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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경북의 중심 조문국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2]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의성조문국박물관
의성조문국박물관의 즐길 거리는 전시 유물 관람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이 함께하는 문화체험 공간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상상놀이터, 여름 인기 놀이터인 물놀이장 등 체험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비는 이유다. 또한 다른 박물관에는 없는, 의성조문국박물관에 가야만 누릴 수 있는 것도 있다. 박물관 부근 374기의 크고 작은 고분이 모여 있는 거대한 의성금성면고분군(조문국사적지)이다.◆주말·방학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가족문화체험실'은 박물관 본관 옆 민속유물전시관 1층에 마련되어 있다. 의성의 역사와 유물을 소재로 한 체험키트를 활용해 가족이 함께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조우형 금동관과 금동관모 모형 퍼즐 맞추기를 비롯해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 입체 퍼즐, 토기와 도자기 유물에 표현된 오리나 용 모양의 톡톡블록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만들기 체험키트가 준비되어 있다. 올해 새롭게 기획한 프로그램 '주말엔 박물관'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가족문화체험실에서 일반체험과 역사체험으로 구분하여 진행하고 있다. 매월 1~3주에는 일반체험을 운영하며, 마지막 주에는 역사체험이 진행된다. 일반체험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만들기를 하고, 역사체험은 전문 강사가 의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를 한 후 관련된 만들기 체험을 한다. 참가 신청은 일반체험은 선착순 당일 현장 접수로 신청하며, 역사체험은 의성군 평생학습사이트(www.usc.go.kr/reserve)와 전화(054-830-6918)로 사전 신청할 수 있다.방학 기간(1월과 8월)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만들기 교실'을 6세부터 초등 6학년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다양한 만들기 체험 주제를 정해 각 6회씩 운영하고 있다.본관 동편에 '의성상상놀이터' 운영아이들 맘껏 뛰어놀고 독서·휴식도대리리 2호분 내부 재현 고분전시관당시 매장풍습·생활상 엿볼 수 있어박물관 부근엔 사적지 금성면고분군공원처럼 꾸며 둘러보면 특별한 감흥박물관 본관 동편에 있는 '의성상상놀이터'는 휴관일인 월요일만 빼고 매일 운영된다. 1층에는 '고대의 성'과 '모험의 성', 2층에는 '쉼의 성'과 '자연의 성'이 있다.'고대의 성'에서는 숨겨진 고고유물 찾기와 발굴 유물을 보존하는 방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공룡화석 발굴 놀이 등을 할 수 있어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모험의 성'은 에어포켓과 정글짐, 폼큐브 쌓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모험의 성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2층에 올라가 북카페 '쉼의 성'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옥상에는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쉴 수 있는 공간(자연의 성)도 마련되어 있고, 고분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상상놀이터(모험의 성) 이용객은 전화(054-830-6905)로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다.상상놀이터 앞 물놀이장도 인기를 끄는 곳이다. 특히 방학 기간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운영 기간은 매년 7월 초~8월 중순까지다.◆374개 고분군…멋진 야간 경관도의성조문국박물관 부근의 조문국 사적지인 의성금성면고분군은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각별한 볼거리가 된다. 고대 왕국의 고분들을 중심으로 공원처럼 꾸며 놓은 사적지를 둘러보며 특별한 감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성금성면고분군은 의성의 동남쪽에 있는 금성산 아래 펼쳐진 구릉지에 자리하고 있다. 고분들은 의성군 금성면의 대리리와 탑리리, 학미리 일대에 분포되어 있는데, 374개의 고분이 확인되었다. 발굴 전문기관에 의해 총 7회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고대 왕국 조문국의 실제 고분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분군에는 크고 작은 고분 374개 정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 고분들은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중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고분 중 주인공이 확인된 고분은 1호 고분인 경덕왕릉 하나뿐이다. 높이가 8m, 둘레가 74m 되는 규모다.이 경덕왕릉과 관련해 흥미로운 전설이 전하고 있다. 500여 년 전 조문 마을 사람들이 많은 옛 무덤 중 가장 큰 무덤 속을 몰래 파헤쳐 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다. 이웃에 사는 오극겸(吳克謙)이 이를 알고 놀라 꾸짖고는 무덤을 보수해 복구했다. 그날 밤 오극겸이 꿈을 꾸었는데 꿈에 범상치 않은 옷을 입은 노인 한 분이 나타나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조문국 왕의 일을 누구와 의논할까(召文王事與誰論)/ 천 년이 지난 오늘 경덕왕 무덤만 남았구나(千載猶存景德墳)/ 비봉곡조는 없어지고 사람도 볼 수 없으며(飛鳳曲亡人不見)/ 조문국의 거문고는 사라지고 그 소리마저 묘연하네(召文琴去香難聞)'이 전설은 조선 영조 때 전국 읍지를 종합해 정리한 '여지도서'(1760년) 고적(古跡)조에 기록되어 있다. 미수 허목의 문집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먼 옛날에 한 농부가 외밭(瓜田)을 마련하기 위해 작은 언덕을 갈던 중,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큼직한 구멍이 나타났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들어가 보니 돌로 쌓은 석실이 나타났다. 석실의 둘레에는 금칠이 되어 있었고 가운데는 금소상(金塑像)이 있는데, 그 머리에 쓴 금관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농부가 욕심이 나서 금관을 벗기려 하였더니 그만 농부의 손이 금관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날 밤 의성군수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서 이르기를 "나는 경덕왕이다. 아무 곳 아무 데 와서 살펴보고 이 무덤을 개수 봉안토록 하여라"고 말했다. 이튿날 곧 이곳을 발견하여 봉분을 쌓고 관리하였다고 한다.경덕왕릉 옆에는 조문국 고분전시관이 있다. 발굴한 대리리 2호분을 활용해 그 내부 모습을 재현한 고분전시관이다. 인골과 토기, 장신구 등의 출토 유물과 출토 상태, 순장 문화 등을 통해 당시의 매장 풍습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고분 내부의 모습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관이다. 대리리 2호분에서는 도기와 토기 555점, 금석류 172점, 옥석류 5점 등 732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 사적지에는 고분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 여러 갈래로 이어져 있다. 곳곳에 작약, 유채, 모란, 구절초, 튤립 등을 심은 꽃밭이 조성돼 있어 철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고분군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세운 정자 조문정(召文亭)이 있어 정자에 올라 고분 대부분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한편 사적지 전체에 경관 조명시설을 해 해가 진 이후에는 멋진 야간 경관이 펼쳐진다. 커다란 고분들이 조명과 어우러지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윽하고 고풍스러운 풍경을 선사한다.◆천년의 지난 자취 찾아볼까날씨 좋은 평일 봄날, 방문객이 거의 없는 고요한 고분군을 한가하게 거닐어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20여 분 동안 고분 사이 곳곳을 산책하며 고대 왕국의 세계로 스며들 수 있었다. 큰 고분 아래 후대에 개인의 유골을 묻은 것으로 보이는 작은 무덤이 몇 군데 보이기도 했다. 명당으로 생각하고 부모의 유골을 그곳에 매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곳곳에 조성된 꽃밭의 유채나 작약 등이 꽃을 피우지 않은 때였는데, 이 꽃들이 만발하면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멋진 선물이 될 것 같았다. 큰 나무 아래 곳곳에 벤치도 마련돼 있어 더운 날에는 벤치에 앉아 쉬어가며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경덕왕릉을 지나 고분전시관에도 들어가 보았다. 고분 발굴 현장을 활용한 이곳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조문정에 올라 전체 고분군을 조망해 보았다. 조문정에는 조문국을 소재로 읊은 옛날 시와 안내문들이 게시되어 있다. 게시된 여러 편의 시 중 지은이를 모르는 작품 '조문의 모란(召文時牧丹)'을 소개한다.'천년의 지난 자취를 어디에서 찾을까(往跡千年何處尋)/ 모란 한 그루가 궁터 숲에 기대었네(姚黃一樹托宮林)/ 꽃은 옛 나라의 번화한 색을 머금고(花含故國繁華色)/ 뿌리는 지난 왕조의 기르던 마음을 품었도다(根帶前朝培植心)/ 달콤한 향기 없음은 절조를 지키는 듯(香漏密科疑節保)/ 두견새보다 붉은 빛깔은 원망이 깊은 듯(光猜鵑血若寃深)/ 옮겨 심으면 곳곳마다 시들어 죽으니(移來處處聞枯死)/ 기이한 일이 지금까지 옷깃을 여미게 하네(異事如今爲整襟)' 글=김봉규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지원 : 의성조문국박물관크고 작은 고분 374개 정도가 자리하고 있는 의성금성면고분군 내 경덕왕릉. 고분들은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중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인공이 확인된 고분은 1호 고분인 경덕왕릉 하나뿐이다.박물관 본관 동편에 있는 의성상상놀이터. 숨겨진 고고 유물 찾기와 놀이 시설에서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조문국 고분전시관. 발굴한 대리리 2호분을 활용해 그 내부 모습을 재현한 고분전시관이다.
