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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왔어요] 나이트비치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가 갑자기 사나운 개로 변신한다면? 이 책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상을 전제로 모성이란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평생 창작을 직업으로 삼았던 저자 레이철 요더가 아이를 낳은 후 2~3년간 전혀 글을 쓰지 못했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소설이다. 수많은 여성 창작자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현재까지 13개 언어로 번역됐다.나이트 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고유경 옮김/황금가지/1만7천원
2024.04.19
[새로 나왔어요]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나'를 찍는 여성은 정말 나르시시스트일까? 이 책은 '나'를 찍는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탐색하는 문화비평서다. 또한 촬영과 재현의 대상에서 주체로 변모한 여성들의 위치를 거시적인 맥락 속에서 포착하고자 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고 충실히 담은 이 책은 '사진 찍는 젊은 여성들'의 진짜 이야기에 접근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빈틈 없이 자연스럽게 황의진 지음/반비/1만8천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
1.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 2.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 3. 빨모쌤의 라이브 영어회화(신용하) 4. 일류의 조건(사이토 다카시) 5.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오평선) 6.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7.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8. 사카모토 데이즈 15 더블특전판(스즈키 유우토) 9.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 10. 여행의 이유(김영하)
[정만진의 문학 향기] 주인을 만난 물
우리말 '그리스 공화국'은 서양어 'Hellenic Republic'으로 옮겨진다. 헬렌은 제우스에 맞서 인간에게 불을 선사한 프로메테우스의 손자이다. 제우스가 대홍수로 인간을 모두 죽일 때 헬렌은 유일하게 생존해 인류의 조상이 된다. 즉 Hellenic은 그리스인의 엄청난 자부심이 깃들어 있는 개념어이다.그리스인은 유럽 문화를 일으킨 세계사의 민족이다. 하지만 신흥국가 로마에 멸망당한 뒤 1900년 이상 나라 없이 지냈다. 기원전 148년부터 기원후 1453년까지 1600년 이상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다시 1830년까지 약 380년 동안 오스만제국의 식민지로 참담하게 살았다. 그리스인은 1821년에야 처음으로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국권을 빼앗긴 지 5년 만에 국내는 물론 만주까지 지부를 둔 독립운동단체 광복회를 결성해 제국주의와 싸웠고, 9년 만에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그런데 그리스는 망국 후 1969년이나 지나서야 독립운동을 개시했다니, 놀랍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리스가 1830년 독립 이후 1974년까지 왕정 아니면 군부독재 국가였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594년에 이미 정치 지도자들을 민회(民會)에서 선출했던 나라가 그리스 아닌가! 그런 그리스가 기원후 20세기 현대에 왕정과 군부독재라니! 민주주의의 성지에 어찌 그런 퇴행이 가능할까! 1824년 4월19일 영국 시인 바이런이 그리스 독립운동을 돕기 위해 자원 참전했다가 생명을 잃었다. 바이런은 유럽인들에게 그리스 독립운동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모든 유럽인은 그리스인이다!"라고 부르짖었다.바이런이 옥스퍼드 대학 재학 시 종교학 시험에 제출한 답안은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변함없는 감동을 준다.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님의 기적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가 주어지자 바이런 학생은 "물이 주인을 만나 얼굴을 붉혔구나!"라고 답을 썼다. 신학교수들이 한결같이 감동해 바이런에게 최고 점수를 주었다.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바이런은 교권 침해 등의 죄목으로 처벌당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을 성싶다. 바이런 사후 136년 지난 1960년 4월19일 대한민국 '국민' 186명이 국가권력의 총격에 목숨을 빼앗겼다. 마산 3·15민주묘지에도 52분이 모셔져 있다. 4월19일을 기려 바이런의 시를 읽는다. 4월혁명을 활활 타오르게 만든 김윤식의 '아직은 체념할 수 없는 까닭'도 연례행사처럼 읊어본다. 행동하는 시민정신은 오늘을 맞아 대구2·28공원 또는 경산남매공원 김윤식 시비를 다시 한번 애틋하게 쓰다듬어 보리라. 〈소설가〉정만진 소설가
