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독도문예대전] 최우수상(청소년부 詩) - 김주환(대륜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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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4 08:06  |  수정 2022-05-29 10:03  |  발행일 2018-07-24 제24면

독(獨)


내 안의 뜨거움은 사라졌습니다.

나는 열화로 태어나

그것으로 살았으나

나를 있게 한 가슴 깊이 뜨거움은

이내 식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주위의 괭이 갈매기 떼들도

그들의 울음소리와

퍼덕이는 날개 짓도

모두 귀찮을 뿐입니다

한때는 많은 것을 꿈꿨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하늘을 보며

그 속의 구름을 보며

언젠가는 저 곳에 닿겠다며

뜨건 용암 뿜어도 봤고,

모난 내가 뭐가 좋다고 하나 둘 모여든 아이들을

나라면 모두 품어낼 수 있을 줄로만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꽃잎들 잘근잘근 으깨며 들이닥친 붉은 손길의

서슬퍼런 총칼에 나의 꿈들은

그만 살해당했습니다

무차별적 살육의 현장

덧없이 내리는 빗물들

천둥인지 비명인지 알지 못할 구슬픈 소리가

푸르른 바다 붉게 물들이던 날

붉게 타오르던 나의 불은 푸르게 식었습니다



그들이 떠난 자리엔

식어버린 불만큼 차가운 외로움이 다만 흐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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