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빠진 ‘사드 공방전’…대구·경북의원은 자리까지 비워 ‘빈축’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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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1   |  발행일 2016-07-21 제3면   |  수정 2016-07-21
변죽만 울린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19~20일 이틀간 진행된 국회 본회의 사드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핵심은 빠진 채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가 결정된 성주가 있는 경북과 대구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본회의장 자리를 비워 빈축을 샀다.

현안질문이 진행된 이틀 모두 오후 시간대 회의장에는 의원이 50명도 채 남아있지 않는 등 여야의 치열한 대(對)정부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의원들은 사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다 여권은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고령-성주-칠곡)을 제외하곤 사드 성주 배치를 찬성하는 정부 입장을 옹호하기에 급급했다.

이번 긴급현안질문은 지난 14일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 합의에 따라 개최됐다. 사드 배치가 갑작스레 발표되면서 야당에서 국회 차원의 현안질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새누리당이 이를 수용했다. 이 때문에 당초 이번 본회의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됐다.


여권은 정부의 입장 옹호하기에 급급
오후 회의장엔 의원 50명도 남지않아
뻔한 질문에 뻔한 답변 ‘무관심 일변’


하지만 ‘뻔한 질문’과 ‘앵무새 같은 답변’만이 주를 이뤘다. 야당들이 절차나 사드 배치 후 우려되는 사안들에 대해 정부를 질타한 반면, 새누리당은 정부를 옹호하는 질문과 답변을 이어 나갔다.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은 20일 긴급현안질문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어제(19일) 이종명 의원이 한 장관의 사드 전자파 실험에 함께한다고 하셨는데, 저도 정부를 믿고 성주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잠깐 서 있는 건 불충분하다고 하니, 농작물도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맛있는 성주참외도 깎아먹고, 남은 참외는 우리 어머니도 갖다 드리고 싶다”며 질문이 아닌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성주에 인접한 지역의 의원이자 국방 전문가인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구미갑)의 발언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백 의원은 “국방의 가치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며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에서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정부와 군 통수권자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 선영과 일가친척이 있는 지역에 사드 배치를 한 것은 고뇌에 찬 결단이고, 일종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말했다.

또 백 의원은 성산포대 위치가 알려진 것과 관련해 국방부에 “작전보안 차원에서 최대한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왜 지키지 않았냐”며 “우리 병사들도 알리지 않기 위해 편지에서 사서함을 이용한다. 아무리 언론이 요청하더라도 기밀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사드 위치로 전자파 노출 범위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성주 주민들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새누리당은 20일 오후 본회의가 열리는 시간에 ‘조세·재정 세미나’를 개최해 소속 의원들이 대거 이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쯤에는 질의를 앞둔 백 의원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북 의원이 자리를 비웠으며, 대구지역 일부 의원들만 남아 자리를 지켰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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