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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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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질문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외계+인' 2부로 돌아온 배우 류준열
새해 벽두부터 극장가에 외계인들이 출몰해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10일 개봉한 '외계+인' 2부는 2022년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를 잇는 작품이다. 외계에서 온 독극물인 하바가 폭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분, 무륵·썬더·이안 등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넘나들며 지구를 구하기 위해 펼치는 대활약을 담았다. 1부의 이야기가 광활한 세계관을 전개하기 위한 도입부였다면, 2부에서는 인물들의 본격적인 활약상이 스펙터클하게 담겼다. "'외계+인' 시리즈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운명,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정의 내린 류준열 배우는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떠나가는 동양적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네 인간사를 유쾌하게 녹여낸 영화"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1·2부를 동시에 촬영한 이 영화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무려 6년이 걸렸다. 류 배우는 '외계+인' 시리즈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좋은 사람을 많이 알게 된 것"이라고 손꼽았다. 또래인 김우빈, 김태리 배우의 이름이 나오자 바로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사실 그들과 얘기할 때면 조롱과 비웃음이 난무하는데, 그 속에 툭툭 던져지는 애정 가득한 위로가 있어요. 그런 말들이 제게 자극이 되고, 공감이 되는 것이죠."함께 작업한 최동훈 감독에 대해 무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최 감독은 기자 시사회에서 예기치 않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022년 개봉한 1부가 146만명이라는 흥행 참패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혹평을 받은 때문이다."그날 감독님의 눈물을 보면서 살짝 놀랐어요. 아, 이 사람이 짊어진 책임감이 이 정도였나 싶었죠.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다'고 하는 멘트에서 감독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더 커지고, 한편으로는 오히려 주연배우로서 죄송스럽고 책임도 느꼈어요."그는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 최 감독의 능력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이에요. 무언가에 빠지면 그것만 생각하고, 올인하지요. 그의 집에 가면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책이 놓여 있는데, 모두 한 번쯤 그의 손길을 거쳐 간 것들이에요. 감독님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진, 우리시대의 이야기꾼이에요."배우 류준열은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공식 데뷔했다. 이후 인생작이 된 '응답하라 1988'을 비롯해 '올빼미' '독전' 등 방송과 드라마 영역을 넘나들며 존재를 각인시켜 왔다. 세월의 더께가 쌓이면서 연기의 맛을 알아가는 듯하다. "어느새 배우활동을 한 지 10여 년을 앞두고 있어요. 최근에는 마라톤, 사진전을 하면서 작품 이외의 것도 꽤 많이 했습니다. 둘의 공통점은 생각을 많이 하고, 하루를 꽉 차게 살게 된다는 것이에요. 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런 연기자로 커나가고 싶어요."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10일 개봉한 영화 '외계+인' 2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대활약을 펼치는 배우 류준열.
[개봉작] 클레오의 세계
감독:마리 아마추켈리 출연:루이스 모루아 팡자니, 일사 모레노 제고 장르:드라마 등급:84분줄거리 : 지난해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개막작. 여섯 살 클레오가 유모 글로리아와 함께 보내는 여름을 통해 깨닫게 된 여러 가지 사랑을 그린 영화. 감독은 2014년 칸영화제에서 '파티걸'로 신인감독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은 그가 9년 만에 내놓은 두번째 장편이다.
[개봉작] 히즈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 출연: 미야자와 히오, 후지와라 키세츠 장르:드라마 등급:12세 이상관람가 줄거리 : 과거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슈운'과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나기사'와 그의 딸 '소라'가 들려주는 이야기. 따뜻한 시골풍경을 배경으로 세상의 편견을 이기고 진정한 가족을 이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전해준다. 10일 개봉.
[개봉작] 립세의 사계
감독:휴 웰치먼 장르:애니메이션 등급:15세 관람가줄거리 : 1800년대 말 폴란드 립세 마을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의 유화 애니메이션 작품.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야그나'는 어머니의 강요로 마을 최고 부농인 '보리나'와 결혼한다. 자유를 갈망하는 야그나와 땅을 지키기 위해 지주와 싸움을 시작한 마을사람들까지 다양한 인물군상의 이야기가 격정적으로 펼쳐진다.
[개봉작] 칼라스-파리, 1958
감독:톰 볼프 출연:마리아 칼라스 장르:공연실황 등급:전체 관람가 줄거리 : 20세기 최고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파리 데뷔 무대. 당대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와 스타들이 함께한 사교 행사 '르 뚜트 파리'에 참석한 칼라스는 우아한 드레스와 보석으로 치장한 화려한 외모만으로도 단연 주목을 끌었다. 칼라스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흑백필름으로 촬영된 영상을 최초로 컬러로 복원했다.