2024.05.09
[출향 인사를 찾아서] '구미 출신'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 "한일관계 정상화 궤도…동북아 안보 위해 협력의 틀 제도화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에만 7차례 만남을 가졌다. 오랫동안 방치된 한일 관계가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정부는 내친김에 이달 중으로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제사회는 잇단 전쟁과 테러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일친선협회'는 해빙의 물꼬를 튼 한일 양국 관계를 측면 지원하는 민간교류 단체다. 1977년 설립된 협회는 양국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기초로 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초대 회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현재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유흥수 전 주일대사를 명예회장으로 두고, 손경식 CJ그룹 회장, 최종태 야마젠 그룹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두고 있다. 협회는 최근 제18대 회장으로 구미 출신의 김태환 전 국회의원을 선출했다.尹 정부가 만든 '한일 해빙'흔들림없는 관계발전 절실"한미일 북핵 대응체제 본격화전략적 입지 강화에도 큰 기여청소년 미래지향 교류 주력 등정부의 개선 기조 확고히하며양국관계 반석 오르도록 노력"▶한일친선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한일기본조약 정신에 입각해 양국 국민의 교류를 통한 친선을 도모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양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단체입니다. 국내에서는 1977년 11월22일 한일친선협회 중앙회를 설립하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초대회장에, 이병희 의원을 이사장으로 선출했지요. 중앙회 설립을 시작으로 각 시·도에 지방 친선협회를 결성했는데, 주로 시도 상공회의소장이 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활동 48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한일 간 이해를 증진하고, 친선을 도모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다양한 성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재일 동포의 지위와 위상을 크게 향상시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차별받고, 멸시받던 우리 동포들을 일본 현지의 유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 친선증진을 위해 활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재일 동포의 위상과 지위가 크게 향상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일본에서도 '일한친선협회'가 설립돼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은 처음에는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교류가 이어졌어요. 이런 식으로는 진정한 교류가 힘들겠다고 판단해 1976년 당시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이던 김수한 의원이 전국 조직망을 갖춘 친선협회 조직을 일본에 제안했어요. 이후 일본에서 도쿄도에 '일한친선협회'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47곳에 산하조직을 갖춘 협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은 한일관계에 있어 커다란 획을 그은 한 해였습니다. 특히 작년 3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랜 현안이던 강제 징용 문제를 극복하고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었으며, 셔틀 외교도 복원되었습니다. 한일 관계개선은 한·미·일 협력체제도 본궤도에 올려놓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공동의 대비태세를 강화시킬 뿐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입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데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인지 최근 한일 인적교류가 1천만명에 근접하는 등 교류 활동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여야 첨예한 대립속에서도협치의 길 걷던 '형 김윤환'"정치인 김윤환은 늘 중용 강조저녁엔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정치적 해법과 타협 머리 맞대극단의 대립 난무 요즘 정치판의원들 중용 가치 되새겨주길"▶구미 3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하셨는데, 바람직한 한일관계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안보'입니다. 주변국과의 교류와 협력이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지요. 2025년은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일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만든 한일관계 개선의 기조를 확고히 견지해 양국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협회는 한일 양국의 발전적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스포츠·음악·연극·무용 등 문화교류, 일본 미야자키현 난고손 백제왕족 신위 귀국행사 지원, 조선통신사 관련 재현행사 참가, 추사 서간첩 및 고문서 98종 135점 문화재 반환 활동,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 기념 우표발행, 국제세미나와 친선내방단 접견 등이 있었지요. 그중에서도 특히 청소년 교류는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 36년간 총 46회의 청소년 교류 활동을 실시해 871명이 참가했는데, 청소년들이 한일관계의 중요성과 역사인식을 바로 세우는 모습에서 소명의식을 느끼게 됩니다."▶요즘 정치 대결이 극단으로 흐르면서 형인 김윤환 의원(허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형님이 생전에 워낙 거물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피해도 많이 봤습니다.(웃음) '허주의 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해도 형님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려웠지요. 그때는 억울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형님이 있던 그때가 참 그립습니다. 형님은 1978년 정계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을 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을 연달아 당선시키는 데 일조해 한때 '킹메이커'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영남일보 기자로도 잠깐 근무한 적이 있었지요.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김윤환은 항상 '중용'을 강조했습니다. 여야 정치인들과 첨예한 이슈로 대립할지라도 저녁에는 막걸리 한 사발을 기울이면서 협치의 길을 모색했지요. 극단적 대립과 반목이 난무하는 요즘 정치판을 보면서 국회의원들이 '중용'의 가치를 떠올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아시아나항공 부사장 출신인데, 대구경북(TK)신공항은 어떤 의미를 지닙니까. "대구경북의 하늘길이 열리면 시민들이 더 넓은 세상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대구경북이 다시 한번 경제적으로 비상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만 항공산업은 철저히 '상호주의'에 기반하고 있음을 각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비행기 한 대를 띄우면 상대국에서도 한 대가 운항하는 구조로, 수요와 공급의 형평성이 맞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촘촘한 고민과 노력이 따라줬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구미 출신의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이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역대 회장의 액자를 뒤로 하고 포즈를 취했다.
2024.05.08
김동승 호국문화사업본부장 "영덕만의 문화자원으로 수익모델 창출"
"우리의 생명과 국가를 수호하고 있는 군인들이 마음 놓고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영덕 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조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영덕의 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승〈사진〉 영덕문화관광재단 호국문화복지사업본부장은 "지역에 산재한 문화 유산과 관광인프라의 연계를 통해 영덕만의 호국(힐링) 문화와 예술 콘텐츠 발굴 및 상품화로 공공의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사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그는 이번 사업의 최종 목표를 "관광인프라를 영덕만의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관산업과의 동반성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디트로이트한인회와의 제휴도 그의 열정이 맺은 열매다. 그는 "영덕군의 호국보훈 자산을 디트로이트한인회의 유무형 자산과 연결해 호국 이념의 장을 넘어 지역 경제활성화를 이끌어 내는 토대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특히 영덕아산병원과 서울본원과의 원스톱시스템을 구축, 실시간 응급 및 진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영덕에서도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또한 경북도에 산재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미국시장 진출, 지역 청년 미국 취업지원, 교포 2·3세들의 모국체험 등 상생발전을 위한 디트로이트 창구 역할도 준비 중이다.김 본부장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역사적 문화자원을 보유한곳임에도 불구하고 문화도시라는 인식이 매우 부족한 현실"이라면서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으로 영덕의 전통, 문화적 자산과 자연을 활용한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도시로의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추진…영덕, 4차 관광산업 메카로
한국의 파타야를 꿈꾸는 영덕군은 4차 관광산업의 메카다. 블루로드로 대표되는 천혜의 관광자원과 함께 다양한 생태자원들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스킨스쿠버나 서핑 등 해양스포츠는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영덕만의 천혜의 자연 축복이다.최근에는 이런 환경적 요인에 문화적 콘텐츠를 더한 새로운 관광산업을 육성 중이다. 바로 '호국문화벨트'가 그것이다.독립운동·의병활동 역사 기반의료복지·호국문화·스포츠 등복합리조트 조성 경제활성화호국실버타운·연수원 콘텐츠가족 중심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보훈 사업 경제분야로 확장해지방소멸위기 대응 활로 모색◆영덕군 호국스토리 관광자원화 모색영덕은 영해 3·18 독립만세운동, 신돌석 장군 의병활동, 장사상륙작전으로 연결되는 3대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어 호국문화벨트 최적지로 꼽힌다.영덕의 호국스토리는 일제 조선 침략 초기 '태백산 호랑이'로 불렸던 지역 출신 평민 의병장 신돌석으로부터 시작된다. 신돌석 의병장의 신출귀몰한 활약은 전국적 의병 봉기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됐다.이어 1919년 서울에서 시작된 3·1 만세운동을 이어받아 영해 3·18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졌다. 당시 현장에서 숨지거나 체포된 사람이 5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민의 자주독립 열망을 표출한 대표적인 항일운동이었다.영덕군의 독립 유공자가 228명으로 경북도내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호국 충절의 고장'에 걸맞은 위상 제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따라서 영덕군은 구한말 의병활동부터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사상륙작전까지 아우르는 호국문화벨트를 조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호국문화복지사업본부는 항일정신과 호국문화를 아우르는 호국문화복지리조트 타운 조성에 나선다.<사>영해 3·18 독립만세운동 기념사업회도 영해 3·18 독립만세운동 문화제 규모를 키운 '국제 호국 페스티벌'을 준비 중이다.미주 한인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지역에 국한된 문화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이자 국제적인 행사로 만든다는 복안이다.◆'호국+복지=영덕' 자부심 심는다호국문화벨트의 핵심은 '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조성이다. 영덕군은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영덕문화관광재단에 호국문화복지사업본부(본부장 김동승)를 신설하기도 했다.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사업은 '복지+문화+의료+실버타운+스포츠'가 결합된 문화복지 복합 리조트 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영덕의 독립운동 및 호국역사를 기반으로 호국정신 계승, 지역경제 활성화, 군민 삶의 질 향상이 목표다.주요 사업 내용은 △호국문화관광단지 △의료복지시설 △실버타운 △스포츠관광단지 등이 큰 테두리를 구성하고 있다.호국문화관광단지는 호국보훈관, 전시관, 체험시설 등을 조성해 호국정신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또 양로원, 요양병원, 병원 등 의료복지시설을 조성해 지역 주민에게 의료 및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주거 환경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실버타운을 건설해 주거시설, 편의시설, 문화시설 등을 조성한다.골프장, 스키장, 워터파크 등 영덕의 스포츠 인프라를 확대해 스포츠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게 된다.이 밖에도 숙박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조성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큰 그림을 완성할 예정이다.◆한국문예촌·호국실버타운 등 호국콘텐츠 마련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의 가장 눈에 띄는 실행사업은 한국문예촌과 호국실버타운, 호국연수원 등이다.한국문예촌은 정주 명인들과 삼국사기, 삼국유사를 기반으로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담게 된다. 지역 내외 예술인과 스님들의 유무형 자산으로 국가적 관광산업 자원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 젊은 예술인을 발굴하고 육성해 이들과 지역민이 함께하는 영덕엔터테인먼트를 육성하게 된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차별화된 종합 엔터테인먼트 메카로 조성한다는 것이다.호국실버타운도 호국정신과 고령화, 인구 소멸 방지라는 세 가지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다.단순히 면회만 허용되는 기존 실버타운 시스템에서 벗어나 가족 모두가 즐기고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한국문예촌, 가족형 레포츠 시설, 농장과 호텔급 연수원 숙소 등을 기반으로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적정한 비용에 전통적 정서와 부합하는 가족형 호국실버타운이 되는 것이다.호국연수원도 호국문화복지리조트 타운의 독창적 콘셉트다. 직장인의 기호에 따른 익스트림 스포츠, 가족형 레포츠, 체험농장, 한국문예촌 등이 포함돼 피로를 풀어주고 감싸주는 곳이 될 것이다.◆디트로이트한인회 등 호국네트워크 본격 확대영덕군의 호국문화벨트 사업은 단순히 하드웨어 확충에 그치지 않는다. 영덕의 다양한 호국 유산을 엮어 콘텐츠화하면서 여러 단체와의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이 미국 디트로이트한인회와의 전략적 제휴다. 영덕군은 올 1월 미국 디트로이트한인회와 화상회의를 통해 호국문화축제와 협력모델 구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디트로이트한인회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영덕만의 비교우위 요소와 디트로이트한인회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전환점이 돼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밖에 호국문화축제로 영덕을 넘어 경북도와 전미(全美)한인회 간 플랫폼 구축을 통한 축제의 마케팅 효과 극대화도 예상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영덕군은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는 블루로드로 대표되는 천혜의 관광자원과 다양한 생태자원에 '호국'이라는 문화적 콘텐츠를 더해 '호국문화벨트'라는 새로운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호국문화벨트 사업의 일환인 호국문화복지리조트타운 조감도.
오도창 영양군수 "청정지역서 자란 나물 채취부터 직거래 기회까지"
"영양은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가진 청정지역입니다. 무공해 자연의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자란 산나물이 도시민들에게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평온을 찾아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영양산나물축제 준비에 한창인 오도창 영양군수는 "일월산에서 자라는 두릅·고사리·취나물·곰취·어수리나물 등은 향긋한 맛과 미네랄·비타민·섬유소가 골고루 함유된 대한민국 대표 웰빙음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양 산나물은 고산지대에서 자란 덕분에 맛과 영양이 뛰어나고, 식용뿐 아니라 약용으로 분류되는 우수한 식물으로 일월산에서 자란 곰취·어수리·참취·참나물·병풍대·산마늘 등 수많은 나물은 전국에서도 가장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양군은 이번 산나물축제에 앞서 산나물 채취 체험장과 산나물 산지를 보존하며 최고 품질의 산나물을 선보이기 위해 생산자들과 사전 점검하면서 정성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영양 산나물축제는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준비했다. 또 행사기간 4일간 50여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게 오 군수의 설명이다. 그는 "영양 산나물축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산나물 채취 체험활동"이라며 "경북에서 가장 높은 1천219m의 일월산에서 직접 산나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뿐만 아니라, 체험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산나물 직거래장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오 군수는 "이번 산나물축제에서는 전체 군민이 주역이자, 진행자이며, 봉사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청정지역 영양을 찾아와 자연이 준 선물인 산나물을 비롯,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건강과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오도창 영양군수가 영양 산나물축제에 관광객들을 초청하고 있다.
