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하루만에 세계증시서 한국GDP의 2배 허공으로

  • 입력 2016-06-26 00:00  |  수정 2016-06-26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불과 하루 만에 전 세계증시 시가총액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은 전 세계 금리파생상품 거래의 50%, 외환시장 거래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 거래에서 비중이 높으므로 앞으로도 영국발(發) 타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영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 만기 외화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하루 만에 50bp(1bp=0.01%)로 13.7bp 뛰고,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하락에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공포지수(VIX)도 하루 새 50% 가까이 치솟아 변동성 장세를예고했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단기적으로 영국과 유럽의 주가지수가 10∼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아시아에서는 일본증시가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 하루 만에 세계증시 시총 3천조원 증발…2007년 집계개시 이후 최대
 26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증시 시가총액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기 전인 23일 63조8천136억6천만 달러에서 24일 61조2천672억 달러로 쪼그라들면서 불과 하루 만에 2조5천464억달러(약 2천987조원)가 증발했다.
 이는 작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1천558조6천억원의 1.9배가량 되는 액수다.


 이보다 범위가 적은 S&P의 글로벌 브로드마켓 지수(BMI) 기준으로는 하루 만에 2조800억 달러가 날아가 2007년 S&P 다우존스가 이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 이후 하루시총 증발액 중 최대를 기록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하루 동안의 시총 증발액은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7천724억 달러), 영국(3천608억 달러), 프랑스(1천634억 달러), 일본(1천508억 달러), 독일(1천240억 달러), 중국(928억 달러) 순으로 컸다.
 한국의 시총은 702억 달러 날아가 증발액이 홍콩(867억 달러), 스페인(799억 달러)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었다.


 국가별 시총 감소율은 그리스(-16.4%), 스페인(-12.3%), 이탈리아(-12.2%), 영국(-10.5%), 아일랜드(-10.1%) 순으로 컸다. 한국(-5.6%)은 영국의 절반 수준이었고, 미국(-3.3%). 일본(-3.1%), 중국(-1.6%) 등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각국 대표주가지수의 하락폭은 그리스(-13.4%), 이탈리아(-12.5%), 스페인(-12.
4%), 프랑스(-8.0%), 일본(-7.9%), 오스트리아(-7.0%) 순으로 컸고, 정작 당사자인 영국의 대표지수 FTSE 100은 낙폭이 -3.2%로 주요국 중 중간수준에 그쳤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취약한 것으로 지목된 이탈리아의 주가지수는 하루 기준 사상 최대폭 추락했다.
 한국은 코스피가 -3.1%, 코스닥지수는 -4.8%로 낙폭이 영국과 비슷했다.


 ◇ 英 등 유럽 주요국 부도위험 폭등…유럽 최고부자 자산 7조원 날아가
 영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 만기 외화채권에 대한 CDS프리미엄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하루 만에 50bp(1bp=0.01%)로 13.66bp 뛰었다. 이날 상승률은 40.
4%로 하루 기준으로 2008년 3월 25일(66.67%) 이후 8년 만에 가장 컸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국외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을 떠나보내야 하는 EU 주요국들의 국가부도위험은 더욱 치솟았다.
 프랑스의 CDS프리미엄은 58bp로 14bp 치솟았고, 독일은 32bp로 9bp 뛰었다. 그리스는 171bp 뛴 1,296bp, 포르투갈은 49bp 치솟은 363bp, 이탈리아는 42bp 상승한 195bp, 스페인은 35bp 오른 150bp를 각각 기록했다.
 전 세계 신흥국의 CDS프리미엄도 덩달아 뛰었다.

 브라질은 347bp로 25bp, 러시아는 260bp로 23bp, 인도네시아는 205bp로 18bp, 말레이시아는 172bp로 15bp, 중국은 132bp로 10bp, 한국은 63bp로 6.5bp 각각 뛰어올랐다.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공포지수(VIX)도 하루 만에 25.76으로 49.33% 폭등해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23.54%)보다 많이 치솟았다.


 유럽을 필두로 억만장자들의 자산도 큰 폭으로 축났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세계 2위 부자이자 유럽 최고 부자인 의류업체 자라의 오너아만시오 오르테가 가오나의 자산은 하루 만에 60억 달러(약 7조원) 날아가 69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세계 1위 부자 빌 게이츠의 자산은 24억 달러, 3위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자산은 23억 달러, 4위 자산가인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16억 달러가 각각 날아갔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의 자산은 11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은 9억9천360만 달러,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자산은 4억9천440만달러 각각감소했다.


 ◇ 글로벌IB "금융시장 불안지속…주가 10∼20% 하락"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영국 파운드화가 20%까지 떨어지고, 유럽의 주가가 10∼20%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브렉시트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가운데 브렉시트에 대한 경제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향후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JP모건 등은 파운드화가 단기간 내 최대 20%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결정에 하루 12% 추락해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파운드화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BNP파리바 등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최근 영국의 EU 잔류 기대감에 따른 랠리를 되돌리면서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 고조에 따라 단기적으로 10∼20% 급락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은행업종의 낙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심화돼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국채금리 하락, 금 가격 상승, 엔화 강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중국, 홍콩,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글로벌 신흥시장에서는 일본증시가 가장 큰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당일 7.3% 폭락한 일본 토픽스 지수는 최악의 시나리오 기준현재보다 32% 빠진 82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28%,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는 30%, MSCI 신흥시장 지수는 36%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반면에, 이 지역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는 한국과 인도 시장을 지목했다.
 IB들은 국제금융시장이 단기 급락 이후 일부 회복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도 영국 내 정권교체 등 정치불안이 이어지고, 향후 2년 이상 걸리는 EU와의 탈퇴 협상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반복되면서 악영향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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