[금주의 영화] 외계+인 2부···외계인, 인간사와 얽히고설키며 갈등 폭발
최동훈 감독은 2022년 7월 개봉한 '외계+인' 1부를 만들면서 2부를 동시에 촬영했다. 대개의 한국 영화들이 1편이 히트한 뒤 속편 격인 2편을 만드는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른 선택이었다. 영화 '외계+인'은 내용에서도 기존의 한국영화와 결이 다르다. 이전까지 잘 다뤄지지 않던 외계인, SF 장르를 소재로 한 것.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조우진, 이하늬, 염정아, 김의성, 소지섭, 유재명 등 주조연 배우가 모두 쟁쟁한 인물들이었던 점도 남다른 부분이었다. '외계+인' 1부는 안타깝게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사실상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도둑들' '암살' '타짜' '전우치' 등 만드는 작품마다 대박을 터트리고, 쌍천만을 견인했던 감독의 지난 성적이 무색할 정도다. 당시 영화 커뮤니티, 평단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캐릭터들이 어수선하고, 황당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스토리 전개가 불편하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를 통해 최 감독의 스크래치 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1부에서 다소 장황하게 펼쳐진 스토리들이 2부에서는 비로소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종결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최 감독은 "1부에서 서로 연관이 되어 있지 않던 사건들이 뒤로 갈수록 관계를 맺으며 서사의 매혹을 만들어 냈다면, 2부에서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결말을 향해가는 몰입에 대한 스토리가 펼쳐질 것"을 자신했다. 최 감독은 덧붙여 "'이안'이 드디어 에너지가 담긴 신검을 얻고, '무륵'은 알 수 없는 존재가 자신에게 들어와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1부의 드라마가 끝났다. 2부는 '이안'이 신검을 가지고 현대로 되돌아가고, '무륵'과 두 신선, 그리고 '자장'까지 현대로 돌아간다. 현대에서 우주선 안에 들어 있는 하바의 폭발을 기다리는 외계인과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이안'과 인간들의 갈등이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2부에서 눈여겨봐야 할 캐릭터는 누구일까. 대부분의 캐릭터가 자기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워가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미래로 돌아가는 '이안'이 중요한 인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부를 재밌게 감상하기 위한 팁은 없을까. 감독은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모두 다 끊임없이 질주를 하고 있다. 누군가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서, 누군가는 자신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 다들 질주하고 있다. 감성적인 운동성이라고 할까. 그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장르를 따지자면, 감성적 액션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1년 반 동안 후반 작업을 하면서 계속 들었고, 이런 느낌을 관객들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은경기자외계인, SF장르 등 신선한 소재로 승부수를 던진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
[금주의 영화] 위시···한 사람의 진심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세상
디즈니 100주년 기념 뮤지컬 애니메이션. 마법의 왕국 로사스에 살고 있는 씩씩한 소녀 '아샤'가 무한한 에너지를 지닌 '별'과 함께 절대적 힘을 가진 '매그니피코 왕'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 한 사람이 보여주는 진심 어린 소원과 용기가 얼마나 놀라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디즈니의 노하우와 역량을 총결집해 만들었다. 국내 2천400만 관객이라는 경이로운 스코어를 기록한 '겨울왕국'의 크리스 벅 감독과 폰 비라선손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다. 손으로 그린 그림부터 현대적인 애니메이션 기술까지 한데 어우러져 동화적 비주얼을 완성해 보는 이에게 영감을 준다. 제작진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연기력과 노래실력을 겸비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우리는 과거의 유산을 미래로 가져와 시대를 초월하는 느낌을 주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고자 했다"는 캐스팅 디렉터 그레이스 김의 말에서처럼 다양한 얼굴과 매력을 지닌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꿈많고 총명한 소녀 '아샤'에는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리아나 데보스, 아샤와 갈등을 하는 로사스 왕국의 왕이자 강력한 메인 빌런인 '매그니피코 왕'은 영화 '스타트랙' '원더우먼' 등에서 강인한 연기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크리스 파인이 맡았다. 국내 배우와 성우진 역시 탄탄한 실력파들이 가세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또!오해영' '키다리아저씨' 등에서 시원시원한 가창력을 보여준 뮤지컬 배우 유주혜가 아샤 역을 맡아 매력적 연기와 노래를 보여준다. 장르를 불문하고 독보적 매력으로 팬덤을 형성한 배우 하도권은 매그니피코 왕을 맡아 또 한 번 연기변신에 도전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대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름다운 멜로디일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줄리아 마이클스, 벤자민 라이스, 데이브 메츠거 등 쟁쟁한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혼란에 빠진 아샤가 하늘을 향해 간절한 소원을 빌 때 부르는 메인 테마곡 'This Wish'는 아리아나 데보스의 감성적이면서도 시원한 보이스가 더해져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게 한다. 배경이 되는 '로사스' 왕국은 지중해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나라다. 제작진은 북아프리카에서 남유럽에 이르는 다양한 지역의 건축물을 살펴보고, 로사스에 적합한 캐릭터와 의상, 장신구와 패턴 등을 제작했다. 아샤가 살고 있는 오래되고, 편안한 느낌의 집은 '백설공주'에 나오는 오두막집을 모티브로 탄생시켰다는 후문.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디즈니 100주년 기념 뮤지컬 애니메이션 '위시'.
