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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동물 윤리의 최전선…동물·인간, 공통의 해방을 고민하다
이 책은 동물과 인간 해방의 쟁점을 살피며 공통의 해방을 구한다. 저자 이노우에 타이치는 일본의 비판적 동물 연구자로 동물 착취 반대 운동과 동물 옹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동물을 둘러싼 이슈들을 철학, 사회학, 정치경제학, 페미니즘, 포스트휴머니즘까지 망라해 체계적으로 살핀다. 책은 크게 '들어가고'와 '나가고'를 제외하고 본문 5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동물 윤리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한 전제로서 동물들이 처한 현 상황을 살핀다. 인간의 동물 이용은 축산, 오락, 실험을 비롯해 다양한 종교, 문화 활동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다. 동물 이용의 참혹한 현실을 살피며 동물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장은 동물 윤리학의 기초를 쌓은 철학자 피터 싱어와 톰 레건의 철학을 살펴본다. 이들은 각각 공리주의와 권리론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전개한다. 이들 유명학자의 이론을 소개한 다음 게리 프란시온이 제시한 동물권론의 혁신을 다룬다. 3장은 사회학의 공헌에 주목한다.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과 사상을 바탕으로 권력 구조를 비판한 데이비드 니버트를 비롯해 동물 윤리의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분석한 학자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분석이 동물 해방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알려준다. 4장은 포스트휴머니즘 조류를 살펴본다. 조르조 아감벤이나 자크 테리다, 미셸 푸코와 같은 유럽 철학자들의 동물론을 바탕으로 인간중심주의의 해체와 생명정치 개념을 통한 동물 억압 분석과 동물 해방론을 다룬다. 또한 포스트휴머니즘의 주요 학자인 도나 해러웨이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이 장에서는 여러 학자들의 독특한 동물론이 잘 정리돼 있어 도덕철학·윤리학을 넘어선 동물 이론의 철학적 바탕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장은 페미니즘을 살펴보는데, 가부장적 논리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성운동과 교차성 개념, 돌봄의 윤리 등 최근 페미니스트 학자와 활동가들이 제시한 많은 쟁점들을 살펴보고 인간, 동물, 자연의 통합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고민한다. 결론부인 '나가며'에서는 종합적 해방이라는 제목으로 비판적 동물 연구의 원칙에 녹아있는 '포괄적이고 단일한 투쟁'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종합적 해방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여러 요소들을 설명하고,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회정의 운동의 목표로 단일 쟁점에 매몰되지 않고 상호 연계하는 연대를 제시한다. 이 책은 기존 국내에서 흔히 철학·윤리 사상의 일종으로 다뤄왔던 동물 윤리론을 넘어서서 다양한 관점에서 동물 연구가 발전되어 온 모습을 독자들에게 잘 보여준다. 구조적 비판에 대한 체계적 정리는 윤리학의 사고실험을 넘어선 실천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준다. 최근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비판적 동물 연구자들의 다양한 논의들을 잘 정리하고 있어 비판적 동물 연구에 입문하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비단 동물뿐만 아니라 전쟁과 이주 등 전 세계에 걸친 폭력의 연속과 그것의 극복을 바라보는 중요한 시작을 제시해주며 연대의 가치를 되새겨준다는 평가다. 저자 이노우에 타이치는 일본 조치대 외국어학부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인간중심주의를 뛰어넘는 동물 윤리론을 발전시키기 위해 관련 문헌 및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및 해외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한편 동물 옹호 단체와의 연대 활동에도 참여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동물 윤리의 최전선'은 동물 이용의 현실을 살피며 동물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노우에 타이치 지음/정혜원 옮김/두번째테제/436쪽/2만5천원
2024.04.12
[정만진의 문학 향기] 오발탄
