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료계 ‘묻지마 휴교령’ 막았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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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27 07:36  |  수정 2015-06-27 07:36  |  발행일 2015-06-27 제6면
전문의 참여 의료자문단 꾸려 “격리기능하는 학교가 더 안전”
우동기 市교육감에 대처 조언

대구는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휴교를 하지 않은 곳이다. 다른 지역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 마치 공식처럼 ‘휴교령’을 내린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사회적 재난에 융통성 있게 대처한 점은 대구지역에서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된 상황에서 의미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대구시교육청이 휴교를 하지 않은 과감한 결단력도 높이 살만 하지만, 여기엔 무엇보다 과도한 메르스 공포감을 억제하기 위해 힘쓴 대구시와 지역 의료진 간 공조체계의 힘이 컸다.

공조체계 중심에는 전문의(치료방사선과) 출신인 김영애 대구시 보건복지국장(50)이 있다. 지난해 7월 이른바 ‘발탁인사’로 대구 보건당국 수장자리를 꿰찬 김 국장은 메르스 확진자 발생 직후 지역 감염병 의료자문단부터 꾸렸다.

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 등 5개 대형병원의 감염내과, 예방의학과 전문의 11명으로 자문단이 구성됐다. 메르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의료진의 식견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이렇듯 의료진의 역량을 한데 모은 데는 그의 인적네트워크가 주효했던 것으로 대구시 안팎에선 보고 있다.

막연한 불안감이 시민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자연히 학교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에 김 국장과 의료자문단은 회의를 가진 결과, 휴교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자문단 의료진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을 만나 이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유언비어와 불명확한 정보유통으로 혼란스러웠던 우 교육감도 이에 수긍했다. 우 교육감은 “학교가 하나의 격리기능을 할 수 있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했다.

평온을 되찾은 학생들은 요즘 대구의료원 등에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응원 편지까지 보내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불확실한 상황의 연속이었던 메르스 사태 속에서 의사 출신 공무원과 의료진이 뭉쳐 학교와 시민 동요를 최소화시켰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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