'미키17' '전,란' '베테랑' '범죄도시4'…팬들은 설렌다
'서울의 봄' '노량:죽음의 바다' 등의 연이은 히트로 영화관들이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억844만명이었다. 이중 한국영화 관객 수는 4천707만명이었다.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침체국면에서는 조금씩 회복하는 분위기다. 2024년 올해 극장들은 어떤 기대작을 준비하고 있을까. 글로벌 반열에 오른 거장 감독의 신작부터 천만관객을 불러모은 메가 히트 작품의 속편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5년만에 메가폰 봉준호의 '미키17'로버트 패틴슨·스티븐 연 등 출연각본·제작 박찬욱, 넷플릭스와 협업 '전,란' 박정민·강동원·차승원 호흡류승완 '베테랑' 후속편도 천만 도전황정민·오달수·장윤주 라인업 유지완전한 마동석의 영화 '범죄도시 4'오컬트 영화 '파묘' 등도 관심 집중◆봉준호·박찬욱 글로벌 감독 출격 누가 뭐래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이제는 월드스타로 자리 잡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다.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쓴 봉 감독이 5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고 작품을 만들었다.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가 전 세계에 공개한 짧은 예고편에 따르면 극장 개봉일은 3월29일이다. 그럼에도 영화계 일각에서는 개봉을 미뤄 5월 칸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영화는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했다. 복제 인간의 정체성,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봉 감독 특유의 위트와 시니컬함으로 비틀고 해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배트맨' '트와일라잇'에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았으며, 마크 러펄로와 스티븐 연도 출연한다. 박찬욱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아 넷플릭스와 협업한 '전,란' 역시 올해 기대작으로 주목받는다. 다만 박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연출한 것은 아니다.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등 K드라마로 글로벌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가 K영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최근 '밀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히트작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배우 박정민과 출연작마다 커다란 관심을 모으는 대세배우 강동원을 중심으로 차승원, 진선규 등이 라인업을 꾸렸다. ◆천만관객 노리는 속편 영화들 한국 프랜차이즈 영화를 대표하는 '범죄도시'가 4편으로 올 상반기 돌아온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영화다. 제작진은 2023년 개봉한 '범죄도시3'편을 촬영하면서 4편도 동시에 촬영함으로써 개봉시기를 당길 수 있었다. 4편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빌런이 누구냐는 것. 윤계상, 손석구, 이준혁 등 빌런들에 따라 극의 몰입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포악하고 밀도감 있었던 1, 2편의 빌런들과 달리 3편에서는 긴장감이 다소 느슨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국내 최대의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을 잡기 위해 사이버수사대와 전담팀을 결성한 마석도 형사의 활약상을 그릴 4편에서는 차가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가진 배우 김무열이 빌런으로 등장한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도 또 한번 스크린을 평정하기 위해 나선다. 1천341만명을 불러모은 전편에 이어 또 한 번 천만 국민을 매료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편에서 환상의 케미를 보여준 서도철 형사(황정민), 오팀장(오달수), 미스봉(장윤주) 등이 동일하게 출연을 결정했다. 여기에 빌런 역할에 배우 정해인까지 가세해 최고의 라인업을 꾸렸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외면받으며 힘든 시기를 지날 때 '밀수'를 통해 500만명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며, 대중의 코드를 잘 읽어내는 탁월한 실력을 입증했다. ◆'한국형 오컬트' 등 장르영화 주목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귀재로 꼽히는 장재현 감독은 신작 '파묘'를 올해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오컬트 영화'는 주술과 악령을 다룬 작품을 일컫는다. 장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인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특화된 실력을 검증받았다. 신작 '파묘'는 LA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명품배우 최민식이 배우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과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등으로 감추어진 역사와 권력에 탐닉한 정치인들을 통렬하게 비판해온 우민호 감독은 올해 '하얼빈'으로 컴백한다. 1909년 하얼빈을 배경으로 일본 제국에게 빼앗긴 대한민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다. 배우 현빈이 안중근 역할로 참여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기생충'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올 상반기 '미키17'을 들고 찾아온다. 2015년 개봉돼 천만관객을 모은 '베테랑'이 올해 2편으로 찾아온다.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귀재로 꼽히는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 주연의 영화 '파묘'로 찾아온다.