2024.05.06
"영양 만점 봄철 산나물, 직접 뜯고 맛보고 즐겨요"
대지에서 순한 싹이 돋아나고 물오른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움트는 봄이면 영양의 산에서는 산나물들이 경쟁하듯 자라난다. 몇 차례 봄비를 맞은 산나물이 쑥쑥 눈에 보일 듯이 자라나 찬엄한 햇살에 청신한 얼굴을 씻는 5월. 땅과 하늘이 신록으로 물드는 5월이면 영양의 일월산 아래에서는 웰빙 축제가 열린다. ◆영양 산나물 축제5월의 영양은 산나물 천지다. 특히 일월산 기슭에서 자라는 산나물은 독특한 향기를 지니고 있고 맛과 영양소가 뛰어나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사리, 금죽, 취나물, 방풍나물, 다래순, 어수리, 싸릿대, 참딱주(잔대), 고비 등 일월산에서 나는 산나물은 모두 보물이면서 약이라고 말한다. 금죽은 일월산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음력 3월까지 눈 속에서 자라 그 맛과 향기가 독특하다. 그래서 금죽은 산 넘고 물 건너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어수리 나물은 ‘영양 어수리’라고 불릴 만큼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원래 어수리는 7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자라 채취량이 적은 데다 맛과 향이 뛰어나 대개의 사람들은 맛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영양 일대에서 작목반이 결성되어 보다 많은 사람이 맛볼 수 있게 됐다. 어수리는 잎, 어린 순, 열매, 뿌리를 모두 먹을 수 있는데, 각종 무기질과 섬유질·비타민이 풍부하고 향이 강해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산나물은 무침으로, 부침으로, 또 쌈으로 우리네 밥상에 올랐고 소중한 약재로 쓰이기도 했다. 일월산의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은 영양의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영양의 청정 자연이 키운 산나물과 영양고추로 만든 고추장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각종 생기 넘치는 산나물을 재료로 만든 '산신 수제비'는 이름부터 근사하다. 산나물로 신체건강을 지키는 수제비다. 이 외에도 산나물 전, 산나물 보쌈, 산나물 국밥, 산나물 피자, 산나물 빙수 등 청정 영양의 산나물로 만든 요리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채롭다. 입맛 돋우는 산나물 요리를 원없이 먹어볼 수 있는 환상적인 축제의 장이 있다. 바로 '영양 산나물 축제'다.◆어떤 행사 열리나봄이 절정에 이르는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우리의 입맛과 건강을 지켜주는 영양산나물축제가 영양군 영양읍일원과 일월산에서 펼쳐진다. 영양 산나물 축제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영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 그리고 산림 도처에 널려있는 '산채'에 주목하면서 성장시켜온 축제다. 축제에서는 산나물을 이용한 새롭고 톡톡 튀는 메뉴를 맛볼 수 있고, 일월산의 높이 1천219m를 의미하는 1천219인분의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와 같은 신나는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또 산나물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축제의 흥미를 더한다. 영양 산나물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프로그램이 더해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경북도 우수 축제에 이어 2023년엔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어 그 명성을 입증했다. 산나물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체험형 먹을거리축제다.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고 맛보는데 그치지않고 직접 산을 돌아다니며 산나물을 뜯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다. 일월산에서 진행되는 산나물 채취 체험프로그램은 축제기간 내내 진행된다.산나물로 만든 약선요리 시연 및 전시를 비롯해 1천219인분 일월산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산나물을 이용한 반찬류와 떡 시식, 산채김밥 만들기 체험 등의 행사도 진행한다. 약선요리 전시코너에서는 산나물 중 한방약재로 쓰이는 것들의 이름과 효능을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했다.영양웰빙관 부스도 마련해 일월산에 자생하는 자원식물 전시관을 운영하며 더덕 등 50여종의 산나물 분화를 판매한다. 이외에 향토음식 먹을거리 장터, 영양 우수 농·특산물 판매전 등도 진행한다.다양한 문화행사도 마련했다. 지역민들의 화합을 돕기 위한 읍·면 풍물경연대회, 영양 원놀음 공연, 전국 영양 산나물가요제, 산나물사랑 열린음악회 등을 진행한다. 또 영양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지훈예술제'가 일월면 주실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선비인 조지훈의 사상과 지조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행사로 전시·공연·체험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지훈백일장과 사생대회, 문학강좌 조지훈 산문의 시와 조지훈 시의 자의식과 종교성, 시낭송과 통기타가수 공연, 작은 음악 등이 진행된다. 이외에 한국문학의 거장인 이문열 작가의 고향인 두들마을, 민족의 민족시인 오일도의 고향인 감천마을, 1930년대 활동했던 현대미술의 선각자 금경연 화백의 예술기념관이 있는 금촌마을 등을 들르면 볼거리가 풍성하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도시민들이 일월산 산나물 채취장에서 산나물을 체취하고 있다. 영양군제공영양 전통시장 산나물장터에서 신선한 각종 산나물이 판매되고 있다. 영양군제공
노동정책 아닌 '관용·환대' 이민정책으로 외국인 정착 이끈다
유례없는 저출생률은 대한민국에 세계 국가 소멸 1순위라는 오명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저출생 △고령화 △비혼증가 △청년 유출이라는 4중고를 겪으며 저출생에 따른 문제점을 더욱 심각하게 피부로 느끼고 있다. 경북 성주군도 지방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되며 저출생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성주군은 2005년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으며 1만5천400여 명의 고령 인구는 전체의 36.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출생아는 2013년 268명에서 지난해 147명으로 10년 사이 반 토막 나면서 심각한 수준의 인구 데드크로스를 보이고 있다. 저출생·고령화·비혼증가·청년유출4중고 탓에 '지역소멸 위기·인력난'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938명 입국장기 체류 5천여명 추정…인구의 10%총 조수입 6014억의 참외 관련 산업농번기 재배 농가 등서 '단비'役 톡톡대도시 인근에 위치한 성주군의 학령기 아동 유출도 심각하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생 아동은 258명이었지만 성주 지역 입학생은 139명이다. 절반 가까이가 유출됐다는 의미다.성주군의 인구 감소는 특히 15~39세 청년층에서 매우 두드러지며, 고령화율 역시 꾸준한 증가 추세다. 청년 인구 감소는 생산연령인구 급감에 따른 인력난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저출생 극복 노력이 나타나고 있어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외국인이 경북에 정착하려면…"최근 대구가톨릭대에서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듣고, 경북에 정주하는데 필요한 준비와 지원에 대한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외국인 유학생, 근로자, 결혼이민자 등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정주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도 나누었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은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배움으로써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포용력 있는 지역사회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외국인 정주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문화 교류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출생률 하락과 인구 감소, 인재 부족으로 최근 10년간 1%대로 떨어진 경제성장률을 근원적으로 높이기 위해 '저출생과의 전쟁' '아시아의 이주 허브'를 선언하고 인구 관련 기관 유치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발맞춰 성주군도 외국인 노동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 언어소통 노력 강화, 문화적 이해 해소 노력 등 외국인 이주 사회를 맞이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저출생과 고령화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외국인 정주 여건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춘수 대구가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우리 사회는 외국인 노동자 이주를 논할 때 규정을 하고 그들을 지배하려고 한다"며 "노동정책이 아닌 이민정책이 돼야 규정과 지배가 아닌 관용과 환대로 바라볼 때 올바른 비자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주군의 인구 현황 및 외국인 노동자성주군의 장기체류 외국인 비율은 산업 전반에 걸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성주군에 등록된 장기체류 외국인은 총 2천43명이다. 성주군 인구(4만2천822명)의 4.84% 수준이다. 