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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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4   |  발행일 2017-09-14 제30면   |  수정 2017-09-14
[취재수첩]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황준오기자<경북본사/봉화>

송이철이 왔다.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숲속의 보석’은 자연송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송이 맛은 무독하며, 맛이 달고 솔향이 짙다”고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고, 조선시대에는 명나라에 진상품으로 송이를 보냈다고 한다. 또 “송이는 산에 있는 큰 소나무 밑에서 솔 기운을 받아서 돋는 것으로 버섯 가운데 제일이다”라고 동의보감에선 극찬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버섯 가운데 항암 효과가 탁월하고 성인병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이맘때가 되면 송이가 최고의 미식거리로 꼽힌다.

특히 올해엔 송이 작황이 좋아 저렴한 가격에 송이 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강원도 지역에서 첫 송이 공판이 시작돼 인제군산림조합의 첫날 입찰단가는 최상품인 1등품의 경우 24만5천원, 입찰 수량도 187㎏이나 거래되면서 송이 채취 임업인과 입찰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송이 풍년을 점치고 있다.

봉화군산림조합도 14일부터 첫 송이 공판을 시작한다. 봉화송이산주협의회와 유통협의회는 올해 송이 작황을 조심스럽게 풍년으로 내다보면서 봉화송이 1등품 가격을 30만원 초반대로 예견했다. 봉화송이유통협의회 측은 “올해 송이 작황은 여러 다른 버섯들이 많이 나고 있고, 강수량과 기온이 적당해 풍년이 예감된다. 앞으로 비가 한두 차례 더 와준다면 송이가 더 많이 날 듯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매년 송이철이 되면 송이 작황이 국민적 관심을 받는다. “올해는 송이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왜 버섯 중에서 유독 송이만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을까?

“송이가 나는 시기가 짧기 때문이다. 양식이 안 되기 때문이다.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향이 좋기 때문이다” 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에다 재선충 등의 영향으로 소나무가 계속 줄면서 송이 생산량도 매년 줄고 있다. 지난해 송이 생산량이 소폭 늘기도 했지만, 최근 6~7년간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송이 생산량이 적어 소비자들이 쉽게 만나기 어렵다. 송이 물량이 적은 것이 귀한 대접을 받는 데 한몫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송이가 진짜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바로 태생 조건부터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기온과 수분·토양 등 어느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송이는 오로지 20~60년생 소나무 밑에서만 자라는데 소나무의 실뿌리 마디를 따라가며 송이 포자가 피어난다.

낮 기온이 26℃를 넘으면 안 되고, 최저기온도 10℃ 이하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 또 적당한 강수량과 맑고 신선한 날씨가 유지돼야 한다. 토양은 화강암이 풍화된 땅이 제격인데, 너무 건조해도 너무 축축해서도 안 된다. 게다가 일조량도 중요해 낙엽이나 솔잎이 너무 많이 덮여 있는 곳에서는 송이가 잘 나지 않는다. 이처럼 송이는 까다로운 생장조건을 가지고 있어 아직까지 양식을 허락지 않고 있다. 그래서 송이를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 부른다.

오는 28일부터 봉화송이축제가 열린다. 송이산지인들이 직접 캔 송이를 가져다 소비자들에게 바로 판매한다. 신선한 봉화송이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풍작이 기대되는 만큼 올해에는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을 만끽해보길 바란다.황준오기자<경북본사/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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