[연예가] 송강호 첫 OTT 시리즈물 '삼식이 삼촌' 상반기 공개
배우 송강호<사진>의 첫 OTT 시리즈물 '삼식이 삼촌'이 올 상반기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삼식이 삼촌'은 혼돈의 196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전쟁 중에서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다. 다양한 작품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배우 변요한, 영화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이규형 등이 출연한다. '동주' '거미집'의 각본으로 주목받은 신연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김은경기자
[연예가] 영화 '이프 온리' 내달 재개봉
영화 '이프 온리'<사진>가 개봉 20주년을 맞아 다음 달 국내에서 재개봉된다. 제니퍼 러브 휴잇, 폴 니콜스 주연의 '이프 온리'는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 라인과 감미로운 OST로 개봉 당시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눈앞에서 잃은 남자가 그녀가 살아 돌아온 거짓말 같은 하루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특히 주인공 '사만다' 역할을 맡은 제니퍼 러브 휴잇의 사랑스러운 연기에 폴 니콜스의 섬세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심금을 울렸다. 재개봉 소식과 함께 공개된 새로운 포스터는 두 주인공 남녀의 아련한 모습을 담았다. '이안'의 고향을 찾은 두 남녀의 애틋한 눈빛과 함께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라는 영화의 명대사가 삽입돼 영화를 본 예전 영화팬들에게 아련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김은경기자
[출향 인사를 찾아서] '울진 출신' 한국 섬유예술 1세대 이신자 작가 "동해 일몰의 이글거리던 색채, 내 작업에 숨쉬며 살아있을 것"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성희)은 한국 섬유예술 1세대인 이신자(93)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 '이신자, 실로 그리다'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월18일까지. 국내 '섬유예술'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는 작가는 1970년대 '섬유예술'이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에 다양한 실험과 전위적인 시도를 통해 섬유 작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 울진 월변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 집 문을 열고 나가면 울진의 바다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때 보았던 동해의 투명한 햇살과 이글거리던 일몰의 색채가 내 작업 어딘가에서 숨 쉬며 살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시절 집 문을 열고 나가면햇살 받은 울진 바다 반짝반짝'참 좋은 데 사는구나' 늘 생각한국 자수 다 망쳤다 혹평에도작업 고집하고 제 갈길 만들어젊은이들, 반대 두려워 말아야◆최초의 섬유예술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번 전시회는 섬유예술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한 대규모 회고전이다. 반세기에 걸친 작가의 작품세계 형성과정과 한국 섬유 미술사의 발자취를 씨줄과 날줄로 직조하듯 구성했다. 예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덕분에 평일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30세에 국전 초대작가로 승승장구한 작가의 작품세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4부로 나눠 구성했다. 거칠지만 자유롭고 대담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초기작품부터 어릴 적 할머니의 베틀에서 익힌 직조의 과정을 토대로 최초의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를 국내에 소개한 1970년대의 작업을 조명했다. 또 '한국섬유미술의 개화기'라 일컬을 만큼 국내 섬유 미술계가 새 국면을 맞이한 1980년대의 작업, 금속 프레임을 배치해 3차원 세계를 구성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보여주는 2000년대 최근작까지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도화진 학예연구사는 "섬유미술이 국내 예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측면이 크다. 일생 동안 예술 한길에만 묵묵히 정진해온 이신자 작가의 50년 작업 세계를 통찰하는 이번 대규모 회고전이 작가의 삶과 예술을 대중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진 바다가 키운 예술적 감수성이 작가의 작품에는 깊고 푸른 동해가 담겨 있다. 울진 앞바다의 고요한 침묵이 있고, 고기잡이에 나선 어부들의 건강한 에너지가 있고, 나른하고 한가한 오후의 풍경이 있다."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아침에 늘 산에 올랐어요. 그 언덕에 오르면 해돋이를 보게 돼요. 그 강렬한 햇빛,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면 '아, 참 좋은 데 내가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늘 했었거든요. 산에서 보는 울진 바다는 아름다웠어요."초등학교부터 작가는 예술성을 뽐냈다. 당시 그린 그림이 신문에 게재될 정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총명함이 남다른 아이가 대견스러웠던 일본인 교장은 "너는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가서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여라"라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고향에서 보낸 행복했던 기억이 많아서인지 떠나온 날들이 늘어날수록 그리움은 더욱 절실하다. "고교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온 뒤부터 제게 울진은 절절한 그리움의 대상이었어요. 