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항형 교육백년대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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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3   |  발행일 2017-09-13 제29면   |  수정 2017-09-13 08:21
[기고] 포항형 교육백년대계 만들자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지역 교육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포항시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교육 관련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기존 교육지원 환경의 개선을 주문했다.

이는 곧 대도시와의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해결방안을 마련해 ‘명품교육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포항시는 이 같은 방침을 달성하기 위해 시 관계자와 교육계 대표, 포항시의원, 시민사회단체 등을 포함한 시민대표로 ‘포항시 교육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인성교육을 포함한 각종 교육현안과 중장기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중 눈에 띄는 대목이 ‘진로교육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회성 입시설명회 정도가 전부인 지역의 진로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수도권과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동시에 학생 개개인이 사회적 자기실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에 대해 학부모로서 기대감과 함께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때만 되면 진학정보와 학습정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부모와 학생, 그리고 선생님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왔던 터여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얼마 전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아이들 교육 얘기를 듣고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친구는 전국모의평가 점수가 낮다면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아이의 강점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설계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희망하는 전공이 구체화돼 있지 않으면 ‘그저 열심히’한다고 해서 효과적인 진학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친절한(?) 조언까지 덧붙였다.

요약하자면 고3이 돼서 부랴부랴 무언가를 준비해 봤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다. 저학년 때부터 아이의 성향에 맞춰 학업과정을 설계해야 학교생활에 무기력해지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순간 머리가 멍했다. 그저 한 아이의 엄마로만 알고 있던 친구는 꽤나 구체적인 교육 지식과 논리들을 갖고 있었다. 필자는 친구가 신기한 한편, 부러웠다. 그동안 내가 게을렀던 것일까. 아니면 남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지방도시의 교육정보 소외계층’이 바로 필자였단 말인가. 목이 말랐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원하는 조언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그런 샘물 같은 곳이 아쉬웠다. 최근 포항시의 교육 정책 발표가 더욱 반갑고 기대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강덕 시장이 말한 포항의 교육지원 환경개선은 단발적인 행사가 돼선 안 된다.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들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추진돼야 할 것이다. 특히 경북도 내에서 처음 생긴다는 ‘진로교육지원센터’는 단순히 진로와 직업체험 교육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메카로서 인성교육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해야 된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로 불린다.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포항시장과 포항시가 먼저 나선 만큼 시민 모두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포항형 교육 백년대계’를 만들어야 한다. 한 아이의 학부모로서 나부터 응원한다. 채미숙 (두호고등학교 학부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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