표의 또 다른 중요 임무가 상임위 배정이다. 대구경북 의원은 어떻게 되나."희망 상임위를 기준으로 우리 당에 주어지는 상임위별 위원 정수, 선수와 전문성, 전반기 상임위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대구는 대구대로, 경북은 경북대로 어쨌든 겹치지는 않는 쪽으로 골고루 배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로 인한 당의 혼란은 한고비를 넘긴 듯하다."당 사무처에서 당헌 당규를 해석한 내용대로 6개월간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의원들의 총의가 모아졌다. 어려운 시기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의 책임을 원활하게 완수할 수 있도록 당을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 의원 대부분의 생각이었다."▶여러 가지 문제가 중첩되며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해 대통령 지지율이 상당히 하락했다."지지율에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다. 경제 위기에 인사 문제, 여당의 불협화음 등 여러 요인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 같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문제 해결에 노력하면 지지율은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민생 고통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국민이 직접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건설은 지역의 최대 현안인데. "신공항 건설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 국회에서는 국비를 최대한 끌어오면서 신속히 건설할 방안에 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중요한 것은 신설될 신공항 주변의 도로를 신속히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지역구인 김천의 상황은 어떠한가. "김천에서 정치를 시작한 지 5년인데 가시적 성과가 꽤 많다. 남부내륙 철도 계획이 확정되어 진행되고 있고, 김천역 개량 사업도 시작된다. 외곽 순환도로 같은 경우, 두 군데는 완공되었고, 한 군데는 공사 중이다. 20년째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다른 한 곳은 지난해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2021~2025년)에 반영시키고 올해 1차 연도 설계비까지 확보해 순환도로를 완성단계에 진입시켰다. 국내 최초 원거리 드론 비행장과 튜닝카 성능·안전 시험센터를 유치한 것도 성과로 꼽고 싶다. 김천이 철도 도로가 상당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물류의 중심 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말마다 지역구로 내려가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 기준을 삼는 것이 있나. "지금까지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자신'을 버리는 것이었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김천과 시민을 생각하고, 국회에서 일하면서 대한민국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면 모든 문제에 답이 금방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도 그 기준에서 했다. 내가 정치적 부담을 좀 지더라도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 등을 고려해 김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길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정치적인 롤 모델이 있나. "영국의 처칠 수상은 위기의 순간에 굴하지 않고 용기를 발휘했다. 국민을 독려해 위기를 극복해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어려움에 처해 정말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순간에 자기를 내세우기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나."할 수만 있다면, 국민의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심을 다해 노력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근로자의 식대 및 보육수당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고, 수능 응시료 및 대입 전형료를 세액공제 항목에 포함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 폭리 방지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피부에 와 닿는 입법 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의 행복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진심을 다해 일 하겠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송언석 의원△1963년 김천출생 △경북고·서울대 법대 졸업,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기획재정부 2차관 △제 20대 국회의원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미래통합당 전략기획부총장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 △20대 대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정책조정본부장 △제20대, 21대 국회의원(현)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현)여당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언석(김천) 의원은 "근본적으로 지역의 미래를 위한 준비가 좀 덜 되어 있는 부분을 먼저 인정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을 토대로 보다 적극적으로, 악착같이 뛰면 획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쪽빛화가' 김선형 작가 초대 '아트톡'과 음악공연
