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용 年 300억 절감…군위 화본마을 관광객 50% 증가 기대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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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30 07:34  |  수정 2017-11-30 07:35  |  발행일 2017-11-30 제12면
‘도농 상생길’ 팔공산터널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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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군 부계면과 칠곡군 동명면을 잇는 팔공산 터널이 30일 개통식을 갖는다. 이 터널은 대구와 칠곡·군위 간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감마저 좁혀 줄 것으로 기대된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 사는 홍기태씨(41)는 설·추석이나 벌초 시즌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선산이 있는 군위 부계까지 가는 길이 막막해서다. 거리는 불과 40㎞ 남짓이지만 몰려드는 차량으로 인해 중앙고속도로나 5번국도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종일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것. 유일한 우회도로라 할 수 있는 팔공산 한티재 고갯길은 왕복 2차로에 급격한 굴곡 구간이 많아 선택하기 쉽지 않다. 홍씨는 “팔공산터널이 뚫린다는 소식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면서 “군위가 대구에 인접해 있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아 발전이 늦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30일 팔공산터널을 포함한 79번 국비지원지방도가 전면 개통되면서 직접적인 효과를 누리는 군위뿐만 아니라 경북 북부지역의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중앙고속도로나 5번국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지역의 교통 불편을 적지 않게 해결해 줄 것이라는 바람 때문이다.

기존 우회길 한티재 이용 대비
거리 33%·시간 60% 줄어들어

중앙고속道·5번국도 정체 해소
상주∼영천고속道 진입도 수월
경북 동북부 경제 활성화 동력


◆“심리적 거리도 줄인다” 기대감

현재 칠곡 동명에서 군위 부계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은 팔공산 한티재길이다. 도로 양편으로 숲이 우거져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될 만큼 운치있는 길이지만 관광객이 아닌 생활운전자에게는 부담스럽다. 왕복 2차로의 심한 굴곡도 문제지만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결빙이나 폭설로 인해 통행 차단이 되풀이되는 등 불편이 적지 않다.

팔공산터널이 뚫리면 물리적 거리가 크게 줄어들 뿐 아니라 이 같은 불편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티재길을 넘을 때와 단순 비교했을 때 거리는 33%, 시간은 60% 이상 줄어든다. 한티재길이 막힐 때 대부분의 운전자는 국도 5호선을 따라 군위 효령까지 올라갔다 다른 지방도를 타고 부계 쪽으로 우회한다. 이 때문에 팔공산터널 개통은 연 300억원 이상의 교통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군위 산성에서 목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신철 사장(45)은 “수시로 막히는 고속도로와 국도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팔공산터널로 이 같은 문제가 일순간에 해결될 것 같다”면서 “최근 주위에서는 팔공산터널이 끝나는 부계 일대에 부지를 알아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팔공산터널 개통의 효과는 단순히 물류비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인접해 있으면서도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대구와 칠곡·군위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이 줄면서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도 예상할 수 있다. 관광객 유입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위의 대표 관광지인 화본마을도 동명에서 팔공산터널을 이용하면 안전하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단체여행 등도 쉽게 진행할 수 있다. 군위군은 한해 30만명 수준인 화본마을 관광객이 팔공산터널 개통으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역교통망 조성 화룡점정 기대

전문가들은 팔공산터널 개통이 단순히 교통불편 해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북 동북부권 광역교통망 조성의 마지막 단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팔공산터널을 포함한 79번 지방도 개통으로 대구에서 상주~영천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해지는 등 경북 북부권과 수도권 접근이 용이해진다. 또 칠곡 동명 방향도 중앙고속도로 칠곡IC 및 다부IC와 인접해 있어 도로 효율성이나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구 중심가와의 연결도로가 완성될 경우 군위는 일약 대구·경북 교통망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북구 조야동과 칠곡 동명을 잇는 9.7㎞ 구간의 왕복 6차로 광역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팔공산터널과 대구 도심을 바로 연결할 수 있어 양방향 접근성이 한층 개선된다. 현재 40분 수준인 대구시청에서 칠곡 동명 가좌삼거리까지 걸리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박동엽 경북도 도로철도공항과장은 “팔공산터널 개통은 단순히 칠곡과 군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북 동북부 지역의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물류비용 감소와 관광객 증가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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