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서 구제역…백신접종 소홀했다

  • 노진실,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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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5 07:02  |  수정 2014-07-25 11:33  |  발행일 2014-07-25 제1면
돼지 항체형성률 1년만에 8%P 하락
구제역 검사 도축장에서만 실시 ‘허점’
청정국 지위 회복 2개월만에 또 상실
20140725
24일 의성군 비안면 한 돼지농가에서 돼지 구제역이 3년3개월여 만에 재발하자 방역당국이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긴급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 6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의성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북도는 지난 23일 의성군 비안면 한 돼지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와 관련해 정밀조사를 한 결과 구제역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2011년 4월 영천에서 구제역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 3년3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지 2개월 만에 그 지위를 잃게 됐다.

경북도는 발생농가의 6개 축사에서 사육 중인 돼지 1천500마리 가운데 현재까지 구제역 증상을 보이는 3개 동의 600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매몰작업에 돌입했다.

이날까지 경북지역에서 구제역 추가 의심신고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발생농가에서 최초 의심증상을 발견한 뒤 일주일이 지나서야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전국 확산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축산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역 발병이 예고된 일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 불과 1년 만에 돼지의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8%포인트가량 뚝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경북지역의 돼지 구제역 항체 형성률은 56.5%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53.6%였다.

지난해의 경우, 경북지역 돼지의 구제역 항체 형성률은 64.7%, 전국 60.4%로 집계됐다. 경북의 항체 형성률 감소치(8.2%포인트)가 전국 감소치(6.8%포인트)를 넘어선 것이다.

항체 형성률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축산농민이 구제역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농민은 의무적으로 가축에게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하지만 백신을 맞은 돼지가 스트레스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농민이 많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돼지의 항체 형성률이 높지 않은 반면 행정당국의 방역체계는 허술하다.

현재 경북 가축위생시험소는 도축장에서 구제역 검사를 하고 있다. 돼지가 도축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백신 접종이나 구제역 발병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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