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산불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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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6   |  발행일 2017-03-16 제31면   |  수정 2017-03-16

산림청은 지난 10일 건조한 날씨와 강한 풍속으로 동시다발적인 산불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산불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높였다. 아무리 만전을 기해 산불 예방에 힘쓴다 해도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봄철 주요 산불 원인인 논·밭두렁 태우기 등의 소각행위, 봄철 행락객·등산객 증가로 인한 실화를 대비해 예방과 계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드론·헬기 등 최첨단 장비도 투입하고 있다. 전국 산불감시원·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등 2만1천명을 등산로 입구나 농·산촌 산림 인접지 등 취약지에 집중 배치했다.

산불의 원인은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산에 들어가는 사람의 실화가 30%로 가장 많고, 논·밭두렁 태우기 27%, 쓰레기 소각이 19% 순이다. 2010년 이후 한 해 평균 산불은 339건으로 380㏊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1960년대 평균 514건이나 1970년대 673건 등에 비해 많이 감소했지만 올해만 벌써 15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1968년에는 1천31건의 산불로 2만4천여㏊의 산림이 불타 1960년대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얼마 전 문경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은 참으로 황당하다. 80대 할머니가 산소에서 1천원짜리 지폐를 태우다 불이 번졌다. 저승길 노잣돈을 보낸다는 것이 이유였다. 몇년 전 경남 하동에서 발생한 산불도 산 옆에서 농로 포장공사를 하던 인부가 쉬면서 담배를 피우던 중 벌레가 지나가자 라이터로 벌레를 잡다 강풍이 불어 산불로 확산됐다. 사소한 장난이나 산불의 위험을 망각한 경우다.

봄철 영농이 시작되면 논·밭두렁을 태우는 농민들이 많다. 산림당국이 감시를 하지만 해질녘이나 이른 아침에 산불감시원 등이 활동을 안하는 때를 틈타 불을 지르는 것이다. 병해충 방제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누누이 외치지만 논·밭두렁 태우기는 계속된다. 일손이 모자라는 탓에 밭두렁을 태우면 풀이 덜 자랄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을 한다. 하지만 생명력 강한 풀은 아무리 태워도 금방 수북하게 자라난다. 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애꿎은 산불 위험만 키울 뿐이다. 산 주변에서는 담배도 피우지 말고 아예 라이터를 갖고 있지도 말자.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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