G컨템포러리는 'GA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전시 중인 '가든블루(GARDENBLUE, 淸園)전'의 김선형 작가를 초대해 지난 9일 '아트톡'을 진행했다. 가늠하기 힘든 깊이의 푸른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김작가의 회화세계의 원천이 무엇인지 목마름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이와더불어 이날 '아트톡'에는 김작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첼로(박혜준)와 기타(이미솔)공연도 곁들여져 행사를 한층 풍성하게 했다. G컨템포러리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획 전시와 공간에 연계해 다른 예술 ·문화 장르와 다각적으로 소통과 공감을 이뤄보고자 'GAS 프로젝트( G Contemporary Art Society Project) 추진중이다. 예술가와 예술 애호가를 잇고 삶과 예술을 잇는 가치 있는 삶을 찾아가보자 하는 나눔 프로젝트이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G컨템포러리 갤러리(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66 가야랑빌딩3층)은 회화, 설치, 영상, 융합 작업 등 미술 전방위에서 예술과 사회와 시대 담론을 표출하고 개척하는 동시대의 무게감 있는 중견 작가들을 집중기획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름 기획 전시 작가로 선택한 김선형 작가의 가든블루(GARDENBLUE, 淸園)전은 내달 12일까지 열린다. 김선형 작가는 동양화 운필의 화법으로 화폭을 거닐 듯, 이름 없는 정원을 산책하듯, 작가의 심상과 마음에 깃든 현대적인 회화의 세계를 펼쳐낸다. 그리고 그는 부단히 형상과 비형상, 규정과 비규정 사이를 오가며 대상에 구속되지 않는 상태의 정원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 대해 김백균 중앙대 한국화과 교수는 '무하유지향 (無何有之鄕)'이라고 평했다. "그의 마음은 자연에서 노닌다. 물론 그것은 그의 상상 속에 나타나는 세계이다. 느낌만이 존재하는 세계, 그 느낌의 세계를 따라 그의 붓질도 움직인다. 그 세계는 현실을 벗어나 있기에 순수하고 자유가 보장된다. 어떠한 간섭도 없다. 상상은 자유로운 것"이라며. 전시를 기획한 G컨템포러리 이은 아트디렉터는" 팬데믹의 긴 터널을 통과한 지친 대중들에게 현실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동양 풍경 속을 시공(時.空) 여행하듯 담담한 화가의 초월적인 상상의 세계를 만나 보시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선형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를 거쳐 서울, 부산, 대구, 도쿄, 교토, 타이 등에서 80여 회의 전시와 《조선청화 푸른빛에 물들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 개관 1주년 기념전 《정원》 (국립현대미술관), 호암 미술관, 제주 도립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하였고, 현재 경인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의 02-6324-2139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김선형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배경으로 아트톡을 진행하고 있다.작품을 배경으로 연주에 나선 첼로 박혜준씨(오른쪽)와 기타 이미솔씨.자신의 그림 앞에 서 포즈 취한 김선형 작가.
대구출신 화가 권여현, 서울 갤러리JJ서 개인전
갤러리JJ(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745)는 지난 8일부터 인간에 대한 실존과 자아에 관해 탐구하는 작가 권여현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내달 13일까지, 일·월요일은 휴관. '현대의 신화 Myth Today'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낯선 숲의 일탈자들' 시리즈의 신작회화들을 선보인다. 지난 35여년의 오랜 기간 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실험적이면서도 독자적으로 탄탄하게 조형언어를 구축해온 그는 최근에는 경쾌하고 감각적인 작업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대구출신으로 서울대 및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홍익대교수로 재직중인 작가는 1988년부터 시작하여 미국, 프랑스,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OCI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4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대만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에서 열린 440여회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작가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올해의 작가상(2018년), 하종현미술상(2005년) 등을 수상하였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서울), 서울시립미술관, 후쿠오카문화재단, 아트선재센터 등에 소장되어 있다. 문의 02 322 3979 www.galleryjj.org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권여현작가의 작품 '낮선 숲의 이탈자들'