하지만 마음만큼 쉽게 갈 수는 없는 곳이었죠. 그 시절 차편을 기다리며 여관에서 하룻밤, 또는 이틀 밤을 자기도 했어요. 그때는 전기가 귀했기 때문에 방 두 칸에 전구 하나만 밝히기도 했죠. 10대 여자애한테 고향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험난한 여정이었답니다." ◆"발로 작업했냐" 혹평 듣기도1950년대 중반 작가는 기존 예술계에 작은 파문을 던졌다. 그때까지 자수는 꼼꼼하게 면을 채우는 것이 대세였는데, 작가는 기발한 시도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작가는 실로 짜고, 감고, 뽑고, 엮는 다양한 방법으로 내면화된 자연의 정서와 정경들을 대담하게 단순화하여 짜임새 있는 구도를 선보였다. 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재료들을 활용했는데, 실과 천은 물론 밀짚, 밀포대, 방충망, 벽지, 장판 등 이질적인 재료들을 차용했다. 일부 예술인 사이에서 혹평과 뒷말이 나왔지만 작가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내친김에 1972년엔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통해 전통자수를 현대화한 '태피스트리'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했다. 그의 도전적 시도를 계기로 전통이라는 틀에 갇혀 있던 전통적 섬유예술 분야는 급격한 변화의 물꼬를 맞게 됐다. "그 시절 모 대학 교수들이 저에게 "발가락으로 작업했냐" "대한민국 자수 다 망쳤다"고 혹평했어요. 제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죠. 그들이 뭐라고 하든 개의치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작업을 고집했어요. 왜냐면 제게는 선생이 없었으니까요. 저는 제가 길을 만들고, 걸어야 했어요."◆한국 '태피스트리' 선구자 1997년 덕성여대 교수를 은퇴한 작가는 한국야쿠르트가 운영하는 우덕 갤러리 관장으로 10여 년 이상 재직했다. 매년 평균 17회 이상 전시회를 개최하며, 전시회를 열기 어려운 화가들에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홍보비, 대관비 등을 모두 무료로 진행해 젊은 화가들에게 도움을 줬다. 이 작가는 "갤러리들이 대중적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 작가를 끌어오는 것에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갤러리 우덕은 더 많은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줘 우수한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어느새 93세가 된 작가는 여전히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못한다. 이제는 직접 작업을 하지는 못하지만 집 앞 미술관, 동료작가의 작업을 찾아 다니며 예술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에 처음으로 외국에 나갔어요. 국내와는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재미있어 보였어요. 그 작업을 국내에 소개한 것이 태피스트리였죠. 그때 국내에서 많은 반발과 혹평이 있었지만 제가 좋아서 했던 작업이기에 후회도, 원망도 없어요."작가는 예술가의 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되돌아보면 저는 항상 새롭고 획기적인 작업을 찾았던 것 같아요. 예술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자기가 좋으면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중간에 안 좋으면 새로 하면 돼요. 길은 어디로든 열려 있고, 해법은 곳곳에 있어요. 젊은이들이 반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을 묵묵히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젊으니까요."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한국 섬유예술의 살아있는 역사 이신자 작가의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작가는 어린시절 울진 앞바다를 보면서 키운 예술적 영감이 작업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시네 토크] 김한민 감독 이순신 3부작 피날레 '노량'
'노량'의 김한민 감독은 홀가분한 표정이 역력했다. 오랜 숙제에서 벗어난 듯, 가볍고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한가로운 만남을 이어 나갔다. 그는 '이순신'이라는 영웅에 꽂혀 지난 10년을 보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2014)을 시작으로 '한산'(2022), '노량'(2023)까지 내리 세 편의 영화를 연달아 내놓았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이순신이라는 한 인간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것은 물론 자나 깨나 나라를 고민한 한 영웅을 리마인드 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은 이순신과 함께 한 날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번뇌감으로 잠 못 이룬 날들이 많았지만, 행복한 여정"이었음을 고백했다. 기자가 그를 만난 날 서울에는 눈이 내렸다. 멀리 북악산 자락에는 하얗게 눈이 쌓이고 있었다. 어쩌면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전투를 앞둔 그 겨울날도 이런 날씨였을지 모르겠다. 평온하고 한가로운 오후의 정경에 소복소복 하얀 눈이 내리는. 세월호·코로나 위기 뚫고 여기까지해전신 CG작업에만 800명 참여3부작 하이라이트 이순신 최후 고심담백하고 진정성 있게 담으려 최선▶2014년 '명량', 2022년 '한산'에 이어 마지막 '노량'까지 '이순신' 3부작을 마무리한 소감은."잘 마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으니 감개무량입니다. 