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장악한 영화배급 … 독립영화도 관심갖고 지원해야 다양하게 발전”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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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1   |  발행일 2019-06-21 제34면   |  수정 2019-06-21
신재천 대구경북영화인협회장
천만 관객 노린 대작 상업영화에만 집중
규모는 커졌지만 미래 밝다고 할 수 없어
봉준호·이창동·배용균 지역영화인 저력
내실있는 프로젝트로 성장발판 마련해야
대구경북영화인협회 신재천 회장이 한국영화의 발전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190621

“봉준호 감독이 칸국제영화제 최고의 상을 받은 것은 분명 한국영화에 긍지와 희망을 가지게 하지만 아직 한국영화가 나아갈 길은 멉니다.”

대구경북영화인협회 신재천 회장은 현재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에 대한 우려부터 밝혔다. 현재 한국영화는 대기업이 양산하는 천만관객을 위한, 철저하게 기획된 대작 상업영화 제작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비판이다.

“과거에는 다양한 주제와 소재,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자 한 영화가 많았지요. 하지만 이런 영화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한국영화의 규모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과연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기업이 장악하는 극장의 영화배급에서 소규모의 영화가 빛을 보기 힘들다는 걱정이다. 대작 위주의 영화에서 벗어나 중·저예산의 영화, 특히 독립영화의 제작을 지원해주는 것이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데 큰 힘이 된다는 조언도 했다.

신 회장은 지역영화의 저력에 대해서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일제강점기에 ‘임자 없는 나룻배’라는 명작을 만든 이규환 감독을 비롯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수상작을 낸 봉준호, 이창동 감독과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을 받은 배용균 감독 등 한국영화를 국제적으로 알린 한국의 대표 감독이 지역 출신입니다. 이외에 조긍하, 권영순, 박철수, 이혁수, 이상은, 강우석 등의 감독을 비롯해 한국 최고의 스타라 할 수 있는 신성일 역시 지역 출신의 영화인이지요.”

그는 1970~80년대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정인엽 감독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정 감독은 ‘꽃순이를 아시나요’ ‘애마부인’ 등을 만든 감독이다. 현재 대구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정 감독에 대한 조명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인 만큼 한국영화, 나아가 지역영화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했다.

“영화의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과감한 지원과 정부차원에서 대기업의 영화배급 장악을 차단시키는 혁신적인 정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다양한 작품의 가치를 찾아가는 움직임 속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올해가 이런 변화가 시작되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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