[월요칼럼] 윤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동행은 불가능한가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당 윤리위원회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윤리위는 오는 7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소명을 듣고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미 당내 이준석 고립화가 심화되면서 '이준석 아웃'을 예단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넘친다. 여기에는 정치에서 필수적인 말싸움에서 받아치기 잘하고, 아이디어도 많은 등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그동안 보여준 '자기중심적 언행'에 여의도 정치권이 느끼는 피로감이 큰 몫을 차지한다. 필자를 포함해 남을 먼저 의식하며 살아온 6070세대 등의 기성세대에게 그는 처음 접하는 '신(新)인류'이다.그런데 그런 그를 보수우파 진영 지지자가 선택해 대표주자로 밀어 올렸다. 그리고 '이준석'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새로움을 갈구하는 시대정신은 대선 승리의 한 축이 되었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내로남불, 공정으로 상징된 윤석열 검찰총장이 버텨주는 구도에 '이준석 정신'이 합쳐져 국민의힘은 어부지리로 권력을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구도에서 이 대표가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준석 사건'의 본질은 당내 세력을 확장하려는 자들의 권력다툼 과정이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준석을 내치면 그를 지지하던 2030들이 대거 이탈해 다음 총선이 힘들 것"이라고 진단한 부분을 주목한다. 이 대표에게 위법행위가 있고 그것을 처리할 수단이 있다면 법대로 하면 된다. 이 대표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데 강제로 당 대표에서 퇴진시키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위원장 지적대로 2030세대 뿐만 아니라 많은 중도층이 국민의힘을 과거의 낡고 배부른 '꼰대당'으로 회귀했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내부 분란을 일으키고 돌출 언행을 해서 여권이 어지럽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런 이질적인 요인이 중간층을 국힘에 묶어두는 요인일 수도 있다. 국정운영에서 일사불란 지원하는 집권당이 국익에도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 과정에서 이미 보았다. 아울러 이 대표가 팬덤을 가진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그를 인재풀 속에 담아두는 것이 보수진영의 미래를 위해서 유리하다고 본다. '이준석 대체재'는 쉬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겠지만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와 함께하는 정치를 택하는 것은 어떨지. 윤 대통령은 국힘의 내부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집권 초기 '윤심'이 정국의 모든 것을 좌우함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기에 하는 고언이다. 시간은 결코 집권 세력의 편이 아니다. 어떤 정권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권력의 반대편에 서는 사람이 늘어나고 대개 국정 지지율은 떨어진다. 그러니 차기 총선은 지난 6·1 지방선거보다 한층 어려울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여소야대를 바꾸려 한다면 '이준석 변수'를 살려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에 한 표 던진다. 차제에 이준석 대표에게도 한마디. 이제 곧 불혹의 나이다. 앞으론 '겸손'을 장착하고 매사 한 템포 늦춰 무르익은 정치를 하길 바란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자랑스러운 경북여고인'에 김화숙·김성애씨
경북여고 재경동창회(회장 김숙애)는 '2022년 자랑스러운 경북여고인'으로 김화숙 전 한국여자의사회장(김화숙내과의원장·36회 졸업)과 한국콜마 생명과학연구소 김성애 전 연구위원(37회)을 선정하고 지난 20일 상패를 수여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는 이날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샴페인홀에서 개최한 '2022년 제74차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정기총회'에서 두 사람이 의료 및 바이오 분야에서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크게 공헌했으며 사회봉사로 모교의 명예를 빛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김 원장은 1965년 경북여고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 의대를 거쳐 중앙의대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동안 서초구의사회장, 대한위장내시경학회 고문, 이화의대 동창회장, 한국여자의사회장, 국립의료원 총동문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의사수필가협회 고문, 대한의사협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이화학당 출신으로 한국 여자의사 1호인 박에스더를 기려 제정된 '자랑스러운 이화의인 박에스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여의사로서 열심히 살다 보니 오늘의 영광이 주어졌다"며 "경북여고의 백합동산에서 교육받은 덕분인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성애 한국콜마 전 연구위원은 1966년 경북여고를 졸업하고 효성여대 약학과를 거쳐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약사 생활을 했다. 이후 1990년부터 한국콜마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FAPA(동남아시아 약사 연맹) 한국대표단 등을 지냈다. 2015년 대구가톨릭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전 위원은 경북여고와 대구가톨릭대에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으며, 한국학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등에도 기부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구가톨릭대의 역사박물관이 낡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보수공사에 사용하라며 30억원을 쾌척했다. 