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하이퍼루프

  • 허석윤
  • |
  • 입력 2024-03-28 06:48  |  수정 2024-03-28 07:29  |  발행일 2024-03-28 제23면

2012년 개봉한 SF영화 '토털리콜'을 흥미롭게 본 기억이 있다. 아놀드 슈워제너거 주연 동명 영화(1990년 개봉)를 리메이크 한 것이지만 배경은 완전히 달랐다. 영화에서 선보인 미래 첨단 기술들 중 특히 관심을 끈 건 지구 중심부를 관통하는 초대형 진공 엘리베이터였다. '폴'이라는 이름의 이 엘리베이터가 호주에서 지구 반대편의 영국까지 이동하는 시간은 단 17분이었다.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는진 몰라도 일론 머스크는 2013년에 '하이퍼루프(Hyperloop)' 구상을 공개했다. 하이퍼루프는 '극초음속(hypersonic speed)'과 '루프(loop)'의 합성어로, 진공 튜브 속을 음속에 버금가는 시속 1천200㎞로 이동하는 초고속 캡슐열차다.

머스크는 하이퍼루프가 미래의 핵심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머스크의 첫 목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지하에 하이퍼루프 터널(총연장 109㎞)을 구축하는 것. 이 중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일대를 도는 깊이 12m, 길이 2.7㎞의 베가스루프는 3년 전에 완공했다. 물론 하이퍼루프는 머스크의 전유물이 아니다. 독일, 중국 등 많은 강대국들도 하이퍼루프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서울과 부산을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그야말로 '꿈의 열차'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큰 관심을 가졌다. 6년 전부터 연구기관과 정부 부처가 함께 사업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이 중단됐다고 한다. 한국에 모자란 건 돈이 아니라 도전과 혁신 마인드인 것 같다.

허석윤 논설위원

기자 이미지

허석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