65년 4월12일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가 세상을 떠났다. 65년이라면 지금으로부터 대략 1960년 전이니 참으로 까마득하다. 그래도 세네카라는 이름은 아주 낯익다. 그는 많은 명언을 남긴 문학가이자 철학자로 인류에 기억된다. 또 폭군 네로의 스승이었다는 사실로도 유명하다.세네카의 경구 중 "살아 있는 기간을 삶으로 생각하지 않고, 삶이 필요한 동안만 산다고 깨달으면 현자"라는 말은 자못 사람의 폐부를 찌른다. 이는 "인간은 육체에 구속되어 있지만 올바른 이성에 의해 인간답게 살아가고, 죽음으로써 노예 상태를 벗어난다"라는 자신의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세네카는 철학을 "선(善)을 추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했다. 제자 네로는 스승으로부터 배운 철학을 전혀 실천하지 않았다. 스승은 "인간은 잘 죽는 법을 알지 못하는 한 잘 살 수 없다"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네로는 잘 죽기는커녕 최악의 사망을 맞이했다. 네로는 어머니를 죽이고 아내를 죽이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르면서도 시인이자 음악가인 양 행세했다. 그러다가 반란군에게 처형될 위기에 몰리자 "위대한 예술가가 이렇게 사라지는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했다. 겨우 31세였다. 1923년 4월12일 대한민국의 유명 배우로 성장하는 김진규가 태어났다. 그는 1955년 '피아골'로 영화계에 등장했고, 이듬해인 1956년 '포화 속의 십자가'와 '처녀 별'에도 출연했다. '피아골'과 '포화 속의 십자가'는 제목만으로도 죽음 이야기가 다뤄지리라 짐작된다.'처녀 별'은 예외일 듯하지만 그 역시 삶과 죽음에 얽힌 담론을 담고 있다. 주인공 처녀 별아기는 사랑하는 도령의 집에 잠입한다. 시아버지가 될 뻔했던 도령의 아버지가 '사화'라는 이름의 권력 투쟁 끝에 자신의 친아버지를 죽였다. 그 복수를 위해 별아기는 생사의 기로에 선 것이다.유현목 감독, 김진규 주연 '오발탄'은 "20세기를 빛낸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로 손꼽힌다. '오발탄'은 1999년 모 언론사가 영화계 인사 1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8표를 얻어 1위에 등극했다. 임권택 감독 '서편제'가 28표로 2위, 나운규 감독 '아리랑'이 24표로 3위에 올랐다. 이범선이 1959년에 발표한 소설 '오발탄'의 주인공 철호는 삶에 지친 나머지 스스로를 오발탄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문제인간인 것은 아니다. 인류사회의 오발탄은 자기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자들이다. <소설가>정만진 소설가
'4월에는 도서관으로'…대구동구문화재단 도서관 주간 행사
<재>대구동구문화재단 안심도서관과 신천도서관을 비롯한 관내 공립 작은도서관은 제60회 도서관 주간을 맞아 다채로운 독서문화행사를 개최한다.도서관 주간은 도서관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리고 지역주민의 이용활성화를 위해 1964년부터 매년 4월 12~18일 진행하는 독서문화 캠페인이다. 올해는 '도서관, 당신의 내일을 소장 중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예정이다.안심도서관에서는 13일 '책 속 주인공 우드버닝' 체험을 시작으로 △14일 '아빠가 된 늑대' 창작동화 인형극 △ 17일 '도서관에서 떠나는 힐링향기여행' 아로마 체험 △ 21일 수상한 시리즈 '박현숙' 작가 초청 강연을 운영한다. 신천도서관에서는 △13일 1시간 동안 엉덩이 떼지 않고 독서만 하는 '엉덩이 독서대회' △14일 버블과 풍선을 활용한 '와우쇼' △20일 삘릴리범범 '이육남' 작가 초청 강연을 마련한다. 동구 관내 공립 작은도서관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동촌역사 작은도서관은 14일 가족단위 마술공연 '도서관에서 마술같은 날'과 17일 밤마실 어린이 영화상영을 진행한다. 신암2 작은도서관에서는 15일 그림책 캐릭터만들기를 마련한다. 이 밖에 작은도서관 대출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뽑작뽑작! 뽑기이벤트, 원화전시, 연체사면행사 등도 진행한다.대구동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독서문화행사를 통해 도서관이 지역주민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library.daegu.go.kr/donggu)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안심도서관(053-980-2607), 신천도서관(053-980-2634)으로 하면 된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대구동구문화재단 안심도서관과 신천도서관을 비롯한 관내 공립 작은도서관은 도서관 주간을 맞아 작가 초청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2024.04.08
대구시가 선정한 2024 올해의 책은?