이는 대구가톨릭대 역대 단일 기부금 중 최고액이다. 중견그룹인 한국콜마를 설립한 윤동한 회장(영남대 총동창회장)이 그의 남편이기도 한 김 전 위원은 "동문들이 주는 상을 받게 되니 정말 영광스럽다"며 "저의 좌우명대로 앞으로도 주어진 작은 일 하나하나를 열심히 하여 학교와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북여고 재경동창회는 이날 직전 재경동창회장을 지낸 박재옥 한양대 명예교수(38회)와 모교에 장학금 1억원을 기부한 한규행 동문(29회)·김연희 호텔 골드윈 이사(38회)에게는 감사패를 증정했다. 코로나 사태로 예년에 비해 참가인원을 크게 줄여 12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경북여고가 배출한 서정숙(41회)·한무경(48회)· 이인선(48회)·조은희(51회) 국회의원 등 4명의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김화숙 내과의원장·김성애 한국콜마 연구위원.(사진 왼쪽부터)
[이영란의 스위치] "내년 파독 60주년…연로한 산업전사들 모국서 여생 마치고 싶어해"
1960∼1970년대 독일에 파견된 광부, 간호사·간호조무사, 선박기술자, 산업기능공 등 산업전사들은 이역만리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급여 대부분을 고국으로 송금했고 이는 가난했던 대한민국 경제건설의 초석을 다지는 데 보태졌다. 내년은 그런 파독 산업전사의 1진인 광부들이 독일에 도착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부는 광부파견 3년 후부터 간호사·간호조무사를 대거 파견했다. 2014년 말에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에서 재조명돼 눈물을 자아냈던 파독 광부·간호사의 장본인인 인물들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과 재외교민청 창립대회 등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고창원 파독 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장(파독광부협회 전 회장),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 고문, 박소향 파독광부간호사기념관 사무총장 등이 그들이다. 서울 롯데호텔, 한국프레스센터 등에서 수차례 가진 인터뷰에서 이들은 "내년이면 산업전사가 파독된 지 60년이 된다. 이제 연로한 이들 중 많은 분이 모국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어한다"며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고창원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장"지원·기념사업 법률 시행됐지만 해외 혜택부분 삭제…개정 기대 韓서 병원가면 건보 적용해주고 獨정부에 청구하는 시스템 필요"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고문"한류 영향 높아진 한국 국격 실감 70대 이상 고령이 된 파독근로자 모국의 발전상 직접 보는 게 염원 상시 방문 프로그램 운영해 주길"박소향 파독광부간호사기념관 사무총장"국내에 공동거주지 마련된다면 고국으로 돌아올 분이 많을 것 그들의 2세들 교류프로그램 통해 韓발전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 커"▶얼마만의 한국방문인가.△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고문= "'코로나'가 지구촌의 발길을 모두 묶어 정말 오랜만에 국제선을 탔다."(웃음)△고창원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장= "2~3년 만에 한 번은 고국을 방문한다. 이번에 정권이 바뀌어서 새 정부에 파독 광부 간호사 등에 대한 관심을 요청하기 위해 고국을 찾았다."▶대한민국이 급속 성장하는데 파독 산업전사들이 큰 기여를 했다.△윤 고문= "(나는) 정부가 공식 파견한 파독 첫 세대이다. 고국에 올 때마다 놀란다. 정말 많이 발전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독일(당시 서독)에 파견된 간호사, 간호조무사는 모두 1만5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독일 각지의 병원으로 흩어져 근무하며 친절과 성실로 환자를 대했다. '블루 엔젤'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제 6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으로 연로한데, 조국 근대화에 일조했다는 자긍심을 품고 있는 건 사실이다."△고 회장= "정부가 공식 파견한 산업전사 중 광부가 제일 먼저 독일 땅을 밟았다. 1963년 1진을 시작으로 1977년까지 서독으로 파견된 광부들은 모두 7천936명에 달한다. 1963년만 보면, 당시 한국의 수출액은 1억달러, 파독 근로자의 외화 송금액은 연간 평균 1천만달러였지만 100% 외화 가득률(稼得率)을 고려하면 수출액에 맞먹는 성과였다. 저는 1977년 23세의 나이로 서독행을 택했다. 마지막 파독 광부이다. 3년간 계약 기간을 마치고 철강회사로 이직했고, 지금은 호텔을 경영하고 있다."▶많이 힘들었겠다.△고 회장= "갱도에서 주고받던 행운의 인사 '글뤽아우프(Gluck auf)'가 아직도 귓전에서 맴돈다. 죽지 말고 살아서 지상에 올라오라는 뜻이다."△윤 고문= "말도 안 통하고 음식도 안 맞고. 이방인이 미지의 땅에 정착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그때그때 기지도 발휘하고, 문화적 차이도 이해시키며 뿌리를 내렸다. 어린 자식 둘을 한국에 두고 독일에 갔기에 더 열심히 살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뒤 아이들도 독일로 데려갔다. 어려운 시절 독일로 간 것은 고국에도 도움을 주었지만 내 개인적으로도 참 잘한 선택이었다."△박 사무총장= "60, 70년대 정식 간호사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노동 허가를 해줬다.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이 많이 결혼했는데 노동 허가만 있으면 남편도 함께 미국이민이 가능했다. 근무기한이 끝난 뒤 절반 정도는 한국으로 귀국했고, 35% 정도는 미국·캐나다 등으로 이민했다. 남은 분들이 독일 각지로 흩어져 산다. 이미 돌아가신 분도 많다."▶파독산업전사들이 독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 듯하다.△윤 고문= "우리가 유럽 이민 1세대다. 