하지만 산업 현장을 고려할 때 미등록된 장기체류 외국인 근로자 규모는 2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농업 분야 외국인 계절 근로자 938명이 입국해 성주 참외 재배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어 성주군 전체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는 5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성주군 전체 인구의 10%를 상회 하는 것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외국인 노동자들이 핵심적인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빠진 농업과 산업 현장은 상상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모범적인 개방사회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이주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지역특화비자 도입, 안정적인 정주 여건 개선, 언어소통 해소 노력, 지역주민들의 의식개혁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성주군의 외국인 수용환경 실제로 성주군은 지난해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을 통해 40명의 외국인 노동자 추천을 완료했으며 올해에도 50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성주군 외국인 유입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현재 기업별 인력 수요를 반영한 산업군을 선정해 선별적으로 유입한다. 또 중장기적으로 주력산업에 지역인재를 유입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성주군 지역 내 등록된 장기체류 외국인 중 비전문 취업(E9)이 1천25명을 차지하고 있다. 결혼이민(F6) 142명, 재외 동포(F4) 110명, 방문 동거(F1) 188명의 순이다. 정주형 이민으로 분류되는 체류 자격의 비율이 전체의 19.3%로 20% 미만이고, 비전문 취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전문성을 갖춘 종사자의 정주를 유도해 취업의 연속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주군 내 외국인 지역 우수 인재 발굴을 위해서는 숙련기능인력(E7-4)의 취업 및 거주지를 파악해 거주(F2) 자격 취득 의사를 타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졸업예정자 중 한국 체류 희망자를 전공학과와 기업을 매칭해 지역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성주군은 전국 최대 참외생산지의 역량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일자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한 유학생 유치 및 정착 경로 마련이 필요하다.성주군의 참외 관련 산업 총 조수입은 2023년 기준 6천14억원으로 농가당 평균 조수입은 1억5천910만원으로 1억원 이상 농가가 1천862호에 달한다. 성주군은 올 하반기에는 계절 근로자 인력의 안정적 공급 및 다변화를 위한 도입국가를 확대 추진하고 국가별 계절 근로자 배정 인원도 분산 운영할 방침이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퐝여행 레시피-포항을 즐기는 10가지 방법] (2) 힐링과 휴식의 코스 〈칠포해수욕장~해오름전망대~동해안연안녹색길〉
넓고 넓은 모래밭이다. 넓고 넓은 바다다. 아이들은 모래밭에서 또 가까운 바다에서 저들만의 세상을 논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상을 지키고, 그것이 자신의 세상인 듯 뿌듯한 얼굴이다. 어떤 이들은 나무처럼 서서 먼먼 바다로 낚싯줄을 던진다. 또 어떤 이들은 벼랑 속으로 타박타박 걸어간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하늘 저 끝과 바다 저 끝의 경계선에서 가느다랗게 사라지는 수직적인 삶을 본다. 그것은 공기처럼 가벼운 휴식, 수고로이 일하는 사람들의 평온한 꿈이다. 왕복 2㎞ '연안녹색길' 멋진 풍광 간직뱃머리 형상 전망대, 동해 물살 가를 듯드넓은 칠포해수욕장 물놀이 장소 최적특색있는 숙소·캠핑장도 곳곳 자리잡아◆곤륜산 자락의 소나무 숲, 칠포해수욕장 곡강천이 바다와 만나는 모퉁이에서부터 긴 칠포해수욕장이 시작된다. 칠포해수욕장의 모래밭은 폭이 70m, 길이는 2㎞나 된다. 총넓이 9만7천평에 하루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이다. 바닷물은 깨끗해 밑바닥이 보일 정도고, 수심은 평균 1m로 서서히 깊어져 다양한 연령층이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7월에서 8월 즈음 해수욕장이 개장하면 모래밭의 가장자리를 따라 푸드 트럭과 물놀이 대여점 등이 줄줄이 들어서고 이 너른 모래밭은 사람들과 색색의 파라솔로 가득 찬다. 바닷가에서 한가로이 낚싯줄을 던진 이들은 여름 내내 가자미나 보리멸 따위를 기다리고, 농어가 시작되는 6월부터 피크를 이루는 9월까지는 왕모래 밭이나 갯바위마다 밤낮을 잊은 낚시꾼들이 바다만 본다. 뜨거움이 슬쩍 사그라지는 9월 즈음이면 이 모래밭에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2007년부터 개최해온 칠포재즈페스티벌은 국내외 최정상 뮤지션과 음악 애호가들이 만나는 축제다. 지난해 9월에 열린 2023칠포재즈페스티벌에는 류복성 재즈 올스타즈, 웅산, 다이나믹듀오, 장기하, 카더가든, 이무진, 비, 이적 등이 출연했으며 축제기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고 한다. 칠포해수욕장 주차장의 일부 구간 도로명은 '칠포재즈길'이다. 칠포재즈페스티벌을 기념해 명명했다. 칠포 해수욕장 뒤로는 곤륜산 자락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해풍에 몸 전체가 기울어진 무성한 솔숲은 사계절 내내 넉넉한 품으로 캠핑족을 맞이한다. 칠포해수욕장의 노지 캠핑장은 아주아주 넓어서 자리싸움이 필요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수욕장 앞에 큼직하게 자리한 파인비치호텔은 침대에 누워 일출을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난 오션뷰를 자랑하고 호텔 내 중식당은 칠포 맛집으로 이름 높다. 곤륜산 뒤편, 해수욕장과 도보 20분 거리에도 캠핑장이 있다. 골프장을 개조해서 만든 드넓은 칠포 오토캠핑장, 애견 동반이 가능하고 프라이빗한 숲속의 드림 캠프야영장, 넓은 부지에 캠핑장, 카라반, 펜션까지 갖추고 있는 그린로즈캠핑장 등이 있다. ◆발 아래 옻칠한 듯 검은 바위, 칠포해오름전망대 칠포해수욕장에서 해안로를 따라 언덕을 넘으면, 길가의 좁고 긴 밭 위로 수평선과 함께 칠포리의 집들과 칠포항 방파제가 떠오른다. 칠포는 조선 말 수군만호진이 동래로 옮겨갈 때까지 군사 요새였던 곳으로 7개의 포대가 있어 칠포성(七砲城)이라 했다. 또 바다와 바위가 옻칠한 듯 검어 칠포(漆浦)라고도 했다. 그러다 1914년에 칠포(七浦)가 되었다. 지금 칠포리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항구에는 고깃배가 줄지어 정박해 있고 각종 어구가 저마다의 질서로 쌓여 있다. 마을 앞길에는 횟집이 즐비하고 활어를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분주하다.칠포항 북 방파제를 지나 마을 끝자락에 다다르면 저기 벼랑 사이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듯한 범선의 뱃머리가 보인다. '해오름 전망대'다. '해오름'은 2016년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을 계기로 포항, 울산, 경주 3개 도시가 함께 맺은 동맹의 이름이다. 세 도시 모두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지역이면서 대한민국에 산업화를 일으킨 '산업의 해오름'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살려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해오름'이 되겠다는 의미다. 벼랑에 매달린 데크길을 따라간다. 바위들의 정수리와 물살에 씻겨 반드러워진 돌들을 내다보며 해오름전망대에 오른다.뱃머리는 아래가 훤히 보이는 망 구조의 스테인리스 스카이로드다. 발아래 어른거리는 검은 암초들 주변으로 둥글게 여울이 몰려든다. 금방이라도 동해의 푸른 물살을 가를 것 같은 요동을 느낀다. 씩씩하게 뱃머리 서서 가장 먼 바다로 나아간다. 달려드는 바람에 돛대처럼 우지끈거리고 타이태닉의 연인들처럼 두근거린다. 우현 너머로 칠포해수욕장과 크고 작은 곶과 만이 첩첩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호미곶의 푸르스름한 윤곽에서 시선이 멈춘다. 좌현 너머로는 깊이 주름진 해식애와 뾰족뾰족한 시 스택의 풍경 속으로 타박타박 전진하는 길이 있다.◆아카시아 향기 맡으며 걷는 길, 동해안연안녹색길길은 오도리로 향한다. 낭떠러지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을 스치며 가는 길이다.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옥빛 바다를 눈에 담고, 신선한 바닷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가는 길이다. 해안은 기이하거나 멋진 갯바위의 연속이다. 아찔한 벼랑과 툭 내려서 우뚝 선 바위들과 와글와글 낮게 구르는 돌들의 해안이다. 이곳은 과거 군사보호 구역이었다. 해안 경비를 위한 이동로가 있었을 뿐 일반인의 출입은 금지된 곳이었다. 2016년 포항시는 해안의 초병 길을 그대로 살려 '동해안 연안 녹색길'을 열었다. 칠포리에서 오도리까지, 단절되었던 두 마을을 잇는 상생로이자 감춰져 있던 동해안의 멋진 해안풍경과 함께하는 트래킹 길이다. 절반은 데크 길이고 절반은 흙내 나는 오솔길이다.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해변에는 저마다의 휴식을 즐기는 많은 사람이 있다. 이 길은 영일만 북파랑길이기도 하고 동해안 전체를 잇는 해파랑길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동해안연안녹색길은 왕복 2㎞ 정도다. 완벽한 산책 후에는 팔다리 뻗고 수평적으로 쉬어도 좋겠다. 칠포의 바닷가에, 언덕 위에, 골목에는 참 다양한 숙소들이 있다. 친구네 외갓집 같은 돌담민박, 놀다가, 철이네 민박, 쉼터민박, 거기우리, 깔끔한 한옥 독채인 욱이네 민박, 오션블루펜션, 스테이앤플레이, 유토피아 펜션 모텔, 창 너머 칠포천과 바다와 빨간 등대가 보이는 마레하우스 등 하루 이틀 쉬어가기에 부족하지 않은 숙소들이 깨알같이 자리한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독채 민박집 스테이쉼은 턴테이블과 타자기 등의 소품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숙소다. 특히 루프톱은 바비큐장으로, 카페로, 캠핑장으로 어떻게 써도 좋을 다재다능한 공간이다. 풀빌라 독채 펜션인 슬로우스테이는 잡지에도 소개될 만큼 예쁜 숙소로 먼바다까지 내다보이는 옥상과 작은 영화관이 있는 다락이 포인트다. 설바위스쿠버횟집펜션은 이름 그대로 횟집이자 펜션으로 숙박과 조식, 석식, 회가 포함된 1박 2일 스페셜 코스가 있다. 칠포장 횟집도 민박을 겸하고 청우 다이브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모두 먼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붙이고 다시 해 오르는 바다로 나가는데 5분이면 족하다. 글=류혜숙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포항시가 과거 군사보호 구역 내 해안 경비를 위한 초병길을 그대로 살려 만든 '동해안 연안 녹색길'. 칠포리에서 오도리까지 단절되었던 두 마을을 잇는 상생로이자 감춰져 있던 동해안의 멋진 해안풍경과 함께하는 트래킹 길이다.칠포항 북방파제를 지나 마을 끝자락에 있는 '해오름 전망대'는 출항을 준비하는 듯한 범선의 뱃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아래가 훤히 보이는 망 구조의 스테인리스 스카이로드다.곡강천이 바다와 만나는 모퉁이에서부터 긴 칠포해수욕장이 시작된다. 칠포해수욕장의 모래밭은 폭이 70m, 길이는 2㎞다.
