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 지하1층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리틀소시움’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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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7   |  발행일 2015-02-27 제33면   |  수정 2015-02-27
20150227

‘공부만 잘하면 빨래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안 그랬다. 살다 보면 ‘만능키’일 것 같던 공부도 슬그머니 무력해지는 시기가 도래한다. 학교 공부는 어쩜 삶의 ‘예고편’인지도 모른다. 진짜 공부는 사회에서 ‘개고생’하면서 다시 체득해야만 했다. 1부 학교공부와 2부 사회공부는 서로 달랐다. 사회공부는 ‘답 없는 답’을 찾는 곳. 답만 찾았던 학교공부가 사회에서 도무지 맥을 추지 못한다.

‘그 시절 전교 1등은 지금 뭘 하고 있지?’ 수재들은 한때 우리의 ‘영웅’이었다. 사회에서도 큰 인물이 될 줄 알았다. 몇몇은 고급공무원으로 출세했지만 상당수 빛이 바래져버렸다. 다들 고만고만한 특권이 주어진 자리에서 ‘음지식물’처럼 살아갔다. 어떤 이는 ‘대한민국의 온갖 불행이 결국 수재가 호의호식하는 자리에 올인한 탓’이라고 개탄했다.

대한민국 재벌 1세대 회장들. 거의 공부와 인연이 멀었다. 삼성·현대그룹의 창업주 이병철과 정주영. 서울 경기고와 대구 경북고에 엄청난 수재가 있었지만 두 창업자의 끈기와 안목은 당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일찌감치 ‘공부만으로는 절대 세상을 장악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책이 아니라 시장 속에 길이 있다고 믿은 것이다.

세상은 갈수록 ‘부귀공명(富貴功名)’순이다.

조선조까지만 해도 공부와 재력을 독점한 세도가의 세상이었다. 이젠 공부가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학창시절에는 공부(학력)가 화두지만 사회에 나오는 순간 학력은 실력·능력에 밀린다.

몇 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학력이 직장생활 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물었다. 대다수 “입사할 때뿐”이라고 대답했다. 학력이 아니라 ‘능력·실력세상’으로 기울고 있다는 증거다.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에는 너나없이 자기 아이를 다 ‘영재’로 안다. 하지만 그 착각은 중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시험 때까지만.

대한민국은 일상에서는 다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학부모로 돌아오면 ‘이 나라에서 성공하려면 성적밖에 믿을 게 없다’고 말한다. 학부모의 이러한 이중적 교육관이 결국 아이를 ‘공부폐인’으로 중독시켜버렸다.

결국 종착역은 직장이다. 성적만 아는 학부모에겐 학교가 종착역이다. 이젠 학교보다 기업이 더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공부를 하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성공이 빠르다. 하지만 상당수가 16년간 공부에만 감금됐다가 결국 징용 가듯 직장에 들어간다. 하지만 윤태호의 대박 만화 ‘미생(未生)’이 지적했듯 우리네 직장은 공부벌레의 생각과 너무 다른 ‘전장(戰場)’이었다. 나중에야 허둥지둥 자기 진로와 적성에 대해 고민한다. 대학 때 전공은 무용지물이었다. 차라리 학창시절 날려버린 수억원을 갖고 내가 하고 싶은 사업을 했더라면…. 그런 자에게 학창시절은 인생 최대 ‘암흑기’. ‘학창시절 때 내 적성과 진로를 빨리 찾아야 고생을 덜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주엔 우리 아이의 진로와 적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봤다. 한강이남 첫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대구 엑스코 지하1층 ‘EBS 리틀소시움’의 체험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리틀소시움을 찾아 아이 적성에 맞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를 현장체험을 통해 진단해주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교육과 놀이의 합성어)’ 공간에 대해 알아봤다.

글=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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