독일에선 독일 이민통합의 롤모델로 간주한다. 한인 간호사 상당수는 결혼 적령기가 되자 독일 남성과 결혼했고 일부는 파독 광부와 가정을 꾸렸다. 여느 한국 부모처럼 자식 교육에 열정을 다한 덕분에 2세들은 의사, 법조인, 교수,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 주류사회에서 당당하게 활약하는 인재로 키워낸 것이다. 우리처럼 노동이민으로 와서 사는 민족 중에 자체적인 문화회관을 갖고,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하며 사는 민족이 없다."▶독일 현지에서 느끼는 한류의 힘은 어느 정도인가.△윤 고문= "30, 40년 전 내가 사는 곳이 인구 600만이 넘는 곳인데 한국 음식점이 두 개 있었고, 그것도 몇 년 간격으로 둘 다 망했다. 지금은 한국 음식점이 20개 정도가 있다. 그런데 장사 안 되는 집이 없다. 한국 문화가 알려지다 보니까 한국 음식도 찾게 되고 한국 국격이 높아졌다. 부식 가게도 잘 되고. 삼성이나 LG 같은 회사의 영향도 크다."▶내년이 60주년이다.△고 회장= "광부가 파견된 지 꼭 60년이 되는 해다. 정부와 국회가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윤 고문= "해마다 파독 기념행사를 해왔는데 이제 더는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다들 연로해 앞으로 회관을 운영하기도 힘들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모금을 해서 회관을 짓고, 재독한인들을 위한 구심점이 되도록 했다. 앞으로가 걱정이다."▶영화 '국제시장' 성공 이후 파독 광부, 간호사 지원법이 마련된 것으로 아는데.△고 회장= "그렇다. '파독 광부·간호사·조무사에 대한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모법에는 독일과 한국에 있는 파독 광부·간호사 모두 해당되도록 규정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시행령에는 해외 부분이 삭제됐다. 법에 맞게 시행령을 고쳐 독일에서도 작은 혜택이라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국이 특별히 신경을 써주길 바라는 또 다른 문제는 어떤 것이 있나.△윤 고문= "고향에 와서 묻히고 싶은 것이 하나의 염원이다. 정부가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아울러 70대가 중심인 고령의 파독 근로자들의 바람은 모국의 발전상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것이다. 비용을 부담할 용의가 있으므로 고국 정부에서 상시로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운용해주기를 바란다."△고 회장= "독일은 정부가 100% 의료보험 부담을 한다. 독일에 거주하는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한국 들어와서 병원 진료받을 경우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으로 해결해 주고 그 비용을 독일정부에 요청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요청한다."△박 사무총장= "공동거주지가 마련된다면 입국할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독일의 연금을 갖고 있으니 고국이 거처를 제공해 준다면 월세를 내더라도 돌아가고 싶다는 게 이들의 마음이다. 또한 파독 광부·간호사의 차세대를 위한 한국방문 프로그램이 있으면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과 독일에 거주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스포츠 등으로 교류하면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길 바라는 맘 크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재외교민청 창립대회 등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고창원(왼쪽부터)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장,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 고문, 박소향 파독광부간호사기념관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인구절벽의 위기 극복 방안으로 정체성이 같은 재외국민의 역이민을 장려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파독 광부·간호사와 그들의 2세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한인여성협회 제공〉
대구경북서도 국제개발협력 민간사업기구 출범
서울· 수도권 중심인 국제개발협력 민간사업을 대구경북에서도 활성화하기 위한 시민·연구자 중심의 기구가 출범한다. 국제개발과 새마을운동을 전공한 석·박사회원 30여 명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실천시민연합 (IDCA)이 오는 25일 오후 3시 영남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활동에 나선다. 대표는 이정락(대구경북빅데이터연구센터 대표·<주>메세대표)과 정재훈(전 영남대 겸임교수·<주>나노텍 대표) 두 사람이 공동으로 맡았다.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 대구경북의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지구촌으로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정재훈 대표는 "우리 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국제협력기금을 책정하고 있고 앞으로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외교부 산하 개발 협력 대외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서울· 수도권 단체 중심으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펼치면서 대구경북은 물론 대부분의 지방은 소외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이어 "IDCA창립을 계기로 지역의 기업과 시민, 그리고 기관이 참여하는 국제개발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들의 역량을 결집해 새마을운동을 시작해 성공시킨 우리 