2024.05.02
[토크 人사이드] 김진열 군위군수 "팔공산 관통 고속道·신공항·후적지 개발, 동구-군위 동반성장 핵심동력"
제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대구경북(TK) 정치권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25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지만, 전국적으로는 '거야(巨野)'가 탄생하면서다. 자칫 TK 현안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늘길을 통해 TK 미래를 앞장서 열어나갈 김진열 군위군수는 "TK 현안 해결 의지는 여당에 국한하지도, 여야를 구분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TK신공항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 군수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5일 진행됐다. ▶군위가 대구에 편입된 후 처음으로 총선을 치른 느낌은."군위군민이 이제 명실상부 대구시민의 일원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특히 군민께서 TK 최고 수준인 74.4%의 투표율로 적극 참여했다. 군민들의 열정이 대한민국 최대 광역도시인 대구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군위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이번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과 함께 묶였는데."경북에 있을 때보다 후보들이 훨씬 군위에 많이 찾아왔다.(웃음) 더욱이 군위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이라서 유권자 수는 많지 않아도 (후보들을) 상당히 자주 볼 수 있었다. 선거구 획정은 지역에 있어 무엇보다 큰 '정치적 지각변동'이다. 특히 대구와 군위는 팔공산을 매개로 하나의 지자체로 통합될 수 있었던 만큼 이번 선거구 획정은 상징하는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는 공항을 받는 쪽, 동구는 보내는 쪽이라 이번 선거가 더 의미 있었다. 동구와 군위를 이어줄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개설과 신공항 건설, 공항 후적지 개발은 앞으로 두 지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강대식 의원이 군위의 새 국회의원이 됐다. 향후 4년간 어떤 점을 바라는가. "먼저 대구시 군위군의 첫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강 의원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린다. 군민께서 87.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것은 강 의원이 군민들의 열망을 실현해 주리란 확실한 믿음이 있다는 증거다. 신공항 추진과 배후 첨단산업단지 조성, 대구시 군부대 통합이전 등 핵심공약에 대해 군민들께서 화답한 결과다. 강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도 신공항 이전 사업을 가장 큰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공항 사업 관련 가장 최적임자가 선출되셨다고 생각한다. 신공항과 후적지 개발이라는 양대 수레바퀴가 앞으로 장애물 없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앞으로 군위와 동구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함께 협업해 나가겠다." ▶대구지역 다른 당선인과의 협업도 중요하지 않나. "군위의 편입으로 대구시는 전국 최대 광역도시로 급부상했다. 군위는 대구시 면적의 41%에 육박한다. 대구시는 미래 100년의 원대한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리게 됐다. 대구지역 전 국회의원이 함께 지향해 나갈 목표이자 대구발전의 공통분모다. 대구를 중남부 신경제권 중추도시로 완성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어깨 위에 놓인 무거운 시대적 과업임을 인식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극단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군위의 현안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데."(야당의) 국회의원들도 국가와 유권자가 잘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선 거다. 우리가 추진하는 큰일에 대해선 여야 구분 없이,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힘을 모아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야 그분들(야당 의원들)도 다음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민주당 '대구 10대 공약'에는 신공항 건설을 통한 글로벌 공항경제권 완성과 항공정비산업 메카구축, 우주항공방산업 혁신벨트 등이 있다. 침체된 대구를 무한한 가능성으로 되살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정치적 성향과 유불리를 초월하는 자세로 동참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22대 국회에 전할 말이 있다면. "안보 등 이유로 불안한 우리나라는 인천국제공항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제2의 공항, 전략 공항을 제대로 구축해서 인천공항 다음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사람들은 이 점을 간과하는 것 같다. 단순한 지방 공항 이전이 아니다. 국가 경영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만들 필요가 있다. '외줄 타기'는 안 된다."▶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으로서 총선 총평을 한다면."TK가 '보수의 심장'으로 정통성을 이어나가고 있어 다행스럽지만, 안도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집권 여당에서 반성할 부분도 많은 것 같다.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피고, 공정과 상식, 정의에 부합하는 보수의 기본 원칙으로 반드시 돌아가야만 할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치를 해야겠다."▶오는 7월이면 군위의 대구 편입 1년이 된다. 어떤 점이 눈에 띄게 달라졌나. "선거구 획정과 같은 정치기반의 변화도 있었고, 대중교통과 먹는 물 관리체계, 소방·경찰을 비롯한 재난 대응 등 군민 밀착형 제도의 선진화도 있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대규모 개발계획이 속도감 있게 가시화되면서 막연했던 군민들의 미래 기대감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구 편입 전후로 군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우려도 있었다. 농촌에서 도시로 변화되는 과정 속 소외되지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걱정이 혼란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군민들에게 행정이 먼저 다가가 현안을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데 군정을 집중해왔다. 다행히 군민들이 군정을 신뢰하고 함께 공감대를 키워나가고 있다. 중대한 결정에 있어선 군민 의견을 '제1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대구 군위군의 첫 군수로서 역점 추진과제는 무엇인가."대구경북신공항의 속도감 있는 추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지난 1월 대구시와 군위군이 함께 발표한 군위군 도시공간개발 종합계획이 이제는 선명해져야 하는 시점이다. 에어시티, 첨단산업벨트, 첨단섬유복합단지, 복합휴양관광단지, 밀리터리타운 조성 등을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군위군 내부 균형 발전, 생활인구 유입 등에도 신경쓰고 있다."▶군위군민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군민의 땀과 노력의 결실로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지금 이 순간이 미래 100년을 결정짓는다는 마음으로 군위군의 백년대계를 준비하겠다. 지금까지 힘을 모아주셨듯, 앞으로도 힘 모아 함께 가면 1년 뒤에는 현재 추진하는 일들이 청사진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기대하셔도 좋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김진열 군위군수가 지난달 25일 영남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TK 현안 해결 의지는 여당에 국한하지도 여야를 구분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군위군 제공〉
2024.05.01
고향 돌아와 '스튜디오 뮤짐' 운영하는 이경금씨 "상주서도 대도시 문화생활 누릴 수 있게 하고 싶어"
"고향 상주에서도 서울 대구와 같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후배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상주시 남성동에서 '스튜디오 뮤짐'을 운영하는 이경금씨. 그는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대구로 떠났다가 2022년 음악 연습장 스튜디오 뮤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기타, 드럼, 베이스, 키보드 등 밴드를 이루는 악기를 대여하거나 음악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교육한다. 청소년들이 방과 후 운영하는 청소년밴드, 성인들로 구성된 음악 동호인들의 모임 장소이자 이들의 음악 연습 공간도 된다. 바이올린, 첼로 등을 연주하는 개인 연습실도 있다."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음악을 하고 싶다며 문을 두드릴 때 기분이 좋지만, 책임감도 느낍니다. 저는 상주에 문화적 혜택이 적으니까, 20대 초반에는 무조건 큰 도시로 가고 싶었어요. 살다보니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계명대학교에서 음악공연예술대학 뮤직 프로덕션을 전공한 그는 서울과 대구에서 밴드로 활약하기도 했다. "조금씩 나이를 먹다 보니 슬로시티(Slowcity) 상주가 좋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는 것도 만들면서 고향에 정착해서 뿌리 내리고 싶었어요."그는 "상주가 어린 청소년들이 음악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고 문화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자생력 있는 문화도시가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소박한 꿈을 밝혔다. 이제상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2024.04.30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1] 지역과 청년의 활력이 넘치는 도시
저력 있는 역사 도시 상주가 모두가 살고 싶은 도시로, 미래로 도약하는 도시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전통 농업 도시에서 2차 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바탕으로 한 첨단산업 도시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팜 도시로, 이상기후에 대응한 미래의 농업 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귀농·귀촌으로 지역 청년들의 활력이 넘치고 평생학습의 의지가 살아있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꿈꾸는 상주시가 풍요로운 내일을 향해 오늘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현장을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라는 주제로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귀농·귀촌인구 31%가 30대 이하주거·일자리 지원으로 지속 유입청년-주민 상생 프로젝트 발굴 등市 독자적 정착 유도 사업도 활발 서울시 연계 '상주 서울농장' 운영주말 두 지역 살기 체험의 장 제공정착·창업 희망자 단기 거주 공간 청년 드림하우스 조성사업도 추진◆상주시, 청년 정착 위한 다양한 사업 지원 상주는 전국에서 귀농·귀촌인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청년층의 귀농·귀촌이 눈에 띈다. 2017~2021년 상주에 귀농·귀촌한 사람은 8천596명. 연령대도 30대 이하가 2천689명(31%)으로 가장 많다. 40대도 1천323명으로 15%를 차지한다. 귀농·귀촌하려는 청년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대표적인 것이 주거 문제다. 특히 소도시나 농촌 지역은 신규 건축이 이뤄지지 않아 새집을 구하기가 어렵고 빈집은 방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주거상태도 열악한 편이다. 이에 상주시는 청년들을 유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상주시는 청년 일자리를 위해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나 경북도의 청년 커뮤니티 및 창업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 청춘 창업드림 지원사업' '청년창업 지역정착 지원사업' '생애최초 청년창업 희망키움사업' '시골 청춘 뿌리내림 지원사업' '경북 상(주)문(경)동(네) 업·다운 일자리 지원사업' 등이 그것이다.자체 예산을 편성해 독자적인 청년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청년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사업'은 상주시 청년 5인 이상으로 구성된 동아리 6개 팀을 뽑아 문화예술, 자원봉사, 진로 탐색, 자기 계발, 공익적 활동 등 분야에 팀별로 200만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 상생 협업 지원사업'은 청년과 지역 주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거나 부가가치를 향상하는 프로젝트에 추진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4개 팀에 팀당 2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주민이 직접 문제 해결하고 변화 만들어지난 26일 오후 1시 경북 상주시 함창읍에 위치한 '명주 정원'에서는 상주시 주최 '마을 리빙랩' 참가자 50여 명이 마을의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빙랩(living lab)이란 '생활실험실'이란 뜻으로 주민이 주도적으로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고안해 직접 문제 해결까지 해나가는 사회혁신방안의 하나다. 상주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읍면동 24개 지역에 모집공고를 낸 뒤 지역마다 2명씩 선발해 지난 12일 리빙랩을 출범시켰다.부산 출신으로 상주로 귀농한 백아름(상주시 이안면)씨는 폐교를 활용해 협동조합을 만들고 마을 카페와 작은 도서관 등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백씨는 "리빙랩을 통해 의욕적인 동지들을 만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컴퓨터 사업을 하다 10여 년 전 서울서 모동면으로 이사한 김준식(가명)씨는 우분투 농촌체험휴양마을, 상주 포도마을 영농조합 등을 이끌었고 현재 옥동서원 선비문화체험 총괄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농촌에 청년들이 오려면, 돈 되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며 "마을 활동가들이 새로운 변화를 찾아보고 함께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리빙랩에 참여했다"고 말했다.명주 정원은 상주에서 새롭게 탈바꿈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시멘트공장 부지였던 이곳은 2004년에는 참숯가마 찜질방으로 바뀌었으며, 2011년 이후 버려진 채 방치되다 2021년 현재 모습으로 바뀌었다. 지역 미술인들의 전시회와 지역 음악인들의 공연이 매달 열리는 등 지역의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고 있다.차형원 상주시 미래정책실장은 "리빙랩을 통해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협업하여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사업의 취지"라며 "지역의 활력과 청년들의 의욕을 드높일 수 있도록 지역 청년 지원정책을 적극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귀농·귀촌 청년들로 거듭나는 상주상주시 이안면 이안2길 3번지에 운영 중인 '상주 서울농장'은 상주만의 특화된 공동체 귀농귀촌 프로그램으로, 연간 평균 1천여 명이 방문하는 등 도농 교류사업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상주시는 지역에서 정착하기 전에 '두 지역 살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2017년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옛 함창초등학교 숭덕분교였던 이 부지에 귀농·귀촌교육 기관을 목적으로 '상주 서울농장'을 설립했으며, 올해는 두 지역 살기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 12월 말까지 주말(2박3일)에 귀농·귀촌·요리·예술·목공 등을 체험하는 탐색캠프, 지역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연결캠프, 자유일정의 농촌 힐링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생활 탐험캠프를 운영할 예정이다.상주시는 또 무양동에 89억원을 들인 '청년 드림 하우스(청춘상주 모락모락)'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나 청년창업 지원사업의 참여자, 정착 희망 외지 청년에게 단기 거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다. 올해 부지 매입과 설계용역이 끝나면, 내년에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상주시는 이에 앞서 사벌국면에 사업비 80억여 원을 투자한 청년 농촌 보금자리(청사초롱)와 성하동에 '청년센터 들락날락'도 운영하고 있다. 청년 농촌 보금자리는 귀농·귀촌 희망 청년 및 스마트팜 혁신 밸리 청년교육생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여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하여 조성된 임대형 공공주택을 말한다.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귀농·귀촌 청년 세대주가 최초 2년,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현재 28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청년센터 들락날락'은 청년들이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오픈 라운지, 소모임실, 공유주방, 쉼터 등을 갖추고 있으며 대형 TV와 화이트보드, 인터넷 등을 갖춘 소모임실(2~8명)은 대관도 가능하다. 글=이제상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지난 26일 오후 경북 상주시 명주 정원에서 열린 상주시 주최 '마을 리빙랩'에서 참가자 50여 명이 토론하고 있다. '마을 리빙랩'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대책을 고안해 직접 문제 해결까지 하는 생활 실험실이다.상주만의 특화된 귀농·귀촌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상주 서울농장'. 지역에 정착하기 전 '두 지역 살기'를 체험하는 곳이다.상주 명주 정원(위)과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제1차 워크숍 참가자.
