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재 예방을 위해 사각지대 철저히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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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0   |  발행일 2018-11-10 제23면   |  수정 2018-11-10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고귀한 생명이 또 7명이나 희생됐다. 인명 피해가 큰 화재가 대개 그러하듯 이 고시원도 화재에 취약한 여러 공통점이 있었다. 미로 같은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거주한 데다 탈출로가 협소했다. 초기 진화가 어려운 새벽 시간대 건물 3층 입구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조사됐다. 오래된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 말이 고시원이지 거주자는 대부분 고시생이 아닌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고된 일에 지쳐 곯아떨어진 노동자를 화마가 덮친 것인데 실제로 사상자의 연령대는 40~60대로 밝혀졌다.

소방차는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새벽시간대여서 신고가 늦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불길이 강하게 번져버린 상황이어서 소방관들이 사상자 발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불로 다치고 매연을 마신 11명 중 일부는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위중한 환자도 있어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올겨울도 어김없이 화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대형 화재 참사는 잊을 만하면 재발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화재 사각지대를 철저히 점검하고, 화재 발생 요인을 제거하는 데 민·관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소방당국은 전통시장이나 요양병원 등 다중 복합시설에 대한 소방시스템을 더욱 안전하게 정비해야 한다. 제연설비나 화재자동감지기를 요소요소에 갖추고,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난 8월 발생한 인천 남동공단 내 세일전자 화재때 화재경보기를 관리자가 꺼 놓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화재감지기의 오작동이 잦으면 빨리 고쳐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냥 꺼 버리고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의 한심한 대처 방식이다. 스프링클러 설치 확대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

알다시피 사소한 방심과 무관심, 불량 요인에 대한 습관적인 방치가 대형 참사의 원인이다. 우리는 참사를 당한 뒤 때늦은 후회를 하곤 한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인한 인명·재산 손실은 너무나 가혹하고 큰 것이다. 미리 적극적으로 취약지에 대한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는 등 선제 대응하는 게 현명한 처신이다. 겨울철 화재 예방이 최선의 방책임을 각별히 명심하자. 각자 주변을 세심하게 둘러보고, 화재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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