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의 정치풍경] 보수 부활 경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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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1   |  발행일 2019-02-21 제30면   |  수정 2019-02-21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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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평가

보수 부활의 여정을 이끌어갈 자유한국당호의 선장이 2월 말에 결정됩니다. 국무총리 출신의 기호 1번 황교안 후보, 서울시장 출신의 기호 2번 오세훈 후보, 검사 출신의 재선의원 기호 3번 김진태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세 후보는 이념적으로, 캐릭터상으로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황 후보는 보수의 통합을, 오 후보는 개혁보수라는 이름으로 좌클릭을, 김 후보는 의리와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황 후보는 “친박이냐,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은 보수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보수 통합을 제일 목적으로 삼다 보니까 첨예한 쟁점에 대해 입장표명을 유보하거나 표현이 다소 모호합니다. 오 후보는 다른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유권자의 외면을 받아 다음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미 한국당의 극우화를 비난하며 탈당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몸담았던 중도 표방의 바른미래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폭망’했습니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의리를 강조해 태극기 부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5·18 광주를 북한군이 주동한 폭동이라고 규정한 지만원씨를 공청회에 불러들여 한국당 지지율을 떨어뜨린 장본인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이슈포착 능력,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고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 지지자들로부터 존경받는 품격 등 당 대표의 캐릭터가 보수 부활의 절대적 요인이 됩니다. 황교안 후보는 드론과도 같습니다. 정치판에 처음 도입되는 신무기이고 다른 영역에서 성공한 경력이 있지만 과연 지금의 한국당에서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오세훈 후보는 산악자전거와도 같습니다. 선수의 조종실력에 따라 어떤 지형이든 자유자재로 갈 수 있지만 이미 두어 번 곤두박질친 역사가 있어서 그게 트라우마가 될지, 아니면 쓴 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김진태 후보는 당나귀와도 같습니다. 주인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길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한 번 고집을 피우면 아무도 못 말립니다. 시사만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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