대구시는 2024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10% 현장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최종 선정된 올해의 책은 총 10권으로, 어린이 분야에는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최숙희) △동백나무가 웃다(권영세) △약밤나무의 백 년 이야기(김상삼) 등 3권이 뽑혔다. 청소년 분야에는 △고요한 우연(김수빈) △비스킷(김선미) △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지혜) 등 3권, 성인 분야에는 △가녀장의 시대(이슬아) △거인의 노트(김익한) △오늘 보는 그제 뉴-쓰(박창원) △축복을 비는 마음(김혜진) 등 4권이 각각 선정됐다.시는 책으로 하나 되는 행복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의 책은 관내 도서관의 추천을 받아, 대표 사서로 구성된 도서추천단 심의를 거쳐 온라인 시민투표 후, 도서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올해의 책은 관내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시내 대형서점 등에서 만날 수 있으며, 교보문고(대구점, 칠곡센터), 영풍문고(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10% 현장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반기에는 올해의 책으로 구·군 작은도서관과 초·중·고 독서동아리 독서 릴레이를 진행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 캠핑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한편, 대구시는 5일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2024 대구 올해의 책 선포식'을 개최했다.이날 선포식은 1· 2부로 나눠 각 분야별 선정도서 소개와 북 콘서트로 진행됐다.1부 선정도서 소개에는 어린이 기자단 금재린 어린이와 전년도 청소년 대상 창의인재 부문 수상자인 배소율 학생, '오늘 보는 그제 뉴-쓰'의 저자 박창원 작가가 참여했다.2부 북 콘서트에서는 '오늘 보는 그제 뉴-쓰'의 박창원 작가를 초청해 1945년~1950년 매체가 단조로웠던 때 신문기사를 통해 당시 대구의 이슈와 주민들의 일상을 소개했다.김종찬 대구시 대학정책국장은 "대구시가 시민들이 독서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소중한 일상을 만들어 가는 데 힘이 되어드리겠다"며 "많은 분들이 대구 올해의 책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2024 대구 올해의 책 포스터.
2024.04.05
[신간] 박정희 윤석열 두 대통령의 대화, 朴·尹 진솔한 가상 대화로 '대통령 리더십' 실체 더듬어
이대현 전 매일신문 편집국장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한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이 남긴 리더십을 통해 후임 대통령이 교훈과 지침을 얻어야 한다는 저자의 바람에서 비롯됐다. 대통령 리더십의 계승과 축적을 통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박정희·윤석열 대통령의 가상 대화를 실었다. 두 대통령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대통령 리더십의 실체를 더듬어보고자 했다. 제2부에서는 저자가 매일신문에 재직하면서 쓴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등 칼럼 40여 편을 모아 정리했다. 문재인 정권을 거쳐 윤석열 정권에 이르는 동안 매일신문 칼럼 '세풍' '야고부'에 게재한 글을 시일 역순(逆順)으로 실었다. 제3부에서는 2014년에 저자가 3인 공동으로 출간한 '21세기 대한민국 세 거인에게 길을 묻다'에 실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다룬 내용을 오늘의 시점에 맞춰 개작해 담았다. 박정희 리더십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조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한다. '우물 물을 먹을 때 우물 만든 사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내가 우물 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우물을 파주었기 때문이다. 우물을 판 사람에게 고마워하는 것을 넘어 나도 우물을 파야 한다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더 나은 나라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에서다"라고 말했다. 저자 이대현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상주고와 영남대를 졸업했으며, 매일신문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구사랑 대구자랑' '상생의 땅 가야산' 등이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대현 지음/중문/191쪽/1만8천원
[신간] 수류화개, 찰칵 대신 쫑긋…꽃·나무에 귀 기울여 보세요
봄을 맞아 일명 '벚꽃 명당'을 찾는 이들이 많다. 벚꽃길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벚꽃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기기 좋은 카페를 찾아가기도 한다. 이런 곳을 가보면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꽃을 사진에 담는 것도 좋지만,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 30여 년 동안 문화부 전문기자로 일하며 우리 예술과 전통문화와 관련된 글을 써온 저자가 쓴 책 '수류화개(水流花開)'는 전국 산하를 누비며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직접 찾아가 소개한다. 책 제목 '수류화개'는 '사람 없는 텅 빈 산에 물 흐르고 꽃이 피네'라는 뜻으로, 당나라 문인 소식이 부처님 제자를 칭송한 시 '십팔대아라한송'에 처음으로 썼다. 