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대구 .2] 달성습지 생태복원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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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4 07:22  |  수정 2016-06-17 11:11  |  발행일 2016-05-04 제6면
199억원 들여 습지·탐방로 조성…인간의 무분별한 출입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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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습지가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국내를 대표하는 생태복원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원동산에서 바라본 달성습지 전경.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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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습지를 찾는 동물. 위부터 흰꼬리수리, 흑두루미, 황조롱이, 쇠부엉이, 수리부엉이, 맹꽁이. <대구시 제공>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습지를 ‘습기가 많은 축축한 땅’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습한 땅이다. 과거엔 필요 없는 땅이라고 여겨져 방치되거나 메워졌던 습지가 이제는 그 중요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습지 보전이 주는 다양한 혜택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면서 ‘기회의 땅, 생명의 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2000㎡ 규모 생태학습관 추진
공사 모든 과정 생태 모니터링
서식 악영향 시간대 작업 자제
사업완료땐 ‘람사르’ 등록 기대



우리나라는 1999년 2월8일 습지보전법을 제정했고,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국내 습지에 대한 조사를, 시·도는 습지보전을 위한 책무를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달성하천습지 또한 습지보전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이에 앞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은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1971년 2월2일 이란의 람사르에서 ‘물새 서식지로서의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을 채택했다.

최근 조사결과에서 달성습지는 다양한 생물 증가뿐만 아니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9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생태보고인 달성습지를 보전하면서도 황폐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습지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달성습지 탐방나루 조성사업이다.

과거 달성습지는 넓은 모래톱으로 구성돼 낙동강과 금호강에서 들어오는 부유물질을 정화해주는 자정능력이 있고,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성서공단 조성, 하천정비사업, 무분별한 훼손 등 습지 주변의 지형적 변화와 상류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모래의 소실로 인해 모래톱이 사라지고,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는 달성습지에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대구시는 2001년 달성습지 생태복원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습지가 가지는 다양한 형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습지가 아닌 조경공사로 전락해 오히려 생물서식공간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번 달성습지 탐방나루 조성사업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와 생태학적 관점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큰고니, 맹꽁이 등 각종 동식물의 생태 보고인 점을 감안,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복원사업을 연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시는 우선 사업비 199억원을 들여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달서구 대천동과 호림동 일대 달성습지 30만㎡에 탐방 나루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길이 2㎞의 습지와 탐방로를 각각 조성하고 연면적 2천㎡ 규모의 생태학습관을 2018년 건립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달성습지 생태복원의 핵심은 그들(동식물)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달성습지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한정했다. 대신 대부분의 습지공간을 동식물에게 온전히 되돌려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습지(수로·개방·생태섬 습지)를 조성한다. 다양한 형태의 습지는 사람과의 직접적 접촉을 완전히 차단시켜, 온전한 동식물만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번 생태복원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공사 전, 공사 중, 공사 후 등 모든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생태 모니터링한다는 것이다. 또 각종 동물의 산란시기나 우기, 철새 월동기간, 야간시간대에는 공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구시는 현재 진행 중인 습지복원사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달성습지도 람사르습지에 등록할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달성습지와 인접한 맹꽁이 서식처인 대명유수지 맹꽁이 생태학습장을 25만㎡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국·시비 70억원이 투입되며 2017년 준공할 계획이다. 사업비 251억원을 들여 달성 화원유원지 일대 72만㎡에는 낙동가람 수변 역사 누림길을 2020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복합문화 전시체험관이 만들어지고 팔각정, 봉수대가 재현되고 녹지공간 등도 조성된다.

이 같은 사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달성습지는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태복원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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