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팍’의 도시재생 사례, 대구전역으로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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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9   |  발행일 2019-06-19 제31면   |  수정 2019-06-19

근년 들어 대구시 행정의 성공적 사례 하나만을 꼽으라면 아마 프로축구 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의 등장일지 모른다. 폭발적 인기를 구가한다. 지난 3월 개장 이래 대구 최대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대팍’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이 경기장의 성공 요인은 축구는 전용구장에서 관전해야 한다는 원칙을 수용해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관중 친화적 구장을 완성한 것이 첫째다. 과거 종합경기장이었던 대구시민운동장을 515억원을 들여 완전 리모델링한 스포츠 인프라다. 스포츠나 문화예술 분야는 전문성에 걸맞은 인프라 기초가 절대적이다. 이게 없으면 내용을 채울 수 없다. 대팍이 들어서면서 때마침 대구FC의 현란하면서 투지 넘치는 경기력이 보태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팍의 성공은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먼저 도시재생의 중요성이다. 대팍이 위치한 북구 고성동은 대구의 수성구나 달서구 등지에 비해 구도심에 속한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자칫 도시발전에서 소외될 수 있는 지역이다. 특히 대구시민과 애환을 함께했던 프로야구 삼성구단 홈경기장이 옮겨가면서 쇠락의 기미마저 보였다. 그곳이 환골탈태하기 시작했다. 야구장은 사회인 전용구장으로 거듭났고, 건축미가 가미된 축구장이 탄생했다. 덩달아 주변 상권도 부활의 몸짓을 보여주고 있다. 야구장이 떠나고 한동안 고요하던 동네가 살아나고 부동산 값이 뛰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대팍과 인접한 삼성창조캠퍼스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삼성의 발상지인 제일모직 옛 터에 들어선 창업공간이자 기업역사 공간이다. 대구의 대표적 도시재생 사업의 결과물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도 들어섰다. 대팍이나 삼성창조캠퍼스가 도시 외곽에 덩그러니 들어섰다면 공허했을 것이다. 현대도시에서 역사성과 장소성은 중요해졌다. 도심(都心)은 역사와 장소성을 보유한 곳이다. 도심재생은 이제 놓칠 수 없는 도시발전의 반전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도시발전에서 스포츠와 문화예술이 가진 잠재력이다. 강민구 대구시의원이 대팍의 등장을 계기로 ‘대팍 스포테인먼트’를 제안했다. 스포츠와 결합한 문화공연과 관광 집결지로 이 일대를 키우자는 것이다. 도시가 윤택해지기 위해서는 재생을 통한 인프라 복원과 함께 이를 담을 콘텐츠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건 문화예술이고, 나아가 사람이 모이는 이른바 MICE산업(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이다.

대구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구도심을 비교적 온전히 갖춘 대도시다. 허물고, 부수고, 외곽으로 탈출하기에는 도시의 역사성과 장소성이 큰 곳이다. 도시재생 정책을 보다 넓고 깊게 도시 전역으로 확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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