고금으로 전해지며 많은 이들이 애호한 글귀로, 추사 김정희는 이를 서예 작품으로 남겼고 화가 김홍도와 최북은 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화제(畵題)로 남기기도 했다. 이 글귀를 자주 사용한 법정 스님은 자신의 거처에 '수류화개실'이라는 당호를 달아놓았다.저자도 이 글귀를 특별히 좋아했다. 그는 물 흐르고 꽃이 피는 자연을 가까이해야만 물질문명에 휩쓸리지 않고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선 2022년 초부터 1년 동안 저자가 전국을 누비며 만난 꽃과 나무들을 소개한다. 그는 계절마다 각자 아름다움과 멋을 뽐내는 꽃과 나무가 보여주는 풍광과 감흥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매화, 진달래, 해당화, 연꽃, 이팝나무, 배롱나무, 은행나무, 자작나무 등이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내는 곳들을 찾아갔다. 사람의 혼을 빼앗을 듯 불타오르는 천주산 진달래 군락지부터 땅 위에서 노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듯한 반계리 은행나무까지. 책에선 이를 바탕으로 꽃과 나무를 소개하며 이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책에서 가장 처음 소개하는 꽃은 해마다 이른 봄이면 찾아오는 매화다.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고매(古梅)는 전국 곳곳에 있다.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고매는 특히 산사에서 주로 만날 수 있다.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홍매, 순천 선암사 고매(선암매), 양산 통도사 홍매(자장매), 장성 백양사 홍매(고불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화엄사 각황전 앞 홍매 앞에는 많은 매화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나무 모양도 멋지지만, 오래된 목조 건물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퇴계 이황도 매화를 지독히도 좋아해 107수에 이르는 매화시를 남겼다. 그는 운명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매화분에 물을 주도록 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매화가 한창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거닐며 감상을 했는데, 이런 자신의 모습을 시에 담기도 했다.책에선 꽃과 나무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초목에 대한 다양한 생태학 정보와 옛이야기를 전한다. 올곧은 자태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대나무는 실제로는 나무 종류가 아니라 풀의 일종이다. 이는 식물 중 나무로 분류되는 데는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로 분류되는 식물들은 단단한 목질이 있고, 부피 생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나무는 가운데가 비어 있고, 위로는 자라도 옆으로는 거의 자라지 않는다. 풀과 나무의 경계선에 선 식물인 셈이다.이 책의 장 사이와 마지막에는 '돌아보기'를 배치했다. 여기선 백두산 호랑이가 돌아다니는 봉화 백두대간 수목원과 우리 민족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초여름 금강산의 아름다운 풍광도 만날 수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전남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 옆 홍매. 1702년 지금의 각황전 건립 때 심었다. 〈영남일보 DB〉김봉규지음/수류책방/320쪽/1만6천800원
[정만진의 문학 향기] 우리가 한 수 위
매년 4월5일은 하늘이 맑아지는 청명이다. 그래서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그만큼 이 시기는 '춘삼월 호시절'이다. 농부는 논밭에 가래질을 시작하고, 일반인은 나무를 심는다."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관용어는 청명과 한식이 같은 날이거나 한식이 청명 하루 뒷날이라는 속뜻을 담고 있다. 한식은 불을 꺼뜨리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였던 아득한 과거, 임금이 새 불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나누어주면 신하들이 그것을 다시 백성들에게 분배한 옛일에서 유래했다.신하와 백성들은 임금의 불이 올 때까지 밥 짓는 일을 미루어야 했다. 아니면 찬밥을 먹는 도리뿐이었다. 찬밥의 한자어 표기가 한식(寒食)이다. 물론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사람 개자추의 고사에서 연유된 풍습이라는 말도 전해진다. 진 문공이 제후의 자리에 오르기 전 한미할 때 개자추와 참된 우정을 나누었다. 문공은 보잘것없는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개자추가 참으로 고마웠다. 그는 개자추에게 "내가 장차 빛을 보게 되면 그대를 결코 잊지 않으리!" 하고 다짐했다. 세속적 인간은 흔히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른' 면모를 보인다. 제후가 된 문공은 개자추를 잊었다. 개자추는 한탄하며 산에 은거했다. 뉘우친 문공이 부랴부랴 산 아래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무리 요청해도 개자추는 요지부동이었다. 문공은 산에 불을 질렀다. 개자추는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었다. 이후 문공은 개자추가 죽은 날마다 찬밥을 먹었다. 신라 효성왕과 신충도 닮은 듯한 인연을 쌓았다. 즉위 이전 신충과 대단한 교유를 나누었던 효성왕 역시 옥좌에 오른 뒤 벗을 잊었다. 신충은 향가 '원가(怨歌)'를 지어 부르고 산으로 은둔했다. 효성왕이 신충에게 나오라고 했다. 신충은 개자추와 달리 재상을 맡아 선정을 베풂으로써 신(信)과 충(忠)으로 이루어진 이름값을 했다. 공자의 정명(正名) 철학이 상기되는 대목이다.개자추와 문공은 "가난할 때 친구는 잊어선 안 된다"는 빈천지교(貧賤之交)의 교훈을 준다. 거기에 보태어 신충과 효성왕은 신분(이름)에 어울리게 살아야 올바른 사람이라는 가르침까지 준다. 배운 바를 실천해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참된 지식인이라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우리나라 신충과 효성왕은 중국 개자추와 문공보다 한 수 위 인격이다. 신충이 향가 '원가'를 지어 부른 일은 그 상징이다. 상대의 사소한 실수를 너그럽게 품고, 백성들에게 이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꿈을 실현해낸 언행일치는 빛나는 열매다. 〈소설가〉정만진 소설가
