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똥 매트서 기른 비타민채로 새싹비빔밥 만들어 손님에 판매

  • 입력 2012-10-26   |  발행일 2012-10-26 제34면   |  수정 2012-10-26
■ 대구‘브랜치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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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브랜치 컴퍼니에서 재배하고 있는 채소.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교수촌에서 ‘브랜치 컴퍼니’라는 카페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박종화 대표(45)는 가로 세로 40cm, 두께 10cm정도 되는 코끼리 똥 매트에다 직접 기른 비타민채로 새싹비빔밥을 만들어 지난 여름 손님에게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곧 사계절용 유리온실을 만들어 채소를 직접 재배해 카페를 찾는 손님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코끼리 똥 매트는 스리랑카산으로 일본의 한 과학자가 개발한 것이다. 스리랑카 거리 곳곳에 흩어져있는 코끼리 똥을 처분하기 위해 스리랑카 정부가 일본기업에 의뢰해 친환경제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매트에 잔디를 심어 도심옥상녹화에 이용하고 있다.

브랜치 컴퍼니는 실내외 조경과 인테리어업체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흙 대신 피트모스(캐나다 북부지방의 물이끼류)나 코코넛 크래시 등 활성탄이나 인공토양을 이용한 채소재배가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인공토양을 이용하면 흙에 비해 식물이 대단히 빨리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난 여름 코끼리 똥 매트를 1개당 1만~1만5천원으로 20여개 판매했다. 매트를 나무상자에 넣어 디자인한 제품은 5만~10만원이다. 채소 씨앗은 상추, 가지, 방울토마토, 쑥갓 등 10여 종류다. 이 매트에는 좁은 간격으로 구멍이 뽕뿅 뚫려 있어 씨앗을 넣은 뒤 덮어주고 물만 주면 된다. 단점은 3~4년마다 매트를 교환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매트는 식물공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원이나 옥상 등 옥외에서 재배 가능하다. 도심텃밭에서 가꾼 채소를 직접 재배해 식당 등에 사용하는 경우는 있으나 나무상자에 인공토양을 넣어 재배한 채소로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우는 대구에서 박 대표가 처음이다.

박 대표는 “선진국에선 식물이나 채소재배가 화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실내인테리어나 조명에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가구, 유리창 등에도 홀더를 만들어 식물을 키우는 등 그린(green)개념이 실내인테리어 분야에 도입돼 현재 대세를 이룬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책상 위에 식물을 심고, LED조명으로 키우는 한편 식물에서 나오는 허브향으로 머리가 맑아지게 하는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내식물재배의 경우 식물재배용 상자나 홀더는 인테리어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초라한 실정이다. 또 선진국에선 농업에도 패션개념이 등장했다. 루이뷔통은 원예용장갑을 생산해 대박을 터뜨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인터넷에서 그립감이 좋고 디자인이 뛰어난 괭이, 삽, 호미 등 농기구액세서리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베이비부머가 귀농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상위 1%는 도시농업활동이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패션 등 문화의 한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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