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 분필아트, 기네스 도전 실패…대구시 미숙한 운영 아쉬워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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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9 07:23  |  수정 2016-05-09 07:23  |  발행일 2016-05-09 제4면
“빈공간 많고 창의성 없다”
기네스측 등재 인정 안해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빅 이벤트 중 하나였던 ‘분필아트 기네스 도전’이 결국 실패했다. 대구시의 미숙한 운영이 대형 시민참여프로젝트에 오점을 남긴 것이다.

지난 7일 오후 1~5시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중앙네거리~종각네거리) 일대에서 시민과 지역 예술가들은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메카였던 대구의 역사를 분필아트로 재현하고자 분필아트 세계 기네스 신기록(최대면적 부문) 경신에 도전했다. 세계기록은 지난해 8월16일 덴마크 코펜하겐(18만598㎡)에서 달성됐다. 이에 올 컬러풀대구페스티벌에선 19만800㎡에 도전키로 했다.

분필아트는 오전 11시쯤 국채보상로 일대 도로를 전면통제한 뒤, 오전 11시30분부터 시작됐다. 먼저 전문 화가와 미술 전공 대학생이 아스팔트 도로에 밑그림 을 그렸다. 오후 1시부터 시민 2만5천명이 행사장에 들어섰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와 젊은 연인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후 행사 진행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분필아트 기네스 도전이 시작될 무렵 행사 진행자가 “물을 적절히 사용하라”고 방송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1시간 만에 “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번복했다. 기네스측이 당초 물사용을 승인했지만, 행사도중 갑자기 사용하지 말라고 해서다. 이때 시간은 오후 2시쯤이었다. 진행자는 오후 2시30분부터 지역 4개대학 미술학과 학생 100여명을 2·28기념중앙공원 앞 도로로 불러 구역별로 부족한 그림에 색칠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후 5시부터 기네스 관리국 존 제임스 조셉씨(네덜란드)가 한동안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잠시 뒤 그는 ‘도전 실패’판정을 내렸다. 기네스측은 색칠하지 않은 공간이 많은 점, 창의·표현성 측면에서 뚜렷한 주제가 드러나지 않은 점, 그림이 어린아이들의 장난 수준에 그친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기네스측이 도전실패로 판정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나중에 반드시 재도전해 성공하겠다”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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