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어르신 고객 감염막자” 객장 폐쇄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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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08   |  발행일 2015-06-08 제21면   |  수정 2015-06-08
경제계도 메르스와의 전쟁
은행 내방객 평균 30%나 줄고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이용객↑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산업·금융계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아직 메르스에 따른 별다른 피해는 없지만 만약 사업장 내에서 확진환자나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생산이나 영업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지역 금융권에도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드는가 하면 증권사 객장을 무기한 폐쇄하고 단체 행사를 줄줄이 연기·취소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부분의 영업점에서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메르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대구에 있는 한 은행 영업점. 이날 비가 내리긴 했지만 평소였다면 창구에 적어도 4~5명의 대기 손님이 있던 점포인데 대기 손님이 거의 없이 한산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손님이 적은 시기이긴 하지만 메르스 확산 후 아무래도 내방객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있는 다른 은행의 관계자도 “대구는 메르스 확진환자가 없어 지역민의 공포가 덜한 편인데도 영업점 내방객이 평균 20~30% 줄어든 것 같다. 혹시나 메르스 감염의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성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영업점의 경우 고객 감소가 보다 심각했다. 동성로에 위치한 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찾는 고객이 2배 가까이 준 것 같다”면서 “내방해 달라고 전화해도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간다고 말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증권·은행가에서도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지난 5일부터 지역 3개(대구센터, 동대구지점, 복현지점) 영업점 객장을 무기한 폐쇄했다. 객장을 찾는 주고객이 50~70대 고령자다 보니 고객들이 모여있다가 메르스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다. 대신증권 대구센터 관계자는 “객장 전광판 앞쪽에 평소 40~50명이 모이고 연세 많은 고객이 많은 만큼 전광판을 끄라는 본사 지침이 있었다”면서 “점포에 손소독기를 비치하고 손세정제 등도 배포한다”고 전했다.

교보증권은 조만간 열릴 예정이었던 체육대회·노조단합대회 등을 취소했고, 현대증권은 임직원에게 마스크를 배포해 출퇴근시 착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지역 은행권도 행사를 취소하고 청결에 신경쓰기는 마찬가지다.

대구농협은 10일로 예정됐던 두류공원 무료급식봉사 행사를 취소했고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직원 교육도 모두 취소·연기했다. 다른 지역으로의 출장을 자제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대구은행은 지역 대학병원과 파티마병원 등 병원 내 입점된 점포에 4일부터 손소독제를 비치했고, 메르스 사태가 보다 확산되면 손소독제를 전 영업점에 비치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직원들에게 △‘1830운동’(하루에 8번 30초 이상 손씻기) 실천 △휴가(특히 해외여행) 자제 등의 지침이 내려왔고 손소독제도 이번 주 중으로 개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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