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음해·가짜뉴스 속앓이…“정치가 이런건가” 회의감에 결단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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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2   |  발행일 2017-02-02 제3면   |  수정 2017-02-02
■ 반기문 왜 불출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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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뒤 나와 차량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기구 수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을 시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지난달 12일 ‘정치 교체’ 카드를 들고 귀국하면서 범여권 대선주자로 행보에 나선 지 20일 만이다.

측근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불출마 결심은 이날 새벽에 결정됐다.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 계약까지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측근들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가족들도 몰랐다는 후문이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정치권의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가짜 뉴스’를 꼽았다. ‘퇴주잔 논란’은 반 전 총장 측이 꼽는 대표적인 ‘가짜 뉴스’ 사례다. 선친 묘소에 성묘하는 동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는 것이다. 이후 크고 작은 실수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조롱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정치권 연대에 실패하면서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까지 합류를 망설이는 처지에 몰리면서 세몰이에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최순실 게이트’ 이전 독보적으로 선두를 달리던 지지율은 귀국 3주일이 지나면서 10%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반 전 총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마포 사무실로 돌아와 “정치인들은 단 한 사람도 마음을 비우고 솔직히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더라. 정치는 꾼에게 맡기라고도 하더라. 당신은 꾼이 아닌데 왜 왔느냐고 하더라. 정치가 정말 이런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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