첫 작품을 발표하고 햇수로 10년인데 장모님의 워딩을 좀 빌리자면 '천행'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세 작품 모두 발표할 때마다 대형사건들이 있었는데, 위기의 순간을 딛고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할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천행이라고 하셨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시나요."물론이죠. '명량'의 개봉을 앞두고 국가적 참사인 세월호 사고가 있었어요. 큰 충격과 실의에 빠져 있었지요. 사고가 난 해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촬영한 탓에 한편에서는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한산'과 '노량' 때는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면서 언제 촬영을 멈춰야 할지 모르는 그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촬영을 했던 거죠. 개봉까지 올 수 있었던 것만도 다행이었어요."▶촬영하는 과정에서도 고충이 많으셨나요."촬영이 한창일 무렵 코로나로 사회가 멈춰 버렸죠. 약 3천평 규모의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스케이트장 실외 세트에서 촬영을 했는데, 강원도 측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촬영장 폐쇄를 검토했었죠. 그때 만약 촬영이 멈춰버렸다면 지금쯤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이순신이란 인물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처음 '명량'을 준비하면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좀 더 깊이 파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가 출전한 전투들이 각 해전마다 뚜렷한 특징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예를 들면 '명량'의 경우에는 모두가 두려움에 빠져 있던 상황에서 병사들에게 용기를 주고 전세를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했어요 '한산'의 경우에는 수세에 빠진 전쟁국면에서 굉장히 치밀한 준비와 전략으로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것이 특별했지요. 전쟁의 한가운데서 홀로 고독한 시간을 보냈던 장군의 모습을 한 번쯤 재조명하고, 리마인딩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다가왔죠."▶이순신 3부작을 만들며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고민이 있었을까요."장군은 왜 그토록 치열하고 집요하게 전쟁을 수행하려고 하셨을까 하는 것이 제겐 화두였어요. 결론적으로 장군께서는 전쟁의 완전한 종결, 왜군의 완전한 항복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지요. 이런 결론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3부작 영화를 만들 결심을 할 수 있었어요. 장군께 누가 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지요. 단순히 어떤 작품의 확장, 흥행을 통한 속편의 제작이 아니라 작품 자체로서 갖는 의미가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어요."▶'노량'에서 해상 전투신에 100분 정도를 할애했어요. 시사회까지도 편집을 했을 만큼 공을 들였다고 들었어요.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각본 단계에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몇 번쯤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지요. 명량, 한산 등 전작에서도 해상전을 찍었고, 관객들과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끌어 냈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무려 100분에 걸쳐서 해전을 치열하게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뭔지를 찾는 게 중요했는데, 이 부분은 장군이 노량해전에 임하는 각오를 떠올리면서 풀렸어요."▶해전을 찍으면서 특별히 관심을 둔 부분이 있었나요."전쟁의 한 중심에 있는 이순신이라는 존재를 리듬감 있게 설계하는 게 매우 중요했어요. 작업을 설계하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또 전작에 비해 CG 부분이 좀 더 보완됐어요. 이제야 말할 수 있는데 CG작업에만 25개 업체 800여 명이 참여했어요. 웬만한 국내 CG사는 다 참여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마지막에 또 복병을 만나기도 했죠."▶복병이 무엇이었나요."사운드 설계였어요. 사운드가 어떠냐에 따라 해석도 완전히 달라지고, 몰입도도 달라지니까요. 특히 전투신의 롱테이크 부분에서 마지막까지 사운드의 밸런스를 찾지 못해 힘들었어요. 명량이나 한산처럼 너무 비트 있게 가버리면 정서적으로 몰입도가 떨어지는 듯하고, 그렇다고 센티멘털한 음악을 깔면 너무 신파가 되고…. 저한테는 큰 숙제였는데, 그냥 가장 핵심적인 소리로 채우고, 콘트라스트를 준 설계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감독님에게 이순신이란 어떤 존재일까요."이순신에게 10년을 빠져 있었어요. 지금도 빠져 있고, 앞으로도 계속 빠져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고 멜랑콜리할 때 수시로 난중일기를 들여다봐요.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용기와 위로를 줘요.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이순신을 통해 국가적 정체성이나 역사적 사건의 해법들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결국 이순신의 정신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도 스며 있고, 1943년 카이로 선언에도 녹아들어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아닐까요."▶남해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죠."이순신 3부작과 그 전에 촬영한 '극락도 살인사건'의 촬영을 남해에서 주로 했는데, 정말 사랑하게 됐어요. '노량'을 찍으며 한번은 배에서 일출을 맞았어요. 