[고대 경북의 중심 조문국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1] 1만여 점 유물 간직한 의성 조문국 박물관
경북 의성에 자리 잡았던 고대 왕국 조문국. 1960년대부터 조문국 유적(고분)이 발굴되면서 수많은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2013년 4월에는 의성 조문국 박물관이 개관했다. 이후 조문국 이야기는 의성 관광의 핵심 테마가 되었고, 의성군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볼거리나 즐길 거리도 점점 더 풍성해졌다. 조문국 이야기에 끌려 의성을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의성 여행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고대 경북의 중심, 조문국에서 즐기는 힐링여행'을 주제로 세 차례(1 1만여 점 유물 간직한 의성 조문국 박물관·2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의성조문국박물관·3 지붕 없는 박물관, 의성)에 걸쳐 조문국 관련 이야기와 볼거리를 소개한다.삼한시대 진한의 12개 소국 중 하나였던 조문국(召文國)은 고대 경북도 의성지역에 있었던 초기국가(읍락국가) 형태의 나라였다. 삼국사기 기록에 벌휴왕 2년(서기 185년)에 사로국(신라)이 조문국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공격으로 조문국이 멸망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때까지 조문국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고분군이 있는 의성군 금성면 일대가 조문국이 있었던 터전으로 추정된다. 이곳의 고분에서 조우형(鳥羽形) 금동관, 금동관모, 은제관장식, 금동귀걸이, 의성양식 토기 등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대부분 5~6세기의 유물로 조문국의 후예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화려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었던 조문국의 옛 터전인 의성금성산고분군(374기의 고분 산재)에서 출토된 유물이 의성조문국박물관(경북 의성군 금성면 초전1길 83)에 전시되어 있다. ◆자두꽃 천지가 반긴, 조문국 가는 길1천800년 전 조문국 세상으로 들어가는 길이 각별했다. 지난 10일이었는데, 자두 꽃이 만발한 때였다. 봄이 되면 고대하다 맞이하는 매화에 이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꽃이다. 자두 꽃은 크기는 좀 작지만, 청매화와 비슷한 느낌이다. 흰 꽃잎에 연초록 꽃받침이 어울려 매우 청초한 느낌을 준다. 멀리서 보아도 좋고 가까이서 보아도 좋다. 이 꽃이 활짝 핀 자두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10리가 넘는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달렸다.중앙고속도로 의성IC에서 의성조문국박물관을 향해 한동안 달리니, 길옆 산비탈에 꽃을 피운 자두밭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가니 길옆 멀리까지 자두 꽃 천지가 펼쳐졌다. 그런 길이 십 리는 넘을 것 같았다. 마늘밭이 간혹 보이고 복사꽃이 핀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밭이 자두 과수원이었다. 맑은 날 오전, 찬란한 신록의 빛 속에 깨끗한 자두 꽃이 만발한 천지를 만끽하니, '조문국'이 선사하는 선물인가 하는 생각이 스쳐 가기도 했다.의성조문국박물관에 도착해서 의성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니, 의성군 봉양면은 우리나라에서 자두 최대 생산지이고 해마다 자두 축제도 열린다고 했다. 봉양 자두는 일교차가 크고 수확기에 강수량이 적어 전국 최고의 맛과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으며, 봉양면 삼산1리가 봉양 자두의 시배지라고 한다. 6~7월이 되면 붉고 누렇게 잘 익은 자두가 침을 돌게 할 것이다.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니 오른편에 자연석 모양의 비석이 하나 서 있었다. 비석에 조문국의 역사를 상상하게 만드는 미수 허목(1595~1682)의 시가 새겨져 있다. 허목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성리학자이자 서예가이며, '미수체'라는 독특한 전서 글씨체로도 유명하다.'과조문유감(過召文有感)'이라는 제목의 시다. '천 년 조문국(千載召文國)/ 옛터 몹시 처량하도다(亡墟足悲凉)/ 번화한 모습 찾을 수 없고(繁華不復睹)/ 들풀과 들꽃 향기뿐이네(荒草野花香)/ 눈에 보이는 건 빽빽한 무덤 뿐(疊疊見古墳)/ 백양나무 한 그루 없이 황량하네(濯濯無白楊)/ 둔덕에 밭 가는 농부는(田父耕롱上)/ 아직도 경덕왕을 이야기하네(猶說景德王)/ 산하는 여전히 그대로인데(天地一何悠)/ 국가의 흥망은 몇 번이던가(終古幾興亡)/ 만물의 이치는 무상한 법인데(物理本無常)/ 인정은 부질없이 서러워하네(人情徒自傷)/ 옛날의 슬픈 정 일어나기에(感起前古恨)/ 홀로 서서 한참을 탄식하노라(獨立慨嘆長)'경덕왕은 조문국의 왕이다.◆1만2천500여 점 유물 소장한 박물관의성 금성면 고분군(조문국사적지) 인근에 있는 의성조문국박물관은 2013년 조문초등학교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의 건물로 개관했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열린 수장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 주변 야외 전시장에는 고인돌 정원, 모형 석실 고분, 미로 정원, 공룡 정원, 야외공연장, 국보 제77호 탑리리 오층석탑 모형 등이 조성되어 있다. 박물관은 조문국 고분에서 발굴된 유물을 비롯해 기탁 및 기증 유물 등 1만2천500여 점의 유물을 소장·전시하고 있다.상설전시실은 금성면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과 의성의 역사(선사시대~삼국시대)를 한자리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조문국에 대한 설명과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환두대도(고리자루큰칼), 의성 양식 토기, 금동관모 등 명품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기획전시실은 매년 1회 이상 특별한 주제와 테마를 선정해 의성의 역사·문화·예술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그동안 14번의 전시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기증·기탁 유물 특별전 '오래된 기억 위대한 나눔'을 개최했다. 2013년 개관 이후 기증·기탁받은 유물 중 교지와 고서, 토기, 호패 등 중요 유물 80여 점을 선정해 2023년 6월28일부터 2024년 4월21일까지 전시했다.2024년 특별기획전은 유춘근(우일농산 대표)이 기증한 토기류 및 고문서(300여 점)를 '나눔과 공유, 그리고 실천'이란 주제로 선보이는 것으로 6월부터 8월 말까지 열린다. 오는 10월부터는 박물관 소장 유물을 테마로 한 '탑리리에서 찾은 고대 의성'이 열릴 예정이다.열린 수장고는 1층의 어린이 고고 발굴체험장을 리모델링 해 2021년에 개관했는데, 공개되지 않고 있던 지하 수장고의 유물 중 의성에서 출토된 매장문화재와 기증유물 등 토기류 700점을 수장 전시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기증유물로는 의성 출신 고(故) 일양 박찬 변호사 기증유물 1천253점 중 200점을 계단식 보관장에 전시,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대표 유물, 새 깃털 모양의 금동관 의성 조문국 박물관의 대표 유물로는 먼저 조우형 금동관을 꼽을 수 있다. 5세기경 축조된 것으로 전하는 의성 금성면 고분 중 탑리리 고분Ⅰ 덧널에서 출토됐다. 띠 모양의 테두리 위에 가장자리를 가늘게 자른 후 이를 꼬아 새의 깃털 모양으로 만든 세움 장식 세 개를 달고 있어 조우형(鳥羽形) 금동관이라고 부른다. 신라 금관 또는 금동관의 '출(出)'자 모양의 장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보인다. 현재 전시된 금동관은 복제품으로, 진품은 국립대구박물관 고고실에 전시되어 있다.금동관모도 대표 유물로 꼽힌다. 의성 금성면 고분군에서 출토된 것이다. 그동안 천마총, 금관총 등 경주지역에서만 출토되었는데, 경주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굴되었다. 금동관모는 지방의 귀족이나 세도가에서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사용하던 대표적인 위세품(威勢品)으로, 경북 북부지역에 신라와의 관계에서 일정하게 독립된 지방 세력이 존재했다는 것을 이 유물을 통해서 알 수 있다.의성 양식 토기도 특별하다. 의성 금성면 고분군 등 의성 지역에서 출토되는 토기는 다른 지역의 토기와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이를 '의성 양식 토기'라고 부르고 있다. 학계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된 용어이다.의성 양식 토기는 4세기 말부터 5세기 중반까지 많이 제작되다가 5세기 말에는 소량으로 제작,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 토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는 굽다리접시(高杯), 목항아리(長頸壺), 항아리(短涇壺), 뚜껑(蓋) 등이 있다. 토기에 관심이 있는 관람객은 설명문을 읽으며 전시된 토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차이를 느끼며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의성 양식 토기들은 의성 금성면 탑리리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현재 안동시에 속하는 일직면 조탑리 일대를 포함해 남쪽으로 군위까지 출토된다. 조문국의 영역을 의성군을 중심으로 해서 남으로 군위, 북으로 안동의 낙동강 이남 지역까지로 이해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글=김봉규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 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지원 : 의성조문국박물관의성 조문국 박물관의 열린 수장고. 지하 수장고의 유물 중 의성에서 출토된 매장문화재와 기증유물 등 토기류 700점을 수장 전시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기증유물로는 의성 출신 고(故) 일양 박찬 변호사 기증유물 1천253점 중 200점을 계단식 보관장에 전시하고 있다.2013년에 개관한 의성 조문국 박물관 전경(위). 박물관은 조문국 고분에서 발굴된 유물을 비롯해 기탁 및 기증 유물 등 1만2천500여 점의 유물을 소장·전시하고 있다.의성 조문국 박물관의 대표 유물 조우형 금동관. 탑리리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로 진품은 국립대구박물관에 있다.
