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모노레일 시대 개막] 숨은 주역-우진숙 주무관

  • 이연정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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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3   |  발행일 2015-04-23 제3면   |  수정 2015-04-23
“시공중에도 안전문제땐 과감히 설계변경”
20150423

동천 등 7개 驛舍 시공 전반 관리
日·말레이 견학후 편의시설 보강
도로 좁아 일부 역사 협소 아쉬움

“역사(驛舍) 구석구석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요. 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3호선 역사를 완성했습니다.”

22일 만난 우진숙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주무관(44)은 3호선 역사 건축 업무를 맡은 5년간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우 주무관은 2011년부터 동천·칠곡운암·구암·태전·매천·매천시장·팔달역 등 7개 역사의 시공 전반에 대한 관리를 맡아왔다.

특히 그는 3호선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안전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안전문제로 시공 중에도 급하게 설계를 변경한 일이 다반사였단다.

그는 “팔거천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1.2m 높이로 설계된 동천~태전역 승강장의 난간이 성인 평균키보다 낮아 위험성이 높았다”며 “결국 난간을 1.3m로 높였다. 별것 아닌듯 보이지만, 10㎝의 차이가 사고 유무를 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철이 운행되고 있는 일본과 말레이시아 견학을 통해 편의시설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다. 공사가 한창 마무리되던 지난해 12월이었다.

그는 “당시 말레이시아 지상철 역사 내에는 화장실 변기가 1~2개에 불과해 승객이 불편해했다. 대구로 돌아와 승객 수요 등을 다시 따져 일부 역사의 변기 수를 5~6개로 확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상철 역사에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계단을 모두 설치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는 세계에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벤치마킹하러 올 것”이라며 웃었다.

우 주무관은 자신이 맡았던 동천~팔달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팔거천을 따라 금호강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대구의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

그는 “이 구간의 역은 바람길을 많이 내고, 외부 캐노피를 다른 역보다 곡선형으로 처리하는 등 ‘물(水)’의 느낌을 살리도록 디자인됐다”며 “동천역에서 내려다보면 팔거천의 징검다리가 무척 예쁘다. 팔거천은 앞으로 볼거리가 넘쳐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쉬운 부분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서문시장 등 일부 역사의 경우, 수요가 많지만 좁은 도로 여건 탓에 역사 크기를 넓히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글=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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