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 무단사용 가능성도 배제 못해”

  • 김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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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06 07:20  |  수정 2019-09-06 07:43  |  발행일 2019-09-06 제4면
동양대 ‘표창장 의혹’ 조사 착수
“정씨, 권한위임 말해달라 요청
최성해 총장 발언은 모두 사실”
표창장수여 압력여부 조사계획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에 대한 진위를 밝히기 위해 동양대가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와 관련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교수로부터 ‘딸의 총장 표창장 발급 권한을 위임했다고 말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6일 열리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11명 중에는 최 총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파장이 예상된다.

5일 동양대에 따르면 진상조사위원회는 20년 이상 재직교수 3명, 팀장급 교직원 2명, 평직원 1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으며 단장에는 권광선 교수(경영학과)가 선임됐다. 이날 첫 회의를 가진 진상조사위원회는 앞으로 표창장과 관련해 정 교수의 압력 행사 여부 등을 조사한다. 김태운 부총장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총장이 언론에 이야기한 것은 전부 사실이며, 진상조사위원회 출범도 총장 지시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 “정경심 교수가 자신의 딸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총장직인 날인에 대학 직원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며, 다음 회의는 9일쯤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 측은 총무복지팀에 총장 직인 관리자가 따로 있으며, 누군가 직인을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직인은 총무복지팀 등 몇몇 주요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다. 표창장 발급 시점인 2012년 당시 총무복지팀장은 퇴직한 상태이지만 학교 측은 필요하면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딸 조씨는 정 교수가 근무한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2012년 9월 총장 표창장을 받았으며,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수상및 표창 실적’에 기재했다.

동양대는 이날 최성해 총장 명의의 담화문도 발표했다. 각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최 총장은 “언론의 지나친 보도 경쟁으로 인해 본교의 행정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저를 비롯한 본교 구성원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 특히 6일부터는 수시모집이 시작되는데 현재상황으로는 행정업무가 제대로 수행되기 어려운 만큼 과도한 취재경쟁을 자제해 주시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 총장은 5일 새벽 검찰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정 교수가 전화를 걸어 와) ‘총장님이 기억 안 나실지 몰라도 위임을 하지 않았냐’고 했다”면서 “(이에) 기억이 없다고 하니까 ‘위임을 받았다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화를 건 시점은 검찰이 표창장 위조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3일 정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한 직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 총장은 조 후보 딸에게 총장 표창장을 발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정 교수를 잘 알고 그런 상을 줬다면 분명히 기억을 한다. 상장을 만들겠다고 의뢰가 오면 일련번호를 가르쳐 준다. 일련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고 직인을 찍어준다”며 “직인을 찍어야 하는데 일련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거짓말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사문서위조·업무방해·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가 적용된다.

김제덕기자 jedeo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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