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탕주의 부추기는 불법 인터넷 도박 뿌리 뽑아라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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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5   |  발행일 2018-02-15 제27면   |  수정 2018-02-15

우리 사회를 한탕주의로 물들게 하는 병폐 중 하나인 불법 인터넷 도박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회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예선 2차전이 열린 지난 12일 밤에도 한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는 경기 결과를 맞히는 불법 스포츠토토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 6일에는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회원 모집에 나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 4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대구에서도 지난달 22일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2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다. 이 같은 불법 도박 사이트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이용자를 모집하고,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는 등 단속이 쉽지 않아 특단의 근절 대책이 절실하다.

스마트폰 확산과 인터넷 발달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 도박이 가능해지면서 온라인 불법 도박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지난해 발간한 사행산업 백서를 보면 2016년 기준 불법도박 규모는 83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2년보다 11.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사설 스포츠 도박 규모는 21조8천억원으로 2012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불법도박은 마약·알코올처럼 중독성이 매우 강하고 한번 중독되면 가계파탄·실직·이혼·자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 무엇보다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과 청년들까지 너도나도 허황된 대박의 꿈을 좇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오락으로 생각하고 손을 대지만 한번 수렁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것이 도박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는 청소년 인구는 최근 3년 새 7배나 급증했다. 청소년들의 도박은 학교폭력이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예방교육이 중요하다. 음주·흡연 예방을 위해 술과 담배의 폐해를 가르치듯 도박 중독의 위해성도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최근 대한민국은 인터넷 도박, 로또 열풍, 부동산 투기에 가상화폐 광풍까지 불면서 ‘한탕주의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공정하지 못하고 병들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젊은이들이 쉽게 한탕주의 유혹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들에게 불고 있는 한탕주의 광풍을 잠재우고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정직한 노력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붕괴된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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