[신간] 21세기 우리의 생존전략, 1등만이 생존하는 무한 경쟁사회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다문화가 지배하는 세계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2대 강국으로 등극했다. 아이디어와 감성이 지배하는 지식정보화시대인 지금은 과거의 산업사회와 달리 1등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무자비한 경쟁 사회로 일컬어진다. 권력은 정부에서 민간기업, 사회단체로 심지어 개인으로 이전되는 혁명적 변화도 일어나는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08년부터 서울사이버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양과목으로 학생들에게 강의했던 '21세기 우리의 생존전략'이란 제목의 교양강좌 내용을 일부 수정·보완해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시대변화에 대처하고 생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일깨워준다. 책은 '세계화와 탈세계화의 시대 돌입' '지식정보화의 시대' '중국의 부상과 미중패권경쟁의 시대' '치열한 경쟁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사회' '저출산과 고령화사회, 장수사회' '여성상위 시대, 신모계사회의 출현' '1인 가구의 시대, 솔로 이코노미 시대' '가족 개념 혁명의 시대' '청년실업과 다양한 직업군의 등장' '권력분점의 시대' '초연결사회의 대두' '이공계 전성시대, 공유경제와 저성장의 시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총 14장으로 구성됐다. 저자 이태교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사에 입사, 정치부 기자로 한일국교 정상화 회담 당시 주일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그 후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로 이적, 청와대 출입기자로 근무하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 스카우트 돼 이병철 회장 비서로 재직했다. 그리고 동부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를 거쳐 민간전문경영인 자격으로 국영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태교 지음/솔과학/532쪽/3만원
[신간] 패브릭, 인류 창의력의 역사 '직물' 그 여정은…
직물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존재다. 잠잘 때 이용하는 침구도 직물을 이용하고, 늘 입고 다니는 옷도 결국 직물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단어 중에서도 직물에서 유래된 것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날조하다(whole cloth)' '철저한(dyed in the wool)' 등은 직접적으로 직물이 포함된 단어다. 그렇다 보니 직물이 우리 생활을 바꿔놓았고, 우리 생활에 영향을 주는 '기술'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문명의 탄생에 있어서도 농경, 바퀴, 문자는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직물은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직물은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농업은 식량뿐만 아니라 섬유 수확 과정에서도 발전했다. 대항해시대 이후 바다를 다니던 유럽인에게 직물과 염료는 금과 향신료 못지않게 귀한 상품이었다. 산업혁명도 결국 실을 잣고 천을 짜는 기계에서 시작됐다. 이 책에선 우리 세상을 만들어낸 직물의 문명사를 들여다본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직물의 역사는 곧 인류 창의력의 역사다"라고 말한다. 그는 문명이라는 구조에 새겨진 직물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인류 공동의 경험과 기억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직물이 만들어지는 여정에서의 각 단계를 살펴본다. 섬유, 실, 직물, 염료 등 직물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시작해 직물과 관련된 상인, 소비자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섬유를 얻기 위한 노력은 선사시대에서 시작했다. 천을 짤 만큼의 실을 만드는 건 야생식물에서 채취한 섬유로는 어림도 없었다. 이에 초기 인류는 동물과 식물의 번식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 결과 양은 두꺼운 털을 지니게 되고, 아마는 섬유질이 풍부하게 된다. 목화는 한해살이 작물이 되어 추운 지역에서도 자란다. 울, 리넨, 면은 수천 년에 걸친 개량과 혁신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책에선 직물 원료나 제작자, 시장 등 문명의 특성이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요소도 조명한다. 저자는 '천연 재료'로 불리는 섬유 뒤에 가려진 인류의 지혜를 짚어본다. 또 방적기가 어떻게 경제혁명을 촉발했는지도 살펴본다. 직물과 수학의 깊은 연관성과 화학적 지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염료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염료 제조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면서 염색 공정은 화학 발전에도 영향을 준다. 19세기 후반 염료 제조 기업들은 사업 분야를 살충제, 합성고무, 제약 등으로 다각화해나간다. 