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사이비 기자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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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8

남두백기자<경북부/영덕>
일부 지역언론 기자의 횡포와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이는 인구 4만명이 채 안되는 ‘작은’ 영덕군에서 특히 심하다. 지금 영덕에선 일·주간지와 인터넷신문 등 대략 30명 이상의 기자들이 매일 활동 중이다. 출장(?)을 왔다는 다른 지역 기자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일부 몰상식한 기자는 스스로를 특권계급으로 착각한 채 영덕지역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음주 운전은 기본이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금품 요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때로는 사소한 것까지 트집 잡아 “내가 기사를 쓰면 다 죽을 것”이라고 협박을 일삼기까지 한다. 손에 든 ‘기자 명함’은 이들의 무기가 된 지 오래다. 공공기관은 물론 크고 작은 건설 현장과 개인 사업장은 이미 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이들은 기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품위조차도 없다. 많은 지역 주민들은 이들을 일컫어 “XXX도 기자냐”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어떤 잘못이 있으며,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전혀 인식을 못하고 있다. 경찰 등 수사당국에서 이들에 대한 각종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관련된 이들이 입을 다물고 있어 수사로 이어지지 못할 뿐이다.

최근 영덕군 공무원 A씨가 한 인터넷 기자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한 사건이 발생해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촬영·기록을 맡은 A씨는 업무용 차량으로 장거리 출장은 물론 때론 늦은 밤까지 현장을 지켜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업무용 승합차를 개인적(출·퇴근) 용무에 이용했다는 꼬투리를 인터넷 기자에게 잡힌 것이다. 세 자녀를 둔 가장인 A씨는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다행인 것은 경찰에서 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한 공무원은 수년전 일간지 기자의 터무니없는 요구와 무리한 압력으로 생긴 스트레스로 큰 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대한민국에선 돈만 있으면 누구나(법적 제한을 받지 않는 신분이라면) 언론사를 설립할 수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종이신문 매체는 1천300곳이 넘고, 인터넷 언론은 6천여곳을 웃돈다. 때문에 품성·자질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기자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일부 기자의 경우 자신의 성향·관점에 따라 마치 소설을 쓰듯 기사를 써놓은 뒤 주변에 과시를 한다. 이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은 차치하고라도 기자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 처신·품위는 애초부터 중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름만 기자일 뿐 ‘하이에나’ 같은 ‘기레기(기자+쓰레기)’, 사이비기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자신의 주머니만 채울 수 있다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만약 이같은 기자들에게 악의적 협박과 괴롭힘을 당한다면 당당히 대처해야만 이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쉬쉬하며 입을 다물고 있으면 더 큰 피해를 입는다.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조정과 형사 고소·민사 재판을 통한 손해배상 청구도 이들의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길이다. 남두백기자<경북부/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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