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본궤도 오르게 된 신공항

  • 최수경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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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0   |  발행일 2015-01-20 제3면   |  수정 2015-01-20
공은 이제 정부로… 외국 용역기관 선정 신속하고 투명하게
20150120
19일 오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전격 합의된 공동성명서. 진통끝에 신공항 타당성 용역을 정부에 일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난항을 겪던 남부권 신공항건설사업이 5개 영남권 지자체장의 통큰 합의로 본궤도에 성큼 다가섰다. 밀양과 가덕도 중 어느 곳이 후보지로서 경쟁력이 있는지의 판단, 즉 신공항 입지타당성 용역결과는 정부가 선정하는 외국전문기관의 손에 달렸다. 그 용역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도 정부의 몫이다. 수도권에 필적할 만한 번듯한 신공항을 원하는 영남권 5개 시·도는 이제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진행을 위해 정부를 밀착감시하는 역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합의 의사 전혀 없었던 부산
시급한 상황 인식 ‘통큰 합의’

밀양이 후보지로 우수하다는
객관적 자료 치밀하게 준비를

◆통큰 합의도출 배경은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만나기 전까지는 사실상 합의는 힘들어 보였다.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김해공항을 국내선용으로 존치하고, 신공항(가덕도)은 활주로 1본의 국제공항으로 짓겠다는 부산의 입장이 좀처럼 바뀔 기미가 없어서다.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제2의 국가관문공항이 되기 위해선 기존 공항을 폐쇄하고, 활주로 2본 이상의 통합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대구·경북·울산·경남의 바람과는 너무 달랐다.

이에 지역 일각에선 이같은 부산의 태도에 신공항이 ‘영남권 경제공동체’ 구현을 위한 필수사업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는 푸념도 흘러나왔다. 더욱이 부산이 외국자본을 통해 민자유치로 공항을 짓겠다는 발상에 대해선 어안이 벙벙했다. 뜬금없이 5개 시·도지사와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하는 TV토론회를 열자고 했을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도지사회의에 임박해선 서병수 부산시장은 “대구에 공항이 필요하면 대구가 알아서 만들고, 부산도 알아서 공항을 짓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부산은 지난해 12월초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중재안에는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통합 신공항에 대한 입지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후 경제성이 없으면 김해공항 존치를 전제로 한 가덕도 신공항건립을 논의해보자는 국토부의 투 트랙(Two-track) 중재안에 대해서도 일언반구도 없었다. 대구시 등 4개 시·도가 고심 끝에 이 안에 대해 수용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12월말 국토부가 추가 제안한 △외국 용역기관 일임 △정부결정 일임 △새로운 대안제시 등에 대한 합의 독려도 거부했다. 한마디로 합의 의사가 없어 보였다.

이같은 태도는 19일 당일 시·도지사회의에서도 바뀌지 않았다. 누가 봐도 정부가 바라는 합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공동논의 후 태도가 바뀌었다. 정부가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일임하자는 안에 도장을 찍은 것이다.

박희준 대구시 신공항추진팀장은 “막판 부산도 상황이 시급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짚어봐야할 사안

정부가 신공항 입지와 관련된 제반 진행사항을 직접 결정하게 됨에 따라 밀양을 신공항 후보지로 밀고 있는 대구 등 4개 시·도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무엇보다 입지선정 관련 용역을 수행할 외국기관 선정작업이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정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외국기관은 용역과 관련해 평가항목 등을 정하는 중책을 맡는다. 역량 있는 기관이 선정되도록 의견을 개진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아울러 대구 등 4개 시·도는 밀양이 후보지로서 적합지라는 논리개발에 더 치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5개 시·도가 합의한 안을 보면 결과적으로 통합신공항(밀양)과 소규모 공항(가덕도)을 같이 검토하게 됐다”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양측의 합의만 종용했지 자체 안은 검토하지 않았다. 결국 소규모 공항도 통합신공항과 동등한 선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여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 박사는 “대구·경북 등은 밀양이 후보지로서 우수하다는 객관적 자료를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공항 제2라운드에서도 넘어야 할 파고가 만만치 않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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