지역이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중심축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이정락 대표는 "지역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하려 해도 대구시와 경북도의 조례가 없어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역 내 청년들이 관련 사업을 시행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국제개발협력사업의 가능성에 지역 정치인이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4월 대구시의회 교육위원장 전경원 의원의 발의로 국제개발협력기본법과의 정합성을 위한 조례개정이 통과되었는데 이는 IDCA의 제안 때문"이라고 귀띔하면서 "앞으로 국제개발협력 조례제정 자문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국제개발협력실천시민연합(NGO)은 향후 전국 지자체 대상으로 국제개발협력 및 새마을 관련 조례 제정 및 개정사업 추진을 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계시민의식과 봉사활동을 제고하기 위한 교재를 발간하고 오프라인 교육사업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홈페이지(www.idca.or.kr)(053)475-9001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오는 25일 오후 3시 영남대에서 창립 총회를 갖고 공식활동을 시작하는 국제개발협력실천시민연합 (IDCA)의 이정락(왼쪽)·정재훈 공동대표.
[이영란의 스위치] 박주선 前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정당 공천制 법치·정의 사각지대…정치보다 정당 개혁이 먼저다"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문을 여는 역할을 맡았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굴곡 많은 정치역정을 보냈다. 광주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호남의 거물 정치인이지만, 그 과정에서 '4번 구속, 4번 무죄'라는 정치적·사법적 수난을 거치면서 '오뚝이'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고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고향 전남 보성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이번 대선에선 정권교체를 주장하며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호남인들의 비난도 적지 않았지만 '나라가 먼저'라며 윤 대통령의 서진(西進) 전략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 윤 대통령은 그를 취임식 준비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워낙 수많은 정치 역정을 거치면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바꾸는 데 헌신적인 역할을 해왔다"라고 평가했다. 대통령 취임식을 마무리하고 다소 홀가분해진 박 전 부의장을 지난달 말 서울 서초동 한 법률사무소에서 만났다. 변호사이지만 한 번도 개업한 적이 없는 그는 꼭 필요할 때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다고 했다. 호남 정치인의 보수후보 지지"文정부서 나라의 근본·원칙 무너져 인사는 망사가 됐고 대중경제도 와해 부득이하게 정권교체 신념 갖게 돼 앞날 개인적 위험은 고려하지 않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조언"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 만들려면 여론이 어디에 있는지 늘 확인하고 언행 불일치와 자기 식구만 감싸는 내로남불은 정말로 있어선 안된다" 네 번의 구속, 네 번의 무죄판결"4選 하면서 민주당 공천 단 한 번뿐 무소속 출마 당선으로 탄압 받은 것 억울함 없는 세상 목표로 정치했는데 그렇게 만들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다가온다. 소회가 남다를 듯한데."대통령 선거 이후 취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너무 공격을 받았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취임 덕'이라는 말을 꺼내면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런데 취임식을 계기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는 국면을 맞았다. 너무 기뻤다. 그것이 저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취임식의 내용과 방향이 윤 대통령이 지향하는 목표와 합의가 되었다는 생각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어떤 기준으로 취임식을 준비했나.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어떻게 운영해 갈 것인지, 윤 당선인이 가장 중심에 두는 국정 철학인 상식과 공정, 법치, 정의, 통합, 포용 이런 가치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담을 것인지 위원들과 토론을 했다. 이런 토론을 통해 취임사를 준비했고, 문장력이 좋은 윤 대통령이 직접 다듬었다."▶취임식 준비 과정과 취임식 당일 특별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취임식 시간이 식전 행사까지 포함해서 두 시간밖에 안 되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다. 대통령은 화려한 외관보다는 내실 있는 취임식, 조촐하고 간소하지만 근엄하고 엄숙한 취임식 그리고 국민이 감동하고 공감하는 취임식을 원했다. 대통령의 뜻을 바탕에 두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조합하는 한편 전문가의 견해를 잘 조정하려고 애썼다. 각계 각 분야의 전문가와 사회 각계 계층을 대표하는 분들이 한마음 한뜻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만들고, 구체적인 결정을 신속하게 해 주려고 노력했다. 취임식 뒷날 대통령께서 만족하셨는지 감사 전화를 주셨다."▶무지개가 뜬 것이 큰 화제가 됐다. "취임식 당일 기상 상황은 어찌 될 것인지 노심초사했다.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걱정스러웠고. 