무역을 가능하게 했던 사회공학의 필수적 역할, 세상을 분열시키는 직물을 향한 욕망, 직물 연구가 순수 과학자를 매료한 이유 등도 분석한다.저자는 직물이 인류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보호에 대한 필요, 명예를 향한 욕망, 장식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인간의 특성을 직물이 모두 구현해낸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보편성은 특수한 것을 통해 비로소 발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특수한 것은 발명가, 예술가, 노동자들의 성취, 과학자와 소비자의 열정, 탐험가와 사업가들의 진취성이다.저자는 "직물에는 과거와 현재 모두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호기심 넘치고 영리하고 무언가를 추구하는 전 세계 남녀의 업적이 숨어 있다"라며 "이 유산은 특정한 국가, 인종, 문화나 어떤 시대 또는 공간에 속해 있지 않다. 축적되고 공유된 이 모든 것은 우리 인류의 이야기이며, 아름다운 실들이 수없이 엮이며 만들어진 태피스트리"라고 했다.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버지니아 포스트렐이 쓴 '패브릭'은 인류 문명을 담고 있는 직물에 대해 조명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주말 나들이는 용학도서관 '2024 우리마을 책나눔축제'로
<재>수성문화재단 용학도서관은 책 읽는 마을 조성과 지역공동체 강화를 위해 20일 오후 1시부터 도서관 일원에서 '2024 우리마을 책나눔축제'를 개최한다. '책 읽는 우리 마을, 함께 만들어 가는 책 읽는 세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도서관 인근 지산·범물지역의 13개 기관·단체가 참여한다. 책을 테마로 '나눔책' '즐길책' '맛있는책' '놀이책' 등으로 구역을 나눠 다채로운 행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펼쳐질 예정이다.특히 올해는 독서와 도서관 관련 퀴즈, 책 찾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축제의 의미를 더한다. 또 마을 공연팀이 함께 하는 버스킹이 행사 내내 계속되며,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된다. 용학도서관의 도서팝업전시, 사군자 에코백 만들기, 나무필통 만들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용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우천시에는 순연.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지난해 열린 용학도서관의 '우리마을 책나눔축제'.
2024.04.17
[책 속의 길]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을 펼치는 순간과 상황에 따라 동일한 작품이라도 각자에게 다른 구절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내 서재에는 형형색색의 형광펜과 책갈피로 가득한, 특히 눈에 띄는 책이 하나 있다. 그 책은 바로 성인의 가치관과 교육과 자기계발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다. 이 책은 사람을 다루는 방법,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 사람들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기분 상하게 하거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사람을 바꾸는 9가지 방법 등을 제시한다. 가능하다면 이 방법들을 칩에 담아 내 몸 어딘가에 슬며시 심어두고 싶을 정도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조언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해 읽을 것을 권한다. 19세기 후반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가 제시한 망각 곡선(Fogetting Curve)이 말해주듯, 한 번 학습한 내용을 반복 학습하면 망각의 속도가 느려지며 복습을 거듭할수록 장기 기억으로 남는 정보의 양도 증가한다. 작가의 이러한 조언은 단순한 상식을 넘어서 가치가 있으며,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구절을 발견하는 경험은 이를 증명한다. 최근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하는 구절이 있다.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정말 중요한 고민을 담고 있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싶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싶다.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모두가 함께 행복의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미분을 통해 곡선의 기울기를 찾아내듯, 우리 삶의 수많은 시험과 도전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 너머에 있는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암시한다. 고택(古宅)의 낙수가 바위를 뚫고, 천 년에 한 번 내려오는 선녀의 하늘하늘한 옷이 거대한 돌산을 닳아 없앤다는 설화처럼 모두가 가진 위대한 이타(利他)의 가능성을 믿고 싶다. 지금 당장 일어나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일생일대의 변화를 시도해 보자. 이재인〈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이사·개목수학학원 원장〉이재인 (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이사·개목수학학원 원장)
