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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밥상머리교육 우수사례 공모전] 은상 남명희씨 가족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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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덕기자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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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앞에 꿈목록 붙여두고 아이들과 함께 실천 노력”

남명희씨 가족이 24일 오후 대구시 북구 구암동 자택에서 오목을 두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남명희씨는 인성교육을 위해 백권의 육아서적을 읽는 것보다 단 한가지를 원칙으로 정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씨가 아이들을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매일 잠들기 전 좋은 글귀를 들려준 것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의 말썽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1. “엄마, 내 물통 좀 가방에 넣어줘.” “엄마, 양말 좀 갖다 줘.”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우리집의 일상적인 아침 풍경이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과 5학년인 아이들은 자기 것만 챙기고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 엄마인 저는 엄청난 자괴감과 상실감에 빠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강요하기보다
‘엄마부터 바뀌자’ 결심하고 행동
불평·짜증 횟수 점차 줄어들어
저녁식사땐 하루 3가지 선행 확인



저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에 신경을 쓰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잘 모르는 사람을 봐도 아이들 앞에서는 꼭 먼저 인사를 해왔고, 부모에게 높임말 쓰기를 시키려고 온갖 방법을 써봤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인성도 함께 자랄 것 같아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절대 TV를 보지 않고 일부러라도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지요.

#2. 그러던 중 한번은 ‘인문학 고전 읽기의 성공사례’에 대한 책을 한권 읽었습니다. 책 속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인문학 고전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달라지는 과정이 적혀있었습니다. 저에게 한줄기 희망을 주는 내용이었지요. 당장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저녁식사 후 30분 동안 무조건 식탁에 앉아 고전을 읽고 소감을 말할 것’을 선전포고했습니다.

하지만 고전읽기 프로젝트는 한달쯤 이어지다 흐지부지돼 그만뒀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에만 관심이 있었고, 책을 읽은 후 억지로 소감 한마디를 얘기했습니다.

#3. 어느날, 저는 아이들을 간섭하고 지시하고 통제하느라 아이들의 독립성을 훼손시켰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주로 집중해왔던 에너지를 나 자신에게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먼저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했지요.

수첩에 ‘이루고 싶은 꿈 100가지’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제가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상상을 하며 꿈을 적어내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큰아이부터 제 옆에 수첩을 들고 앉더니 같이 적는 것이었습니다. 작은아이는 언니 따라쟁이니까 당연히 그 행복한 작업에 동참하였지요.

그 다음은 100가지 꿈 중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 5가지를 골라 식탁 앞에 붙여놓았습니다. 그리고 또 그중 1가지를 골라서 매일 15번씩 수첩에 적고 되뇌었지요. 쉬운 것 같아도 처음엔 자꾸 잊어버려 매일 자기 전 양치하듯 반복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2∼3주를 의도적으로 하려고 애쓰다 보니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 잡아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엄마인 나 자신의 마음이었습니다. 짜증스럽고 힘들었던 마음이 매일 꿈을 적고 상상하는 습관으로 인해 온화해지고 상대방을 포용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잔소리하는 것이 줄고 이해해주고 칭찬해주는 말이 더 많이 나오게 되었지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시비조로 얘기하거나 불평하거나 짜증내는 횟수가 차츰 줄어든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바꾸려고 온갖 노력을 해도 안되더니 가장 바꾸기 쉬운 나 자신을 조금 바꾸니까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큰 변화를 보였으니까요. 모든 변화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바로 그 말이었구나! 참 쉬운 이치인 것 같은데 이때까지 왜 그렇게 아이들만 보고 나 자신을 보지 않았는지!

#4. 첫 번째 습관이 자리잡아갈 때쯤, 두번째 좋은 습관을 또 만들기로 했습니다. 매일 잠들기 전에 접하는 말이나 이미지 같은 것이 자는 동안 뇌 활동에 영향을 많이 준다는데, 잠들기 전에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말들만 모아 들려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일단, 아이들이 변화하기를 바라는 좋은 문구들을 생각해서 만드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끙끙댔지만 문장을 만드는 데 영 재주가 없어서 책 속에 있는 문구들을 많이 빌려와 수첩에 적은 후에 바로 그날 밤부터 실천에 들어갔습니다.

#5. 우리 가족은 이제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식탁 앞에 붙어있는 꿈목록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을 각자 이야기하지요. 또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배려해 준 일 3가지씩 꼭 이야기하게 합니다. 처음엔 저녁식탁에서 물어보면 그제서야 생각이 난 아이들이 아무거나 지어내서 이야기할 때가 많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생활 속에서 도와줄거리를 스스로 찾고 실천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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