다행스럽게도 그날 기상상황도 좋고 조그마한 사고 하나도 없었다. 거기다가 또 무지개까지. 하늘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축하하면서 성공을 기원한다는 뜻을 보태준 것 같았다. 근데 이분이 참 이상한 것이…. 3월23일 역대 대통령 후보들로서는 처음으로 전남 신안군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그 양반하고 같이 갔는데 그때도 무지개가 떴다." ▶호남 정치인으로서 보수진영 후보 지지를 결단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인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난을 감수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나라가 너무 어지럽게 흔들리고 근본과 원칙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나라를 고쳐 세우려면 부득이 당시 야당 후보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경우) 앞날에 닥칠 위험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고려하지 않았다."▶문재인 정부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들면.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 전반에 걸쳐서 지난 정부가 이 정도는 잘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우선 인사에서는 국민을 완전히 갈라치기 하는 등 인사가 만사가 돼야 할 텐데 망사가 됐다. 경제는 듣도 보도 못한 소득주도성장이론을 가져와 대중 경제를 거의 무너뜨렸다. 재벌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경제 주체들이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 부동산, 세금 문제라든지 고용 등 뭐 내세울 것이 없다. 게다가 그 중요한 남북관계 문제는 과대한 포장으로 국민을 기망했다."▶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끝내기 위해 조언하면. "양심에 따른 결정을 하면서는 여론을 고려하면 안 된다. 그런데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민과 항상 소통하고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길 바란다. 또 취임식에서도 언급한 대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가 되게 하려면 언행이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특히 자기 식구만 감싸는 '내로남불' 만큼은 정말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본인의 정치 역정이 평탄하지 않았다."저는 호남에서 너무 억울한 상황을 맞아 무소속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4선 하면서 민주당 공천을 한 번밖에 안 받았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저 사람 미친 짓 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네 번 구속되었는데 네 번 다 무죄를 받았다. 정치를 안 했다면 구속될 일은 없었는데. 소위 말하는 탄압을 받아서…. 오직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한번 만들어야 되겠다' 하는 목표를 갖고 정치를 해왔는데 아직도 억울함이 없어지는 그런 세상을 만들지 못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다."▶박 전 부의장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저한테는 고통이었다. 우리나라 정당 제도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정치개혁을 이야기하는데 정당 개혁이 먼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당선이 되거나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한 모든 분이 다 그렇게 인정할 것이다. 법치와 정의의 사각지대가 대한민국의 정당 공천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렇게 힘들었는데 다시 태어나도 정치를 할 것인가."정치는 나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하는 헌신이다. 국가가 필요한 역할이 있다고 한다면 자기가 고통을 받는 것은 작은 문제이다. 자기 역할로 인해 국가가 좋은 나라가 되고 국민이 행복한 일을 하게 된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정치의 근본 목적을 위장해 가면서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정치를 하고 싶지는 않다." ▶세 아들에게는 정치를 권하나."하지 말라고 한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너무 많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박주선 전 국회부의장△1949년 전남 보성 출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케임브리지대학교 법학 수료 △대검 수사기획관 △청와대 법무비서관 △16·18·19·20대 국회의원 △국회 부의장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겸 동서화합미래위원장 △윤석열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의 문을 여는 역할을 했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새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식구만 감싸는 '내로남불' 만큼은 정말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조언했다. 〈박주선 前 국회부의장 제공〉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20일까지 전공의 복귀해야"…전문의 취득 늦어질 가능성 커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말띠 5월 18일 ( 음 4월 11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