2024.04.12
[새로 나왔어요] 여왕은 떠나고 총리는 바뀐다: 영국 왕실+정치 편
영국 왕을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영국 왕이 명예만 있는 것이 아닌 엄연한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본다. 또 영국 왕실과 정부 사이에는 많은 협조와 동시에 긴장이 존재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40년 넘게 영국에 살면서 보고 겪고 느낀 것 중 영국 왕실과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권석하 지음/안나푸르나/2만3천원
1.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2. 일류의 조건(사이토 다카시)3.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4.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5.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6.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오평선)7.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8. 삼체 1~3 세트(류츠신)9. 2024 해커스 GSAT 삼성직무적성검사 통합 기본서 최신기출유형+실전모의고사(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10. 알사탕 제조법(백희나) <예스24 제공>
[새로 나왔어요] 들꽃 수업
한 생활인이 다양한 들꽃의 생태를 관찰하고 공부한 내용을 시문학과 연결해 풀어냈다. 자연의 섭리와 삶에 관해 통찰해온 기록을 담았다. 저자는 들꽃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도 관련 문학 작품을 통한 인문학적 통찰과 자기 성찰을 글쓰기와 시 창작, 그림 그리기로 보여준다. 진정성과 감수성이 배어나는 글과 그림은 모두 쉽고 편하게 읽힌다.심재신 지음/창비교육/1만8천500원
[새로 나왔어요] 고립된 빈곤
기자 출신인 저자가 10여 년 형제복지원의 진상을, 피해자와 생존자의 투쟁을 기록해 정리한 책. 인터뷰, 르포르타주, 소설, 소논문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해 형제복지원 사건을 입체적으로 접근했다. 이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이어진 '빈곤 청소'와 고립의 현대사에서 시작됐으며, '국민을 지배하는 권력'이라는 모순이 낳은 필연적인 사건임을 보여준다.박유리 지음/시대의창/1만8천원
[새로 나왔어요]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생활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저자의 첫 번째 단행본. 시각장애인으로서, 마사지사로서, 딸로서, 여성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썼다. 시력을 잃기 시작한 15세 때부터 각종 문학에 탐닉해온 저자는 뜨거운 감성의 에세이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시간의 점들을 모아 쓴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라 했다.조승리 지음/달/1만6천800원
[신간] 댄싱 붓다들, 별이 된 남편에게…미처 하지 못한 작별인사
199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현옥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서문으로 쓴 '시인의 말'을 읽고 나면 별도로 수록한 '산문'에 눈이 먼저 간다. 시집을 펴낸 사연이 애틋해서다. 맨 마지막에 실린 산문 '귀천, 그리고 귀가'에는 이번 시집을 '펴내야만' 했던 이유가 담겨 있다. 짧은 글이지만 남편 에토레와 함께한 14년간의 여정이 한편의 서사처럼 펼쳐진다.시인과 에토레는 2009년 인도 푸네의 오쇼국제명상센터에서 처음 만났다. 이듬해부터는 노마드 생활을 시작했다. 여름 석달은 에토레가 있는 시칠리아에서 함께 지냈고, 10월에는 에토레가 한국에 나와 한 달가량 머물렀다. 겨울 석달은 인도에서(어느 해는 베트남, 태국, 라오스) 함께했다. 그러던 중 2021년 시인은 시칠리아로 건너가 결혼이라는 법적 절차를 거치면서 연인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하지만 남편 에토레와의 인연은 느닷없이 끝을 맺었다. 한국에 두 달을 머물며 시칠리아로 떠나기 2주 전, 그날도 에토레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여느 날처럼 물을 마셨고 요가를 하며 몸을 풀었다. 그러던 그가 침대에 가서 좀 눕겠다며 걸음을 옮기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에토레는 깨어나지 못했다. 한순간이었고 예고도 없었다. 시인은 갑작스러운 작별을 '번개처럼 죽음이 내 사랑을 덮쳤고'라고 표현했다. 장례를 치른 후 8일째 되는 날, 시인은 남편을 위한 시집을 준비한다. 에토레를 보내는 시인 자신만의 의식처럼…."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에토레 그릴로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시인의 말처럼 이번 시집은 홀연히 세상을 뜬 남편 에토레에게 바치는 헌정시집이다. 시인에게 더 없이 애틋하고 각별한 까닭이다.시집에 실린 시들은 시인이 2021년 완성해 놓았지만 세상에 내놓지 않고 컴퓨터 속에 보관하고 있던 작품들이다. 