[새로 나왔어요] 경영이라는 세계
"경영은 이 세계를 어떻게 바꾸었고, 또 바꾸어가고 있는가?" 국내외 대기업들의 경영 자문이자 '경영학의 대가'로 불리는 황승진의 첫 대중서다. 미국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경영이라는 세계'를 심도 있게 다룬다. 35년간 경영학계와 비즈니스계의 최전선에서 세계적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가까이서 지켜본 경영학자의 눈을 통해 경영의 힘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세계를 관찰할 수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황승진 지음/다산북스/2만9천원
[새로 나왔어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과학 상식 사전
상대성 이론에서 양자 물리학, 카오스 이론에 이르기까지 중추적인 과학자들의 아이디어를 특징으로 하는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과학의 본질적인 상식 50가지 핵심 개념과 연구의 여정, 더 나아가 시간이 지나면서 파생된 다양한 실험 이론을 생생한 이미지와 함께 설명한다. 또한 매혹적인 과학의 세계와 이를 위해 노력한 위대한 실천가들을 소개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앤 루니 지음/손용수 옮김/크레타/1만7천800원
[새로 나왔어요] 무정설법, 자연이 쓴 경전을 읽다
20년 넘게 숲속에서 살아온 농부 작가 최성현이 자연에서 배운 가르침들을 일상의 언어로 전한다. 무정설법(無情說法)이란 곧 감정이 없는 산하대지를 비롯한 하늘, 바위, 바다 등이 설법을 한다는 뜻이다. 천지만물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주니, 그 말씀을 잘 듣고 새겨야 한다는 뜻이다. 자연에서 얻은 지혜, 인간 중심에서 자연 중심으로의 생태주의적 관점 전환 등 인류와 자연의 공존 메시지를 담았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최성현 지음/판미동/1만7천원
[새로 나왔어요] 미래 세대를 위한 우주 시대 이야기
이 책은 우주개발 역사, 우주여행, SF영화, 빅뱅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우주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청소년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준다. 청소년들은 우주와 관련한 다채로운 영역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우주에 대한 통합적 지식과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어떤 미신을 믿는지, 우주망원경이 어떻게 과거를 볼 수 있는지 같은 우주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담았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손석춘 지음/철수와영희/1만5천원
[신간] 메가시티 네이션 한국, 세계 거대도시들과 경쟁…미래도시건축 전략 세워라
세계화와 도시화는 국가 간의 경계마저 허물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머지않아 세계 문명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는 국가가 아닌 주요 도시들이 긴밀히 연결된 초거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급변하는 흐름 속에 효율적인 도시 공간 체제를 조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책은 미래 사회를 대비한 도시건축 전략서다. 저자는 책을 통해 한국 도시건축의 미래를 상상하며 그 방향성을 모색한다. 간결한 글과 정보 집약적인 도표,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도시건축의 이상향을 제시한다.무엇보다 저자는 국토 공간 전체를 하나의 초거대도시로 운영하는 '메가시티 네이션' 전략을 제안한다. 인구 감소, 고령화, 양극화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 속에서 한국이 세계 거대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단서이자 출발점은 '메가시티 네이션'이라고 주장한다.책은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 나간다. 1장에서는 '무엇이 도시를 바꿀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해답을 찾기 위해 데이터 마이닝 기술로 도출한 미래 도시건축의 핵심 키워드를 소개한다. 교통물류, 디지털 변환, 탄소중립, 인구변화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우리 도시가 맞이할 변화를 설명하고 가능성을 전망한다. 네옴, 텔로사 등 실제로 계획된 미래도시의 사례도 살피며 상세한 답을 내놓는다.2장에서는 '도시는 어디까지 커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메가리전(megaregion)이 미래 도시건축 변환의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메가리전은 '규모의 경제와 집적의 이익을 통해 경제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고, 다양한 문화와 자원을 공유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 지역 공간 집적체'를 일컫는다. 