2024.04.25
[논설위원의 직터뷰]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작은 거인의 꿈' 김홍일 센터장·이승혜 사무국장 "세상과 단절한 청년들에 친구처럼 다가가 잠재된 꿈 끌어내줘요"
"고독은 아름답다." 가슴을 후벼 파는 시어(詩語)다. 동서고금의 시인들은 그런 말로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하곤 했다. 그러나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절대 고독에 갇혔다면 얼마나 두려운 일이겠나. '죽음보다 무서운 게 외로움'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오늘날 이런저런 이유에서 고독을 자처하고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사회생활을 거부한 채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다. 안타까운 것은 미래의 주역이자 버팀목인 청년들 가운데서 은둔형 외톨이가 늘고 있다는 현실이다.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청년 인구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2021년 기준 5%(50여만 명)에 이른다. 대구는 2만7천명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청년'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는 또 다른 '청년'이 있다. 지난해 설립된 대구시 승인 비영리 단체 '작은 거인의 꿈'을 이끌고 있는 김홍일 센터장과 이승혜 사무국장이다. 1999년생 동갑내기 대학생이다. '작은 거인의 꿈'은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진입을 위한 다양한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꾀한다. 영남권 첫 은둔형 외톨이 지원 단체다. 이들을 만나 결코 '가볍지 않은'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동지이자 연인으로 의기투합기대 부응 못하자 자책감·원망사회 나가고 싶어도 두려움 커주위 마음 아픈 친구들 돕기로오랜 기다림·얘기 들어주는 것 멘토와 신뢰 쌓이며 마음 열어은둔 풀고 봉사·취업…큰 보람 앱 소통창구로 체계적 지원 계획▶어쩌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빛이 나지 않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일을 하게 된 동기는.△김홍일="저 또한 또래 청년들과 다를 바 없었죠. 불과 수년 전까진 앞으로 뭘 해 먹고 살아야 할지 늘 고민이었어요. 그러던 중 군 입대를 했는데, 주위에 '마음이 아픈' 친구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랐죠. 문득,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 그런 친구들을 도울 수 있겠다고 여겼어요. 내친김에 공부를 시작했죠. 틈틈이 준비한 끝에 전역 해인 2021년 최종 자격증을 땄습니다. 사회에 나와 보니 은둔형 외톨이가 적지 않다는 걸 확인했죠. 다 제 또래 친구들이잖아요. 그들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작은 거인의 꿈'은 그런 각오의 결과물입니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몰과 주위 후원을 통해 상담·봉사 활동 등 운영 경비를 마련하고 있어요." 김 센터장과 이 사무국장은 2년 전 대구에서 청년 활동을 하다 만났다. 두 사람은 MZ세대 말로 '남사친' '여사친'으로 지내다 지난해 은둔형 외톨이 지원 사업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지금은 동지(同志)이자 연인(戀人) 사이다. ▶'작은 거인의 꿈', 이름이 독특하군요.△이승혜="'작은 거인'은 꽃을 피우기 전엔 씨앗같이 작은 모습이지만 활짝 피면 누구보다 화려하고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이를 뜻합니다. 은둔형 외톨이가 바로 그런 사람이지요. 그들의 잠재돼 있는 '꿈'을 끌어내 스스로 일어서게 해준다는 뜻에서…."▶은둔형 외톨이는 왜 마음의 문을 닫으려 하는지요.△김홍일="이유는 천차만별이죠. 어렵게 고백한 그들 얘기에 따르면 과거부터 누적돼 온 열등감과 열패감 때문이지요. 경쟁·체면 중시 사회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은둔의 길로 들어선 거죠. 부모와의 오랜 갈등에서 비롯된 경우도 많고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쌓여 원망감으로 변한 경우죠. 어릴 적 학교 폭력에서 비롯된 트라우마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들 언젠가는 사회로 나가고 싶어 해요. 너무 오랫동안 은둔하다 보니 세상 밖 타인들의 시선이 두려울 뿐인 거죠." ▶사회적 편견이 적지 않습니다. '묻지마 범죄'도 은둔형 외톨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이승혜="은둔형 외톨이 가운데 조현병을 앓거나 지능지수가 현저히 낮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대인 기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마음이 좀 아프고 결핍돼 있지요. 결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닙니다. 일반인이 다소 이해하기 힘든, 독특한 '성격 유형'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와의 상담 과정이 녹록지 않겠습니다.△김홍일="찾아가면 방문부터 걸어 잠가요. 마음의 빗장이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다 보면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줍니다. 그때부턴 제가 심리상담사이기 전에 그들의 '친구'가 됩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친구를 그리워하는 존재'이거든요.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들은 온종일 애니메이션만 봐요. 반면 한국의 외톨이들은 SNS도 하고, 게임도 즐기는 등 스스로 사회 참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변화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죠. 이제 사회가 이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 함께 부대끼고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그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은.△김홍일="멘토(상담사)와 멘티(외톨이) 사이에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엔 대화를 거부합니다. '여기 왜 왔냐'는 반응이죠. 오랜 기다림 끝에서야 대화의 물꼬가 트입니다. 외톨이들은 설움에 북받친 듯 울기부터 해요. 속에 있는 말을 꺼내려는 시그널이죠. 멘토는 자상한 친구처럼 그저 얘기만을 들어줍니다. 누군가가 자기 얘기를 들어주는 것, 그들에겐 낯선 일이지만 간절히 바랐던 일이기도 해요. 3개월가량 이 과정을 반복하면 대화가 무르익습니다. 그리고 난 뒤 그들에게 미션을 주고 '스펙 쌓기'를 유도합니다. 각종 알바는 물론 저희 단체가 운영하는 봉사단·텃밭 농사 프로그램에도 참여시켜요. 저희가 케어한 이들 가운데 무려 7년을 은둔한 사람이 있었어요. 성실히 상담을 받고 봉사활동을 펼친 끝에 은둔을 풀었습니다. 최근엔 취업에 성공했다며 연락도 왔고요. 말로 표현 못 할 보람을 느꼈습니다."▶지역 사회의 관심과 대책은 어떻습니까.△이승혜="2022년 대구시에서 '사회적 고립 청년 지원 조례'가 제정됐어요. 근데 '고립'과 '은둔'은 분명히 달라요. 고립 청년은 사회적 연결 네트워크가 부족한 이를 일컫지만, 은둔 청년은 그게 완전 결핍돼 있는 사람이죠. 전자는 홀로 서 있을 순 있지만 후자는 그마저도 어려운 사람이에요. 대구 일부 기초지자체엔 '은둔 청년 지원 조례'가 있어요. 대구시도 관련 조례에 '은둔 청년'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민·관이 현황과 정보를 공유해 은둔 청년을 도울 수 있는 공공지원센터도 설립해야 하고요. 때마침 대구시가 은둔 청년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거든요. 오는 10월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기사를 읽는 독자 가운데 은둔형 자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김홍일="은둔형 자녀를 둔 부모님 대부분이 수치스러워해요. 혹시 소문이라도 나면 어쩌지 하는…. 백번 이해하고도 남죠. 하지만 외톨이 문제는 가정 안에선 결코 해결되기 어려워요. 우리 사회가 시스템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부모님의 경우 저희 센터에 있는 전문 상담 선생님(2명)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는 철저히 보호되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주저하지 말고 SOS를 쳐 주세요." ▶'무거운' 질문만 했네요. 온종일 '외톨이' 일로 바빠 두 분이 데이트할 시간도 없지 싶은데.△김홍일·이승혜="왜 어려운 일에 매달리냐는 주위의 걱정 어린 말씀도 없지 않아요. 하지만 저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겨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사명감 때문이죠. 말하고 보니 자화자찬이네요(웃음). 데이트가 뭐 별건가요.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뜻을 갖고 함께 미래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데이트 아니겠어요."▶향후 계획은.△김홍일·이승혜="'작은 거인의 꿈'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켜 좀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펼쳐보고 싶어요.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그들과의 지속적인 소통 창구로 키워 볼 생각입니다. 이밖에 외톨이들이 직접 자기 발로 '작은 거인의 꿈'을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세상의 공익적 가치를 더하는 일에 매진하는 이들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모처럼 '아름다운 청년'을 만난 것 같다. 이창호 논설위원 leech@yeongnam.com'작은 거인의 꿈' 김홍일 센터장과 이승혜 사무국장이 센터 팻말을 함께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도록 우리 사회가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4.04.24
[퐝여행 레시피-포항을 즐기는 10가지 방법] 포항의 꽃구경 (1)
새해의 아침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미곶. 호미곶의 봄은 태양 빛을 닮은 샛노란 유채꽃으로 시작된다. 언 땅속에서 겨울을 이겨낸 꽃들은 싱그럽고 선명한 얼굴로 분투의 안녕을 전한다. 그러한 동안 노란 물결 너머 구릉진 땅에는 청보리가 거대하게 일렁이고, 바다로 향하는 형산강 변에는 튤립과 장미가 또 떼 지어 피어난다. 떼 지어 피어나는 것들은 어딘가 과격한 데가 있다. 황홀한 과격이다.대보리 경관 농업단지 유채꽃 활짝구만리 들판 청보리밭 초록의 향연형산강 둔치 장미원 꽃망울 터뜨려뱃머리마을, 야생화로 꽃동산 이뤄◆푸른 바다에 일렁이는 노란 파도, 유채꽃 호미곶 대보리 들판에 유채꽃이 가없다. 푸른 바다에 일렁이는 노란 파도 같다. 물결을 가르는 수 갈래 밭두렁은 먼바다를 향해 오솔길로 열린다. 원래 이곳은 논이었다. 해풍이 심해 쌀농사가 힘들어지자 2018년부터 경관 작물 재배가 시작됐다. 대보리의 들은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물든다. 4~5월에는 노란 유채꽃과 청, 흑, 자색의 알록달록한 유색 보리의 물결이 끝없다. 6~10월은 하얀 메밀꽃과 해바라기가 무더기로 피어난다.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에 맞춰 축제도 열린다. 관광객을 위한 원두막과 포토존, 산책로, 벤치 등도 조성되어 있고 야간조명도 설치되어 있다. 애초 10만평이었던 호미곶 경관농업단지는 15만평으로 늘어났다.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관광객들의 호응은 물론 메밀과 보리 등의 수확량과 품질 향상으로 농업인 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됐다. 유색 보리는 수제 로컬맥주 개발에 쓰인다. 메밀은 국수 가루, 묵 가루 등으로 가공된다. 포항시는 유채꽃 단지를 지나는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고 농특산물 판매장도 건립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호미곶 경관농업단지에 유채가 한창일 즈음 뒤편의 구릉진 땅 구만리 들판은 하늘과 바다 사이가 전부 청보리다. 초록의 지평선과 푸른 수평선이 아예 하나다. 바닷바람에 물결치는 맥랑(麥浪)은 멀미마냥 아찔하다. 구만리에는 '흑구 문학관'이 있다. 1960~70년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수필 '보리'의 작가 흑구(黑鷗) 한세광(韓世光)의 문학관이다.'춥고 어두운 겨울이 오랜 것은 아니었다. 어느덧 남향 언덕 위에 누렇던 잔디가 파아란 속잎을 날리고, 들판마다 민들레가 웃음을 웃을 때면, 너, 보리는 논과 밭과 산등성이에까지, 이미 푸른 바다의 물결로써 온 누리를 뒤덮는다. 낮은 논에도, 높은 밭에도, 산등성이 위에도 보리다. 푸른 보리다. 푸른 봄이다.' (1955 '보리' 中) 그는 보리가 푸르게 일렁이는 봄날이면 시인 이육사와 아동문학가 박이득과 여러 글 쓰는 친우들과 함께 구만리 보리밭으로 갔다고 한다. 지금도 구만리는 푸른 보리, 푸른 봄이다. 5월 중순 보리 이삭이 황금색을 띠기 시작하면 이곳에서는 '보리누름문학제'가 열린다. 구만리 바닷가에는 육사의 청포도 시비도 있다. 호미곶에는 새천년기념관과 한국 최초의 국립등대박물관, 세계등대유산으로 지정된 호미곶 등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핫플로 이름난 카페도 많고 대보항 주변의 노포들과 새천년기념관 뒤편의 식당들, 유채꽃밭 옆에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 거리도 유명하다. 펜션과 캠핑장, 풀빌라 등 숙소도 다양하다. 2021 경북 건축문화상 대상을 차지한 '케이프라운지'는 오션 뷰의 대형 카페이자 풀빌라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건물로 모든 공간이 인증샷 스폿으로 꼽히며 수영장 너머 바다를 마주하는 최고의 '물멍'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또한 구만리에는 넓은 창문에 방마다 테라스가 딸린 '호미곶 펜션'과 애견 동반이 가능한 '유니의 바다' 풀빌라, 루프톱 수영장과 개별 수영장이 있는 '케렌시아' 등이 있다. 대보리의 '비다펠리즈'도 실내 월풀과 루프톱 수영장이 있는 힐링 숙소다. 강사리의 '하루' 풀빌라는 애견동반이 가능한 포항 감성 숙소로 개인 풀장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펫글램핑' 역시 애견동반이 가능한 숙소로 전 객실이 오션 뷰인 이색적인 독채형 돔 하우스다. 