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장 알리는 현수막만 바람에 펄럭…경주 안강우시장 잠정 폐쇄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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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0 07:30  |  수정 2017-02-10 07:30  |  발행일 2017-02-10 제7면
축협 사무실·국밥식당도 ‘썰렁’
제때 소 못판 농가들 피해 우려
임시 휴장 알리는 현수막만 바람에 펄럭…경주 안강우시장 잠정 폐쇄
잠정 폐쇄된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 우시장인 경주 안강우시장이 9일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주] 9일 오전 찾은 경주 안강우시장은 한기를 머금은 바람소리만 가득했다. 충북 보은, 전북 정읍, 경기 연천 등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경주시가 4·9일 열리고 있는 안강우시장을 잠정 폐쇄한 것.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인 우시장으로 평소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번식우와 축산농민으로 시끌벅적하지만 이날은 축협 사무실의 문이 잠기고 국밥을 파는 식당의 난로도 꺼져 썰렁했다. 우시장에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20일까지 임시 휴장한다’는 현수막만이 바람에 펄럭거렸다.

평균 20마리 정도의 소가 거래되던 우시장이 폐쇄되면서 한우사육 농가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출하 적기에 이른 소를 제때 판매하지 못해 소값 하락 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한우농가 이모씨(56·안강읍)는 “아이들이 신학기를 맞아 등록금 등이 필요한데 우시장이 폐쇄되어서…”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경주시 축산과 허성욱 가축방역담당은 “구제역 사전 차단을 위해 우선 20일까지 우시장을 잠정 폐쇄했지만 재개장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고의 한우를 사육하는 경주에 비상이 걸렸다. 경주시는 이날부터 24일까지 3천954농가의 소(한우·젖소·육우) 8만1천마리에 대한 긴급 백신접종에 들어갔다. 또 축산농가에 소독약품 4천ℓ와 생석회 2만7천㎏을 긴급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항체 형성률이 낮은 농가에 대해서는 백신접종과 관련해 지도 점검을 실시하는 등 특별관리에 나선다.

한편 경주는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30농가에서 3만2천413마리의 소·돼지를, 2015년에는 안강 산수골 농장에서 1만6천749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해 총 195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

글·사진=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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