저자는 책에서 주요 선진국의 메가리전과 중국·일본과 같이 한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10곳의 메가리전을 선정해 '글로벌 10 메가리전'이라 규정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규모와 특징을 들여다본다. 또 인구, 국내총생산, 기업, 대학, 문화, 교통 등의 지표 분석을 통한 상대적인 경쟁력과 역량을 파악한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한국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메가리전을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힌다. 3장에서는 '미래에 우리는 어디에서 살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한국 국토 공간의 현재를 직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먼저 한국을 수도권, 대전-충청권, 대구-경북권, 광주-호남권, 부울경권으로 구분한다. 권역별로 나눈 뒤 야간 인공위성 사진, 지역내총생산, 경제·대학·교통 인프라 등을 살펴본다. 분석 결과 대도시권과 그 밖의 지역 간 양극화와 지방 소멸의 현실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는 국토 공간 주요 지역에 일자리와 놀이 요소를 마련하고 전국을 쉽게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업무·교육·의료·쇼핑·문화 등 도시의 핵심 프로그램들이 집적되고, 저탄소화·자동화·서비타이제이션의 미래 트렌드가 실현된 '압축거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압축거점의 개발수익을 참여자들과 공유하는 식의 재편된 개발 방식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압축거점에 중심 인프라를 집적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한국을 하나의 '도시국가' 시스템으로 구축하자는 것이 '메가시티 네이션 한국'의 핵심 전략이라고 소개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하늘을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도심항공교통이 주목받고 있다. '메가시티 네이션 한국'의 저자는 교통물류, 디지털 변환, 탄소중립, 인구변화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무엇이 도시를 바꾸는지 살핀 후, 국토 공간 전체를 하나의 초거대도시로 운영하는 '메가시티 네이션' 전략을 제안한다. 천의영 지음/ 공간서가/237쪽/2만4천원
[어린이&청소년 BOOK] 10대를 위한 1일 1페이지 논어 50…수천년 불변의 지혜 '논어'
20만부 베스트셀러 '오십에 읽는 논어'로 흔들리는 50대에게 인생 후반전의 지혜를 건넨 저자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고민하는 10대 청소년에게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논어'의 지혜를 건넨다. 책의 핵심 주제는 선택(Choice), 변화(Change), 학습(Charge), 기회(Chance), 도전(Challenge)이다.저자는 '논어'를 빌려 뜻과 목표를 명확하게 정한 뒤 겉과 속이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건강하게 준비해 길을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잘못을 알면 바로 고치라고 충고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역할과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자신을 조절하며 타인과 신뢰 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최종엽 지음/믹스커피/364쪽/1만9천500원
[어린이&청소년 BOOK] 벚꽃 수영장 : 야옹이 수영 교실2…고양이들 호수 수영 성공할까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기후 위기 때문에 수영을 배운다고? 시의성 높은 설정, 아름답고 섬세한 그림, 재미있는 이야기로 주목받은 베스트셀러 '야옹이 수영 교실'의 후속작이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야옹이들은 위급 상황에서 내 몸을 지키는 생존 수영을 본격적으로 배운다. 배움의 공간은 수영장에서 마을 호수로 넓어지고,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도 한층 풍성해졌다. 벚꽃 휘날리는 봄날, 호수 수영에 도전하는 야옹이들은 과연 바라는 대로 꽃잎처럼 둥둥 뜰 수 있을까? 수많은 독자가 궁금해한 수영 코치 하오의 숨은 사연 역시 보름달 뜨는 밤 환하게 공개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신현경 글/노예지 그림/북스그라운드/72쪽/1만6천800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上 (와야마 야마)…
1.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上 (와야마 야마)2.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3. 일류의 조건(사이토 다카시)4. 삼체 1~3 세트(류츠신)5.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6. 알사탕 제조법(백희나)7.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8.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9.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10. 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 <예스24 제공>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경북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 학칙개정안, 법제심의위·학장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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