그때 밤을 꼬박 새우고, 멸치잡이 하는 바지선을 타고 어부 부부와 함께 바다로 나갔는데, 그때 그 일출은 정말 장관이었어요. 장군이 전투를 치르면서 이 태양을 보았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죠."▶아무래도 하이라이트 부분은 장군의 죽음이었을 텐데, 고민은 없었나요."처음에는 이순신 장군의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는 부분을 빼려고 생각을 했어요. 참신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도저히 그럴 수는 없겠더라구요. 왜냐하면 그 장면이 빠지면 이순신의 진정성이 어디서 드러날 것인가에서 딜레마에 빠졌거든요. 전 국민이 다 아는 장면인 만큼 담백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장군은 왠지 눈 뜨고 그냥 그대로 화석화되어 돌아가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김윤석 배우도 공감해줘서 마지막 죽음을 끌어냈어요."▶이순신 3부작에서 각각 다른 장군의 모습을 그려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한마디 한다면."'명량'에선 용장의 모습을, '한산'에선 지장의 모습을, 그리고 '노량에선 현장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어요. '명량'에서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을 했으니까 '그대로 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과 '배우를 바꿔볼까'라는 생각이 양존했어요. 그런데 민식이 형이 '명량'을 찍고 나서 한 편에서 에너지를 다 쏟으니까 그거면 됐다고 했어요. 그래서 온전히 다른 이순신으로, 그것에 맞는 배우와 함께하면 좋겠다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렸어요"▶이쯤 되면 꿈에서 이순신 장군을 만났을 듯도 한데요."아니요. 지금까지 장군의 꿈은 한 번도 꾸질 않았어요. 저는 그 이유를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장군께서 저희 하는 일이 크게 거슬림이 없어 보이니까 그냥 넘어가고 계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이순신과 관련한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는지."이 시리즈는 끝났지만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매우 구체적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어요. 8부작 정도의 드라마도 나올 것 같은데, 배우들도 꽤 많이 캐스팅되었고…. 이순신 3부작 영화를 찍고 나니 임진왜란 7년사를 안 들여다볼 수는 없었어요. 당시의 정치 외교사적 입장이 굉장히 기민하게 돌아가고, 한편으로 흥미진진한 부분도 있고요. 덧붙여 이번에 편집하면서 수시로 울었어요. 정말 팔불출도 아니고…. '한산'을 찍을 때는 현장에서 눈물이 났는데, '노량'에서는 편집본을 볼 때마다 눈물이 흘렀죠. 장군이 돌아가실 때, 아들과 대화할 때, 장례식 때 등등 줄곧 눈물이 흘렀어요. "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10년에 걸쳐 '이순신' 시리즈를 마무리한 김한민 감독.
'다음영화' 내달 4일 서비스 중단
포털 사이트 다음이 내달 4일부터 '다음영화' 서비스를 중단한다. 영화정보를 제공한 지 24년 만에 전격 이뤄진 조치다. 단, 다음은 포털 검색을 통한 영화 정보는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의 영화 정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검색 업체인 키노라이츠를 통해 외부에서 정보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IT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2001년 영화 티켓 예매 서비스 도입에 이어 OTT 정보 제공을 시도하는 등 업계 선점을 위해 노력했다. 이용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며 고전했다. 현재 국내 포털 서비스 시장은 네이버와 구글이 주도하고 있다. 점유율 1위인 네이버의 방문자 점유율은 한때 55%로 떨어졌지만, 지난달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큐'를 선보인 후 점유율 60%대를 회복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스우파2' 비하인드 컷 공개
티빙은 28일 낮 12시 공개되는 '스우파2:On the Stage'에서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 콘서트의 연습과정과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백스테이지 모습을 담은 비하인드를 독점 공개한다. 스우파2의 주역인 원밀리언, 베베, 딥앤댑, 잼 리퍼블릭, 레이디바운스, 마네퀸 등이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 등이 소개된다. 또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다르게 멤버들끼리 몰래 장난하는 모습 등 다양한 무대 밖 활동을 보여준다. 긴장감 가득한 무대 위에서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아티스트들의 진심이 담긴 소감도 소개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스우파2:On the Stage'
건반·캔버스·영상의 전설적 거장, 영화관서 만나다