이 외에도 펜션과 캠핑장을 함께 운영하는 바닷가의 '썬빌리지', 실내에서도 멋있는 일출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다모디' 풀빌라 펜션 등이 있다. 호미곶의 일출을 가진 숙소에서의 하룻밤은 특별하다. ◆봄에는 야생화, 가을엔 국화 호미곶의 유채가 한창일 때 형산강 변의 뱃머리마을 주변으로는 목마가렛, 수레국화, 양귀비, 장구채 등 야생화들이 꽃동산을 이룬다. 가을날이면 뱃머리마을 꽃밭은 국화로 가득 찬다. 보라색, 빨간색, 노란색, 분홍색, 하얀색 등 온갖 색상의 국화와 꽃이 큰 대국과 꽃이 자그마한 소국, 줄기가 곧은 것과 멋스럽게 늘어지는 것 등 온갖 국화를 만날 수 있다. 국화연구회와 국화 분재 교육생이 선보이는 분재 국화와 작품 국화 등도 접할 수 있다. 뱃머리마을은 포항시 남구 상대동에 있는 마을이다. 상대동은 1973년에 상도동(上島洞)과 대도동(大島洞)을 통합하여 만들어진 동이다. 현재의 죽도교(竹島橋)가 세워지기 전에 형산강 입구에는 대도(大島), 상도(上島), 해도(海島), 송도(松島), 죽도(竹島) 등 5개의 섬마을이 있었고 이 지역을 통틀어 '섬안'이라고 했다. 가장 안쪽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이 상도동인데 그 남서쪽에 형산강이 갈라져 흐르던 옛 강이 있었다.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연일읍의 부조(扶助) 시장으로 중국과 일본 등지의 배가 형산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시절, 배들은 상도의 옛 강에 뱃머리를 대고 쉬어가곤 했다. 그래서 뱃머리 마을이다. 1998년경 뱃머리마을에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섰다. 포항시는 기피시설로 여겨지던 하수처리장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2012년 공원을 만들고 꽃을 심었다. 꽃이 피면 축제를 연다. 하트 벤치, 날개 벤치 등 포토존도 여럿이고 해가 지면 LED조명이 켜져 야간 관람도 가능하다. 뱃머리마을의 꽃밭은 1만6천210㎡(4천900평)에 달한다. ◆봄꽃 지면 장미꽃 만개할 때호미곶에 유채꽃이 피면 형산강 둔치의 장미원에서는 장미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덩굴장미로 뒤덮인 아치형 터널을 지나면 현란한 장미 세상이다. 장미원에는 블루문, 쟈댕 드 프랑스, 서머 레이디, 핑크피스, 유메, 크리스토머콜롬보, 골든하트, 마리아칼라스, 프린세스 모나코 등 30여 종의 장미가 식재되어 있다. 장미들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곳곳에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장미의 품종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르기때문에 장미원은 계절이 변할 때마다 새롭게 아름답고, 사실상 겨울철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기에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형산강 장미원은 포항시 남구 형산강 변의 연일대교에서 효자 수문 일원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1천712㎡이며 더 확대할 예정이라 한다. 여름날 제방 자전거 길에는 금계국이 만발한다. 가을에는 핑크 뮬리와 갈대가 더해져 형산강 변에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쉴 틈 없는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장미는 포항의 시화다. 포항시는 천만송이 장미도시 조성을 위해 2017년부터 형산강 장미원과 영일대 장미원을 비롯해 주요 가로변과 녹지대마다 각양각색의 장미를 심어왔다. 장미는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거품 속에서 태어날 때 함께 피어난 꽃이라고 한다. 그녀는 땅을 아름답게 하고자 그리스의 로즈(Rose) 섬에 꽃씨를 뿌렸고, 그 아름다움이 아프로디테를 닮아 장미는 사랑의 대명사가 되었다. 결국 땅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연 핑크빛 덩굴장미가 상앗빛 시계탑을 안고 오른다. 꽃 보는 눈 속에 사랑이 가득하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공동기획 : 포항시포항 호미곶 경관농업단지에 유채가 한창일 즈음 뒤편의 구릉진 땅 구만리 들판은 전부 청보리다. '낮은 논에도, 높은 밭에도, 산등성이 위에도 보리다. 푸른 보리다. 푸른 봄이다.' (흑구 한세광 '보리' 中)포항 대보리 들판의 유채꽃. 15만평,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4~5월 대보리의 들에는 노란 유채꽃과 알록달록한 유색 보리의 물결이 끝없다.포항 형산강 둔치에는 장미원이 있다. 장미는 포항의 시화다. 포항시는 2017년부터 형산강 장미원과 영일대 장미원을 비롯해 주요 가로변과 녹지대마다 장미를 심어왔다.
2024.04.18
[출향 인사를 찾아서] '봉화 출신' 남화영 소방청장 "인구 감소·사회인프라 급변…소방 시스템도 새로운 도전 직면"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꼽히는 최악의 지하철 사고였다. 뇌졸중으로 인한 반신불수와 심한 우울증을 앓던 김대한이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벌인 '묻지마 테러'였다. 당시 사고로 객차 12량이 전소하고, 192명의 사망자와 6명의 실종자, 151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우리나라 철도안전의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또 화재진화라는 전통적 역할에 머물러 있던 소방관의 업무 범위를 119구급차 운용 등으로 폭넓게 확장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남화영 제5대 소방청장은 우리나라 소방업무의 성장과 변천을 함께해 온 인물이다. 부산대 물리학과를 다니던 1986년 3월 소방 장학생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 지금까지 38년을 한결같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매진하고 있다. 남 청장은 "소방관의 길로 들어선 결정적 계기는 지도교수님의 조언이었다. 교수님은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소방관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다. 자네가 20~30년을 내다보고 직업을 선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큰 혜안으로 지도해 주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소방관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화재 현장이 있습니까."대구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16년 11월30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불은 4지구에서 시작되었고, 점포 800여 개가 순식간에 불에 탔습니다. 당시 화재는 신고 접수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750여 명의 소방공무원과 90여 대의 소방차량이 신속히 출동해 주변 상가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인명피해 없이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안타까운 화재였지만) 상인분들과 시민들께서 소방이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셨을 때 정말 가슴이 뿌듯하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소방공무원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은 재난 현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순간입니다."▶베테랑 소방관으로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무엇입니까."생각해보면 지나온 시간들이 쌓여 지금 이 자리에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추진하는 힘의 원천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방청장이 된 지금도 재난 대응은 초기 단계부터 신속 대응, 최대 대응, 최고 대응이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방공무원은 국민이 맡긴 책임의 무게를 가진 만큼 늘 현장을 최우선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력대응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복잡·다양해지는 재난 환경 과학적 대응 전략 마련 추진"수요증가 요인·인력 재배치 등 빅데이터 분석 모델 개발 진행 2050소방미래비전委도 가동 중 국내외 전문가 21명으로 구성 7월까지 다양한 실행방안 제시"▶ 'K소방'의 글로벌 진출에 관심을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20일부터 22일까지 글로벌 유통망 개척과 국내 우수 장비의 수출 지원 확대를 위해 '중동지역 유망시장개척단'을 꾸려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다녀왔습니다. 두바이 현지에서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요르단 등 중동 5개국 해외 바이어 29곳, 국내기업 17곳이 참여한 가운데 수출 및 기술상담회를 개최하였고, 126건의 수출 상담을 통해 현지에서 73억원가량의 구매 예정 협약도 맺었습니다.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의 수출 업무협약도 6건(중동 6개국 5건, 나프코 1건)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소방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서울 롯데월드타워는 전체 높이가 555.65m 지상 123층·지하 6층, 부산 해운대 엘시티는 지상 117층 511m입니다.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쿠팡 대구첨단물류센터는 축구장 46개 크기에 연면적 33만㎡(10만평) 규모이고, 인천과 경기 고양·화성 등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 있습니다. 서울역 공항철도 탑승장은 지하 7층(50m 정도), 고속터미널 9호선은 지하 5층 약 36.8m입니다. 이런 급변하는 대외적 사례들이 소방이 대응해야 할 미래 환경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8년 전 서문시장 4지구 화재38년 근무 중 가장 잊지 못해"초기 신속·최대·최고대응 원칙 750명 인력과 장비 선제적 투입 인명 피해 없이 진화해 큰 보람 K-소방 글로벌 진출에도 노력 작년 중동서 수출 계약 등 성과"▶소방 가족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습니까."지난달 4일 서울소방학교에서 2001년 3월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화재 때 순직하신 여섯 분의 대원을 기리는 '소방영웅길' 지정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또 경기 평택에 '이병곤길', 울산에 '소방관 노명래길'이 있습니다. 소방관의 사명은 '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First In, Last Out)'입니다. 제가 늘 동료들에게 하는 말이 아침에 '잘 다녀오겠습니다', 저녁에 '잘 다녀왔습니다'라는 가족과의 약속을 꼭 지키자고 합니다. '순직'이라는 단어는 소방관에게 무거운 짐과 같은 금기어입니다. 순직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확대하고, 소방 가족의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인구감소, 노령화, AI 등장이 소방 업무의 변수가 될까요."최근 모든 분야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불확실성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소방도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여야 하고,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인구감소와 고령화, 새로운 소방수요 증가 요인 등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사회적 변화에 맞춰 인력 충원과 재배치, 관서 설치, 보직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 소방이 다가오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2050 소방미래비전위원회'도 구성했습니다. 국내 전문가 16명과 외국 전문가 5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는 7월까지 소방업무와 관련하여 인구·환경·기술·사회 4개 영역으로 30여 개 과제를 발굴하고, 과제별로 핵심 이슈 추진전략과 실행방안을 마련해 소방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할 것입니다."▶인구감소, 지방소멸에 대한 소방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제가 경북소방본부장으로 재직할 때 처음 도입된 '119아이행복 돌봄터'가 있습니다. 돌보미 양성 교육을 받은 여성 의용소방대원들이 소방서에 마련된 돌봄터에서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소방서가 24시간 근무하는 곳이니까 3세부터 12세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은 언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소방관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습니까."세상은 자기가 바라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향해 행동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요즘 멋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고등학교 갈 때 진로를 이미 결정하고 한국소방마이스터고를 진학한다든지, 요리학교, 게임 학교 등으로 진출하는 젊은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본인이 좋아하고 꾸준히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진로를 신중하게 정하고, 준비를 잘해서 오랜 기간 꿈을 이루어 가시길 추천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 봉사할 마음이 굳은 친구들이라면 적극적으로 소방공무원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남화영 소방청장은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38년 재임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화재 현장이라고 했다. 〈소방청 제공〉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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