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투표 안 한 사람은 정치탓 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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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1   |  발행일 2018-06-11 제29면   |  수정 2018-06-11
[기고] 투표 안 한 사람은 정치탓 할 자격 없다
송일호 (소설가)

6월13일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실시하는 날이다. 이날 광역시장·도지사 17명, 구청장·군수 226명, 광역의원 824명, 기초의원 2천927명, 교육감 17명을 뽑는다. 우리는 1952년, 1956년, 1960년 지방자치를 해본 경험이 있다. 1995년 김영삼정부 때부터 풀뿌리 민주주의라 해서 자기 고장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민주정치제도가 실시되었고, 5회 때부터 교육감도 같이 뽑게 되었다.

잘 아는 바와 마찬가지로 대구 경북은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사람을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시키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 “투표 하나 마나, 나 하나쯤이야, 그 사람이 그 사람, 찍어줄 사람이 없다”며 정치 불신으로 귀중한 한 표를 기권하는 사람이 많아 한때 전국 꼴찌 투표율을 보였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는가? 정치인들은 지역현안은 안중에 없고 공천에만 눈이 어두워 전국 꼴찌, 낙후할 대로 낙후됐다. 대구는 덩치 큰 재벌기업 하나 없고, 한때 다른 지역에 비해 국비 7년 연속 꼴찌 예산 지원에다 소비도시로 변하여 지금은 청년실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는 높은 사람이 많이 나와 망한 도시가 되었다. 대통령을 다섯 분이나 뽑았고, 4선, 5선 밀어주었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버림받을 수 없다. 지금은 지역감정 역차별까지 당하고 있다. 좋은 시절 큰 기업 두 개만 심어놓았으면 이렇게 절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뽑아준 사람들은 모두 서울 사람이 돼 있고, 남은 우리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가 돼 있다.

대구경북은 어느 때보다 이번 선거가 중요하고 어렵다. 보수층은 진보 정부의 핵을 둘러싼 급진적인 남북 문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이러다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이번만은 정치혁신을 일으켜 꼴통 보수를 물리치고 개혁을 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높은 사람들의 부정부패는 당연한 것 같이 인식되어 있다. 정치는 여당도 있고 야당도 있어야 하는데, 먹이사슬 때문에 여당은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야당은 정권을 빼앗기 위해 피나는 당파 싸움을 하고 있다. 이때마다 국민은 수없이 정치를 불신해 왔고 이를 성토해 왔지만 힘없는 그들은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이들 정치인을 누가 뽑았는가? 바로 내 손으로 내가 뽑았다. 우리가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엄격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지도자는 그 나라 그 지역의 운명을 좌우했다. 이번에야말로 바로 알고 바로 뽑아 대구 경북을 바로 세워놓아야 한다. 앞으로 4년 동안 내가 살고 있는 내 지역을 이끌어갈 일꾼이요, 머슴을 사위 고르듯 며느리 고르듯 고르자. 홍보물, 토론, 업적, 공약실천, 낭비적인 행사와 건물, 눈에 잘 보이는 길거리 화장보다는 빚 갚는 일꾼을 꼼꼼히 살펴보고 잘 뽑아야 한다. 빚더미 속에서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빚을 다 갚고 세금을 확 줄이는 지자체도 있다.

“정치와 나와는 상관이 없다”며 놀러 가는 공휴일로 생각하면 대구 경북의 미래는 요원할 뿐이다. 왜냐하면 정치가 주부의 장바구니부터 나라 살림살이까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낙후한 대구 경북을 살리기 위해서는 풍랑을 만난 배가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유능한 선장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표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오는 6월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신의 신분증을 가지고 꼭 투표해야 한다.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다. 종교 때문에 흥한 나라가 있고 망한 나라가 있듯 교육 때문에 흥할 수도 있고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다른 선거에 묻혀 교육감 선거를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선거는 축제다. 나 하나쯤이야 하며 주권을 포기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정치를 탓할 자격이 없다. 송일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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