국내외 예술가들의 불꽃 같은 생애를 그린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예술에 진지하고, 독창적이었으며, 격정적이기까지 했던 그들의 삶이 가볍고 혼탁한 이 시대에 잔잔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한 예술가의 세계가 또 다른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보다 차원 높은 세계로 진화하는 과정이 새삼 감동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예술가들이 일생에 걸쳐 일궈낸 음악과 그림 등이 화면 전체를 장식하면서 또 다른 즐거움이 되고 있다. ◆치유·위안 주는 류이치 사카모토27일 개봉한 '류이치 사카모토:오퍼스'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난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가 삶을 마감하기에 앞서 전 세계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작별인사와 같은 작품이다. 죽음을 앞둔 예술가의 모든 것을 마치 하루의 시간을 응축한 듯 흡입력 있게 집약했다. 병이 악화되어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했다. 그는 평생 동안 발표한 곡 중에서 가장 애착을 가진 20곡을 선곡, 연주했다. 제작진은 그가 암 투병 중이던 2022년 9월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촬영했다. 당시 그의 몸 상태를 봤을 때 기적처럼 진행됐다고 보인다. 촬영 당시 그의 몸 상태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호흡들과 피아노의 기계적 소리가 하나가 돼 생생한 연주현장을 느끼게 한다. 1978년 데뷔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팝과 클래식, 오페라, 테크노 등 전 장르에 걸쳐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특히 영화음악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는데, 베르나르도 베르톨로치, 페드로 알모도바르, 오시마 나 기사, 브라이언 드 팔마,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세계적 거장 감독들과 작업했다. 그는 생전에 예술로 인간 본연의 세계를 찾는 탐구자이면서 운동가로 활동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을 찾는가 하면 일본 후쿠시마 지진 및 쓰나미, 원전 사고 피해자들을 지지했다. 또 9·11 테러 현장에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 보전 노력, 비핵화 및 세계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첫 추상 예술가, 힐마 아프 클린트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힐마 아프 클린트'는 "내가 죽은 후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세계 최초의 추상 예술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삶을 스크린에 오롯이 옮겨 적은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이 세상에 공개된 2018년, 세계 미술계는 힐마 아프 클린트 열병을 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작품이 전시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회는 개관 이래 최다 관객 수인 60만명이 다녀갔다. 이후 런던 테이트 모던, 스톡홀름, 파리와 베를린 등 전 세계로 이어진 힐마 아프 클린트 바람은 점점 더 강도를 높여 나갔다. 관람객들은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그녀의 미술세계와 격정적 삶에 빠져 들었다. 1862년에 태어난 힐마 아프 클린트는 1906년에 자신의 추상 작업을 선보였다. 이는 기존에 최초로 알려졌던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업보다 5년여 앞선 것이다. 이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활동한 지 100년이 지나 공개된 그녀의 1천500여 작품, 2만6천 노트는 전 세계 미술 애호가는 물론 일반인에게 오판되고 은폐되었던 그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하고 있다. ◆예술보다 더 예술, 백남준 삶이달 초 개봉한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백남준의 생애를 다룬 첫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작에만 5년을 투입한 영화는 한국계 어맨다 킴이 감독을, 배우 스티븐 연이 총괄 프로듀서와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다. 감독은 어린 시절 미술관에서 백남준의 작품을 접한 뒤 잠재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백남준에 관한 호기심을 키웠다고 한다. 6년 전부터 백남준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영화작업에 착수했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방대한 양의 백남준 아카이브와 푸티지를 모으고, 여기에 박서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앨런 긴즈버그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인터뷰까지 확보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예술가 백남준의 철저하고 확고한 예술관을 보여줘 인상적이다. 백남준은 모두가 자신의 채널을 갖는 현재를 예견한 20세기 최초의 디지털 크리에이터였다. 극중 백남준은 "이유 있는 실수가 이유 없는 성공보다 낫죠. 전 늘 아웃사이더였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새로움은 진실보다 더 중요해요. 새로움은 아름다움보다 중요해요. 전 예술을 만들지 않아요. 예술이 절 만들죠"라며 자신만의 어딘가에 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예술관을 피력한다. 백남준을 '수수께끼'라 칭하는 감독은 "백남준을 단순히 비디오 아티스트로 정의할 수 없다. 그는 언제나 패턴을 읽었고,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고 있었다. 미래를 예견한 백남준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며 관객에 당부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내가 죽은 후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추상 예술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삶을 그린 '힐마 아프 클린트'. 류이치 사카모토의 작별인사를 그린 '류이치 사카모토:오퍼스'의 한 장면.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생애를 그린 영화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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