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정원장을 비서실장 발탁…‘믿을 건 핵심 측근’ 재연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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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8   |  발행일 2015-02-28 제5면   |  수정 2015-02-28
■ 朴대통령 靑인사 의미
인물난·대안 부재론에 고민하다
‘수첩·회전문 人事’비판 감수
朴정부 좁은 인사풀·측근돌리기
향후 국정운영 걸림돌 우려도
20150228
청와대 정무특보에 임명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위쪽) 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유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의 정무특보 임명에 대해 문제의식 있다”고 언급, 눈길을 모았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자신의 최측근으로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해온 이병기 국정원장을 신임 비서실장에 발탁한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직 정보기관의 수장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이동한 인사는 전례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정부 출범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초대 주일대사, 국정원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막중한 자리에 잇따라 동일인물을 기용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수첩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그를 신임 비서실장으로 낙점한 것은 그만큼 주변에 믿고 맡길 인물이 없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 비서실장은 전임 이명박정부 말기부터 경색국면으로 접어든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카드로 주일(駐日)대사에, 대선 댓글 개입 의혹과 NLL(북방한계선) 파문 등으로 위기에 빠진 국정원 개혁을 위한 소방수격으로 국정원에 투입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집권 3년차를 전후해 터진 문건파문, 연말정산 파동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청와대를 재건하기 위해 이병기 실장의 기용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는 그동안 거론된 후보군은 친박 원로·중진이거나 경제통 또는 호남 출신 화합형 인사였으나, 인적쇄신 요구에 부합하지 않았고 결국 인물난에 봉착한 끝에 하는 수 없이 ‘이병기 카드’를 최종 선택했다는 대안 부재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 비서실장 인선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지만, 현 정부의 좁은 인사풀과 측근인사 돌려막기는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계속해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일정 부분 유감이 있다는 입장이었고, 당내 일각에서도 정무특보에 핵심 친박계 인사 위주로 내정한 것을 놓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들 정무특보단은 청와대와 여·야 관계에서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대통령 특사로 우루과이로 떠난 주호영 특보는 이날 “당·청 가교 역할을 잘 하겠다”며 “국민들의 목소리가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정무장관을 지낸 그는 “이제 친이, 친박이런 것은 없다. 여당 의원은 모두 친박”이라며 계파를 떠나 박 대통령을 보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재원 특보는 “어제 전화로 임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과 청와대, 야당과 청와대의 소통에 역할을 해달라는 말씀이었고, 그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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