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호선 ‘찜통 승강장’ “외부에 노출돼 너무 더워”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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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7 07:29  |  수정 2018-07-17 10:06  |  발행일 2018-07-17 제11면
해결 위해선 구조변경 필요

대구 낮 최고기온이 37℃(체감온도 40.3℃)를 기록한 16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3호선 신남역 승강장에서 만난 천모씨(여·62)는 얼굴을 찌푸리며 연신 부채질하고 있었다. 목에선 땀줄기가 쉴 새 없이 줄줄 흘러내렸다. 천씨는 “날이 너무 더워 3호선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다. 버스 승강장과 별반 차이 없다. 찜통이다, 찜통”이라고 말했다.

지옥의 6분. 한여름 3호선 승강장에서 ‘하늘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승객들은 이렇게 부르고 있었다. 승강장이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같은 날엔 외기(바깥 공기)를 그대로 받아 찜통이 따로 없다는 것. 대형 선풍기가 설치돼 있지만 달아오른 몸을 식히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일부 어르신은 어지러움까지 호소했다. 대구시에 접수된 시민제안 중에는 ‘3호선 승강장이 너무 덥다’는 민원이 최근 폭주하고 있는 상태다.

도시철도공사는 역사에 대형 선풍기 외 쉼터를 마련하고 생수·부채 등을 나눠주고 있다. 일부 역사의 쉼터에는 에어컨이 설치됐지만 나이가 많은 어르신에겐 ‘그림의 떡’이다. 쉼터에서 열차 도착 안내를 보고 승강장으로 올라갈 경우 체력 등의 문제로 열차를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어르신 대부분은 승강장에서 ‘지옥의 6분’을 견디며 열차를 기다렸다.

3호선 승강장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선 전체 구조 변경을 해야 한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해 도시철도공사 측은 난감해 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3호선 승강장 온도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쉼터도 많은 예산(3천만원)이 들지만 꾸준하게 확대 설치하고 있다. 생수와 부채를 제공하는 등 폭염에 대비해 탄력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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