에토레는 생전에 "시집이 완성되었는데 왜 출판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때 시인은 "나중에 때가 오면"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시인은 산문에서 "시집 출판을 서둘러 하지 않은 것도 이때를 위한 것인가?"라며 스스로 묻는다. 그러면서 이번 시집에 실린 시 '오래된 영혼'을 다시 읽어보니 지금의 나를 예견하고 쓴 것 같다고 고백한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집에 도착한 오래된 영혼/ 쪼그라든 팔다리와/ 더는 화장이 필요 없는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네/ 더는 가야 할 곳도/ 만나야 할 얼굴도 없다는 것이/ 그토록 찾아 헤맨 집이 제공하는/ 안식의 메뉴인가// (중략)// 오래된 영혼,/ 겹겹의 길 위에서 읽어온 모든 풍경들을/ 저 저녁노을의 마지막 타오름 속에/ 불쏘시개처럼 다 던져 넣네/ 불타는 침묵의 하늘 너머/ 서쪽나라로 떠나는 마지막 길은 아직/ 형형한 눈길 속에 남겨두고서"('오래된 영혼' 부분) 작품 중에는 남편과 함께했던 곳도 자주 나온다. "인도 아람볼 해변의 밤하늘로/ 청춘남녀들, 둥실 날려 보내네/ 소원 담은 붉은 마음 한쪽// (중략)// 그 붉은 마음/ 어느 찰나, 별이 되었을 때/ 우리는 와아아! 탄성을 터뜨렸지만/ 모든 절정이 그러하듯/ 시한부의 별은 이내/ 바다무덤 속으로 천천히/ 천천히 걸음을 옮기네/ 삶과 죽음이 밤하늘을 수놓네"('풍등' 부분)시인은 산문 마지막에 남편 에토레에게 미처 하지 못한 작별 인사를 전하며 글을 맺는다. "내 삶의 화양연화는 에토레와 함께 했던 시절. 내게 화양연화를 선사하기 위해 내 삶을 다녀간 에토레, 그라찌에, 띠 아모! 당신이 선사한 그 화양연화의 기억으로 남은 삶의 길 잘 건너갈 테니, 에토레, 이제 천국에서 편히 쉬길."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댄싱 붓다들'은 김현옥 시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남편을 위해 펴낸 헌정시집이다. 시인에게는 더 없이 애틋하고 각별한 시집이다. 〈게티이미지뱅크〉김현옥 지음/만인사/118쪽/1만2천원
[신간] 어쩌면 너는 시에서 떨어져 나온 한 조각일지도…쉰, 삶과 상처를 들여다보는 늦깎이 시인의 첫 시집
2019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서진배 시인의 첫 시집. 쉰 살에 첫 시집을 내는 것이 요즘은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늦깎이 시인으로서 오랜 세월 시에 대한 그의 마음을 이 시집에서 엿볼 수 있다.그가 등단할 당시 심사를 맡은 이하석 시인과 이경수 교수는 그의 등단작 '이름'에 대해 "이름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을 담담히 말하는 시선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들은 서정시의 전통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자기 삶과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인의 예민한 시선을 가치 있게 평가한 것이다."이름대로 살기보다 산 대로 이름을 갖고 싶어요// 내 이름값으로 맥주를 드시지 그랬어요// 나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걸요// 아무리 손을 뻗어도 손이 소매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걸요/ 이름을 한 번 두 번 접어도 발에 밟혀 넘어지는 걸요// 한번도 집 밖으로 나가 보지 못한 이불처럼 이름이 있다"(시 '이름' 중)서 시인은 일상의 사소한 체험에서 시적인 순간을 발견한다. 그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봄으로써 자기성찰적 시선을 드러낸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상에 제동을 걸고 싶어 하는 그의 시적 태도는 성찰과 반항을 동시에 담고 있다.이경수 문학평론가는 "서진배 시인의 첫 시집에서 지배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슬픔"이라며 "슬픔은 누군가를 상실한 체험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좀처럼 메워지지 않는 결핍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중심에서 밀려났다는 감각이나 버림받은 경험으로부터 발생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서진배의 시는 그런 이유로 흘러나오는 슬픔을 예민하게 감각하면서도 슬픔에 젖어 매몰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슬픔을 느끼는 결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사실에 오히려 주목한다"고 평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서진배 지음/시인의일요일/160쪽/1만2천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경북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 학칙개정안, 법제심의위·학장회의 통과
"더 미루기 힘들어"…계명대·영남대 의대, 13일부터 임상실습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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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띠 5월 9일 ( 음 4월 2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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